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학생활 20

일본체험수기 · #273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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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 2006-08-30 13:27:42 · 조회 721
여직껏 줄곧 저의 글을 지켜보며 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한테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을 표하면서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 예전에 한 약속대로 이 장편실화를 다 써내는 그 날 님들과 유학생활에 대해 얘기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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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동안의 대학생활에서 보고 느낀 점들을 얘기하라고 하면 일본애들은 상대적으로 수업시간에 참 조용하다는 점이다. 대강당에서의 수업도 그렇고 신입생세미나처럼 몇사람 모여서 진행되는 수업도 그랬다. 수업시간에 간혹 잡담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매우 조용했다. 내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건 교수님이 문제를 제기해도 대답해주는 사람이 적다는 점이다. 물론 아무것도 몰라서 대답 안 하는 애들도 있겠지만 알면서도 대답하지 않는 애들도 있었다. 모든 사람앞에서 발언하는 자체가 일본인들한테 있어서 그토록 어려운 일인가 보다. 일본속담에 "出る杭は打たれる"라는 속담이 있다. 즉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뜻인데 그래서인지 일본애들은 다른 사람의 눈을 많이 의식했고 유별스레 행동하는걸 많이 삼가했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플러스로 작용하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다른 한가지는 일본애들이 써낸 글자를 보면 거의 글씨체에 특색이 없다. 누가 쓴 글을 봐도 거의 다 비슷비슷했고 개성이 뚜렸하지 못했다. 물론 이 점을 언급하는 나도 글을 잘 쓰지는 못한다.

또 다른 한가지는 일본애들의 영어발음이 참 차하다는 거다. 영어를 제일 못하는 내가 들어봐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그중에도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거나 아메리카나 유럽쪽 유학경혐이 있는 애들은 그나마 발음이 좋았다.

대학에서 제일 인상이 깊은건 교수님들이 참 친절하다는 점이다. 가르침을 받으러 가면 항상 성심성의껏 가르쳐주었다. 교수님들의 몸에서 난 일본사람들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만 생략하기로 하자.

어느 하루 알바하는 곳에 다섯명의 중이 나타났다. 솔직히 많이 놀랐다. 다섯 중이 음식상에 빙 둘러 앉더니 고기채를 듬뿍 주문해서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내가 놀란 눈빛을 지었더니 음식점 주인이 일본에서는 중이라고 해도 보통사람과 별반 다름이 없다고 했다. 결혼도 할 수 있다는 말엔 나도 악연해지고 말았다. 내가 여직껏 생각해왔던 중의 이미지하고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었다.

그러던 어느 하루, 이 음식점이 경기가 안 좋아서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그래서 여기서 일하던 알바생들이 음식점 맞은켠에 자리잡고 있는 음식점으로 가서 일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원래 음식점 주인의 누나가 경영하고 있는 음식점이었다.

이 음식점에 옮겨서부터 내가 정신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알바생활이 시작되었다. 여주인이 이유도 없이 트집을 잡는거다. 일본에서 2년남짓이 일해왔건만 알바하는 곳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긴 처음이었다. 정이가 옆에서 보기에도 여주인이 이유없이 트집잡고 있는게 알린단다. 그렇게 정신적으로 힘든 알바생할을 보내다가 결국 그 일을 때려치우고 말았다.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을 꺼낸 그날, 천근짐을 내리워 놓은 듯한 거뿐함을 느꼈다.

며칠후부턴 체인점(슈퍼)에서 일하게 되었다. 여기서 난 점장(店長)을 비롯한 많은 친절한 분들을 만나게 되며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일들도 겪게 된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얼마 안돼 우린 해마다 한번씩 진행되는 본오도리(盆踊り_일종의 명절)에 참가해서 일본 시민들과 함께 한순간을 즐기게 되었다. 그날이면 각 업체, 행정체에서 팀을 무어서 춤추러 거리에 나간다. 우리 대학 유학생들은 시청 국제과에서 조직, 책임져주는데, 오도리가 시작되기전 몇시간전에 시청에 모여서 준비를 해야만 했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유카타를 어떻게 입는지 몰랐고 그래서 당연히 유학생지원가족 성원들이 한사람 한사람한테 유카타 입는것을 거들어주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시 유학생지원가족에 대해서 설명하기로 하자. 이 곳에는 유학생지원가족회가 있었는데 10여년전에 유학생들의 유학생활을 거들어주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2008년이면 가족회가 성립되어 20주년이 되는 해다. 10여년간 줄곧 가족회성원으로 무료봉사를 하시면서 우리 유학생들을 위해서 오래동안 수고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그중에 유학경험을 갖고 계시는 분, 자주 해외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 분들한테서 무엇보다 느낄 수 있는건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국적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거다. 이 분들의 말을 빈다면 어느 나라 사람이나 똑 같다는거다. 문화가 다를 뿐 따뜻한 맘을 갖고 있는건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분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나도 10여년전에 우리 대학에 유학했던 선배님들에 대한 얘기도 들을 수가 있었다. 그때의 선배님들은 우리보다 무척 소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땐 가족회에서 선배들을 위해 자주 여러가지 생활용품을 모아서는 갖다 주기도 했단다. 하지만 지금의 유학생들은.... 자가용차 갖고 있는 유학생도 이젠 부지기수다. 그리고 그 시절의 유학생들은 자기 나라를 위해서 공부한다는 유학생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물론 인식이 달라져 자기를 위해서 공부한다는 유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유카타를 입은 뒤에 우린 거리에 나갔다. 이미 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 팀이 제일 눈에 띄인다. 비록 유카타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동양인 서양인 마구 뒤섞인 춤을 제일 못추는 팀이였으니깐. 이렇게 몇시간 일본시민들과 함께 거리에서 뜀박질을 했더니 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난 일본에 와서 2년반만에 처음으로 본오도리에 나가 일본사람들처럼 줄을 쭉 서서 춤을 춰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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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8)

별이 · 2006-08-30 16:10:23
안개꽃님의 아름다운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언제나 잼있는글을 올립니다..힘내시구요..매일 행복하세요..또 언제 나올련지 기다리자...ㅎㅎㅎ
탁사마. · 2006-08-30 18:09:53
류학생활 ....좋구마.
나는 언어학교끝내고 헤이하는바람에 휴...

부럼꾸마.
25년 홀로서기. · 2006-08-30 20:10:30
안개꽃님 글을 너무 잘 썼어요
일본사람들의 눈총을 받아가며 단숨에 첨부터 여기까지 쭉 읽어봤어요
유학생활은 못해봤어도 마치 직접 겪는같아요...
상세하고 생동한 글 이후에도 계속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바쁘다던 유학생활 이렇게 열심히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 진짜 멋있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알바하듯이 글도 열심히 써줬으면 고맙겠습니다
4달씩이나 공백을 내지말고...
가혜맘 · 2006-08-30 21:33:43
저도 예전부터 안개꽃님 글을 쭉 읽어왔어요. 이번에 다시 안개꽃님 유학생활을 읽게 되여서 기쁘고 앞으로도 열심히 써주세요. 안개꽃님 팬들을 위해서라도. 안개꽃님 화이팅.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보기 좋고 글도 아주 생동하게 잘 쓰네요.
yamanashijin · 2006-08-31 06:42:05
유학생지원가족회에 교수부인님들 참 좋았었지 ㅎㅎㅎ
일년데 두번씩 생활용품 나눠주는데
언제나 두손에 크구작은 주머니들루 가득해서 돌아왔지무 ㅎㅎㅎ
일본에 나쁜늠들두 많지만 좋은 사람들두 많지무 ㅎㅎㅎ

본오도리하는거 보무 영 밑에서 사는구마 ㅎㅎㅎ
あぶ(아부) · 2006-08-31 17:49:13
일본애들 수업중 개판이지뭐...
안개꽃 · 2006-09-01 14:44:03
>>별이님
댓글 항상 고마워요.

>>탁시마님
참 안됐네요...될수 있으면 불법으로 안 나가는게 좋은데...그동안 맘 고생 심하셨겠네요...

>>25년 홀로서기님
ㅋㅋ 그러구 보니 4달씩이나 공백을 냈군요.
4달씩이나 공백을 냈는데 절 잊어주지 않으신 님의 글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납니다.

>>가혜맘님
네~ 열심히 쓸게요....ㅎㅎ

>>yamanashi님
밑이 아닌데....ㅋㅋ 본 오도리는 일본 전국 각지에서 하는 마쯔리가 아니예요? 일정은 다르겠지만....ㅋㅋ

>>아부님
잉? 개판이라 하기보다 넘 조용해서 이상하던데...ㅋㅋ
북두칠성 · 2006-12-06 14:24:17
ㅋㅋ.....................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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