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어 버린 장미꽃을 어떻게 할가?

일본체험수기 · #264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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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푸른 하늘 · 2006-05-10 18:09:02 · 조회 1558
  어느날 오후, 나는 회사의 전시회에 참가하고 나서 일찍히 퇴근길에 올랐다. 전날까지만 해도 찌뿌등하던 날씨는 따뜻하고 맑게 개였다. 원만하게 전시회를 마치고 역전을 향한 나의 발걸음은 가벼 웠다. 그런데 나는 길옆의 한 자그마한 쓰레기장을 지나다가 던져버린 생화가 눈에 띄였다. 나는 그냥 외면하고 지나려다가 다시 걸음을 멈추고 그 생화를 주었다. 망울진 장미꽃 한송이 였다. 그 꽃은 광고 내용을 적은 종이 한벌에다가  엷고 투명한 비닐로 곱게 포장되여 있었는데, 아마 어느 회사에서 손님들 한테 나누어준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버렸을가?  싫어서? 아니면 귀찮아서? 찬찬히 보니 이미 줄기와 잎사귀는 시들어서 축 처져 있었고, 봉긋한 꽃망울은 아직 피지도 못하고 절망속에 빠진 소녀애 처럼 고개를 푹 떨군채 울고 있었다! 이미 볼품 없이 시들어 져 있었다. 꽃중의 꽃인데…… 피지도 못하고……  나의  마음은 측은했다.
   나는 집에가서 살려 보려고  초라해진 장미꽃을 조심스레 손에 들고 걸었다. 뒤에서 따라오던 일본 동료가 <<생화점에서 장미꽃 한송이에 얼마 안 한다>>고 했다. 아마 그는 내가 돈이 아까워서 남이 버린것을 줏는가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수선 깨끗한 물병에 수도물을 받아 놓았다(수도물속에 들어 있는 염소가 빠져 나가야 했다). 그리고 환자의 상처를 처치 하듯이 변색한 꽃 줄기의 밑부분을 조심스레 잘아 버리고 또 촉촉하게 물을 뿜어 잎에 묻은 먼지를 깨긋이 씻어 주었다. 그다음 물병에 꽂아 해살이 잘 스며드는 창문곁에 놓았다.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아 병원의 간호원처럼 자꾸 들여다 보았다……
   이튿날 아침, 겨우 잠에서 깨여난 나는 장미꽃부터 들여다 보았다. 와ㅡ! 나는 놀랐고 기뻤다. 줄기와 잎사귀들은 싱싱하게 사래기를 쫙 폈고, 새하아얀 꽃망울은 보란뜻이 의젓하게 고개를 거뜩 쳐들고 있었다. 꼭 다물었던 꽃망울은 입을 약간 벌린채 아침 인사를 하듯이 살며시 반겨 웃었다.
   인차 출근해야할 나는 미처 어쩔사이 없이 부랴부랴 세수하고 밥도 안먹고 역전으로 향했다. 전차에서 나는 다시 아침에 본 장미꽃 미소를 그려 보았다. 그런데 내 마음은 찔렸고 아팠다. 어쩐지 그 미소 속에는 버림 받았던 설음도 가득 담겨 있는듯 슬펐다. 나는 고운 꽃병을 사주려고 마음 먹었다. 색갈은 내가 좋아하는 새파아란 하늘색이 어울릴것 같았다.
   퇴근해서 나는 사온 꽃병에 그 장미꽃을 꽂아 넣고 물안개를 뿜어 주었다. 야ㅡ!물기 촉촉한 그 모습은 마치 금방 목욕을 하고 나서, 파란 치마로 하반신만 가리고 상큼상큼 걸어오는 날씬하고 훤칠한 미인 같았다. 마음이 취한 나는 좀더 가까이 다가서서 들여다 보았다. 새하얀 꽃잎은 마치 한창 피여나는 예뿐 처녀의 부드럽고 탄력 있는 피부를 방불케 했다. 꽃잎 사이로 새여 나오는 그윽한 향기는 착한 녀자의 마음속에서 풍겨 나오듯이 싱그러웠다. 보라, 얼마나 당당하고 화려한가? 이렇게 되여 시들고 버림 받았던 장미꽃은 다시 꿈을 안고 곱게 피기 시작 했다.  장미꽃이란 원래 가시는 돋혔지만  자기를 곱게 피게끔 사랑해주는 사람 곁에서는 웃으면서 아름답게 피는 꽃이 였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ㅡ이세상에 녀자로 태여나서 장미꽃처럼 이쁘게 피고 싶지 않은 사람 어디에 있으랴? 간고한 일본생활은 그녀들의 소중한 청춘을 앗아갔다. 항상 잠도 편히 못자고 분투하는 녀성들, 험한 세월속에서 그녀들은 정도 부동하게 쪼들리고 심지어 버림받고 시들어져 왔다. 그녀들은 가슴에 멍이 들었고 피부도 거칠어 졌다. 시들어 버린 장미꽃을 어떻게 할가? 외면하고 지나가야 하는가?  아직 늦지 않다! 그녀들도 몸가꿀 시간적 여유가 있고, 마음이 편하고, 따뜻한 사랑을 받는다면, 누구 못지 않게 곱게 필것이다. <<녀자는 자기를 아껴주는 남자를 위해 핀다>>고 했다. 남자들, 이쁜 녀자 찾느라 불평 부리지 말고, 이쁜 녀자로 가꾸기에 노력 해 보는게 어떨가? 자기의 정성으로 가꾼 꽃이 더 이쁘지 않을가? 지금 이시각에도 랭혹한 일본의 어느 한 구석에서 마음을 옹크리고 슬피 우는 녀자들에게 따스한 사랑을 안겨주자!    
  나는 믿는다, 일본땅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여러분들을. 과거의 슬픔과 오늘의 기쁨으로 언젠가는 집식구가 함께 불러볼 타고향의 사랑노래가  착한 그대들의 행복한 가정속에서 아름다운 선률로 엮어질 것이다! 그리고 나도 신심 있게 그려 본다ㅡ뜨거운 내 사랑 안고 이쁘게 피여날 아름다운 안해와 귀여운 자식들의 미래의 모습을!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맑은 웃음과 밝은 희망을  안겨주고 싶은 래일날의 내 식구들 이다……   

                                                                                                                                                                                                                                                                    2006년5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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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21)

잉어 · 2006-05-10 18:24:14
마음이 넘 착한 분이시네요.
북한전투기 · 2006-05-10 18:29:16
참 좋은 글이네요....추천
쟈스민 · 2006-05-10 18:37:03
마음두 착하구 글솜씨두 넘 좋네요.
남자분이 여성을 위해 이런 글을 올리니
넘 감동받네요.

담에두 좋은글 부탁드려요.
웃는 꽃 · 2006-05-10 19:04:3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llen · 2006-05-10 19:38:32
아주 생동하게 쓴 글이네요!
그런데 님은 남자예요?너무나 섬세한 문장이라 나는 여자인가 했는데.정말 잘 썼어요!
뽀뽀 · 2006-05-10 20:42:32
글 쓰셨군요!
참 멋진 문장입니다.
추천~
아리끄이 · 2006-05-11 00:42:59
잼있게 읽고 갑니다 ㅎㅎ

힘이 되네요 ㅎ
천당의 바줄 · 2006-05-11 02:39:39
님의 글 읽은후에는 언제나 사고에 빠지군 함니다. 잘읽고 갑니다. 추천 한방
화원 · 2006-05-11 11:13:43
너무 잘된 문장이에요,,,

어디에 투고 해보세요,,,,
Angel Heart · 2006-05-11 11:22:54
너무나 착하고 섬세한 분이시네요.

글봐도 여자라고 착각할 정도구요.

이쁘구 착한 여자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새매 · 2006-05-11 13:28:35
참으로 훌륭한 문장입니다

좋은글 또 기대함니다

추천
나고야혜진 · 2006-05-11 16:09:01
넘 넘 마음에 와 닿는 글입니다 . 나도 언제 그장미처럼 피느날이 오겠죠.
한곳 틀린데 알려줄께요 .
아래보부터우로 세여서 10번줄 빼앗아 갓다죠 ,[빼]란글자빠졋거든요.
Night · 2006-05-12 00:15:54
빙고~~
福덩어리^^ · 2006-05-13 02:15:40
남자분이신걸 믿기지가 않아서....허락없이 개인정보 열어봣어요...!
<<그런데 내 마음은 찔렸고 아팠다. 어쩐지 그 미소 속에는 버림 받았던 설음도 가득 담겨 있는듯 슬펐다>>
요말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왠지 나도 잘모르겟지만...
늦은밤에 저두 추천한빵 때리구 갑니다....!
福받으실꺼예요...^_____________^
단풍 · 2006-05-13 21:22:25
저두 처음엔 여자분인줄 알았는데 ....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저두 일본온지 근 6년, 저의 제일 좋은 장미시절도 여기서 보냈다고
할수있죠?
그래서 그런지 이글이 정말 마음에 와닿아요.
이후에도 좋은글 많이 부탁합니다 ㅎ
ROSES · 2006-05-15 04:26:13
사색의 여운을 남기는 글이네요..............
실례하지만,남성들한테서 찾아보기힘든 애착심과 섬세함에 탄복해요.

좋은글 많이 부탁함니다.
항상미소 · 2006-05-15 12:16:17
일본땅에서 힘들게 살고있는 우리 여성들에게 너무나 심금을 울려주는 좋은 글입니다.

추천한빵 때립니다.
アイ · 2006-05-15 22:18:16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님의 글중에 꼭 맘에 드는 구절이 있습니다.

<남자들, 이쁜 녀자 찾느라 불평 부리지 말고, 이쁜 녀자로 가꾸기에 노력 해 보는게 어떨가? 자기의 정성으로 가꾼 꽃이 더 이쁘지 않을가?>

남자가 여자를 이토록 생각해주는데 여자인 저도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사랑의 푸른 하늘 · 2006-05-20 23:51:10
저의 글 읽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여러분 복 많히 받으세요.
행복마미^^ · 2006-06-01 00:45:51
잼있게 읽고 갑니다 ㅎㅎ
*지지미* · 2007-04-01 20:19:11
이런 글 보니간 가슴 이 쨍~~~~~하네요 ,,,,

또 첨부터 잘 읽고 갑니다. 더 만은 글 부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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