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의 아루바이트수기 (3자관계)

일본체험수기 · #22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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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ㅂrㄹrㄱi · 2004-06-22 09:12:50 · 조회 837
                                                                  허접의 아루바이트수기 (3자관계)


  3자란, 나, 덴쬬, 그리고 또 다른 종업원인 다나까상을 가리킨다.

  덴쬬는 올해 나이 30살이고, 좀은 숏다리에 항상 바짝 올린 머리를 하고 다니는 평범한 일본남자다. 눈섭은 항상 가뜬하게 깍고

눈섭이 적은 부분은 눈섭그리개로 그리는 사람이다. 한번은, 나의 눈섭색을 보더니 참 좋은 색이라면서, 자신이 지금 쓰고잇는 건

너무 진한색이어서 마땅치 않다며 어데서 삿냐고 물어서 당황한적이 잇다. 화장품의 화제를 갖고 남자와도 대화가 될수 잇다는 걸

처음 알앗다.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런지 까만색에 가까운 얇다란 입술을 놀리기 시작하면 정신을 잃고 까무러칠 정도로 쉼없이 움직인다.

  잔소리가 심하고 너무 쪼잔한 성격이다. 청소기 비뚤게 두어도 한소리 하고, 눈에서 조금 정기가 안돌아도 한소리 하고

심지어 가격란에 적어두는 세 사람의 글씨체까지 통일을 요구하는 좁쌀같은 성격의 소유자다.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종래로 말한적이 없는데 가끔씩 쯧쯧...여자들이란...하면서 한탄하는걸 봐서 상처 많이 받은걸로 추측이 간다.

  
  다나까상은 올해 20살로서 8월달에 잇을 성인식땜에 며칠전에 양복 사는걸 봣엇다. 집에서 나와 세집 맡고 네살이상인 여자친구랑

같이 살고잇는데 여자친구 씀씀이가 헤퍼 자신의 월급 몽땅 때려넣고 쩍하면 부모님들한테 손을 내미는 아직은 어리광대의 소유자다.

  어제도 여자가 7만엔짜리 루비통돈지갑 사내라고 아침내내 찡찡거리는 바람에 지각햇다고 머리 긁적이며 덴쬬한테 사과하는걸 봣다.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지...종업원뿐이 아닌 고객들한테서도 느낄수 잇는바, 일본남자들 거의 여자들한테 꼼짝 못하는 거 같다.

  그리고 3자중에 남은 라기상은 (ㅋㅋ_)허접이고 사고뭉치이고, 세심하지 못하고 얼렁뚱땅 해치우는 중국조선족여자다.

  못하는 일본어지만 쓸데없는 말이라도 주어붙여 전전긍긍해서 어떻게하나 일본사람들한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완고파다.

(근데 그게 생각처럼 쉽게 안된다. ㅋㅋㅋ)

  그리고, 두 남자 괜히 나한테 관심보이는거 같아서 (카카~자아감각 쥑임) 결혼한지 2년 됏다고 뻥친 사람이다.

  이 3자는 얼핏보면 사이가 좋은거 같지만 실은 매일 치렬한 전쟁이다. 누가 얼마 팔앗으며 얼마만큼 노력을 햇냐를 매상을 보고

사장이 매일 체크하니 서로 누구한테 뒤질세라 아닌것처럼 하면서 다 제 속궁리 차리는 사람들이다. 특히 덴쬬는 더 하다.

  우리보다 매상이 적은 날이거나 가끔씩 운이 좋지 않아 매상이 제로일때는 눈초리부터 꼿꼿하게 올라가고 그러는 날이면 우리는 될수록

덴쬬와 멀리 떨어져잇는다.

  그럴때마다 다나까상이 제일 심하게 당한다. 웃기는 건 뭔 큰 죄를 지엇다고 차렷자세를 해서는 머리를 살포시 수그리고

덴쬬상의 <<교육>>을 골똘이 들어주다가 말끝마다 <<하이! 하이!>>군대처럼 씩씩하게 대답한다. 꼭 마치 전쟁터에서

무거운 임무를 수여받는거처럼. 남자가 존심도 없이...쯧쯧!!

  그리고 솔직히 나도 좀 당햇다. 고객이 들어왓는데 인츰 말 걸지 않아서 기회 놓쳣다고 한소리 듣고, 다음은 들어온 고객에게

숨 돌릴 새 없이 인츰 말 걸엇다고 한소리 들엇다. 대체 뭘 어쩌라는거야? 이 카멜레온아! 굴뚝같이 치밀어오르는걸 참노라니 위가 아팟다.

  하지만, 아직 매상도 변변케 올리지 못하는 나로서는 대꾸할 도리가 없엇다. 그래서 휴식시간이면 상품소개도 연습하고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고객들마다에 인사도 깍듯이 하고, 기분이 잡치든 화가 나든 짜증이 나든 항상 웃어줫다. 무턱대로 웃엇다.

  감동먹엇던지, 아님 줄곧 나만 운이 좋아서엿던지 매상도 날날이 높아가고, 덴쬬를 초과한 날이면 웃음주머니가 흔들흔들 햇다.

  그럼에도 덴쬬의 잔소리는 여전햇고...어느 날인가 내가 비뚤렁한 자세로 여기저기 살피면서 <<교육>>을 들엇더니 하는 말이

  <<제가 말할땐 저의 눈을 보세요!>>

  젠장~~

  <<눈만 뚫어지게 보는건 실례 아니에요?>>반발심이 생겻다.

  <<이쪽저쪽 살피는거야말로 실례죠!>>덴쬬상 목청 높인다.

  <<알앗어요. 다음부터는 덴쬬상 말씀하실 때 눈만 뚫어지게 쳐다볼게요.>>지고싶지 않앗다.

  덴쬬상 불쾌한 기분으로 씽~하고 가버린다.


  처음으로 대꾸햇다는 기념으로 저녁에 돌아와서 와인 한잔 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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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7)

KGB · 2004-06-22 19:01:26
요즘은 좀 습관이 되는 모양이네유
Rain man · 2004-06-23 06:52:55
두 남자와 한 여자
연상과 연하
관심과 무관심
동료와 라이벌
참 많은 이야기가 이제 시작이군요.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굉장히 궁금해지는데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하나비 · 2004-06-24 01:41:06
오늘두 잼있게 잘 읽었당^^
그 덴쬬 정말 남자답지 못하게 속이 좁은 사람이네.그런 사람들은 큰일 못한다니깐~~
라기 잘했당.힘내서 덴쬬보다 매장 더 많이 올려 약올려랑 ㅋㅋ ~~
이수진 · 2004-06-24 14:11:58
매장이 올라가는것만큼 기분 좋은일이

또 어디 있으랴?...ㅋ
smale81 · 2004-06-27 21:07:25
해바라기님글은 언제나 잼있어요.

담집 기대할게요.
해ㅂrㄹrㄱi · 2004-06-30 11:35:02
재민지 뭔지...그냥 그런 멋에 삽니다.
날씨도 무쟈게 덥고...무더운 날씨지만 모두 힘내요!!!
새벽이슬남 · 2004-07-04 18:52:59
그래, 너 그냥 그런 멋에 살구 글 쓰구
우리 또 그냥 그런 멋에 보구 웃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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