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퇴근해서 돌아오는 길에 전차에서 몇번이고 전화가 걸려왔다.
요새 일이 바빠서 전화 좀 안 했더니 이 아줌마가 또 나를 보고싶어하나부다 생각하고 전차에서 내리면 전화할려고 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하고 내가 다시 걸었을때 전화기 저켠에서 들려오는건
나를 반기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니라 아버지의 무거운 목소리였다.
"철호니?"
안 좋은 예감이 들면서 갑자기 불안감과 두려움이 몰려들었다.
"예.." 하고 대답하면서 제발 내 직감이 빗나가기를 바래고 바랬다.
"어머니가 돌아갔다."
아버지의 말이 끝나기전에 나는 시간이 정지되기라도 하는듯 아무런 생각도 할수 없었다.
저켠에서 아버지가 계속 뭔가를 말하고 있었지만 잘 안들렸다.
본능적으로 전차 갈아타고 집에 오는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어떻게 우리 어머니가 벌써...
집에 돌아와서 이튿날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회사에 사정을 설명해서 청가를 맡았다.
밤새도록 울어서 그런지 집에 돌아가는 동안은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고향에 돌아가본게 4년전이라서 올해는 꼭 한번 집에 다녀올 생각이였다.
어머니는 내가 돌아올때 반찬을 잔뜩 만들어주겠다면서 전화할때마다 고추랑 가지랑 말리고 있는데 또 뭐 먹고싶은거 없냐고 묻곤 했었다.
나는 그냥 시장에서 사오면 되니까 괜히 고생하지말라고 말렸지만 어머니는 기어코 파는것보다는 직접 만드는게 깨끗하고 맛있다면서 만들어준다고 그랬다.
아버지 역시 어머니가 요즘 이것저것 준비하고 나를 기다리는게 하루의 일과가 되였다고 말하셨다.
어머니 못지않게 나 역시 집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런식으로 가게 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집에 들어서니 삼촌이랑 이모랑 모여있었다. 밤새도록 곁을 지켜주고 다음날 화장을 할꺼라고 일러주었다.
어머니는 누워 있었는데 꼭 잠을 자고 있는것 같아서 어머니 손을 잡고
"어머니..."하고 불렀는데 꼼짝도 안 하셨다.
혹시나 숨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싶어서 어머니 얼굴에 귀를 가까이 하는데 누워있는 어머니 얼굴에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손수건을 꺼내서 어머니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는데 아버지가 내 어깨를 뒤로 끌면서 말했다.
"철호야, 진정해라."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말했다.
"아버지.. 조금만 어머니 옆에 앉아있겠슴다."
어머니 손을 잡고 다시 앉았는데 눈앞에 있는 어머니가 죽었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엉엉 울음이 쏟아져버렸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는지. 울다 잠이 들었나보다.
깨여나보니 날도 밝아와있고 친척들도 많이 모여있었다.
그날은 친척들이 여러모로 도와주어서 무사히 화장을 마쳤다.
아버지는 하루종일 무덤덤한 표정이였지만 집에 돌아오면서 봤을때 눈가가 젖어 있었다.
꿈을 꾸는듯한 하루를 보내고 아버지랑 집에 돌아왔을때 한번도 겪어본적이 없었던 허전함이 몰려왔다.
외지에 살면서 그토록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게 무었이였는지 처음으로 알았다.
그렇게 그리고 그리던 집.
하지만 어머니가 없으니까 너무 생소하다.
자꾸만 어머니가 주방에서 밥먹으라고 부를것 같아서 몇번이고 쳐다 봤다.
아버지랑 둘이서 식탁에 마주앉아 저녁 먹는데 아버지가 반찬을 건네면서 말했다.
"어머니가 소고기쫄임을 오래동안 안만들어봐서 미리 연습한다면서 해놓은거다."
그 말에 또 눈물이 나올려고 했다.
집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도쿄에 돌아왔지만 사실은 어서 빨리 떠나고싶었다.
어머니가 없는 집안은 너무 조용해서 견디기 어려웠다.
그렇게 서둘러서 떠나는 날에, 나는 또 하나의 커다란 슬픔을 보았다.
체크인을 마치고 계단을 오르던중 저켠에 얼핏 비친 아버지의 모습이다.
가족의 외국행을 바래러 나와 웃는 모습으로 열심히 손을 젓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버지는 내가 들어간 문쪽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다 커버린 자식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위해 오래동안 침묵만을 지켜오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날은 너무 슬퍼 보였다.
나리타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온후 아버지한테 전화했다.
예정대로 다음달에 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나서
돌아올때 가지고 올테니까 이모한테 부탁해서 어머니가 말려놓은 고추랑, 가지로 반찬을 만들어서 준비해달라고 했다.
아버지는 말투는 훨씬 밝아져셔 나한테 건강 조심하고 밥을 꼭 챙겨먹으라고 하셨다.
전화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달에는 집에 가야지.
2010년 5월 8일.
Written by 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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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당뇨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친구의 이야기를 씁니다.
효도도 할수 있을때가 있음을 느끼고
저랑 같은 생각이신 분들
추천 하나 누르고 부모님께 전화해서
보고싶어서 전화한다고 말해주세요.
효도는 켤코 부모님께
커다른 집 한채 사주는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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コメント (3)
4년전에 쓴 글인데 오랜만에 다시 봐도 괜찮은거 같아서..ㅋㅋ
글 읽으면서 눈물이 흘러내린것도 몰랐네요.
본인의 사실을 쓴글이 아니네요.
저두 금방 같은 일을 겪어서 읽으면서 혼자서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돌아가신 엄마생각, 혼자 쓸쓸하게 있을 아버지생각에 가슴이 미여지는같습니다.
금방 태여난 아들땜에 마음놓구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구 …
자주 집에 가보지 못한게 넘 후회스럽습니다.
내가 집에 가는 비행기표값이면 엄마 아버지 옷사드리구 싶구 약사드리구 싶어 참았는데
지금 다 부질없는 짓이 되여 버렸습니다.
일본에 계신분들 저와같은 후회만들지 마시고 부모님 자주 찾아 뵈세요.
부모한테는 옷보다 약보다 돈보다 자식얼굴 한번 더는게 더 보약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