살면서 느끼면서...

일본체험수기 · #379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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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 2009-09-09 17:20:41 · 조회 1309
슈퍼가서 일주일치 반찬거리 사들고 계산할려고 줄섰는데 내뒤에 중국여자애들 셋이 따라섰다.

20살 초반인것같았고 옷차림으로 보아 어느 공장에서 일하는 애들 같았다.

화장기는 하나도 없었고 까만색 머리는 똑같이 하나로 묶었고 일본말은 잘 모르는것 같았다.

각자 슈퍼바구니는 들었지만 안에 들어가 있는 물건은 한두개밖에 않되였다.

나도 같은 중국사람인지라 자연 걔네들 대화에 귀기울이게 되였다.

A 왈 <<넌 뭐샀니? 난 바나나 샀어.>>

B 왈 <<애들이 다 일본 쵸코렛 맛있대서 먹어볼려구 샀는데 나두 과일 살가?>>

C 왈 <<난 별로 먹구 싶은게 없어서.... 다음에 사지뭐...>>

참 불쌍하다는 생각하며 내가 일본 처음 왔을때를 떠올려봤다.

차 멀미가 심해서 멀미약 먹은탓에 일본 공항에 내렸을때는 입안이 바싹말라있었다.

물 사 먹을려고 자판기 앞에 섰는데 한병에 100엔도 넘는 물을 마실려고 도저히 동전을 밀어넣을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말았던 나... 옷사는 돈이 아까워서 중국서 가져온 옷을 소중하게 입었던 나...

한번은 같은 동네에 있는 다른 만숀으로 이사하게 되였는데 이사센테 부르는 돈이 아까워서

친구들 몇명 불러놓고 슈퍼에 가서 슈퍼에서 쓰는 밀차 빌려다 이사했던 나이다.ㅋㅋ

야채나르는 밀차에다 책이랑 텔레비랑 싣고 신나서 이사하는 우리를 일본아줌마들이 우주인 보듯 보셨던것 같다.ㅋㅋ

밀차 빌려주셨던 슈퍼 아저씨... 너무 좋은 분이셨던것 같다.

그렇게 울며 웃으며 올챙이적 시절을 보내고 인제 개구리가 되니

더 멀리 뛰려고 더 많은 먹이를 잡으려고 또 아글타글이다.

참으로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것 같다.

생일에 친구가 선물해준 손수건 하나에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던 그 시절이 내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소중한것 같다.

그래서 지금 그런 소중한 시절을 지나고 있는 중국여자애들을 불쌍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 꼬마들도 많이 배우고 하루빨리 타국 생활에 익숙해져서

바나나, 쵸코렛밖에 사지 못했던 지금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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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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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4)

인가바 · 2009-09-09 17:40:20
좋은 생각 좋은 글.
초불Laser · 2009-09-09 17:52:54
이쁜 마음 이쁜 아이디.
아기곰쁘쨩 · 2009-09-09 20:57:52
맘속 깊이 담고싶은 글이네요!!
타키온 · 2009-09-09 23:16:05
슈퍼에서 이사래해라구 밀차를 빌러주기두 함두? 첨 듣는 얘기인데 암튼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림 · 2009-09-09 23:31:16
언제고 다른 사람들을 달리 생각할 필요는 없다구 봄다.
제각기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만큼
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가 없져.
∑킹기도라 · 2009-09-10 00:27:32
참으로 좋은글이군여
♡Corleone♡ · 2009-09-10 01:26:10
^^
9월커피향0 · 2009-09-10 01:30:59
우리는 일본에 와서 더 가난해졌다ㅎㅎ
아이 · 2009-09-10 02:29:11
넘 좋은 글이네요*.*
윤씨네마누라 · 2009-09-10 09:44:45
너무 좋은 글입니다~
마음 깊숙히까지 와 닺는...!
잘 보고 갑니다~
小姑娘 · 2009-09-10 12:54:54
일체에서 오랜만에 보는 좋은 글입니다 ..ㅎㅎ
운좋은남자 · 2009-09-10 13:40:09 비공개
비공개
착한마누라 · 2009-09-10 20:07:08
개구리란 말 참 잘 표현했네요 욕심이라는건 끝이 없는건가봐요
☆하나☆ · 2009-09-12 18:06:58
진짜 머리속 깊이 잠겨져 있던 추억들이 다시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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