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그 때 이미 그대는 홀로 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눈을 뒤통수에 달고 다니던 총각 시절에, 여기저기서 만났던 혼자 사는 여자 중에는 그렇게 잘나지 못한 여자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러나 그중에도 정말 잘난 미인도 한둘은 있었다. 또 바보스럽게도 잘난척 하면서도 실제로는 좀 모자라는 그런 여자가 많지만 그러나 그중에서도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자들도 몇몇은 있었다. 皮相的으로 보건대 그 한둘의 미인과 그 몇몇의 뛰어난 才女들이야말로 남성들로부터 求愛를 받으며 행복하게 살듯 싶었는데 실제로 대부분의 못난 여자들, 그리고 대부분의 좀 모자란듯한 여자들이 언제나 먼저 시집가서는 아이도 낳고 좋은 층집에서 잘난 남편의 멱덜미를 거머쥐고 아주 큰소리까지 탕탕 치면서 으스대고 사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렇다고 잘난 여자들이여! 내 글에 분개하지 말아라. 쬐끔은 유감스럽겠지만, 그러나 별수있나, 지금 생각해도 어디서 이쁘다는 소리를 못 들었던 그 많은 행복한 여자들치고 나는 키 큰 여자들을 별로 보지 못하였으며, 살색 흰 여자들을 얼마 보지 못하였다. 실제로 키 크고 살색 희면, 눈이나 코, 또는 입술 같은데가 그렇게 오목조목 이쁘게 생기지 않았더라도 秀氣롭다는 評을 쉽게 얻어들을수 있음을 안다. 키도 크고 살색도 희고 눈도, 코도, 입술도 모두 이쁘게 생겼던 그 몇몇 잘난 여자들을 나비나 또는 꽃에다 비유하기를 즐겼던 나는 반면에 키도 작고 살색도 까무찹찹하고, 어디를 뜯어봐도 별로 신통치가 않은 여자들에게는 사정없이 소나무나 또는 박달나무에 비유했던 적도 있었건만,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뒤통수에 매달렸던 내 눈이 어느새로 이마에서 코빼기로까지 移住해와야 했을 때, 사람들은 혼자 사는 남자, 혼자 사는 여자중에 누가 더 불쌍할까고 나를 놀려준다. 뭐, 불쌍해보이기는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내 없는 남자는 몽뚱이가 없는 머리요, 남자가 없는 여자는 머리가 없는 몸이라고들 말한다. 혼자 사는데는 경제적인 이유, 결혼관의 변화 등도 작용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성공 지향적인 사람에 매몰되기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또 남녀가 친밀한 사랑을 통해 맺어져야 하는데 남녀 모두 성취동기나 세속적인 출세에 예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그럼 과연 진짜로 그런건가, 뭐, 다 아는 얘기다. 사실 여성들도 말 잘 듣고, 돈 많이 벌어오며, 잘생기고, 영특하고, 검소하고, 정조관념 투철한 남성을 원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런 멋진 남자들은 전부 다 내가 보았던 소나무나 박달나무처럼 생긴 못난 여자들의 차지가 되어버리고말았다. 거기에 비결이 따로 없었다. 바로 생긴 모양처럼, 생긴 품성처럼 소나무나 박달나무처럼 땅에 한번 뿌리를 내렸다면 끄떡없는 그 정신과 소나무나 박달나무처럼 땅으로부터 한없이 받는 무상의 희생을 그대로 받은것만큼, 있는것 만큼, 하나도 남구지 않고 깡끄리, 모조리 다 퍼내서 자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쏟아붓는 그런 무상의 행위에 익숙했던 까닭이었다.
나는 그런 여자들을 우습게 보았던 볼기를 톡톡하게 얻어맞고 있는 셈이다. 이제 나의 눈은 이마빼기, 콧 빼기에서도 또 한번 이주민의 삶을 시작해야 한다. 나 같은 주책머리를 앞에 놓고 얼굴 잘나고 두다리 쭉쭉빵빵인 혼자 사는 여자들은 오늘까지도 한눈에 필이 팍 꽂히는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결혼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다들 대학 졸업하고 직장 생활 몇 년 하다 보니 그렇게 되어버린것 같다는 것이다. 정말 혼자 살겠다고 작정한 게 아닌 데도 말이다. 물론 겉으로는 혼자 사는 재미가 좋다는, 꽤나 많은 변명을 가지고 있다. 여행하고 싶으면 훌쩍 떠나고, 친구들이랑 영화 보고 싶으면 영화 보고, 맛있는 거 먹고 싶으면 맛있는거 먹고, 또 철철이 새옷 사 입고 자기 관리에 신경 많이 써도 누구라도 하나 함부로 상관 못한다는 것 등등, 그래, 이런것들 좋다, 좋다는대로 다 믿어주자. 그렇게들 다들 재테크며, 저축이며, 다이어트며 될수록 열심히, 그리고 여유롭게 살면서 자기 개발도 여유작작한 것은 혹시 보기 좋을지 모르겠으나, 그러나 정작 내가 만난 혼자 사는 여자들의 裡面은 슬펐다. 나라는 더꺼머리 주책바가지는 그런대로 상처가 뭔지 슬픔이 뭔지 모르고 잘도 지내는데, 여자는 아니었다. 무수히 많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
스스로의 내부에서 생성되는 피해의식 때문에 괴로운 것도 있겠지만, 이제는 한해 두해씩 나이를 먹다보니 타인의 눈 때문에도 남모르게 홀로 시달림을 받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나만 가로수인줄 알았더니, 어찌 그녀들도 신통하게 새가 깃들지 않는 가로수 같이, 제아무리 교태로운 몸짓을 해도 저 풋풋한 수풀 본래의 潤氣는 이미 많이 가셨고 메마른 포장 도로 가에 늘어서서 한해두해씩 매연에 그을려가고 있는 혼자 사는 여자의 슬픔을, 혼자 사는 내가 모를리 없는 것이다. 그런 혼자 사는 여자는, 혼자 사는 나 못지않게 모든 일을 홀로 선택하고 홀로 결단해야 하기 때문에 오직 홀로라는 의식이 주는 추위 때문에 몸을 떠는 것을 자주 보았다. 때문에 언제나 배수진을 치고 대결하다보니 점점 손댈수 없는 여자, 굳은 빵처럼 딱딱한 여자가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니 정말 굶은 내가 아니라면 딱딱한 빵이라도 그것을 성큼성큼 뜯어먹을 남자가 나 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보통 딱딱한 것이 아니고 남의 어금니라도 분질러뜨릴 만큼 朝夕으로 딱딱하고 거기다가 아주 고집불통까지 되어, 걸핏 하면 신경질을 부리고, 오해를 잘하고 潤滑性까지도 모조리 다 잃어버린 괴짜스런 피자빵이 되어버린다면 그런 피자빵은 벌써부터 항간의 이야깃감이 되고, 심심한 좌석의 입방앗감으로 마구마구 볼모양없이 뜯어먹히기 십상인 것이다.
그래서 이제 나는 체신머리 없게도 자기 주제는 감감 잊은채로 권고한다. 혼자 사는 여자야! 나 같은 구질구질한 남자한테는 침을 뱉어도 좋다. 이제 그만 다이어트하고, 이제 그만 분첩으로 얼굴을 두드려라, 秀氣의 껍질을 찢고 소나무같은, 박달나무같은 여자가 되어라, 아직도 늦지 않았다. 딱딱하고 이상한 괴짱 빵이 되어서 남자들이 씹을수 없을가봐, 또는 남자들이 데려가지 않을가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미 오래동안 너희들은 밤마다 무기를 다듬고 투구를 고쳐쓰며 내일의 전쟁을 대비해오지 않았더냐, 그 마음속에 우수의 비기 내리고 겁에 질려 떨고 있을 때에도, 만약 누가 보기라도 하는 날에는 언제나 잔다르크처럼 늠름한 기상을 갖추어 자기를 과시해오지 않았더냐, 이미 이때까지 그렇게 살아왔던 너희가 맘에 더는 좋은 남자들이랑 살기에 못 마땅하다니 말이 되느냐, 못마땅한 것은 남자측이 아니라 바로 굳은 빵인 너희들 자신이란다. 다시말하자면 외투없이 겨울을 나는 것과 같은, 또 다시 말하자면 무방비한 맨 몸에 따가운 여름 햇볕을 받아 온통 그을리는 것과같은, 들자갈이 가득 깔린 강파른 밭을 무딘 호미로 매어 감과 흡사한 삶을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남자들을 데리고 살려고 한 것이 아니고, 남자들이 와서 자기를 데리고 살아주기를 바랬기 때문이 아니더냐.
한번만 더, 혼자 사는 잘난 여자야, 생각을 바꿔라, 흔히들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산다고 하지만, 진짜로 행복한 여자들을 보면, 바로 남자를 데리고 사는 여자들이었다. 반면에 혼자 사는 여자는 남성이 데리고 살기에 못 마땅한 것이 아니라 남성을 데리고 살 능력이 없는 여자임에 틀림없었다.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고싶으면 분명히 그 능력부터 키워야 하리니, 남자가 그렇게 우람한 산악같더라도 그 산악속에서 섬세하고 가느다란 선을 그어가면서 끊어질 듯 말듯, 원시의 아성 앞에 움츠린 작은 綿羊인양 위태롭고 가련해보이면서도, 언제나 여자가 남자를 데리고 살아가는 자세가 그 여자를 행복하게 만든 다는 것을 알아야 겠다. 데리고 살면서 눈물도 먼저 흘리고 슬픔도 먼저 맛보고 인내도 먼저 배워야 한다, 아아, 그 때 이미 그대는 홀로 있지 않을 것이다!
재미 조선인 작가 유순호
쉼터에 새로운 글 쓰기는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소중한 기록 중에 꼭 다른 분들에게도 읽었으면 하는 좋은 글들은 「추천하기」를 눌러주세요.
일부 글들은 악성광고나 의미없는 스팸들일 수 있습니다. 읽는 분들에게 피해가 되거나 삭제를 희망하는 글에는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로봇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확인 및 정리를 합니다.
코멘트 (9)
너무나 좋은글이다======
나 혼자 사는거 아닌데...놀랐잼까?
글을......잘 읽구 감다..........ㅎㅎㅎㅎㅎㅎ
후유 무슨 이렇게 긴 글을 쓰면서 말하자는 주제사상이 뭔가요?
음악 듣기 좋네...
기분 넘 좋아 진다....ㅎㅎㅎ
그지? 글치? 옳지?ㅋㅋㅋㅋ
기분 넘 좋아 진다....ㅎㅎㅎ
그지? 글치? 옳지?ㅋㅋㅋㅋ
좋은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이말에 별로 동의되지 않습니다
저주위를 보면 정말로 잘생기고 제노릇잘하는 똑똑한 여자들은 거의다
좋은남자 만나 잘살고 있습니다
보통보면 그냥 주제없이 밉지도 이쁘지도 않는
여자들이 회사취직하고 조금만 독립하면 자기잘났다고
홀로남아있는거 같던데요
저주위를 보면 정말로 잘생기고 제노릇잘하는 똑똑한 여자들은 거의다
좋은남자 만나 잘살고 있습니다
보통보면 그냥 주제없이 밉지도 이쁘지도 않는
여자들이 회사취직하고 조금만 독립하면 자기잘났다고
홀로남아있는거 같던데요
플 남긴 열븐..ㅋㅋ
글이란 단지 글쓴이의 생각과 더불어 제한이 되여잇는만큼 또한 그렇하지만 풍부한 상상공간과 현실화한 자신생활관찰로 이루어지는 거랍니다..
단지 올치?가 글 올리는 목적은 홀로서기하는 여자분만 아니라 남자분들도
조만간 인생길에 다른 생각과 관념을 부여줫다면 기쁨다는 마음이꾸마..ㅋㅋㅋ
글이란 단지 글쓴이의 생각과 더불어 제한이 되여잇는만큼 또한 그렇하지만 풍부한 상상공간과 현실화한 자신생활관찰로 이루어지는 거랍니다..
단지 올치?가 글 올리는 목적은 홀로서기하는 여자분만 아니라 남자분들도
조만간 인생길에 다른 생각과 관념을 부여줫다면 기쁨다는 마음이꾸마..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