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여행 (2/3)

일본체험수기 · #280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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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봉 · 2006-11-19 01:33:17 · 조회 668
자그마한 여행 (2/3)

[ 크다만 굴레바퀴 ]

모래톱에서 간단히 산책하고보니 시간이 이미 10시 40분이 되었고, 점심시간이
된 것 같아 우선은 역전으로 향했다. 가서 맛있게 점심을 먹어야 하니깐, 나는
먹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니깐. ㅋㅋㅋ

역전으로 갈 때는 바다로 왔을 때와 다른 길을 택했다. 아까는 수족관을 통하는 길로
왔지만, 이번에는 왼쪽에 있는 크다만 굴레바퀴로 통하는 길로 걸어갔다. 길바닥에는
간밤에 떨어진 단풍이 든 나무잎으로 알락달락했다. 차가운 공기, 울긋불긋한 단풍,
이렇게 가을은 간단하면서도 알기쉬운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계절이 왔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가?  

크다만 굴레바퀴로 통하는 길은 자그마한 오솔길이었다. 자그마한 언덕을 넘어,
바베큐준비로 웅성웅성한 사람들의 무리를 지나, 자그마한 돌다리를 건너,
우거진 나무숲으로 뻗어있는 좁은 흙길을 통해 빠져나가면, 순식간에 눈앞의
확 트이게 된다. 눈앞에는 넓게 펼쳐진 내리막이 보이고, 내리막의 중간쯤에는
코스모스랑 이름모를 꽃밭이 펼쳐져 있으며, 그 코스모스 밭의 건너편에는
하늘높에 솟아있는 크다란 굴레바퀴가 보인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골목길로 큰 바퀴를 향하고 있고, 그 크다만 굴레바퀴는
천천히, 천천히 돌고 있다. 듣자니 이 바퀴는 세계에서도 보기드분 크다란
바퀴라고 한다. 높이가 100메터 이상이라고 한다. 코스모스들이 아릿다운
모습으로 바람에 춤추고 있는 꽃밭을 지나, 바퀴를 탈가 하려다가 발길을 돌려
역전으로 향했다. 지금은 이렇게 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먼저 밥을 먹어야
한다.. ㅋㅋㅋ

[ 점심시간 ]

역전의 아래에는 자그마한 식당이 있었다. 가격도 괜찮고, 종류도 여러가지
있었다. 라면에, 챠한에, 데이쇼꾸도 여러가지였다. 김치볶음을 먹으려 했었는데,
그 료리는 오후 3시부터 제공이라.. 아쉬운데로 제한된 종류중에서 택하다보니
카라아게 데이쇼꾸를 택하게 되었다. 채가 올라왔는데... 량이 너무 많았다. ㅋㅋㅋ
역시 중화료리점을 택한것은 틀림이 없었다. 량이 많고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것...
맛은 별로 그닥지 않았지만... 오늘은 기분 절반 분위기 절반에 먹다보니 꽤 맛이
있었다. ㅋㅋㅋ 음식의 맛도 먹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가부다. ^^

[ 수족관 ]

가사이린까이 공원이 사람의 발길을 끄는 것은 그기에 수족관이 있는 원인도
없지 않다고 본다. 점심을 먹고 11시가 넘어, 수족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수족관앞으로 들어가고 있을 때 였다.

수족관의 문표는 생각보다 눅었다. 700엔. 이만한 값은 동경시의 법률이 규정한
아르바이트의 최저시간단가에 비슷한 가격(719엔이든가?)이며, 나에게 있어서는
35엔 더 보태면 BookOff에 가서 중고 책 7권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아니면
집 근처의 한국상품집에 가서 신라면 5개를 사고, 슈퍼에 가서 닭알 한세트(10알)을
사서, 다섯끼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ㅋㅋㅋ

티켓을 사고, 기다만 통로를 따라 둥그런 건물이 세워진 곳으로 가서, 에스카레타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이제 내려가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인류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환상의 세계인 것이다. ^^

[ 신기한 물고기들 ]

물고기들의 바다세상 참으로 신기했다. 그들의 세상에는 오토바이나 전차도 없었고,
신호등도 없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해야 하는 법도 없었고, 돈이란 것도
없었고, 잔업이란 것도 없었다. 그들은 라면의 맛있음을 알고나 있을가? 그들은
둥근 굴레바퀴를 타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재미를 알고 있을가? 그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 하는 재미를 알고 있을가? ....

모든 것은 신이 태초에 창조해 준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그들은 호미로 밭의 풀을
맬 필요도 없고, 벽돌을 나르며 고층 건물을 지을 필요도 없고, 오늘이 몇월몇일이고
지금이 몇시몇분몇초인가를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
신이 창조해주신 황홀한 바다 및 세계속에서 유유하게 즐겁게 헤엄칠 뿐이었다.
이 얼마나 상상하기 어려운 세상인가!! 그들은 피땀을 흘리며 일하지 않고도, 유치원
초중 고중 대학교 대학원 유학 출국 취직을 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물고기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그들의 색상도 다양했고, 그들의 헤엄치는 모습도
달랐다. 어떤 물고기는 알락달락하게 마치 오색령롱한 치마저고리를 입은 그네뛰는
소녀 같았고, 어떤 물고기는 입이 삐죽이 나와서 마치 심술쟁이 같았다. 지느러미로
헤엄치는 물고기가 있는 가 하면, 풀잎처럼 하늘하늘 하면서 물속에서 떠 다니는
물고기도 있고, 미국의 B-2폭격기처럼 생겨 물속에서 "날아다니는" 물고기도 있었다.
50층짜리 높은 건물도 없고, 밤중에 반짝반짝이는 네온등도 없지만, 그들이 사는
곳에는 채색의 아름다운 산호들이 있었고, 신선들이 사는 곳을 방불케 하는 기암괴석들이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도착하지 못하는 망망한 바다의 깊은 곳에, 우리의 알지 못하는
황홀한 세상이 펼쳐져 있고, 그 속에는 생각을 초월하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생명들이 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아릿다운 옷차림을
하고 있고,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하여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일가? 우리 인류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도 신의 기적은 아름다운 강산을 창조하고 있었고, 신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생명들은 그들에게 만들어준 행복의 락원에서 즐겁게 살고 있다...

수족관의 즐겁고 놀랍고 신기한 관람을 마치고, 다시 지면에 올라와 바다의 짭짤한
맛이 나는 시원한 가을의 공기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삶이란 이처럼 멋있고,
생명이란 이처럼 아름답다는 것에 감개무량하다. ^^

[ 새들의 공원 ]

수족관에 나와서 어슬렁거리다가 지도를 보게 되었다. 오늘만은 나에게 시간이
가득있다. 이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완전히 나의 자유였고, 나는 곧 나
자신의 인생의 지배자이다!! 음하하하~

지도에는 수족관 옆에 넓은 호수가 표기되어 있고, 그기에는 새들이 공원이라고
밝혀져 있다. 그렇다. 이제는 유유히 산보하며 호수를 구경해야지. 그리고 새들을
구경해야지. ^^ 소개문을 보니깐, 새들의 공원은, 새들의 자연생태를 보호하기
위하여 자연의 모습으로 남겨둔 호수라고 한다. 호수에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있고, 바다의 수위가 내릴띠면 진흙이 드러나게 되고 그 속에 살고 있던
바다생물들은 강남으로 날아가며 일본에 들리게 되는 새들에게는 맛있는
료리라고 한다. 새들의 생태를 보호하기 위해서 호수의 주변은 사람이 드나들지
못하게 했으며, 하지만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관찰할 수 있게 관찰소를
지었으며, 새들에 대한 소개, 망원경등 설비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밖으로 조류의 공원에는 사람들의 행적이 아주 적었다. 새소리 귀맛좋은
거리에는 나 혼자만이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서 관찰소로
통하는 길이 보였고, 도중에는 새들을 관찰하라고 기다랗게 네모난 구멍이 있는
담벽이 있어, 그 구멍으로 늪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조금 더 멀리 가면,
둥그란 2층짜리 건물이 있고, 그기에 오르면 새들에 대한 소개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고, 무료로 볼 수 있는 망원경들이 놓여 있어, 새들을 관찰 할 수가 있었다.
량옆에는 갈대가 무성한 호수를 보이고, 그기에는 이름못할 새들이 나무터에
앉아서 볕쪼임을 하고 있었다... 번화한 거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자동차 전차의
소음도 들리지 않고, 오직 무성한 나무숲과 이름모를 새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한가한 오후의 유쾌한 순간을 만끽할 수가 있는 곳이었다...

가끔씩 천문망원경처럼 기다만 사진기를 메고 다니며 새들습을 찍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보이고, 철부지 커플들이 망원경으로 장난치는 모습이 보인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황홀하고 아늑하고 멋있는, 그냥 들어서기만 해도 시가 읊고 싶어지는
이 곳에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 다는 것이 너무나도 놀랍다. 아마 이처럼 황홀한
곳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바삐 보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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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자그마한 여행 (2/3)
// 작성자: 배상봉
// 작성일: 2006년 11월 18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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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9)

배상봉 · 2006-11-19 01:34:45
아직 한편이 더 있지만, 체험수기에 하루에 두편만 올리도록 되어있어서
오늘은 못 올릴것 같네요. 래일 마지막 한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SK · 2006-11-19 01:40:50
그래 왜 세편으루 씀두?
쩝....
한편으루 쭉~~~ 다 이어놓으무 될꺼 가지구
쩝,,,
그나저나 잘 보내구 잇구먼유~
마지막 부분 복싶어서 잠이 아이 온당께~
아항 · 2006-11-19 12:46:01
정말 다정다감한 분이시겠네요. 이리저리 많은곳에 놀러다니는거 같네요.
헌데 대체 뭘 하자고 일본에 왔어요 ? 그냥 스쳐지나면 될꺼 나도 님의
이런 글들이 여기계시판에 넘 많이 올라서 참다못해 한마디 함다. 이런 감수
적는거 아마도 좋은글 혹은 소설계시판쪽이 더 좋을상 싶짐. 남자라면
좀 더 쿨하고 맵짜게 살든지.
혼자나무 · 2006-11-19 13:45:17
좋은 글 자주 올려주셔서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성이 풍부하고 문학을 좋아하는 분이시네요.
나두 고중 댕길때까지만해도 문학에 흥취가 많았었는데 ㅎㅎ
가사이린까이공원은 제가 살고 있는 곳이랑 아주 가깝슴다.
그럼에도 아직은 못가봤거든요 . 이제 휴일이면 한번 가봐야짐
yamanashijin · 2006-11-19 16:45:30
혼자 갔다왔심더? ㅎㅎㅎ
가사이 린까이공원
이전에 흐나보리에서 살때느 잘 댕겼는데
바이크타구 들어갔다가 바이크키르 아이빼구 바다가에서 놀다가 온게
경비원이 키르 빼가지구 가서
다시느 바이크타구 아이들어온다구 다짐하구 키르 받아온적두 있는데 ㅎㅎㅎ
하늘자리 · 2006-11-20 12:29:34
신의 기적... 신이 창조하신이라...혹 유신론자세여?
초향 · 2006-11-20 14:28:04
주위의 풍경.신변의 사람 .그리고 자신이 밟고 잇는 순간 순간을 엿보아 내는 님의 시선이 저한텐 너무 부러워요.
분망한 회사생활 중의 짧은 여행 .행복한 시간이 되엿길 바랍니다.
배상봉 · 2006-11-21 23:51:27
SK님, 그냥 생각없이 먹기 좋게 자르다보니 세토막이 된걸 어쩌겠어요..^^;;
입 큰 사람은 일없겠지만 입 작은 사람들이 언칠가봐..ㅋㅋㅋㅋ

혼자나무님, 가사이린까이공원은 참으로 산보하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서 꼭 한번 찾아가보세요. ^^ 마음이 확 트일겁니다.

일일이 코멘트에 답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구요, 하지만 하나하나 코멘트
열심히 다 읽었답니다. ^^ 조금이라도 서로의 기분과 생각이 교류되었으면
하구요, 모두 즐거운 한주간 되시기 바랍니다.
꿈부자 · 2006-11-26 15:08:49
꽃한송이..나무 한그루....떨어진 나무잎 하나.... 스쳐가는 바람....흘러가는 시냇물....철따

라 변하는 사계절....유심히 스쳐지나고..... 변함없이 맞이하군 하는 그 하나하나를

님은 너무나 감수있게... 느끼고 받아드리고 있군요.!!!!... 수족관에 구경간 경험들.. 한번

쯤은 다 가지고 있을것 같은데... 그냥..저 물고기가 이쁘다..귀엽다.... 신비롭다..이상하

게 생겼네...머 그런 것들로 느낌을 받았을 저희들하고... 그 물밑세계를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세상으로 련상하고...비유?할 줄은...... 문학인은 어디가 틀려도 틀리단 말야..!!!!!

이젠 ..님의 글에 플 남길 용기마저 없어지는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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