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중·러 관계..전략적 동반자→최강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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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 2014-05-22 09:51:40 · 閲覧 1254
합동군사훈련서 "군사동맹" 과시…"내정간섭" 외치며 對美 안보전선

10년 끌어온 가스협상 타결…에너지·경제협력 전면화

(상하이·베이징=연합뉴스) 한승호 이준삼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20∼21일 상하이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끈끈한 관계를 과시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장면이었다.

비슷한 시점에 국가 정상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간 여섯 번의 대면접촉을 했다. 서로 "양국 관계는 역사상 최고"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중러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예상 외"라는 평가가 많다. 성과가 적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반대다.

군사, 안보,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양국이 달성한 합의내용은 광범하면서도 깊이가 있었다. 공급가격에 대한 의견차이로 10년간 협상을 끌어온 천연가스 공급협상 타결이 상징적인 사례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양국의 합동군사훈련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한 것은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기 전까지는 좀체 예상하기 어려웠던 "정치적 이벤트"다.

일반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선 듯한 이같은 밀착관계는 결국 군사·안보영역에서 불편한 관계에 있는 미국에 대한 공동전선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회담과 절묘하게 맞물린 합동군사훈련 = 지난 20일 정상회담을 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린 중·러 합동군사훈련 "해상협력-2014"의 개막식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양국 국가가 울리는 가운데 해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각종 도전에 함께 대응하라는 양국 원수들의 주문도 이어졌다.

시 주석은 "중러 양국은 이번 훈련에서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의 안보안정을 수호하는 굳건한 결심과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며 "세계를 향해 양국의 전략적 상호신뢰와 전략적 협력의 새로운 수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군의 "깊은 전우애"를 강조했다.

그 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양국 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파시스트 침략에 저항했다며 "새로운 형세에서 양국 군이 협력을 강화하고 손을 잡고 각종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면서 세계와 지역 평화안정을 수호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치 "군사적 동맹"을 과시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이번 연합훈련이 양국 군대의 협력 수준을 대내 외에 과시하기 위해 치밀하게 기획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군사장비협력도 가속할 기세다. 그동안 중국은 경제협력을 미끼로 러시아의 최신군사기술을 이양받기를 원했지만, 러시아 측 반응이 다소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밀고 당기기를 거듭해온 최첨단 전투기 Su(수호이)-35S 거래계약을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사실상 타결지을 가능성이 크다.

대형 여객기와 군용·민간용 헬기 연구개발사업도 합작 형태로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러 지원속 "亞안보 맹주" 의욕 = 양국의 안보협력 강화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노골적이라고 할 정도로 과시한 대목이다.

이번 정상회담 골자는 "내정간섭 반대"로 압축됐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간섭에 반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정국가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경제봉쇄, 군사제재, 법률질서 등에 대한 간섭 등을 일체 배격한다는 메시지로 사실상 미국을 정면 겨냥한 셈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경제제재 등을 동원해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고, 중국에 대해서도 인권문제, 티베트 문제 등을 주축으로 중국의 정치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안보협력은 21일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이하 아시아신뢰회의) 정상회의에서도 도드라졌다. 시 주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CICA를 아시아의 안보 협력기구로 만들자고 공식 제안했다.

"아시아 재균형" 전략으로 자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역(逆)으로 견제하면서 아시아의 안보 맹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을 드러낸 것이다.

푸틴 대통령도 CICA 정상회의 총회 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동등한 협력 원칙과 개방성을 가진 안보기구가 필요하다며 시 주석의 제안에 호응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미국을 주축으로 한 안보협력체와 중러 양국을 주축으로 한 또다른 성격의 안보협력체 사이에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되는 장면을 상상케하는 대목이다.

◇초대형 가스공급사업 타결…경제협력 전면화 = 이번 중러 정상간 만남을 정리해볼 때 또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양국이 대규모 경제협력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국가간 경제협력 합의는 다소 추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양국은 10년 넘게 끌어온 대규모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21일 전격적으로 타결하며 새로운 에너지·경제협력 관계를 예고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러시아는 2018년부터 중국에 연간 38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중국 소비량의 23%, 가스프롬 수출량의 16%에 달하는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4천억 달러(410조2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최고경영자(CEO)도 러시아 언론에 계약 액수가 4천억 달러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는 2004년부터 10년간 가스프롬의 천연가스 공급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런 난제가 푸틴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순조롭게 해결된 셈이다.

시 주석은 특히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이 제창한 "실크로드경제지대"를 거론하며 아시아-유럽을 잇는 대시장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찬성입장을 보였고 중국의 시베리아 개발 참여를 권하기도 했다.

중러 양국이 군사·안보 분야 협력에 이어 에너지·경제협력 분야에서도 급속도의 밀착을 보이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들이다.

hsh@yna.co.kr

js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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