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일기 1 - 시작하면서 (계기 및 도전)

일본체험수기 · #22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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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봉 · 2004-07-09 22:22:35 · 조회 944
취직일기 1 - 시작하면서 (계기 및 도전)

취직활동은 순리롭게 끝났고, 6월 1일부터 나는 새로운 환경속에서
새롭게 출발을 시작하였다. 두달동안의 취직(전직)활동을 벌리면서
생각밖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예상못했던 사건들도
경험하게 되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회사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기도 하였다.

새 회사과 새 방식에 점차 익숙해져가고 있는 지금, 두달간 걸어왔던
굴곡의 길을 다시한번 한장면 한장면 되새겨보면서, 그동안 느끼고,
배우고, 방황하고, 고민하고, 깨달았던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해보고자 한다.

아직까지 나의 생각들은 세찬 바람에 나무잎 휘날리듯이 무질서하게
휘날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자신에 대해 기대감이
없지 않다. 최소한 앞으로 내가 가야하는 길, 나에게 적절한 생존방식에
대해서 어느정도 답을 얻고 싶었다.

이번 시리즈 \"취직일기\"라는 제목으로 약 10편좌우로 연속되어 작성할 예정이며,
시간순서로 순간순간의 환경과 행동과 생각을 그대로 기록하려고 한다.
문장이 다 끝나지 않은한 어느정도 기대할수 있을지는 나자신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이 문장을 작성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에게 학습과 깨달음의 기회가 되고,
읽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삶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전달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만하다고 생각한다.

[ 새로운 출발을 하게된 계기 ]

일본에서의 직장생활 3년, \"3년\"이라는 것이 하나의 도화선이 되어
나의 깊은 고민을 불피웠다. 첨에는 조용히 하지만 점차 강하게...
과연 이 3년동안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3년전의 나의 모습과 현재의
나의 모습을 비교해볼 때 나는 어느만큼 성장해 있었는가? 앞으로
또 3년은 어떤 모습으로 보내게 될것인가?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질문과 앞길에 대한
고민속에서 나는 선택의 갈림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3년전 첨으로 일본이라는 섬에 와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의 환상과
격동에 비해 3년간 직장생활의 희노애락을 겪어온 지금은 많이
현실적이고 침착해졌다. 그동안 나는 일본이라는 사회에서의 생존환경의
잔혹함을 목격하였고, 직장동료들과의 교류속에서 천차만별한 사람들의
심리상태들을 보아왔으며, 상사와 부하의 관계, 고객과 회사의 관계,
동료와 동료의 관계의 상호영향을 경험하였고, 충돌과 모순속에서
해결책을 모색해나가는 어려움, 프로젝트 완성시의 성취감과 즐거움도
맛보았다.

회사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무너지고 만다는 참혹성을
절실히 느꼈고, 고객은 회사의 생존의 원천으로서 당연히
\"임금님의 대우\"를 받게되어야 하는 이유도 이해되기 시작했다.
또 직장이라는 것은 아주 현실적인 장소로서 장난과 게으름을
허용하지 않으며, 딴딴하고 확실한 실력을 가진자만이 환영을
받으며, 하나하나의 프로잭트가 회사의 생존에 연결이 되어있고,
하루하루의 작업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회사라는 것은 하나의 큰 기계이고, 회사원은 그 기계를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부속품이라고 생각한다. 기계가 잘 돌아가자면 부속품이
잘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가끔씩 적절하지 않은 부속품이 있을 수도
있다. 자전거를 돌리는데는 보통 나사못으로 충분히 될수 있는데
비행기의 나사못이 사용되었다거나, 혹은 비행기를 날리는데는 질좋은
나사못이 필요한데 자전거의 나사못이 사용되었다거나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자전거는 그래도 자기의 바퀴가 잘 돌아가니깐 나사못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나사못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지 않을수가 없다.
나는 비록 재간이 없어 비행기나 승용차의 나사못 감은 못되지만
그래도 오토바이의 나사못정도는 된다고 믿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의 능력의 30%밖에 사용하지 않는 곳에서 나의 청춘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최소한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잠재되어있는 가능성의
50%정도는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 나의 청춘을 불태우고 싶었다.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환경을 찾아
도전하느냐를 결정하는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답은 이미
머리속에 빤히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신의 능력과 경험과
지혜를 마음껏 발휘하고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불태우며 엎어지고
자빠지면서 마구 질주 할 수 있는, 보다 넓은 환경속에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 사 직 ]

선택이라함은 항상 얻는것이 있는 동시에 잃는 것이 동반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환경을 포기해야만 했다.

사장은 나를 일본에 데리고 온 은인이었다. 3년전 연변과기대를
졸업하고 조교로 남았을 때, 우연히 방문온 사장을 만나게 되었으며,
백산호텔1층에서 10분동안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결과,
나의 일본취직이 결정이 되었던 것이다. 조건은 한가지, 3년동안
근무해달라는 것 뿐이었다.

사실 3년이란 것은 교육하는 시간에 불과하다. 회사원이 되어서
진정으로 그 위력을 발휘하고 회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은
3년후부터 인것이다. 자기가 3년동안 분투했던 곳을 떠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이때까지 쌓아왔던 모든것을 허물고 새롭게
쌓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원이 떠난다는 것은 회사에게도
큰 손실이요, 회사원에게도 힘겨운 선택인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자체의 실현목표와 발전방향이 있듯이, 나 역시 내 인생의
목표와 꿈이 있었다. 3년간 나를 배양해주고 성장시켜준 회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끝이 없지만 나 또한 나의 인생에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되었다. 회사는 회사의 발전을 고려하는 입장에서 나를
만류하고자 하지만 나는 나의 인생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사직을 해야 했다.

고민고민 끝에 결심을 내리고 3월말에 사장에게 3년간 여러모로
감사했다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이튿날 점심에 같이
식사를 하면서 나의 입장을 재차 확인하였다. 비록 무척 아쉬워하는
표정이었지만, 사장은 나의 선택을 존중해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주었다.

시기는 딱 알마춤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신의 손길이 구름을 헤쳐주어
해빛이 비쳐들어오게끔 한것과 같았다. 워낙 3월달부터 시작해서 반년간
지속되기로 했던 프로젝트가 고객측의 년말결산원인으로 (일본기업들은
3월말이 년말이고, 4월부터 새해로 계산한다) 4월중순으로 미루어 졌다.
큰 프로잭트를 맡게 되면 그 책임때문에 중도에서 나가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내가 사직을 제기한 시기는 면바로 이전의 프로잭트가 끝나고, 새 프로잭트가
아직 계약을 맺지 않은 시기었기에 회사측이나, 개인측이나 조금 한가한
시기였었다. 또 4월달은 면바로 내가 일본에 취직되어 일을 시작하던
달이었기에, 나는 당초의 3년이라는 약속을 채우고 나갈수가 있었다.

[ 출 발 ]

이렇게 되어 상의끝에 4월말까지 근무하기로 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그때까지 나는 아직 취직활동을 벌이지 않은 상태였으며,
경험이 없다보니 갈곳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을 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마음은 든든했다. 일본인들마저도 취직이 힘들다는 지금의 사회현실이었지만
어쩌면 나라면 다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훌륭한 회사들이 많고 많을진데,
사나이가 몸담을곳 하나 찾지 못하랴!는 생각으로 앞길에 대해 자신만만했다....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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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취직일기 1 - 시작하면서 (계기 및 도전)
# 작성자: 배상봉
# 작성일: 2004년 6월 25일 (금요일)
#
# 본문의 이야기가 발생한 기간: 2004년 3월말 ~ 2004년 6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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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0)

서현 · 2004-07-09 23:27:00
좋은 글 감명깊게 잘 읽어보았습니다.

다음 글 기대합니다...
하나비 · 2004-07-10 01:17:19
앞길에 대해 자신만만 ~~그런 자신심이 희망과 힘과 용기를 가져다 주시겠죠 ^^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분들한테 도움이 될수있는 좋은 글 ~~
추천한표 ~ 덕분에 잘 배우고갑니다~~
그럼 다음편두 기대할께요.
메리 · 2004-07-10 11:40:54
나도 명년부터 회사에 들어가 게 됩니다.5달동안 부지런히 달아다녀서 찾은 일인데 정작 나이떼이 가지고 보니 먼가 영 불안합니다.잘 할수 있는지 ,일본에서는 취직해서 한3달 동안 하구 그만두는 아이들도 영 많다는데,그래도 열심히 한번 해보겠습니다.
이수진 · 2004-07-10 14:07:28
살아가는 모습 참 보기좋습니다^^*...
서현 · 2004-07-10 19:28:14
수진이 리플달때 앞에 [열심히]를 부치면 더 좋은같은데..
sea · 2004-07-10 19:42:00
서현이란 분은 그냥 인터넷에 붙어있네요ㅠㅠ
팔자도 좋은 분이시군
따뜻한 손 · 2004-07-10 21:58:50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실 글을 쓰면서 자신에 대한 한차례의 정리도 되고,
읽는 분들의 리플을 통해서 저도 많은것들도 배우는게 되는게 참으로 좋습니다.
이국타향에서 살아가자니 생각밖으로 어려운점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 열심히 생활을 개척하여 앞으로 일본에 오게되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본보기를 보여줍시다.

비 내리는 주말이지만,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서현 · 2004-07-10 23:33:42
sea님

그렇소.내 일본에서 팔자가 제일 좋은 사람일게요.
호~호 · 2004-07-11 22:38:02
마지막 편이 올라 올때까지 님의 충실한 독자가 되려 함니다.

빠쁘신 직장 생활이시지만 끝까지 해가 보이던 날의 일까지 써주세요.

기대 할께요.
따뜻한 손 · 2004-07-12 21:36:47
호~호님, 뜨거운 응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 몸의 마지막 한방울의 먹이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써내려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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