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해마다 설이나 추석이면 중국동포(조선족)의 방송출연 빈도가 부쩍 높아진다. 설빔을 입고 아리랑을 부르는 중국동포를 보며 시청자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민족의 얼과 문화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한국에 거주하는 조선족들의 실제 설 풍습은 TV 프로그램에서 본 것과 판이하다. 이들은 설이 아닌 중국의 명절인 `춘절'(春節·음력 1월1일)을 쇠고 떡국 대신 만두를 먹는다.
설 연휴를 앞둔 1일 서울의 대표적인 조선족 밀집지역인 구로구 가리봉동과 영등포구 대림동을 찾았다.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옌볜 거리'라고 불리는 조선족 밀집지역이 형성된 가리봉동은 전체 주민 1만5천600여명 가운데 약 45%인 7천100여명이 조선족이다.
대림동에는 2000년대 중반께 가리봉동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조선족이 몰려들었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조선족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림2동으로 1월말 현재 1만9천193명 중 조선족이 7천25명에 달한다.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곳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설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설빔을 차려입은 동포는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고 거리에는 붉은 옷을 입은 동자와 거꾸로 쓴 `복(福)'자 등 춘절 장식만 걸려 있을 뿐이다.
이들 조선족은 설 음식도 중국식으로 먹는다. 떡국 대신 중국인들이 춘절 음식인 물만두와 깐 두부, 줄기콩(豆角) 등을 즐기는 것이다.
대림2동에 즐비한 중국음식점은 설 연휴가 다가오면 매출이 몇 배로 뛴다. 중앙시장에서 중국식품점을 운영하는 유모씨는 "깐 두부는 평소 하루 5㎏ 정도 팔리는데 춘절 기간에는 하루 30~40㎏ 팔린다"고 귀띔했다.
물만두도 춘절의 인기 상품이다. 강산면식점(江山面食店)을 운영하는 조선족 허창길씨는 "평소에는 50개 들이 만두 한 봉지가 하루에 100개 정도 나가는데 설 연휴가 되면 하루에 200~300개씩 나간다"고 말했다.
다른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 음력 1월1일에 만두를 나눠 먹고 다음날 지인이나 웃어른에게 찾아가는 것이 국내 조선족의 설 풍습이다. 한국 사람처럼 새 옷을 입거나 세배를 드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같은 핏줄인 조선족이 한국인과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데도 이곳의 설 풍경이 중국의 거리를 그대로 옮긴 듯한 까닭은 무엇일까. 한 중국식품점에서 만난 조선족 백모(53·여)씨가 의미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그는 "중국에 살 때는 설이면 한국의 전통을 지킨다고 떡국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는 오히려 만두 같은 중국의 춘절 음식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가리봉동과 대림동에 사는 남성 조선족의 80%는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한다. 또 여성은 대부분 식당에서 일하거나 맞벌이 부부의 아이를 돌본다.
고국의 환대를 기대하고 입국했지만 사회적 지위가 낮은 일을 하면서 한국인에게 차별과 멸시, 인권침해를 당한 경험이 국내 조선족의 반한 감정을 키웠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설 대신 춘절을 그리워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중국동포교회 김해성 목사는 "한국과 중국이 축구경기를 하면 중국을 응원하는 것 정도는 예사다. 남한 사회에 울분을 토하는 중국동포가 적지 않다"며 국내거주 조선족 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생활현장에서 차별과 멸시를 경험한 동포들이 한국에 대해 마음을 닫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라며 "다수이며 강자인 우리가 소수이고 주변인인 그들을 감쌀 방법을 고민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출처:조글미디어 media.zoglo.net]
쉼터에 새로운 글 쓰기는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소중한 기록 중에 꼭 다른 분들에게도 읽었으면 하는 좋은 글들은 「추천하기」를 눌러주세요.
일부 글들은 악성광고나 의미없는 스팸들일 수 있습니다. 읽는 분들에게 피해가 되거나 삭제를 희망하는 글에는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로봇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확인 및 정리를 합니다.
코멘트 (2)
음력설에 시골내려가면 동네사람들 모여들어 떡구시에 찰떡 쳐먹구
그랬는데...
한 핏줄이지만 지금 세대 조선족들이야 중국에서 태여나 자랐으니
중국음식 그리운거 이상할거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사는 우리 동포들 더 따듯하게 안아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국분들은 이상하게 조선족이란걸 알면 유세를 떨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태여나 처음으로 부푸는 가슴을 안고 한국땅을 밟았을때 1박2일로 여행비자까지
받고 일본에서 부산항에 들어섰는데 자꾸 물고늘어지려하며 우리뒤에 줄이 쫙---
섰던 창피하고 분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년전에 갔을때는 불경기에 와서 소비해준다니 태도 확 바꿨더만은 휴---

↓ ↓ ↓ ↓ ↓ ↓ ↓ ↓ ↓ ↓ ↓ ↓ ↓ ↓ ↓ ↓ ↓ ↓ ↓ ↓ ↓ ↓ ↓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빈말씀뿐만이아닌 실제적인 행동이 많이기대됩니다.
잘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