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일기 4 - 두번째 회사의 1차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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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봉 · 2004-07-13 01:40:10 · 조회 812
취직일기 4 - 두번째 회사의 1차면접

산이라는 것은 멀리서보면 윤곽이 명확하게 잘 알리지만,
정작 그속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동서남북을 분간하기 어렵고
길을 찾기 위해 헤메게 된다.

취직활동역시 마찬가지었다. 지금의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지나왔던 길이 환히 보이지만, 그때 그당시의 그러한 상황속에서는
기쁨과 아픔과 희망과 절망이 2중 중으로 겹쳐져 다가오고 있어서
그야말로 산첩첩 물첩첩한 기분이었다.

[ 희망이 많은곳에 실망도 많다 ]

어부들은 물고기를 많이 잡기 위해서 그물을 크게 던진다.
크게 넓게 던질수록 많이 잡힐 확율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도
힌트를 얻었다. 많은 회사에 응모해서 많은 회사에 면접을 보면
당연히 하나정도 걸리는게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Rikunabi(취직자지원사이트)에 부탁해서 9개 선택하는외에도
개인적으로 인터넷이나 잡지에서 회사정보를 찾아 응모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그물을 많이 늘여놓는 것은 생각밖의 부작용이 있었다.
바로 희망이 큰 곳에 실망도 크다는 점이었다. 응모한 것이 많은
만큼 거절통지도 많았기 때문이다.

취직응모를 하는 것은 마음과 체력의 소모가 동반한다. 응모할 때
마다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를 써야 되며, 자아소개를 써야 했는데,
그때마다 회사에 대한 소개자료를 분석해야 했고, 능숙하지 못한
일본어를 다듬고 다듬어서 응모편지를 써야 했던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필경은 나의 미래와 인생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정성을 들이지 않을수가 없었다.

일본의 회사들은 회사에서 채용을 정하기 까지 보편적으로 3단계 혹은
4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단계는 서류심사인데, 응모자의 이력서와
직무경력서, 자아소개등을 기본으로 채용에 합당한 대상자인가를
판단한다. 서류심사에 통과되면 두번째단계로 면접통지가 오는데,
보통 1차면접은 인사과 혹은 응모부문의 담당자가 하게 된다.
1차면접이 통과되면 세번째단계로 2차면접이 있게 되며 2차면접은
사장 혹은 경영자가 담당한다. 2차 면접에서 통과되면 \"나이떼이\"라는
통지가 나오는데 바로 채용합격통지인것이다. 모든 회사가 다 그런것은
아니고 회사의 규모와 실정에 따라서 한단계의 과정만 거치는 회사가 있고
많아서 4단계의 과정까지 거치는 회사도 있는것이다.  

꽤 인기가 있고, 장래성이 좋은 전문분야를 가진 회사들에만 응모서를
제출했는데 아무래도 서류검사는 엄했던것 같았다. 연속 며칠동안
응모한 회사들로부터 서류심사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통지만 왔는데,
그 부작용이 만만한게 아니었다. 마치 오랫동안 햇빛이 비치지 않는
습기찬 구석에 이끼가 끼는것처럼 나의 마음속에서도 슬거머니 자신에
대한 의심과 불안이 싹트고 행동과 생각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다시금 생각해보니깐, 어부들도 그물을 아무대나 막 던지는게 아니었다.
어부들도 우선은 조사를 해보고, 고기들이 걸릴거라고 판단되는 곳이
있을 때에야 그물을 던지는 것이었다.

나는 그물을 던지긴 했지만, 무작정 아무곳에나 막 던졌던 것이다.
체력만 소모하고, 매번마다 빈 그물을 걷어들이는 경험을 하게 된것이다.
역시 회사는 응모하기전에 우선 조사와 연구를 해볼필요가 있는것이었다.
때로는 별 마음이 없이 그냥 응모했던 회사로부터 정중하게 보내온
서류심시 미통과통지를 받을 때면 열을 받기도 한다. 펀펀한 사람이라도
만날때마다 \"너는 안된다\"라고 한다면, 마음속으로 의심이 생기지 않을수
없다. 괜히 아무런 회사나 건드려서 안그래도 아픈 상처에 소금까지 쳐야만 했던
자신이 불쌍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역시 도전이라는 것은 무작정 하는게 아니라는것을 배웠다. 힘 좋다고 아무
나무나 눈에 보이는데로 패는 나무꾼은 훌륭한 나무꾼이 될 수 없었다. 힘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 힘을 아꼈다가 꼭 필요할 때에 힘껏 패는 것이 좋은
나무꾼이었던 것이다. 취직활동에서도 마찬가지임을 깨달았다. 열정과 체력과
마음을 아끼면서 확실한 목표가 나타났을 때 최선을 다해서 돌격해야 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 두번째 회사의 1차면접통지]

때로는 하루에 거절통지 세개씩이나 받으면서 우울한 날들를 보내다가 드디어 하루는
반가운 통지를 받게 되었다. 다음주 월요일(4월 19일)에 면접을 오라는 것이었다.

그때 나의 기쁜 심정은 어떻게 묘사해야할지 모르겠다. 마치 목마른 놈이  
사막에서 이틀동안 헤메다가 갑자기 물 한바가지를 얻은듯한 기분이었다. 이미
갈급할대로 갈급해진 나에게는 그 면접통지가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

다시금 젊음의 피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두주일전 그 공포스러운 면접때의
무거운 그림자가 아직 완전히 가셔지지 않았지만, 굶주릴대로 굶지리고 악이 날대로
난 나의 눈에는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사나이가 태어나서 어찌 자기 몸
담을곳 하나 찾지못할수 있단말인가?!! 눈앞에 칼벼량이 있더라도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나의 120%의 최선을 다 하고 떨어지고 싶었다. 황계광이 또치까에 덮쳐드는듯한 비장한
마음을 안고 나는 두번째 회사의 면접에 응했다....

[ 즐거운 면접 ]

응모한 회사가 많다보니 회사정보들을 일일이 다 기억할 수가 없었다. 면접통지를
받아서야 다시금 회사소개를 찬찬히 보기시작했다. ^^

회사원은 약 160명정도, 동경에 본사가 있고, 니이가다, 오사까, 나고야 등에
일본국내의 여기저기에 분사를 가지고 있었다. 주요 업무분야는 데이타베이스와
네트워크였다. 그리고 중국 할빈시에도 업무관련 회사를 가지고 있다고 적혀 있었지만,
홈페지에 기록된 정보는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1차면접의 기회에
면접관을 통하여 회사의 정보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나는 면접시간에 20분 앞당겨 도착했다. 회사부근의 자그마한 공원에서 자아소개서,
직무이력서 등 서류들을 재차 확인하고나서 면접 5분전에 회사로 들어갔다. 이미
면접관은 기다리고 있었고, 서로 자아소개를 한 후에 면접이 시작되었다.

면접관은 니이가다분사에 있는 인사과과장이었다. 면접관의 표정은 매우 안온했으며,
말투는 침착했고, 태도 역시 매우 겸손했다. 인간경력이 아주 풍부한 상대라는 직감이
들었다.  

이력서를 보면서 간단하게 자신의 이력을 서술하고 곧 질문응답단계로 들어갔다.

말이 질문응답이지 한담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것 같았다. 나로서도 도데체
무슨영문인지 알수가 없었다. 분명히 나의 일어수준은 높은게 아닌데 면접관과의
대화는 거침없이 잘도 진행이 되었다. 꼭 마치 언어를 제외한 무엇인가가 서로
통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요하게 오고간 이야기들로는 이때까지의 3년간의 경험,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유, 자신의 성격에 대한 묘사, 출생지 및 업무경력 등이었다.

3년간의 경험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했다. 3년간 의료화상처리분야를 해왔으며
사용된 언어로는 VC++이라고, 그리고 데이타베이스에 관련된 업무경험은
불과 두달밖에 안된다고 알려주었다.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자신의 능력을 보다 활용하기 위하여 직장을 바꾸기로 했다는 것)을
알려주고나서 덧붙여 내가 이해하고 있는 \"회사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관점도
서술했다.

자신의 성격을 묘사해보라고 면접관으로부터 질문을 받았을 때는 약간 망설였다.
나의 서투른 일본어로 어떻게 묘사했으면 좋을 지 몰라서 약간 침묵하다가 결국
혈형과 별자리로 해석해주기로 했다. 혈형이 A이기 때문에 약간 보수적이며
성격에 세심하다는 것과, 물병사리좌이기 때문에 성격이 활발하고 새로운 지식에
대한 학습능력이 강하다는 것,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기 좋아한다는 것등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단점에 대해서 물어보았을 때는 성격이 급하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자그마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나는 \"성격이 급하다\"는 단어를 일본어로
\"키가 미지까이\"(인내심이 약하다)라고 틀리게 말해버렸는데, 면접관과 말이 오고가면서
뭔가 뜻이 잘못 전달되었다는 생각이들어 다시 이야기해보니깐 \"키가 하야이\"(성격이
급하다)를 잘못 말했던 것이었다. ^^ 그리고 출생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중
나는 고향 할빈시의 겨울의 아름다움과 공포스러운 추위에 대해서 신나게 설명해주었다.

술은 잘 마시냐는 질문에 나는 솔직히 술에는 약하다고 대답했다. 중국의 백주
반병밖에 마시지 못한다고 (농담으로)대답했더니 면접관은 입을 딱 벌리는 것이었다. ㅋㅋㅋ
현재의 회사 밖에 다른 회사에는 면접을 받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나는 사실대로
없다고 대답했다. 석주전에 면접을 하나 보긴 했는데 떨어졌다고 알려줬다.

생각밖으로 면접은 자기도 믿기 어려울정도로 유연하게 진행되어갔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정도로 ...

어느새 한시간이 지나고, 할 이야기는 많았지만 이제는 그만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 되었다. 대화하는 과정중에 면접관을 통해서 회사에 대한 정보도 어느정도
요해하게 되었다. 동경에 본사가 있지만 핵심은 니이가다에 있다는 것, 그리고
업무분야는 데이타베이스쪽이 70퍼센트에 네트워크가 약 20퍼센트, 그리고 할빈시에
있는 중국회사와 업무연락이 많다는 것 등등이었다.

면접을 마치면서 면접관으로부터 건의가 제기되었다. 코딩만 하는 프로그래머보다는
BSE(Bridge System Engineer)가 되라는 것이었다. IT분야의 기술과 언어능력을 활용해서
중국과 일본사이의 다리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면접을 통해 나에
대해서는 참으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3년동안 일해왔던 전문분야가 현재의
회사의 분야와 어울리지 않아 조금 아쉽다면서 봉급은 너무 높게 희망하지 않는게
좋을거라는 제안도 해왔다.

늦어서 한주일후에 결과통지가 나올거라는 약속을 받고 나는 홀가분한 기분에
면접실을 나왔다.

[ 면접후감 ]

면접은 너무나 좋은 분위기속에서 진행되었다. 면접실을 나와 오색등불로 환한
동경탑이 보이는 길을 걸어 전철역을 향하면서 콧노래가 나올 정도였다.
세상에 이렇게 즐겁고 편안한 면접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자기도몰래 고개를 끄덕였다.  

첫회사의 면접과는 너무나 다른 면접이었기에 왜서 이렇게 다를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두 회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면접의 포인트가 다르다는 점이었음을
알았다. 석주전의 면접에서 중점으로 평가가 되었던 것은 나의 기술력이 었다.
하지만 이번의 면접에서 평가의 기준으로 되었던 것은 기술력보다는 나의 인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대화의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의 관점과, 3년간의 사회경력과,
고향의 성장환경, 미래의 타산등에 대한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
면접에서는 항상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는것, 우정 웃는 얼굴을 해서가 아니라,
대화하는 과정중에 서투른 일본어였지만 쉽게 뜻이 전달되고 말이 잘 이어졌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얼굴에 떠올랐던 것이다. ^^

기분이 좋았던바 첨에는 자신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지만 인차
그게 아니라는것을 깨달았다. 오늘의 면접이 아주 기분좋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 역시 경험이 풍부하고 이해력이 높은
면접관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쁜것은 확실했다. 이번의 회사라면 회사원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해줄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회사원의 실력보다는 인품에 대하여 강조하는 회사,
일본어가 서툴지만 인내심있게 들어주고 이해하기에 노력하는 회사, 침착하고
예절바른 그런 회사, 그런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참으로 행복한게
아닌가고 나는 생각했다. 봉급이 적더라도 이런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뭔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약간의 불안함이 있는것은 사실이었지만 확실이
뭔가 마음속에 빛이 들어온듯한 느낌이었다. 설마... 이게 신께서 나에게
준비한 회사가 아닐가...

괜히 좋아했다가 층집에서 떨어지는 아픔을 다시 겪을가봐 나는 상상의
날개를 접었다.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상
너무 큰 희망을 품지 않는게 제일 좋은 것이었다. 나의 신심과 마음을
잘 보호해야 실패하더라도 다시금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 2차면접통지]

마음은 침착하게 되었지만, 예감은 아주 강했다. 면접받을 때의 면접관의
표정, 나를 바라보는 눈길, 침착하면서도 기대감이 강하게 빛나고 있는
눈길 ... 만약 나를 회사에 필요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인차 통지가 올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쁘게도 나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한주후에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불과
이틀이 지나서 회사로부터 2차면접(4월 23일)을 보러 오라는 통지가 왔다.
참으로 놀라웠다. 통지를 받은것도 기뻤지만 나의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데서
더욱 기뻤다. 아침하늘이 환해오는듯한 느낌이었다.

신이시여, 이제부터 저의 앞길이 활짝 열리는겁니까?...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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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취직일기4 - 두번째 회사의 1차면접
# 작성자: 배상봉
# 작성일: 2004년7월11일 (일요일)
#
# 본문의 이야기가 발생한 기간: 2004년3월말 ~ 2004년6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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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3)

ヒカリ · 2004-07-13 03:39:01
いい話聞かせて、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二次面接も通過するように、頑張ってください。
そして、また、聞かせてください!
상큼한레몬 · 2004-07-13 16:41:36
ㅋㅋ 오늘도 역시 많은 소득을 얻게 해준 \"따뜻한 손\"님 감사합니다...
전 어제 첨으로 일본체험수기를 읽엇습니다
쉼터에 이렇게 좋은 글들이 나와있을줄은 어제 안거죠
. 그리고 급기야 소감을 쓰고 싶은데 쉼터회원만 가능하다는거예여..
그래서 오늘 이렇게 쉼터의 새가족으로 가입햇어여 ....
새로 올린 \"따뜻한 손\"님의 글을 보면서 정말로 너무 절실하게 느껴지는 삶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새 사건들이 일어낫는지 정말 궁금하구요 ~
이 글들은 님의 취직일기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
내 삶에도 그 어떤 힘을 주는것 같습니다 ...
앞으로도 이 일기의 끝까지 쭉 지켜볼겁니다 ...\"따뜻한 손\" 님 화이팅!
X.K.L · 2004-07-13 20:36:24
첫번째면접에서는 보통 인사부문의 책임자와 기술현장의책입자가 인품이나 기술쩍인것을 많이보지만 이차면접에서는 보통 사장이나 부장이 나와서 인품이나 적응능력을 많이보니 그런줄알구 노력해보아!!!아 이미 니가다에 취직했다지 별로도음은 안되갰지만 오늘그기에홍수졌던데 괜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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