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인후르엔자(鳥インフルエンザ)소동

일본체험수기 · #28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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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나무 · 2006-12-01 20:58:00 · 조회 670
  며칠전 TV에서 요즘 한국에서는 양계장이라는 형무소의 닭장이라는 철창속에 갇히여 자유연애 한번 못해보고 드러앉아 알만 까던 맛있게 생긴 치킨들이 식탁에 한번 못올라본채 도리인후르엔자에 걸리여 떼를 지어 닭인생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방송하는걸 봤다.도리인후르엔자의 아슴챈 도움으로 지상에서는 못써먹던 날개를 푸드득 펼치고 훨훨 천당에 날아간게다.

   음, 오늘은 머 그런 천당의 새가 된 닭이야기가 아니라 도리인후르엔자에 걸렸음에도 용감무쌍한 정신력으로 신신펀펀하게 살아남은  분의 이야기를 한토막 적어볼련다 . 그 분이 누구냐?? 궁금해 하실것도없이 바로 나지무 ㅎㅎ

  이야기는 한 삼년 거슬러 올라가는데 아마 일본 온지 몇년 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도리인후르엔자가 유행했던 그해 겨울을 기억하고 있을게다.보너스로 난 워낙 마음결이 서시장에 비단결이 돼가지구 오는 감기는 막지않고 가는 감기는 잡지않는게 원칙이다.그날도 열이 심하게 나서 이맨대기는 간장 달이는 집의 구들장이 되였다.약을 한줌 주어먹구 소캐옷을 입고 이불을 엎어쓰고 누웠어도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리는건 막을 길이 없었고 결국 이튿날 아이 가겠다고 잡아 떼질 쓰다가 못이기는척 여자친구한테 질질 끌려 병원에 갔다.

   근데 이눔의 일본병원이란 곳은 환자를 참 오래 기다리게 만든다.나처럼 성질 급한 넘은 기다리다 모태 아예 히뜨덕 디져뿌리지...고열때문에 나는 완전히 싸이나 먹은 장꿩이 돼버렸고 드디여 <<바꾸사마>>하고 부르길래 어질어질 하면서 진찰실에 들어갔다.인자하게 생긴 의사분이 이걸 물어보고 저걸 물어보고 여길 만져보고 저길 쒜이리하다가 <<인후렌자까모 시리마셍노데 겐사시마쇼우>>한다.  웅, 구램 구래자. 여기메서사 제 말으 들어야지. 나는 알았으니까 좋다구 지써 몸을 들이댔다.그랬더니 솜뭉치를 코구멍에 집어넣구 이리저리 젓어댄다. 이긍 ㅉㅉ 드러부네 하네. 그동안 여자친구는 쭈욱 근심어린 눈길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고 나는 괜찮다는듯 빙그레 웃어주었다.

  조금후 검사결과가 나왔는데 의사량반이 <<얏빠리 인후르엔자데쓰네>>한다. 허걱~이게 무슨 청천벽력에 날벼락인가. 그러니까 그 천군만마같던 닭들을 하루밤새에 떼무리지어 천당려행을 떠나보낸 그 북조선미사일보다도 더 무서운 도리인후르엔자란 말인가??당시 내게 있어선 인후렌자=도리인후르엔자였다. 전혀 실감이 가질않길래  <<도,,도,,,도리,,인후르엔자데쑤까??>>했더니 의사량반은 역시 사람좋은 업무용웃음을 벙긋 지으며 <<하이,소우데쓰>>하겠구나. 그래,좋겠다,,내눈 죽는다는데 니눈 무슨게 그리두 좋냐 ??

  진단이 나온뒤 의사는 나한테 약처방을 조금 끊어주고는 돌려보내려는 눈치였다. 연변에선 감기 한번 걸려도 대뜸 점적주사를 팍 꽂아주는데  이건 아예 포기하겠다는 뜻인가???  결국 나는 애써 가련하고 불쌍한 눈빛을 지으며 온갖 죽을 시늉을 다 해서야 겨우 땐디 한통 얻어맞을수 있었다. 한방울, 두방울... 약물이 혈관속에 흘러들어옴에따라 나는 안심되였고  도리인후르엔자인지 뭔지도 나중엔 병아리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여자친구한테 비싼 마스크를 사서 끼고(물론 나도) 나하고 세메터 간격을 유지하면서 걸을것을 엄포하였다.그러나 워낙 벽도 문이라고 박차고 나가는 성미라 말해서 들어줄 여자친구가 아니였다. 내 말은 못들은척 생글생글 웃으며 옆에 와서 아픈 나를 팔짱 껴주는데 가슴이 뭉클해나서 차마 밀쳐낼수가 없었다.

  그렇게 겨우 집에 돌아왔을때는 이미 저녁무렵이 되였고 여자친구가 남아서 간병해주겠다는걸 나는 버럭버럭 없는 화를 내면서 우겨서야 돌려보낼수 있었다.당시 우리는 한지붕아래서 살지않았는데 대략 전철로 한시간반정도의 거리였으니 퍼그나 먼 편이였다.여자친구를 보내고 나서 나는 같이 살던 친구한테 전화 걸었다.미안하지만 이런이런 사정이니 오늘밤엔 돌아오지말라고 전하려하였지만 예상했던대로 알바중이라 전화를 받질않았다.

  아픈 날에, 그것도 도리인후르엔자때문에 아픈 날에 빈 집에 혼자라는것이 내게는  상당한 용기와 각오가 필요했다.병원에서 받아온 약이랑 우황청심환이랑 한웅큼 집어먹고 일본 오면서 도문에서 신체검사할때 가진 체온계를 겨드랑이 꼇다 보니까 체온은 바야흐로 40도를 질주한다.이제 슬슬 시작인가~ 천금을 주고도 건강을 못산다는 말이 이렇게 새삼스러울수가...

  뭐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함양박씨가문의 떳떳한 장손이 까짓 닭들이나 걸리는 병에 걸려 죽는다는것은 가문의 창피다. 죽을때 죽더라도 아들 하나는 보구 죽어야지!!!!  여자친구한테 전화 걸었다. 아들 만들자는 얘기때문에가 아니라ㅎㅎ아프니까 혼자라는게 두려워서! 하지만 지금이라도 택시 타고 오겠다는 여자친구앞에 나는 이내 전화 건걸 후회하고 말았다.아,,, 우린 왜 이리 빈곤한가?? 돈계산앞에서 비굴해지는 내가 불쌍타!!괜찮은척 억지 부리며 농담까지 지껄여서야 새벽전차로 오기로 시간을 미루었다.그렇게 40도의 고온은 여섯시간 남짓이 지속되였고 나는 문뜩 어느 신문기사에선가 사람은 42도의 고열부터는 생명에 위험이 있다는걸 본 생각이 나서 이대로 죽지나 않을까 겁이 더럭 났다. 그랬다.용감무쌍한 정신력이고 뭐고는 다 뻥이다.병원에 있을때까지만 병아리같이 여겨지던 도리인후르엔자가 이제는 꿈틀거리며 기여오는 능구렝이같았다.

  도대체 어디메서 이런 병에 감염되였을까?? 그것도 그 숱한 사람을 다 빼놓고 하필이면  길을 걸어도 개미 한마리 밟을세라 동곽선생처럼 착하게 살아온 나한테...아마도 신오오쿠보역전앞의 鳥一라는 음식점에서 일하며 맬맬 닭고기를 배때 터지게 처먹은게 탈난거 같았다. 하기사 공짜라면 양재물도 건지쪽으로 하는 내 배속에 불쌍한 통닭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지 헴헤기도 바쁘다.닭의 껍데기까지 기름에 틔워 먹을 정도로 인간-- 나는 게걸스러웠다.

  이렇게 내가 처먹은 닭들의 비애를 십자가처럼 짊어지고 나는 지옥의 문에 한쪽 발을 들여 놓았고 심한 고열로 인한 몽롱한 의식속에서도 도고했던 내가  살겠다고 누른 전화번호는 다름 아닌 119 ㅎㅎ 가와사키의 구급소에 련결된거같았다.내가 도리인후르엔자라했더니 그쪽에선 깜짝 놀라했는지 아니면 이다즈라뎅와라 생각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집주소를 물어보는거였다.제가 사는 집이지만 주소같은건 인차 떠오르지도 않았거니와 막상 왱~왱~ 사이렌 울리며 한밤중에 구급차가 날 데릴러 올것을 상상하니 어딘가 거부감이 생겨서 결국 래일 제발로 병원에 가보겠다고 얼버무리고 전화를 껐다... 하도 새벽 세시가 넘어 와다미에서 일하는 같이 사는 친구가 돌아와 줬길래 옆에 사람이 있다는것만으로도 저으기 위안이 되였다..

  그 이튿날, 나는 우선 학교에 전화했다. 도리인후르엔자에 걸려서 당분간 학교 못갈거같다했더니 선생님은 깜짝 놀라며 학교는 아무때까지나 안나와도 좋으니 몸조리 잘해라한다. 씨이~ 문병 오겠다는 소리는 꺼내지도 않고..그리고 담엔 아르바이트하는데 전화를 했더니 덴쬬는  <<마지~??>>하면서 나를 걱정해준다. 감사했다.나는 인차 나아서 일하러 가겠노라 눈이 지지벌개나면서 스미마셍 스미마셍을 련발했다.

  휴우~별거 아닌 얘길 하면서 말이 좀 길어진거같다.여기까지 읽어준 분들은 나의 그다음 날들이 궁금하신가??ㅎㅎ병원에서 받아온 약과 여자친구의 간병과 그리고 무엇보다 내 용감한 정신력으로 나는 열도 인츰 내렸고 사흘후엔 언제 아팠나싶게 엉치 툭툭 털고 일어났다. ㅋㅋ 그렇다. 내가 걸린건 도리인후르엔자가 아니라 그저 인후르엔자 즉 류행성감기였다.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그때 그 의사는 왜 내가 도리인후르엔자인가 물었을때 옳다고 했을까??  .... 아무래도 내가 말씀하시는걸 귀담아 듣지않은 모양이다.덕분에 나는 학교 가서도 아르바이트하러 가서도 한 며칠은 도리인후르엔자때문에 많이 놀려댔다. ㅎㅎ 하지만 이것 또한 나의 일본에서의 우스웠던 하나의 소중한 에피소드가 아니겠는가.

   끝으로 한마디-- 인후르엔자는 아픕니다. 열븐도 추운 이 겨울에 감기 조심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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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4)

가을락엽 · 2006-12-02 00:11:25
ㅠㅠ 참,,,생동하면서도,,,셈세한 내심세계표현까지,,,유모적으로
잘,,표현햇음다
실은,,,,님,,문장,,,일부러,,한번 읽고.,,흠흠,,,,,두번다시 읽어봣음다,,,
두번째는,,,,,랑독의 표준 ??? ㅋㅋ 악센트까지,,,ㅋㅋ 좀,,,,,하면서,,,
ㅋㅋ 양재물도 껑치짝을로,,,ㅋㅋ 보기드문 세부묘사지만,<나도 늘 씀다 ㅋㅋ>
참,,,,
남들처럼,,일부러,,,,격에 짜인 글보다
오히려....
순-하지만 더 현실에,생활에,,,,와,,닿는것 같아서
훌륭함다
앉으나서나 · 2006-12-03 06:04:57
ㅋㅋㅋ아침부터 잼나게 읽어밧슴다....

그나저나 여자친구도 좋은데...결혼햇슴까....(포티?)
혼자나무 · 2006-12-03 15:29:55
가을락엽님---들려주는 이도 별로 없는 긴 글을 그것도 두번씩이나 읽어주셔서 고맙심
더.과찬해주셔서 가뜩이나 큰 입이 헤벌쭉하짐.
앉으나서나님---ㅎㅎ 잼났다니까 다행이구요. 여자친구랑 결혼은 아직이구 그냥 한 이
불을 덮은지는 삼년이 넘심다.
lso12 · 2006-12-04 14:19:26
소설을 잘쓸 인재구먼 ㅎㅎ 추천한표 눌르구 가우 ,장래에 소설가 돼서 연변자랑하는 소설을 써냈으람 대대가이 책이 잘팔릴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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