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잊는다는건..

사랑이별 · #323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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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미스 · 2008-09-11 15:57:46 · 조회 752
잡념처럼 아무데서나 돋아나는
그 얼굴을 밟는다는건
웃고 떠들고 마시며 아무렇지도 않게
한 남자를 보낸다는 건
뚜뚜 사랑이 유산되는 소리를 들으며
전화기를 내려놓는다는 건

편지지의 갈피가 해질때까지 줄을 맞춰가며
그렇게 또 한 시절을 접는다는 건
비개인 하늘에 물감 번지듯 피어나는 구름을 보며
한때의 소나기를 잊는다는 건
낯익은 골목과 길모퉁이 , 등 너머로 덮쳐오는
그림자를 지운다는 건

한 세계를 버리고 또 한 세계에 몸을 맡기기전에
초조해진다는 건
논리를 넘어 시를 넘어
한 남자를 잊는다는 건
잡념처럼 아무데서나 돋아나는
그 얼굴을 뭉갠다는 건...


------최영미




이 시를 처음 읽었을때 속으로 비웃었다.
이 정도까지 빠진것은 이해할만해도 문장으로  표현할 정도의 진지함? 
무슨 못난 여자가 한 남자땜에 이렇게 당당하게 그리움을 표현할수 있을까?
그 남자가 너무 훌륭해서일까?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뒤 이 글에 공감을 느낄수 있었고 작가가 이해가 되였으며 이 글을 싸이메인글로도 선정하였었다.. 한 남자에 대한 그리움을 당당하게 표현할수 있는 작가의 용기에 감탄하기도 했다.

나도 한 남자를 이렇게 잊어본적이 있었기때문이라...
헤여지면 그냥 한동안만 조금 아플줄 알았는데 그 사람의 그림자가 항상 나를 따라다니드라..

그래서 자신을 원망했다..
잡지도 못하고 놓아버린 그 남자.. 있을때 잘하지 못한 자신..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사람을 소개해준
친구의 결혼식에서 처음 만났을때 부른 "그때 그 사람"을 .. 그 사람의 친구들은 우~ 소리를 내면서 그때 그 사람이 누구냐고 따져었다.. 가사중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에 딱딱 들어맞는 이 도시의 날씨를 지금도  원망하고 있을줄은..

이 노래에 답한 그 사람의 노래는 " 여자, 여자, 여자" 였다..  노래를 잘 못한다는 그 사람의 말대로 후반전은 함께 불렀었던 그날..

후회했다.. 첫 만남에 왜 그런 노래를 했었는지.. 이별을 결말로 하는 노래를 골라한 자신이 이렇게 미울수가 없었다.

"
지적이네요..."
라고 말하는 그 사람땜에 주말이면 글케 즐겨입던 캐쥬얼도 마다하고 꼭 단정하게 입고 그 사람 만나는 나.. 

가을을 몹시 타는 내가 홈피에 올린 "가을 앓이"란 글을 보고 남긴 그 사람의 댓글...
"아름다운 가을에 자신을 맡기면 기쁠거고 부러워만 하면 안타까울거니까 일단 나의 가을이라 생각하세요..."
이 한마디 땜에 이후 가을이 오면 항상 이 사람이 생각날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 꽃을 좋아한다고 말했으면 많이 받았겟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던 그 사람땜에 인터넷 뚜지면서 꽃을 연구했다는.. 혹시 어느날 문뜩 꽃묶음을 받게 되지 않을가 ..라는  상상도 해봤다.

"개성있어보이네.."
란 말에 흠칫 놀라면서 내가 너무 극단적이였나고 연신 반성하면서 되도록 말을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했다는..

처음 그 사람같이 백화에 셔츠 고르러 갔을때 한번도 남자옷을 사보지 못한 자신이 미워서 그 후론 매번 쇼핑할때마다 가지 않던 남자옷 매장에서 서성거리기도 했다는것을 그 사람은 모를것이다..
그리고 우정 그 사람뒤에서 걸으면서 뒤모습을 한참 지켜봤다는걸 그 사람 역시 모를것이다..

남자들은
드라마보다 스포츠채녈을 좋아할거라는것땜에 집에서 평소에 별로 보지 않던 스포츠 프로그램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면서 취미로 하려 했다는것도 그 사람은 모를것이다..



허나 이 모든것은 그 사람과 헤여진 다음에 떠올리게 되는 아픔의 한 소재가 될줄은 몰랐다.. 그 동안 내가 해온것이 많을수록 아픔의 깊이는 더욱 깊어만 갔다..

멜로 
드라마를 보다가 엉엉 소리내면서 울다 혹시 그 사람이 나도 이렇게 연약한 면이 있다는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쉽게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미련도 남아있었다..

전화를 할것도 아니면서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하고 전화벨소리 , 단축키까지 설정해놓고 오지도 않을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이 바보~ 

그 사람을 만나고 있는 동안 내내 설레이면서  "아름다운 구속" 을 전화벨소리로 하고 "너는 내 운명"을 이제 결혼식때 같이 불러야지.. 하면서
친구들과 노래방 갈때마다 불러서 애들을 질리게 하기도 했었는데..

크게 말도 없이 연락이 끊기게 된 두 사람.. 문제가 머였을까? 소개해준
친구는 "두 사람이 너무 비슷해 , 둘다 왜 글케 소심하고 생각이 복잡하냐고?... "
비록 내가 먼저 일체의 연락 방식을 다 끊어놨지만  만구도 하지 않았던 그 사람이 야속하기만 했다.

사실 그 사람은 모른다.. 겉으로는 담담하게 아닌척 애쓴 나지만 마음은 점점 그 사람한테 열려져 가고 있다는걸.. 서로 상대방한테 시간을 더 주었더라면 아마 현재의 우리가 아니였을지도 모른다.

일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걸 감촉하면서도 노력하지 않았던 소심한 내가 지금도
친구들한테 욕 듣는다는걸 그 사람은 알고 있을까?

그 사람과 만나면서 설레임을 감추지 못하고 주변의 지인들과 다 말해버린후  반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물어오는... " 그 사람과 어떻게 되고 있어? 너희들 진짜 다시 안 만나는거니? " ....할말이 없었다.

아직도 책장에 끼워져 있는 보내지 못한 그 사람의 생일 선물.. 인터넷 뚜지면서 지금의 그 사람이 보기에 좋을거 같은 책 "청소부 밥" 을 주문하고 받아서 정성스레 포장하고 카드까지 만들었는데..

마지막 선물로도 받을려 하지 않던  그 사람..
마지막 미련조차 남기지 못하고 말았다..



참....
한 남자를 잊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오늘도
누구나 성장하는데는 다 이런 잊음과 아픔이 있기마련이라고 자신을 타이르고 또 타이른다.. 
.
.
.

그리고 나중에 좋은 사람 만나면 그때가서는 절대로 쉽게 인연의 끈을 놓지 않을거라고 다짐했다.. 






p.s

찰나,
그리고
순간의 추억..

추억에는
그때의 시간과 음악과
사람의 향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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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7)

별이420 · 2008-09-11 17:10:51
아픔들이 절절히 묻어나는 글구네요..
아픈만큼 성숙한다고.. 다음번에는 내 자신을 더욱 확실히 어필해서
아프지 않은 아름다운 사랑 하셨으면 좋겠어요... 더 좋은 사람 만나기
위해서 그래서 놓아버린 사랑의 끈일꺼예요...
힘 내시구 하루빨리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래요...^_κ
天 · 2008-09-11 17:13:16
모두들 그렇게 슬플거면 왜 갈라지는지 ㅎㅎ

결혼하기전에 사랑이란거 하지두 말거지그램두 ㅋㅋㅋ
시행착오 · 2008-09-11 18:27:33
난시 낫구만 ㅉㅉㅉ
이브사랑 · 2008-09-11 19:22:33
휴ㅠ 넘 길어유 ...
ltm · 2008-09-11 19:32:51
멜로 드라마를 보다가 엉엉 소리내면서 울다 혹시 그 사람이 나도 이렇게 연약한 면이 있다는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쉽게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미련도 남아있었다..

알아요 .참 맞아요 . 그럼 저도 한남자를 잊고있내요.
감기 · 2008-09-11 20:17:42
잘 봤습니다,
행복하세요.
ㅎㅎ
핑크빛향기 · 2008-09-12 04:37:45
추억을 사랑하되,

추억에 매달리진 마세요.

행복하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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