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물들어가는 나1

일본체험수기 · #25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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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 · 2006-02-04 02:03:52 · 조회 863
따르릉 업무부에 있는 주임이 전화가 왔다.
<P상 할 얘기 있어요. 좀 내려와 주세요.>
우리 회사의 보스로 이름이 난 호랑이 아줌마다.
회사여행이나 회식때면 서로 옆에 앉을려고도 하지 않는다.
근데 웬 일로 이렇게 무서운 말투로 날 부르는거지?
<지금은 실험중이여서 15분후에 내려갈게요. 미안합니다.>

15분후 나는 사람을 기다리게 한 미안함을 마음에 안고 부리나케 뛰였다. 업무부문을 떼고 들어서서 아직 문도 채 닫지 않는 그리고 헐떡이는 나에게
<P상 방금 P상이 모모 운송업체에 연락을 했죠? 왜 그렇게 맘대로 하는거예요? 문제가 생기면 혼자 다 책임질거예요? 다 책임질수 있어요?...> 보스가 쏘았다. 금방이라도 잡혀먹힐것만 같은 느낌이였다. 한기가 온몸을 쏵 하고 쓸었다.
벙벙해져버린 나, 첨으로 당해보는 공격, 이유는 있는데 이런 사람앞에서 말이 안 나왔다. 옛날 나였으면 아마 그 자리에서 그 사람보다 더 큰 목소리로 더 많은 질문으로 압도해버렸을건만 지금은 아니였다. 무서워서? 잘못해서? 외국말, 외국인? 다 아니였다. 그냥 내 연구실로 올라왔다. 그리고 과장한테 다시 확인을 했다. 내가 한일이 맞냐 틀렸냐. 틀림이 없다.
생각할수록 분하고 억울하고 어이가 없었다.
당신 하는 일이나 제대로 해. 그리고 남한테 성을 내기 전에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고 나서 욕을 해. 50대를 반이나 넘었으면 이쯤은 상식으로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 할말이 참 울부짖을 만큼 많았다. 하지만 난 배운 사람이잖아 참아야지 맞지?

다시 15분후 업무부에 전화를 걸었다. 보스의 부하가 전화를 받았다. 보스한테 넘기라 하고
<미안합니다. 제가 주임에게 먼저 사실을 알려드렸으야 하는것이 도리였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나봅니다. 그냥 아무 요금도 부가가 되는것이 아니고 또 급한 개발건이라 상대회사에서도 급해하고 있는 상황이여서요.>
<하지만 운송업과의 모든거래는 업무부의 일이요. 늦은 시간에 부탁을 하면 운송비가 퍽 비싸진다는거 몰라요? 운송비나 제품값은 어떻게 할겁니까?>
<이번건은 테스트쎔플의 운송비는 우리가 지불하는것이 아니라 상대방회사가 부담합니다. 그리고 아직 테스트단계이고 제품화가 안됐기에 요금도 발생하지 않구요.>
<그래도 운송은 업무부에서 하는 일입니다. 이건 회사의 규정된 일의 흐름입니다.>
<.그래요? 제가 잘 몰랐어요. 앞으론 꼭 조심하겠습니다.>내 목소리는 이미 조금 눈물 썪인 소리로 변해있었다. 그래서 인츰 수화기를 놓고 말았다.

그리고 이튿날에도 사흩날에도 그 보스를 보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인사를 건늬였다. 그후날 보스한테서 전화가 왔다.
<P상 먼저날은 내가 말을 너무 거칠게 했을지도 모르는데 신경쓰지 마세요.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은 안 그렇습니다. >
<아뇨. 괜찮아요. 그래야 저도 회사의 일의 흐름을 배울수 있는거 아닙니까>
<다른 사람이라면 얘기도 안했을겁니다. P상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픽.

시간이 좀 흘렀다. 회사 가을 여행스케쥴이 잡혔다. 다들 많이 기대하고 있는것 같았다. 헌데 나는 전번 테스트가 제품화로 되는 마지막 확인실험때문에 잔업을 해야 했고 납기문제로 일요일에 제품을 보내야 했다. 얼마든지 나절로 할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난 보스를 찾아갔다. 저번에 배워준대로 해야 했으니까. 보스는 여행을 못갔다.
그 뒤로 토요일에 가끔씩 회사에 나오기도 해야 했고. 그렇다고 잠간 나와서 운송업체에 이 물건 보내는것 때문에 잔업처리는 할수도 없을거고.

나는 여전히 보스를 만나면 환한 웃음으로 깍듯이 인사를 한다.
일에 대한 착실함인지 아니면 잔인함인지. 이것이 바로 내가 야단맞던 날 들어와서 저녁내 흘린 눈물의 결과였을가? 말할수 없는 슬픔…누구땜에 나는 이렇게 변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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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8)

복숭아 · 2006-02-04 02:33:13
일본사회가 그렇게 잔혹하니까 방법이 없으꾸마...힘내쇼!!!
奇跡 · 2006-02-04 03:34:00
저는 개인적으로 pretty님의
#######################################
시간이 좀 흘렀다. 회사 가을 여행스케쥴이 잡혔다.
...(생략)...
나는 여전히 보스를 만나면 환한 웃음으로 깍듯이 인사를 한다.
#######################################
이 일처리가 잘된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동료끼리 서로 티각태각해서 pretty님이 이겨봣자(?),
결과적으로는 그후의 회사일에 영향을 받을 경향도 잇고...

레베르 낮은 말, 혹은 욕지거리로 상대방을 흥분시키는것보다는,
(상대방이 자기절로 후회하게 만드는 방법중의 하나인)
상대방앞에서는 보통 언행이지만 오히려 그게 상대방 자신한테는
더 치가 떨리는 (한편으로 후회하게 만드는),
그런 잔인함(?)으로 상대방을 이기는게 제일 깨고소하죠?!ㅋㅋㅋ

한마디로 개괄하면,
pretty님의 일처리를 보고,
제가 씨원해죽겟습니다 ^^*
계속 그 잔인함(?)을 발양해가기를(진심입니다)~
캬캬~~~
구름,사랑과별과꽃 · 2006-02-04 10:34:55
이건 응당 당연하고 보통일이 아닌감?
pretty · 2006-02-04 11:16:36
복숭아님 힘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적님 저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가 받았던 상처 그대로 그 사람에게 보답을 해줘봐야 내일 다시 안 보는 사람이 아니기에 그만 분을 죽일려고 그냥 잠시 자리를 피했었습니다. 하지만 보스한테 무료잔업을 시키고 들어오는 날이면 참 마음이 엉켜집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싶은 조금은 편하지 않은 마음입니다. 기적님한테서 기운을 얻었습니다.ㅎ

구름, 사랑과별님 때론 이것 당연하고 너무 보통인거야 하면서 나절로 기압을 넣습니다. 근데 맘이 조금 야릇했습니다. 보통을 이렇게 확인했습니다. ㅎㅎㅎ
호프 · 2006-02-04 11:48:56
상무가 왜 보스죠?
pretty · 2006-02-04 11:53:21
호프님: 상무가 아니고 업무부 주임입니다. 보스는 저희 회사에서 그 주임한테 단 별명입니다. 그래서 저두 그렇게 불렀습니다. ㅎㅎㅎ
한솔 · 2006-02-04 13:22:26
참을줄도 알게 된것이 일종의 성숙이라고 봅니다.

그 회사를 그만두는 날까지 미운놈 떡 하나 더 주라고 증오할 만큼 미워도 상사와 등지지 마십시오.

실패중에서 배워나가고 똑같은 실패를 범하지 않으면 주위사람들도 인정해주는겁니다.
pretty · 2006-02-04 18:35:35
한솔님 맞는 말씀입니다.
참는다는것 힘들지만 참을수 있다는건 성숙이 동반된것이라는것...
명심하겠습니다. 누구와도 등지지 않고 웃는 얼굴로 지낼수 있도록...
인정받기 위해서 그리고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노력할겁니다.
고맙습니다.
まさる · 2006-02-05 00:12:51
그렇게 느껴집니다
일본에와서 가만이라는 뜻을 잘 알게 되였구
참는것두 좋은 일이라는것을 깊이 깨닿게 되였습니다
블랙장미 · 2006-02-05 09:42:15
pretty님 힘내세요! 이름은 이쁘게 달았는데 ......ㅋㅋ

새해인데 게도 밝은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으면 합니다.^ㅎ^
돼지갈비 · 2006-02-05 09:58:35
堪ヘ難キヲ堪ヘ 忍ヒ難キヲ忍ヒ 
pretty · 2006-02-05 12:46:26
블랙장미님: 못난이가 pretty란 이쁜 이름을 욕심낸 죄로 히난을 받은적도 있어요.ㅎㅎㅎ밝아오는 새날을 밝게 살겁니다. 고맙습니다. 블랙장미님도 새해 좋은 일 좋은 성과 많이 이룩하시길 바랍니다.

돼지갈비님: <堪忍は一生の宝>참고 또 참고...ㅎㅎㅎ충고 고맙습니다.
좋은 새해 되세요.
pretty · 2006-02-05 12:52:32
마사루님 참고 견디다 보면 좋은 일이 오겠죠. 지금 생각해보면 고중다닐때 참을 인자를 A4용지에 크게 새기며 쓴적이 있었는데 그땐 진정 터득을 못한것 같습니다. 흉내만 냈지.
이젠 인자가 어떻게 생긴건지 조금은 알릴것 같습니다. ㅎㅎㅎ
원 · 2006-02-05 15:11:01
참고 배워가는데 일본에 물드는게 아니고 좋은일이 아닌가요?
사람은 눈물을 한번 흘릴때 마다 한가지를 배우던가 느끼는것 같아요.ㅎㅎ
pretty · 2006-02-05 19:36:30
원님 빨강사과 넘 이쁘다.
좋은 일인듯 하기도 하구요.
참을줄 아는걸 배우는건 좋은데
속다르고 겉다르고 해야 하는
인간의 무능함이 마음이 아파요.
꿀 · 2006-02-07 19:18:42
자기가 원하는것은 다 얻을수 없고 원하지 않는것은 항상
느닷없이 다가오는 법이죠.
칠선녀 · 2006-02-09 15:20:25
일본회사든지 한국회사든지..상사가 지적한 사항에 변명하지 않는것이 좋습니다,,pretty님 일 잘 처리했습니다,,풍도있게..이렇게 일처리 했기에 상사도 그당시 욕하고 했지만 pretty님을 다시 한번 볼것입니다..
칠선녀 · 2006-02-09 15:22:27
일본회사든 한국회사든 인내성있고 참을성 있는사람이야만이 오래 견지할수있고,,사업잘해나갈수 있어요..많이 배울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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