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존재....<空気の存在>

일본체험수기 · #237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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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 2005-03-06 03:14:04 · 조회 670
오늘은 3월5일….


매일매일 오늘이 며칠인가 력서를 들여다보면서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을 감지하고 소리없이 다가오는 시간의 발자국소리에 저도 몰래 귀를 귀울이고있는 나다.

휴식하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아침 9시에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고 5분간 살짝 화장^^하고 부랴부랴 옷입고 뻐스정류소에 달려가 뻐스타고 한참후 또 전철역에 달려가 전철갈아타고 먼저 점심바이트 하는 가게에 도착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3시까지 중국서안료리점에서 홀써빙…..
오후 4시20분이면 또 전철타고 일본이자까야에(음식점)가서 5시부터 저녁바이트 시작해서 11시30분에 끝난다.
역시 홀써빙….
(이제 중국가면 똰판즈만은 죽일게야…ㅎㅎ)

일끝나면 11시37분 전철 타고 12시 7분에 집부근역전에 도착…..
집에 도착해서 해나른해나는 몸위의 옷을 벗어던지고 작은 벽에 걸려 나를 기다리고 있는 시계를 쳐다본다…..

동그란 나의 얼굴과 나의 얼굴을 닮아서 동그란 시계(^^)가 서로 마주보며 눈을 맞추는 그 시간이면 오늘도 나의 보람찬 하루가 끝났구나 하면서 내 마음도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
오늘은 나의 휴식일 ,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 좋은 날이다.
나만의 자유의 세계를  가질수 있는 날이다.
오늘은 나만의 자유의 세계에서 지난 한주일을 돌이켜본다.

문뜩 일본할머니가 롱담으로 던진 한마디의 말이 내 골안에서 뱅-뱅- 맴돌이친다.

<<もう空気の存在だよ、、、、、空気の存在、、、、ははは>>
    
……………….

그날은 바로 3월3일

그날도 부랴부랴 가게에 도착하니 1초직전 10시^^….
사장아바이와 사도우상(佐藤さん)에게 부끄럽고 안됐다는 기색으로 <오하요우고자이마스>를 하고 영업준비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집주인은 다 사장님직함을 가지고 있음)

언제나 일하면서 사도우상(60세)과 잡담도 하고 우스개도 피우면서  시간을 보낸다.        
사도우상은 키가 작달만해서 전형적인 일본아바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 년세에 매일 12시간좌우의 로동시간에 얽매여 이가게에서 일하고 월급을 받는다.
요사이엔 안해가 복부종양수술까지 받아 더구나 피곤해하신다.
그래서 요즘엔 피우지 않던 담배도 피우고 있다.
아바이도 자아위안을 하려고 하는지는 몰라도 나랑 우스개를 곧잘 피운다.            
나도 원래 우스개를 좋아하는지라 함께 히히닥거린다….ㅎㅎ

<<私も韓国に帰ろうかな、、、、サイさん、、、>>
번역--<<나도 이젠 한국에 돌아갈가……사이상….>>

내가 성이 최가여서 일본말로 나를 <사이상>이라고 부른다.
내가 금방이면 중국 돌아간다고 항상 섭섭해하시면서 이런 롱담을 하신다.
<<아바이마저 한국에 돌아가면 이 가게는 어떻게 해요…^^..아바이는 그냥 일본에 있으세요…ㅎㅎ..>>

<<오…그러지므...허허....사이상, 오늘은 <히나마쯔리>네. >>

<<네?....그게 무슨 말이얘요? >>

<<어…일본에서는 오늘이 여자애명절이라는 말이야….>>

오….그러고보니 오늘이 여자애명절이이네…..
일본에서는 여자애와 남자애명절이 서로 다르다.
3월3일이 여자애명절이고 5월5일이 남자애명절이다.

나는 달려가서 력서를 보았다.
분명히 ひな祭り로 씌여있는데 오늘날자가 빨간색으로 되여있지 않았다.
일본력서에는 명절날이면 다 빨간색으로 표시되여있다.
그리고 빨간 날이면 정부기관과 회사가 휴식하는 날이다.

남자애명절도 빨간색으로 되여있는데 여자애명절만은 빨간색이 아니다.          

<<사도우상, 일본사람들 눈에는 아직도 남존녀비사상이 있는가봐요. 여자애명절은 아예 명절이 아닌가봐요. >>

<<어…그게 그런게 아이야. …..여자애가 있는 집에서는 여자애한테 인형으로 축복을 해준단다. >>

<<네…인형으로?....>>

일본에 4년 거의 있으면서 처음 듣는 말이다.

<<<ひな>는 일본말로 여러가지 뜻이 있는데 <옷을 입힌 인형>이라는 뜻도 들어 있단다. >>

오….그래서  여자애명절을 <히나마쯔리>라고 하겠구나
나는 나절로 추측을 했다. ^^ㅎㅎ…

<<일본에서는 여자애명절 한주일전부터 인형으로 집안을 장식해서 여자애를 축복해준단다. 그리고 오늘 저녁이면 인형을 정히 거두들여서 보관한다음 다음해에 또 쓴단다. 그 인형은 대대로 물려주면서 쓰는 집도 있고 돈 많은 집에서는 해마다 사는 집도 있지…… 인형을 너무 늦게 거두어들이면 여자애가 늦게 시집간다는 말이 있어서 오늘에는 꼭 거두어 들인단다. >>

<<그래요?….그럼 되게 좋은걸로 사야 하겠네요? >>

<< 그래…몇만엔으로 부터 몇십만엔까지 여러층차의 값이 있으니까 ….대대손손 내려가며 쓰니까 비싼걸루 사도 괜찮지므….>>

<<그럼 여자애가 없는 집에서는 오늘 조용하겠네요. …? >>        

이번에는 식탁을 닦으며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사장아바이께서 걸어오시며 한마디 하셨다.

<< 그래…여자애가 없는 집의 안해는 오늘 아주 적적하지….이전에는 자신의 어머니한테서 축복을 받았었는데  자신이 축복해줄 딸애가 없는것도 아주 쪽쪽하겠지…그래서 자기절로 자기를 축복해주는 여자들도 있단다….우리 마누라도 매년마다 자기절로 인형을 사서 집안을 장식을 한단다…..허허…>>

사도우상에게는 두아들이 있지만 사장아바이는 자식이 없으시다.
그래서 아마 늙으막에 많이 적적한가 보다.

<범이 제수 하면 온다^^>고 한참후 사장님 부인이 우리들한테  草餅(일본떡의 일종…달콤한 곰물로 속을 넣은거여서 아주 맛있음)을 사가지고 왔다.

우리는 가게에서 사장님부인을 일본말로 <옥쌍>이라고 부른다.

<<어머..옥쌍, 오늘이 여자애명절이라고 떡 사오셨네요….저도 여자애니깐요..ㅎㅎ..감사합니다…잘 먹겠습니다…>>

<<그래…그래…사이상은 아직 젊으니깐…하하하…
그리고 오늘은 사장님과 나의 결혼 41주년 기념일이란다.>>

<<어머..그래요..?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우리의 결혼기념일도 금방2월28일에 지났는데요…
우리는 9주년이랍니다..ㅎㅎ>>

<<음….9주년…..
하하….사이상은 아직 너무 젊어 좋네..
우리는 41주년이야…41주년…..
내가 27살에 결혼하는 그해 일본에서 동경올림픽을 주최했댔지...
昭和39년 이였어....그때로부터 41년이 지났어..41년..,,,
근데 이제는  공기의 존재야….…..空気の存在……하하하……..>>

공기의 존재…..

우리의 조선말로 생각하면 의미가 다르게 생각될지도 있겠지만 일본사람들의 뜻으로 리해하면 이젠 나이가 들어서 이세상에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즉 이젠 나이가 들어서 볼수도 만질수도 없는 공기와 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언제나 성질이 서글서글하신 일본할머니시이다.
전통적인 일본할머니들과는 너무나 달리 웃을때도 언제나 하하하….호탕하게 웃으신다.
호탕하게 웃으시면 기분이 좋아진단다.

물론 롱담으로 하시는 한마디의 말씀이였지만 <공기의 존재>….라는 이 한마디 말이 나에게 사색의 여운을 남겨준다.


이젠 년세가 있어서 그런 공기의 존재를  의식하면서 살아가시는 이미 70이 넘은 사장아바이와 68세의 사장부인님…..
자신을  공기의 존재라고 말씀하시면서도 매일매일 분투하고 있는 늙은 부부간…

  
나로서는 너무나 탄복이 간다.
사장아바이는 매일 아침 10시전에 가게에 나와서 저녁11시반쯤 되여야 집에 돌아가심에도 언제 한번 피곤하다는 말씀이 없으시다.

이젠 두분 다 년금(중국놓고 말하면 퇴직금 혹은 양로보험과 비슷함)도 톡톡히 받으심에도 불구하고 가게를 열심히 운영해나가고 있다.

내가 전번에 주방안의 한족남자들과 맞지 않아서 일 그만 두겠다고 할때 사장아바이는 그것도 한차례의 인생의 공부로 될것이니 내가 일본에서 하는 일, 일본에서 겪은 모든 것을  인생의 공부로 되는 기회로 여기라고 나에게 차근차근 타일러주셨다.

그래.....
일본이라는 나라는 나에게 너무나 많은걸 배워주었어....
일본도 나의 인생의 교과서....

나는 오늘 나만의 자유의 세계에서  나의 일본에서의 4년이라는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본다.
일본에는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잊을수 없는 추억들이 많고도 많다.
볼수도 만질수도 없는 공기처럼 흘러간 지나간 4년...
적적하고 우울한적도 많았었고
힘들고 아플때도 많았었지만
행복의 미소, 기쁨의 미소가 더욱 많았었던 일본생활인것 같다.
그래서 일본할머니가 말씀하신 <공기의 존재>는 나에게 있어서  많은 사색의 여운을 남겨주는 걸까.....
  
그럼 나, 한 평범한 여자가 일본할머니가 말씀하시는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될때에는 어느 누구한테 어떤 여운이라도 남겨줄수 있을까…..
남겨준다면 어떤 여운을 남겨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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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5)

히로시마사나이 · 2005-03-06 08:01:24
좋은글이시네요...

감수깊게 읽고 가요.....
할미꽃 · 2005-03-07 12:44:32
오랫만에 들려서 좋은 글 잘 보구갑니다...

<공기같은 존재>란 정말 좋네요..
옆에 가까이 잇어도 느끼지 못하지만
없으면 살지 못하는 그런 존재...
나두 남편에게 <공기같은 존재>로 되기위해 노력해야지 ㅎㅎㅎ

항공님은 벌써 결혼 9년이 되였어요?
명년이면 10년이네요..
일본여자들은 결혼 10주년에 남편한테서 다이야10개 밖힌 목걸이나 가락지 아니면 손목걸이같은 악세사리 받는대요..
10주년이라서 꼭 많지도 적지도 않은 10개요 ㅎㅎㅎ
항공님도 꼭 사달라고 하세요 ㅎㅎ
저두 지금 벼르고 잇거든요..
근데 아직 5년은 더 기다려야하는 신세...ㅠㅠㅠ
cuikuanyi · 2005-03-07 21:09:07
空気の存在ーいい言葉ですね。でも,’居るだけで’の話もありますよ。結婚して41年、相手にとっては大事な存在ですよ。
 頑張って崔さん
항공 · 2005-03-08 00:10:24
히로시마사나이님, 저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미꽃님, 정말 오래만이네요.
시부모님일본여행은 즐거웠겠죠?
할미꽃님 덕분에 저 , 래년에 남편한테서 톡톡히 선물 받아야 하겠어요...ㅎㅎ
그런거 원래 전혀 몰랐었거든요..ㅎㅎ
항공 · 2005-03-08 00:20:44
cuikuanyi님, 그래요...空気の存在....좋은 말씀이구 말구요...
물론 이말씀을 하신 할머니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존재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우선 저의 글 읽어주셔 고맙구요
충고도 고맙습니다...
貴方も頑張っ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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