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학생활 7. 8

일본체험수기 · #26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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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 2006-03-30 00:00:55 · 조회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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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옆집 복이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5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이 너무 가파로워서 언젠가는 굴러 떨어지지 않을가 걱정했는데 끝내 일이 생기고 만거다. 다행이 크게 다치진 않았다.

문제는 숙이와 복이지간에 정면충돌이 일어났다는거다. 성격상 판이하게 다른 두사람은 더 이상 같이 살 수가 없다고 여겼는지 따로 따로 이사를 간다고 난리다. 거기에 비하면 나와 연이는 행복하게 살았다. 한번도 다툰적이 없었고 대화도 잘 통했다. 그러고보니 나와 연이는 경력도 비슷했다. 연이는 오기전 직업고중에서 학생들에게 글을 가르쳤단다. 사회생활을 해본적 있는 우리였기에 대화가 더욱 잘 통했는지 모른다.

숙이와 복이는 끝내 이사를 가버렸다. 대신 그 방에는 나보다 어린 우리 학교 남학생 둘이 이사를 왔다.

어느날, 화장실 가려고 4층으로 내려가던 연이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여기저기에 멍이 들었고 그래서 내가 계란으로 연이의 멍이 든 상처를 문질러 주었다. 많이 아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엇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아침, 학교 갈 준비를 다그치다가 나도 계단에서 미끌어 떨어지고 말았다. 많이 아팠지만 그런대로 학교로 갈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조심하지 않은게 아니라 역시 계단이 너무 위험했다.

일본에 온지 약 한달동안 나와 연이는 주스를 사서 마실 엄두도 못 냈다. 학교에 있을 때 목이 마르면 그냥 수도물을 마시군 했다. 하지만 학교에는 꼭꼭 나갔다. 그때 나와 연이한테는 꿈이 있었다. 어떻게든 국립대에 들어가겠다는 꿈...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린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던 어느 날, 연이가 나한테 주스 사준다며 동전을 자동판매기에 넣었다. 근데 이상하게 주스가 두개나 튀어나왔다. 이게 웬 공짜냐며 둘이 한참 좋아했다.

그런데 슬픈 일은 그날 오후에 생겼다. 오후에 국내에 있는 남친한테 전화를 하고 예전처럼 알바하러 갔는데 음식점에서 갑자기 오늘부터 일을 안 해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월급 봉투를 주는거였다. 그땐 이미 이 음식점에서 일한지 3달이 다가오는 날, 이렇게 난 일해서 3달만에 영문도 모른채 짤리우고 말았다. 매일 열심히 일했는데 왜서 날 짜른건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내가 일할 때도 사전 갖구 다녔다고 성을 낸걸가? 음식점에 일하러 갈 때면 난 매일 사전을 갖고 다니군 했다. 일하다가 들은 말들을 머리속에 기억했다가는 한가한 틈을 타서 사전을 뒤져보군 했다. 그게 음식점 주인의 눈에 거슬린걸가. 근데 그런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음식점문을 나서고 나니 울고 싶었다. 또 앞이 막막해짐을 느꼈다. 다시 알바 찾아 헤매야 한다는 생각만 머리에 꼭 찼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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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석달동안 일어가 많이 진보했나 보다. 이번엔 첨 일본에 왔을 때보다는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가 있었다. 음식점에서 짤리운 며칠뒤 원래 음식점 근처에서 알바하게 됐다. 가게는 원래것보다 훨씬 작았고 음식점 설비도 누추했다. 다만 시급은 1000엔, 생각보다 많이 주었다. 하는 일도 전번 일과 똑 같은 일이었다. 손님한테서 요리 주문도 받고 사발도 가시고 뭐 그런 일이었다.

이 음식점에도 자그마한 카운터가 있었고 안쪽에 자그마한 테이블이 두개 놓여 있었다. 음식점을 책임진 할아버지가 카운터를 마주하고 주방에서 요리를 했고 내가 홀에서 혼자 일하게 됐다. 손님은 주로 회사생활 하는 단골손님들이 위주였다. 작은 음식점이여서 그런지 한가할 때가 많았다.

내가 처음 일하러 간 날 저녁 9시쯤에 40여세되는 이쁘장한 아줌마가 음식점에 나타났다. 할아버지가 마마라 불러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이 음식점은 할아버지와 마마가 공동으로 투자해 경영하고 있는것 같았다. 다만 마마는 따로 다른 일도 하는지 언제나 10쯤 다 돼서야 음식점에 왔다(내 기억에는 따로 미용실을 꾸리고 있었던것 같다) .

작은 음식점이였지만 분위기는 아늑했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할아버지는 요리를 하면서 카운터에 앉은 단골손님한테서 맥주를 받아 마시는게 취미로 돼있었다. 나는 나대로 열심히 일을 했고 내가 작업하고 있는 맞은켠 벽에 일본어 단어장을 갖다 붙여놓았다. 일을 하다가도 한가할 때면 가끔씩 들여다보면서 단어를 기억하군 했다. 그걸 보고 할아버지가 미소 짓군 했다.

우리 음식점 단골 손님중에 중국에 자주 다녀오는 할아버지가 한분 계셨다. 중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지니고 계셨고 그래서 나한테 가끔 일본사람은 예전에 중국사람한테 참말로 미안한 일을 했다고 말씀하시군 했다. 주방에서 일하는 할아버지가 그 할아버지한테 오늘은 손님도 적은데 나한테 일어나 가르치라고 했다. 그래서 난 내 교과서를 집어꺼내 읽었고 그 할아버지가 틀렸거나 이상하게 읽은 곳을 지적해주셨다.

손님이 한사람도 없는 날에는 주방 할아버지도 무척 심심한지 나와 얘기도 곧잘 나누었다. 그러다가도 두사람 다 카운터에 마주앉아 끄떡끄떡 졸기도 했다. 비록 작은 음식점이었지만 분위기는 짤렸던 음식점보다는 많이 따뜻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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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3)

花の魂 · 2006-03-30 11:20:04
그냥 태그 걸지 말어유 ~ ...
귀공자 · 2006-03-30 15:48:14
ㅎㅎㅎ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zagar · 2006-04-02 17:14:46
바이트 나가서 책보니까 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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