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애의 앞에는 와인 한잔이 놓여있다.
오늘 특별히 슈퍼에 가서 와인잔 하나만 달랑 사왔다.
와인이 낭만을 대표하면 단 하나뿐인 잔에 부어진 그 속에는 쓰라림이 스며있다.
그냥 입술을 대였다 때고 약간 붉으스럼 해진 입술을 거울 속으로 들여다 본다.
언젠가는 형호와 함께 마주앉아 와인을 마시며
야밤의 별을 새여 보겠다고 한 기억들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요즘은 밤 하늘의 별들은 자취를 감추고 길거리 외로운 네온등불만 눈이 시리게 안겨온다.
그렇게 생활이 끊임없이 중복되며 하루하루 흘러가고만 있다.
한잔의 와인이 거의 굽이 날 때 심애는 끝내는 형호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여보세요!>
잠기에 취한 형호의 목소리가 전화 저켠에서 들려온다.
<나 3일 후면 너가 있는 도시로 출장 간다.>
심애는 간신히 그 한마디만 하였다.
형호의 한참동안 침묵에 거친 숨소리만 들려온다.
<널 만날 수 있을까?>
기다리다 못해 심애가 또 한마디 했다.
<나… 3일 후에 마침 출장인데…>
<알았어>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심애는 전화를 끊었다.
눈가에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고
한방울, 두방울, 세방울… 다시 잔에 와인을 붓는다.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는 형호에 대한 기억을 그렇게라도 부어 낼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심애는 3일후 광주 행을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사실은 출장이 아니라 친구 미희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는 것이였다.
어쩜 미희의 결혼식보다도 광주에 형호가 있다는 것이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형호와 헤여짐을 선포한지도 2달이 되지만 마음 한 구석 텅 빈 감각은 여전하다.
<그럼 우리 이쯤에서 끝내자.>
심애가 한 말이다.
형호의 우유부단에 지쳐서 끝내는 결단을 내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속으로 다짐했다.
형호를 미워하지 않는다고…
무슨 이유든지 절대로 미워하지 않는다고 맹세했다.
또한 미워하지는 않지만 어떤 이유든지
절대로 용서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고 결심했다.
그런 결심으로 헤여지면서 흘리는 눈물 참을 수 있었고
그런 결심으로 헤여진지 며칠 후부터 웃을 수 있었던 심애였다.
이제 곧 형호가 살고 있는 도시에 비행기가 정착한다.
오늘따라 청순한 모습으로 이 도시의 땅을 밟고 싶어서
유심히 화장을 하고 흰색 치마를 바쳐 입은 심애는 유난히 아름다워 보인다.
미희에게 광주에 도착했다고 전화 한 후 직접 예식장으로 향했다.
전날에 형호와 함께 정착해서 살겠다고 동경했던 광주 땅에서
오늘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 심애다.
어쩜 운명이란 참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조화 속에서 인간을 희롱하는 것 같기도 하다.
혹시나 해서 형호의 전화를 걸으니 통화중이다.
예식 장소에 도착하니 낯선 사람들로 벅석거리고 신랑신부는 보이지 않는다.
미희에게서 미혼부 얘기를 별로 들은 것이 없는지라 약간 궁금하기도 했다.
<신부 왔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말에 모두들 눈길을 문어귀로 향한다.
신랑신부가 다정하게 손잡고 뭔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어온다.
심애는 고개를 드는 미희와 눈길을 마주치면서 살짝 웃으면서 다가섰다.
<결혼 축하해!>
진심으로 축복해주며 눈길을 신랑에게로 돌리는 순간 심애는 아연해지고 말았다.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대화속 사진과 너무 흡사한 얼굴이다.
<심애야, 우리 신랑 형호씨야, 이쪽은 딱친구 심애.>
심애와 형호는 미희의 소개에 서로가 놀라운 기색은
단지 순간뿐 처음 만난 사람처럼 그냥 인사만 주고 받았다.
아무일 없듯이 미소 짓는 심애를 바라보는 형호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심애가 결혼하는 장면을 자신이 볼 지언정
심애를 바라보며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자체가 너무나 가슴아파 숨이 막힐 지경이다.
단지 심애만은 겉 모습처럼 아무일 없었으면 천번만번 기도한다.
다른 손님들에게 인사하러 떠나는 신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심애는 한손으로 간신히 통증이 심한 가슴을 부여잡는다.
그러면서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꿋꿋이 서서 끝까지 바라본다.
절대 용서하지 않고 절대 다시 시작하지 않는 다던
자신의 어리석은 결심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며 입가에는 쓰라린 웃음뿐이다.
잠시후 심애는 지친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호텔로 향했다.
아무런 이유도 필요 없다.
이별 후에 굳이 이별의 이유를 알려고 하는 건 사랑자체의 자살과 같은 것이다.
그날 저녁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미희와 형호가
심애의 종적이 사라진걸 발견하고 아무리 연락해도 전화가 꺼져있다.
착잡한 심정으로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새벽까지 놀고
집으로 향하는 형호와 미희가 앉은 차와 구급차가 스친다.
그 안에는 생명과 시간을 다투는 심애가 누워있었다.
몇 시간 후 밝아오는 새벽에 하늘 위에서 별찌가 떨어지면서 심애의 생도 종지부를 찍었다.
심장마비…
갑자기 왔다가 사라진 사랑처럼 생명도 결국에는 아무 이유없이 그냥 결속되는가부다.
1년 후…
<형호야 함께 해준 나날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1년전 결혼한 신혼침대에서 그 한마디를 마친후 미희는 숨을 거두었다.
미희는 마지막까지 형호와 심애의 사랑을 모르고 편안히 눈을 감았다.
형호의 전부 사랑을 가지고…
미리 예고 됬던 사망인지라 그렇게 평온하게 미소지으며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간암말기의 최종진단을 받은 미희는 형호의 첫사랑이였다.
생의 마지막에 다시 찾아 온 미희를 도무지 거절할 수 없어서 결혼까지 승낙한 형호였다.
심애을 지체하고 싶지 않아서 또한 더 좋은 남자를 만나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포기한 사랑의 최종이 영원한 이별인줄 몰랐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곁에 두고
자신이 지켜줘야만 제일 안전하고 행복한 것이야!>
전날에 심애와의 대화중 한 구절이다.
비오는 어느날 형호는 심애의 묘지 앞에 서 있다.
심애의 묘지앞에 선 형호는 그 어떤 슬픔보다도 거의 생기를 잃은 얼굴이다.
단지 묘지앞에 떨어지는 눈물만이 형호가 아직 숨쉬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날 심애가 붓는 와인처럼 한방울, 두방울, 세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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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1)
수고합니다.
녹색추억님---넘 감사합니다 .
좋은 글 잘읽고, 좋은 노래 잘 듣고 갑니다 .
수고스럽겠지만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좋은하루가 되세요.
녹색추억님---넘 감사합니다 .
좋은 글 잘읽고, 좋은 노래 잘 듣고 갑니다 .
수고스럽겠지만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좋은하루가 되세요.
돌팅님.
여직 기억해주셔서 감사^^*
좋은 시간 되시고 행복하세요..
chanel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시간나는데로 종종 들릴게요. 존 하루^^*
여직 기억해주셔서 감사^^*
좋은 시간 되시고 행복하세요..
chanel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시간나는데로 종종 들릴게요. 존 하루^^*
녹색추억님,좋은노래 좋은글 감상하고 갑니다~~~ ㅎㅎ
근데 이 노래 다운받을수있는 주소 없나요?
근데 이 노래 다운받을수있는 주소 없나요?
가슴을 울려주는 글 잘 읽고 감니다...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이제는 더이상 보내지 않을꺼 같아요...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이제는 더이상 보내지 않을꺼 같아요...
mms://202.111.173.24/IMDJ____Music/1596/4378/2006021811402456322.wma
당신만의 님, 다운 주소입니다. 존 시간 되세요..
미니스커트님,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보내주지 않겠죠 ..그렇겠죠...
이쁜 사랑 하세요..
당신만의 님, 다운 주소입니다. 존 시간 되세요..
미니스커트님,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보내주지 않겠죠 ..그렇겠죠...
이쁜 사랑 하세요..
ㅠㅠ
형호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 받았습니다.
형호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 받았습니다.
그렇게두 서로 사랑하면서 이룰수 없었던 사랑에 감동먹었어요 ..ㅋㅋ
흘러나오는 노래 또한 넘 잼있네요...
좋은 글 잘 읽구 노래 잘 듣구 감니다...
흘러나오는 노래 또한 넘 잼있네요...
좋은 글 잘 읽구 노래 잘 듣구 감니다...
녹색추억님 어쩌다 또 오셨네 ~~~넘나 반가워요 ㅎㅎㅎㅎ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아픈 글 올려주셨어요 참 ~~심금을 울리는 글이면서도 넘나도 안타까운 글에 ....
자주 들려서 좋은글 올려주세요~~기대
빙설이 추천하고 갑니다 ~~~
PS:내가 누구갬 ㅋㅋㅋ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아픈 글 올려주셨어요 참 ~~심금을 울리는 글이면서도 넘나도 안타까운 글에 ....
자주 들려서 좋은글 올려주세요~~기대
빙설이 추천하고 갑니다 ~~~
PS:내가 누구갬 ㅋㅋㅋ
아는 동생이 사랑게시판에 좋은 글잇다고 해서 들렷어요,,,,
아주 좋은 글이네요,,잘보고갑니다...
아주 좋은 글이네요,,잘보고갑니다...
좋은글 좋은노래 고마워요...
사랑이란 행복한만큼 힘드는거죠
사랑이란 행복한만큼 힘드는거죠

이젠 또 읽을글이 생겻어 ...
록색추억님 올만 방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