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에도 단풍은 붉게 물든다

일본체험수기 · #26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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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푸른 하늘 · 2006-05-01 07:09:43 · 조회 1064
  오늘은 청명이다. 밖에서는 새벽부터 촉촉한 잔비가 내리고 있다. 내 마음도 슬픔에 푹 젖어 있다. 고향과 멀리 떨어진 일본땅에서 나는 홀로 외롭게 아버지 제사를 지내야 한다.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만드는 나는 눈물이 자꾸 흐른다, 아무리 억제하려 해도 자꾸 흐른다! 방금 아버지를 잃은 슬픔때문에 목이 막히고 가슴이 미여지는 것 같다..……어제 저녘에 제사상에 놓으려고 혼자서 술사러 떠날때도 눈물이 옷깃을 적셨고, 생화를 살때도 너무 비감해서 손수건으로 겨우 눈을 가리 웠었다. 아버지가 살아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가!
    나는 눈물로 적셔진 음식을 하나 둘 제사상에 올려 놓았다. 상우에 놓여진  아버지 사진을 보고 조용히 <<아버지ㅡ!>>라고 부르는 순간, 나는 또 흐느껴 울었다…… 다하지 효성 때문에  마음은 더 아팠다!
    나는 마음을 진정 하고 술을 붓고  절을 올렸다ㅡ아버지가 생전에 즐겨 마이던 중국술이며 일본술등을 하나하나 번갈아 부어 드리며 절을 올렸다. 여러가지 술을 다 맛 보이고 싶었다. 밥과 반찬도 떠 드렸다. 저쪽 세상에서 아버진 식사라도 제대로 하시는지?! 춥지나 않는지?! 나는 저도 모르게 안타까운 한숨을 쉬였다..... 아버지가 혼자 고독해 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이의 사진을 쳐다 보면서 계속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아버지를 동무하여 나도 술을 마였다. 어느덧 나도 슬픈 술에 취했다. 몽롱하게 흐려진 내 눈앞에 아버지 옛 모습들이 떠올랐다.
    아버지 잔등에 엎여 자란 동년 시절, 그때는 한창  <<문화대혁명>> 시대여서 우리 집은 농촌에 있어도 식량조차 넉넉치 못하였다. 어머니가 색다른 음식을 아버지 밥상에 놓으면 아버진 늘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은 어머니와 같은 음식을 나누어 드셨다.  저녁 늦게까지 일하셔도 아버진 언제나 새벽 일찍 일어나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다 독에 채워 넣었고, 추운 겨울엔  가마에 물도 끓여놓고  집안도 훈훈하게 덥혀서 어머니와 자식들이 기분 좋게 새하침을 맞을수 있게 하셨다. 그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남자가 물 길러 다니거나 부엌일을 하는걸 부정(否定)적으로 생각하는  시대 였지만  아버진 그렇게 생각지 않으셨다. 넉넉치 못한 생활이지만 아버지의 보살핌 속에서 우리 가정은 화목하고 보금자리처름 따뜻 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농촌에서는 호도거리 책임제가 실시 되였다. 일욕심이 많은 아버지는 분배 받은 밭 외에도 황무지를 개간하여 많은  밭을 만들어 수입을 늘였다. 그리고 가축도 많히 길렀다. 남들이 쉬는  추운 겨울에는 살림에 보태려고 싸리나무랑 해서 등에 지고 가서 팔았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목재 채벌도 하면서 부업 했다. 그렇게 열심히 번돈으로 아버지는 어머니와 자식들에게는 새옷들을 사 입혔지만 자신의 새옷을 사는데는 언제나 반대 하셨다. 혹시 몇십리 떨어진 현성(縣城)에 다녀 올 때도  차비를 절약 하시느라고 뻐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갔다 오시기도 했다. 아버지가 왜 새옷을 사 입지 않으셨고 왜 머나먼 길도 걸어서 다녀 오셨는지? 남들보다 멋찌고 새치도 즐기시는 분인데 왜 그렇게 근검하게 살아 오셨는지? 그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 나는 마음 아프게 깨닫게 된다…… 어려운 살림 이였지만  우리 집은 아버지가 기둥처럼 받쳐주고 한품에 꼭 안아 주셨기에 항상 사랑에 넘치고 희망에 넘쳤다.
     원래 아버지는 자원하여 항미원조 전쟁에 참가 하셨다가 군대에서 돌아와서 대학을 다니셨댔는데 경제난때문에 대학을 중퇴하고 시골에 돌아와서 몸이 허약한 부모님 모시면서 평생 농사를 지으셨다. 아버지는 자신이 대학을 중퇴하던 가슴아픈 지난날을 생각 해서라도 자식만은 꼭 공부 잘 시키려 했었다. 고생속에서도 자식이 아버지의 밝은 희망이 였고 황홀한 꿈이 였다. 때문에 일손이 아무리 딸려도 아버지는 기어코 나를 시골 떠나 현성에 가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부를 하게 하셨다. 자식에 대한 아버지 사랑은 마치 검은 구름도 마구 뚫고  광명을 비치는 아침 해살 같이 강렬(强烈) 하였다……
     나는 아버지 소원대로  국가 중점대학에 입학 했다. 강직한 마음을 가진 아버지 였지만 내가 대학 입학통지서를 받았을때 너무 기뻐서 눈굽을 찍으셨다. 자식의 성공이 그렇게도 기쁘셨던지?! 아버진 계속 열심히 벌어서 나를 대학 공부까지 시켰다.  아버지 덕분에 나는 순조롭게 대학을 졸업할수 있었지만 그때 아버지의 옷과  신은 몹시 초라하고 남루 했다. 그일들을 생각하면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더욱 가슴아프게 그리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후 나는 공장에서 설계 사업을 하게 되였다. 학교 문을 금방 나와 사회경험이 전혀 없는 나는 로동자들과의 교류를 자주 해야 했다. 다른 대학 졸업생들이 멋있는 양복 차림으로 로동자들 앞에 나서도 아버지는 내가 그런 옷차림 하는걸 반대 하셨다. 나는 그이의 말씀대로 항상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로동자들과 어울리면서 설사 맨땅우에서도 변변치 못한 안주로 그들과 술도 자주  나누군 했다. 나는 로동자들과의 심리적인 거리를 줄일수 있었고 또 경험히 풍부한 그들 한테서 많은걸 배우게 되였고 또 사랑도 담뿍 받았다. 로동자들의 실천 경험이 나의 사업엔 아주 큰 도움이 되였었다.
     내가 일본으로 류학 올때 아버지는 기대가 컸었고 꼭 성공하고 돌아 올것을 믿으셨다. 그런데 어데선가 일본 류학생들이 몹시 고생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진 근심스러워서  <<힘들면 중국으로 되돌아 오라>>고 일본에 있는 나한테 전화 하셨다. 내가 이국땅에서 고생하는 것이 아까워서 였다. 나는 아버지의 기대속에서  모든 고생을 이겨내면서 일본에서 열심히 분투 했다. 나는 끝내  공부를 마치고 취직까지 하였다. 그리고 돈을 보내 도시에다 아빠트를 사서 시골에 있는 부모님을 모셔왔다. 자식의 자그마한 성공이 아버지에겐 또다시 둘도 없는 기쁨 이였다. 그이는 내가 고향에 돌아 갈때마다  부근의 로인들한테 나를 인사 시키고  내가 사간 일본 술을 대접하면서 자식 자랑을 하셨다. 그러면서도 내가 일본에서 보낸 돈은 얼마 쓰지도 않고 항상 근검하게 사셨다. 자식이 고생해서 번 돈을 쓰기가 마음 아파서 였다 한다. 혹시 돈을 쓴다면 주변의 로인 활동에 참가 하거나 부근의 어린애들한테 사탕과자를 사줄 정도 였다고 한다.
     나는 일본에서 더 열심히 분투 했다. 아버지에게 새로운 기쁨을 보태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렇게 일찍 돌아 가리라 생각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일본에서 돈을 벌지 않더라도 일찍 고향에 돌아가 아버지곁에 있으면서 함께 살았더면 더 좋았을걸! 고향에 있는 집 식구들은 아버지가 편치 않아도 내가 근심 할가봐 나한테 알리지 않았다. 결국 동생들이 나를 몰리고 부모님 근심을 다 안고 있었다. 아버지 병세가 점점 위급해 질 무렵에 동생들이 하는수 없이 일본에 있는 나한테 알렸다. 나는 부랴부랴 회사를 사직하고 아버지 곁으로 달려 갔다.
     고향에 도착하여 나는 병석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꼭 끌어 안고 내 얼굴을 아버지 얼굴에 갖다 대였다. 나는 서러워 눈물을 흘렸고 아버진 나를 보고 반가워서 눈물을 흘리 셨다. 나에겐 세상에 둘도 없는 아버지 였고 ,아버지에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것이 자식이 였으니깐!
     얼마후 아버지는 나보고 시골에 있는 고향집으로 돌아 가고 싶다고 하셨다. 아버진 자신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고향땅에 묻히고 싶어 하는  아버지 뜻을 나는 알았다. 시골에 있는 고향집에 도착하니 아버진 무척 기뻐 하셨다. 집 식구들의 동반속에서 아버지는 장애자 밀차에 앉아 자신의 손때 묻고 땀방울이 스며 있는 고향 집 울안을 한바퀴 돌아 보셨다. 그리고  자신이 나무하러 다니던 고향산을 한참 바라 보셨다. 그것은 아버지가 자식들 위해서 평생 헤매돌던 산 이였다. 때는 한참 가을 철이라 산에는 단풍으로 물들었다. 타오르는 저녁 노을과 함께 고향산의 단풍은 여느때  보다도 더 붉고 장엄해 보였다. 아버지와 함께  고향산을 쳐다보는 내 마음은 한없이 처량 했다. 산처럼 무거운 아버지 사랑은 단풍처럼 생명의 마지막 순간까지 붉게 타고 있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자신이 세상뜨면 저 고향산에다 묻어줄것과 자신이 세상뜬 후에도 꼭 어머니를 잘 모셔 드리고 동생들을 사랑하면서 잘 살것을 부탁 하셨다. 나는 아버지 손을 꼭 잡고 고개만 끄덕 이였다. 목이 막혀 말이 안 나갔다!
     그후 아버지의 병세는 점점 악화  되였다. 그이의 림종을 앞두고 나는 동생들 거느리고 <<우리를 기르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아버지 사랑에 감사 합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이미 말할수 없는 아버지는 그저 고개만 약간 끄덕이였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 셨다. 며칠후 아버지는 저 세상으로 떠나 가셨다. 나는 아직 식지않은 아버지 시체를 끌어안고 울고 또 울었다…… 장례를 마친 후에도 나는 아버지 무덤곁에  앉아 울고 울었다. 아버지 숨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고 아버지가 혼자서 외로워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추억속에서 깨여 났다. 밖을 내다보니 계속 잔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다. 내 마음속의 슬픔도 끊을줄 모른다.  나무에서 파랗게 움튼 새싹을 보아도 눈물이 난다. 아버지는 소생할수 없을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아버지를 잃어 버린 슬픔과 안타까움을 무엇에도 비할수 없다. 생각 하면 참으로 되돌릴수 없는 아버지 사랑 이였다. 지금도 아버지 사랑은  가슴에 벅차다. 아버지와 함께 바라보던 고향산 단풍은 오늘도 내 마음속에서 붉게 물든다. 아버지 사랑은 영원히 내마음을 따뜻하게 지켜 줄 것이다. 아버지 유언대로 어머님을 잘 모시고 동생들을 잘 사랑 하면서 더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아버지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

                                                         2006년4월5일 청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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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8)

justin · 2006-05-01 08:46:27
읽노라니 눈물이 나네요...가족의 훈훈한 사랑이야기 심심히 느끼구 감니다.힘내세요
시다다까 · 2006-05-01 12:22:51
여기에서 많은 글을 읽엇지만 첨으로 눈물 흘리면서 가슴아프게 읽엇습니다.

이런 말 하면 좀 그럴지도 모르겟지만 그래도 님 아버진 행복하게 세상을 뜨셧다고 봅니다

님도 자식으로서의 효도는 다 햇다고 봅니다. 누구든 다 부모와의 영별이 찾아오는겁니다.

시간의 문제일뿐이죠.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아버님에게 이때까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

다,라는 말을 한것만으로도 너무 아파하지마세요, 부모님에게 감사하단 말을 전하지도

못하고 영영 헤여지는 자식들도 많으니까요. 마지막 시간들을 행복하게 잘 지내셧네요.

아버님은 님 맘에 영원히 살아잇읍니다. 천국에서도 가족들을 지켜볼겁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천당의 바줄 · 2006-05-01 13:48:52
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자식을 위 해 일생을 분투해온 님의 아버지야말로 대단히 위대한분입니다. 님의 글에서 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효성을 보아냈습니다. 님은 님의 아버지에게 효성이라는 가장 중요한것을 선물했습니다. 님의 아버지는 저 세상에서도 님이 아버지를 그리고 생활에서 노력하고 있는것을 보고 만족해 할것입니다. 님은 앞으로도 꼭 행복 하리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착한 사람은 하늘이 행복하라고 점찍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추천 한방 때리고 갑니다.
뽀뽀 · 2006-05-01 14:00:36
진짜 실감나게 잘 쓰셨네요!
훌륭한 아버지에 훌륭한 자식입니다!
추천!!
용호 · 2006-05-01 17:57:20
훌륭한 아버지가 있었어 행복했겠네요

아버지가 기대한것만큼 보람있게 살기바람니다 !

이글을 읽어보니 저의 아버지생각나요

저도 때늦게 아버지사랑이 나한테 이 세상에서 젤 소중한 사랑이란걸 깨달았어요

그것을 깨달아서 아버지한테 효성하려고 할때는 이미 늦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것이 아버지사랑이였어요 .........휴......

이 글을 읽고 정말 감동되였었어요 추천을 올림니다 !
심플삶 · 2006-05-01 20:47:34
넘 좋은 글이였어요.

님의 글 읽으니 울 아버지 생각나네요.

전에 집에 전화하니 아버지가 날 일보에 류학보내구 몹시 가슴이

아파하시는거에요. 중국에서 붙은대학 다녔으면 일도 안하고 편하게

대학공부할수 있는거 부모 잘못만나 외국에서 고생한다면서

눈물을 훔치시더라구요.

그런 아버지의 모습 첨이거든요.

세상 부모마음 다 그런가봐요.

자식이 아무리 나이먹어도 언제까지나 애로 느껴지구 보살피구싶구......

님은 효성 다 했으니 넘 슬퍼마세요.

아버님이 천국에서 님의 행복을 바랄거에요.

꼭 행복하세요......
ひまわり · 2006-05-02 04:04:40
많이 강해진 저라 눈물 없는줄 알았는데.....님의 글을 읽구 오래간만에 눈물흘려봅니다,가슴이 많이 아프네요....글읽는 저두 이렇게 아픈데 님은 더욱더 가슴이 찢어지겠지요..ㅠㅠ

님의 아빠 정말 존경스럽구 위대한 분이십니다.....죽음의 신이 님의 아빠를 찾아왔을때 님의 아빤 생명의 광주리속에 사랑<가족에 대한 사랑......여러가지 말할수없는 따뜻한 사랑>을 가득 담아 죽음의 신앞에 내어 놓았습니다,그 사랑만으로 님의 아빤 아주 훌륭한 인생을 살았다구 봅니다,비록 님의 아빠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두 님은 행복하다구 봅니다,그런 훌륭하구 위대한 아빠가 있었다는 그 자체가......가슴이 많이 아프지만 힘내세요....님두 님의 아빠처럼 휼륭한 사람이라구 생각합니다.

우에서 신이란 말을 썻지만 저 종교신앙같은거 없습니다,허지만 오늘만은 님을 위해 빌어주고 싶습니다,인젠 아프지말구 씩씩한 아빠자식으로 있길 .....그리구 행복하길...아멘!!
사랑의 푸른 하늘 · 2006-05-03 02:01:07
justin님, 시다다까님, 천당의 바줄님, 뽀뽀님, 용호님, 심플삶님, ひまわり님:
님들의 따뜻한 리플에 감사를 드립니다.일본이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곤난을 이겨내고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되길 바랍니다.그리고 저의 글 읽어 주시고 또 추천까지 하신 기타 여러분들 한테도 깊은 감사를 표시 합니다.여러분 복 많히 받으세요.그리고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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