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어? 언제 왔지?'
그림자도 날씬한 눈부신 오후 다섯시
남자가 잠시 다른 곳을 보는 사이 등 뒤로 서있는 여자
마치 오래전부터 서있던 것처럼
하지만 숨을 할딱거리며 여자가 남자를 올려다 봅니다.
"뛰어 왔어요? 안 그래도 되는데.."
남자의 말에 여자는 흠칫 놀라며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봅니다.
남자는 그걸 왜 모르냐는 표정..
그리곤 땀에 젖어 그녀의 이마에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가리켜 보이며
."여, 여기요~ 땀 났어요..."
남자는 내심 엄지와 검지로 저 머리카락을
한올한올 떼어내고 싶다 생각하지만..
혹시나 느끼해 보이진 않을까?
그녀가 놀라 움찔하지 않을까?
그저 힘이 들어간 손가락을
꼬물꼬물 주머니 속에서 움직여 보죠.
손등으로 이마를 닦아내는 그녀를 보며 남자는 중얼중얼..
"저, 숨소리도 다른 날보다 더 크잖아요.
또 머리카락에서 바람 냄새도 나고.."
女
'뛰어온 걸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구두 신고 치마 입고 헐레벌떡 뛰어온 거
상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단번에 들켜버리고 나니
여자는 자기도 모르게 혀가 입 밖으로 쏙 나와버립니다.
'내 이마에 땀이 났었구나..
내 숨소리가 다른 날보다 더 컸었구나.. 그래서 들켰구나..
하지만 바람 냄새라니..? 바람에도 냄새가 있나?
내가 점심 때 뭘 먹었지?'
잘근잘근 생각에 잠긴 여자에게
남자는 뭘 생각하냐고 물어보았고
여자는 좀 망설이다가 궁금한 걸 물어보기로 합니다.
"그런데요~ 아까 내 머리카락에서
바람 냄새 난다고 했잖아요.
그 바람 냄새가 뭐에요?"
남자는 그건 아주 설명하기 어려운 거란 표정으로
천천히 말하길..
사실은 자기도 처음 느껴본 거라 신기해 하는 중이라고..
그런데 그냥 그런 게 있더라고..
여자는 남자의 설명 대신
남자의 눈을 보며 모든 걸 이해합니다.
'아.. 사랑하면 다 알게 되나보다..' 라고
'그래서 학교를 다닐 때
독서실에서 공부했다 거짓말 해도
엄마는 내가 여기저기 다닌 걸 다 알았던 거구나..
사랑하면 다 알게 되는구나..'
男
아~~~ 야, 왜 이렇게 날씨가 안 추우냐?
아, 추워야지! 추워야 눈이 오고,
눈이 와야 고백을 하지
뭐? 그래 나 아직 고백 못했다 어쩔래~
아, 시도는 했었지
그냥 완전 실패했다 무참하게...
아, 어떻게 됐냐면 그게...
아이~~~ 너도 알다시피 걔 좀 심각한 거,
이렇게 닭살스러운 거 그런 거 싫어하잖아
아니야! 싫어해~
야! 웃기지마~ 니가 어떻게 아냐? 내가 더 잘 알지
걔는 남자 배우를 좋아해도 양동근, 소지섭 이런 사람 좋아해
알지? 양동근 말하는 거...
"그러니까! 내 말이~ 한턱 쏴!"
심지어 소지섭은... 이번 드라마 봤냐?
우리말 잘 못하는 역할인 거 알지?
야, 어쨌든 그래가지고 내가 나름대로
걔한테 딱 맞춤고백을 준비해서 그 날 회사 앞으로 간거야~
그래서 딱 말했지~ 멋있게...
뭐라 그랬냐고? 밥 먹으러 가자고~
어째 눈도 올 거 같고 그러니까 밥이나 먹자고...
카~ 멋졌지~ 그 순간 난 완전 남자였던 거야~ 제대로...
아니~ 아니, 근데 내가 내가 그러자마자 갑자기 화를 내는 거야~
지금 밥 먹게 생겼냐면서
나보고 혼자 밥이나 많이 먹으라면서 막 식충이 취급을 하더라고~
그래갖고 어떻게 하기는... 일단 알았다 그러고 왔지~
야, 화난 사람 끌고 가서 밥 먹일 순 없잖아...
아니, 뭐 안 좋은 일 있었던 거 같애~
아, 그래서 눈 기다리는 거야, 눈...
이 눈이 딱 와주면 일단 분위기가 확 잡혀불잖아~ 음...
그 때 손목을 확 잡아 끌면서 말하려고...
"우리... 눈도 오는데... 밥이나 먹죠~"
카~ 죽이지 않냐?
女
누구? 그 남자?
잘 안 되고 말 것도 없어~ 아무 일도 없었는데, 뭐...
아~~~ 안 그래도 처음에 소개해준 사람이 그러더라구
순도 100퍼센트에 연예전과 0범에 이 시대의 순수 청년 어쩌구 뭐
안 믿었지! 그 사람이 나이가 몇갠데
그렇다고 특별히 뭐가 빠지는 사람도 아니고...
아~~~ 근데 정말인가봐...
뭘 몰라요~ 몰라도 한참 몰라요~
모르면서 또 어디서 주워 들은 거는 있나봐
몇일 전에는 회사 앞으로 찾아왔더라구
응~~~ 연락도 없이~
나는 그 때만 해도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지
'그래~ 이제 내 손을 확 낚아채겠구나'
"넌 당분간 내 여자다!" 멋지게 말하겠구나, 오~~~'
하~ 그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는지...
근데 그 사람이 말하길...
"저기요~ 눈도 올 거 같은데... 밥 먹을래요?"
아, 왜~? 차라리 심심한데 뽀뽀를 하자 그러지?
아휴~ 그래, 뭐 싫지는 않아, 좋아~ 좋지~ 착하고,
순수하고, 무드 없고, 무식하고 다 좋아~
처음이라 그렇다는데 어쩌겠어
다만 걱정이 되네~
아~ 이러다 크리스마스때까지 손이나 잡을 수 있을지...
첫눈만 기다리는 중이야
그러면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좀 잡힐 거 아니니
야, 설마 눈 오는데도
밥이나 먹자고 하진 않겠지... 그렇지 않냐?
'어? 언제 왔지?'
그림자도 날씬한 눈부신 오후 다섯시
남자가 잠시 다른 곳을 보는 사이 등 뒤로 서있는 여자
마치 오래전부터 서있던 것처럼
하지만 숨을 할딱거리며 여자가 남자를 올려다 봅니다.
"뛰어 왔어요? 안 그래도 되는데.."
남자의 말에 여자는 흠칫 놀라며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봅니다.
남자는 그걸 왜 모르냐는 표정..
그리곤 땀에 젖어 그녀의 이마에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가리켜 보이며
."여, 여기요~ 땀 났어요..."
남자는 내심 엄지와 검지로 저 머리카락을
한올한올 떼어내고 싶다 생각하지만..
혹시나 느끼해 보이진 않을까?
그녀가 놀라 움찔하지 않을까?
그저 힘이 들어간 손가락을
꼬물꼬물 주머니 속에서 움직여 보죠.
손등으로 이마를 닦아내는 그녀를 보며 남자는 중얼중얼..
"저, 숨소리도 다른 날보다 더 크잖아요.
또 머리카락에서 바람 냄새도 나고.."
女
'뛰어온 걸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구두 신고 치마 입고 헐레벌떡 뛰어온 거
상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단번에 들켜버리고 나니
여자는 자기도 모르게 혀가 입 밖으로 쏙 나와버립니다.
'내 이마에 땀이 났었구나..
내 숨소리가 다른 날보다 더 컸었구나.. 그래서 들켰구나..
하지만 바람 냄새라니..? 바람에도 냄새가 있나?
내가 점심 때 뭘 먹었지?'
잘근잘근 생각에 잠긴 여자에게
남자는 뭘 생각하냐고 물어보았고
여자는 좀 망설이다가 궁금한 걸 물어보기로 합니다.
"그런데요~ 아까 내 머리카락에서
바람 냄새 난다고 했잖아요.
그 바람 냄새가 뭐에요?"
남자는 그건 아주 설명하기 어려운 거란 표정으로
천천히 말하길..
사실은 자기도 처음 느껴본 거라 신기해 하는 중이라고..
그런데 그냥 그런 게 있더라고..
여자는 남자의 설명 대신
남자의 눈을 보며 모든 걸 이해합니다.
'아.. 사랑하면 다 알게 되나보다..' 라고
'그래서 학교를 다닐 때
독서실에서 공부했다 거짓말 해도
엄마는 내가 여기저기 다닌 걸 다 알았던 거구나..
사랑하면 다 알게 되는구나..'
男
아~~~ 야, 왜 이렇게 날씨가 안 추우냐?
아, 추워야지! 추워야 눈이 오고,
눈이 와야 고백을 하지
뭐? 그래 나 아직 고백 못했다 어쩔래~
아, 시도는 했었지
그냥 완전 실패했다 무참하게...
아, 어떻게 됐냐면 그게...
아이~~~ 너도 알다시피 걔 좀 심각한 거,
이렇게 닭살스러운 거 그런 거 싫어하잖아
아니야! 싫어해~
야! 웃기지마~ 니가 어떻게 아냐? 내가 더 잘 알지
걔는 남자 배우를 좋아해도 양동근, 소지섭 이런 사람 좋아해
알지? 양동근 말하는 거...
"그러니까! 내 말이~ 한턱 쏴!"
심지어 소지섭은... 이번 드라마 봤냐?
우리말 잘 못하는 역할인 거 알지?
야, 어쨌든 그래가지고 내가 나름대로
걔한테 딱 맞춤고백을 준비해서 그 날 회사 앞으로 간거야~
그래서 딱 말했지~ 멋있게...
뭐라 그랬냐고? 밥 먹으러 가자고~
어째 눈도 올 거 같고 그러니까 밥이나 먹자고...
카~ 멋졌지~ 그 순간 난 완전 남자였던 거야~ 제대로...
아니~ 아니, 근데 내가 내가 그러자마자 갑자기 화를 내는 거야~
지금 밥 먹게 생겼냐면서
나보고 혼자 밥이나 많이 먹으라면서 막 식충이 취급을 하더라고~
그래갖고 어떻게 하기는... 일단 알았다 그러고 왔지~
야, 화난 사람 끌고 가서 밥 먹일 순 없잖아...
아니, 뭐 안 좋은 일 있었던 거 같애~
아, 그래서 눈 기다리는 거야, 눈...
이 눈이 딱 와주면 일단 분위기가 확 잡혀불잖아~ 음...
그 때 손목을 확 잡아 끌면서 말하려고...
"우리... 눈도 오는데... 밥이나 먹죠~"
카~ 죽이지 않냐?
女
누구? 그 남자?
잘 안 되고 말 것도 없어~ 아무 일도 없었는데, 뭐...
아~~~ 안 그래도 처음에 소개해준 사람이 그러더라구
순도 100퍼센트에 연예전과 0범에 이 시대의 순수 청년 어쩌구 뭐
안 믿었지! 그 사람이 나이가 몇갠데
그렇다고 특별히 뭐가 빠지는 사람도 아니고...
아~~~ 근데 정말인가봐...
뭘 몰라요~ 몰라도 한참 몰라요~
모르면서 또 어디서 주워 들은 거는 있나봐
몇일 전에는 회사 앞으로 찾아왔더라구
응~~~ 연락도 없이~
나는 그 때만 해도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지
'그래~ 이제 내 손을 확 낚아채겠구나'
"넌 당분간 내 여자다!" 멋지게 말하겠구나, 오~~~'
하~ 그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는지...
근데 그 사람이 말하길...
"저기요~ 눈도 올 거 같은데... 밥 먹을래요?"
아, 왜~? 차라리 심심한데 뽀뽀를 하자 그러지?
아휴~ 그래, 뭐 싫지는 않아, 좋아~ 좋지~ 착하고,
순수하고, 무드 없고, 무식하고 다 좋아~
처음이라 그렇다는데 어쩌겠어
다만 걱정이 되네~
아~ 이러다 크리스마스때까지 손이나 잡을 수 있을지...
첫눈만 기다리는 중이야
그러면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좀 잡힐 거 아니니
야, 설마 눈 오는데도
밥이나 먹자고 하진 않겠지... 그렇지 않냐?
쉼터에 새로운 글 쓰기는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소중한 기록 중에 꼭 다른 분들에게도 읽었으면 하는 좋은 글들은 「추천하기」를 눌러주세요.
일부 글들은 악성광고나 의미없는 스팸들일 수 있습니다. 읽는 분들에게 피해가 되거나 삭제를 희망하는 글에는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로봇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확인 및 정리를 합니다.
코멘트 (2)
넘 길어요 ㅎㅎ 중점만 ㅎㅎㅎ 사랑하무 머 알게되는가만
좋은 문장 잘 보구 갑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