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젖은 편지ㅡ(아픈사랑)ㅡ(1)

사랑이별 · #209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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浮萍草 · 2006-06-08 00:38:36 · 조회 325
     오늘은  옛날의  사진첩과  편지들을  정리하였다.  남자가  소심하게  중학교때부터  받은  편지랑 엽서랑

버리지  않고   다  보관한것이다.  그러고  보니  편지  써본지  오래된다.  일본에서  맨날  바삐  보내다보니  

언제  편지  쓸  여유가  있나?  편리하다고  전화나  멜을  썼지.    

      색은  아직  바래지  않았지만  지난  세기말의  날자들이  찍힌  우체국도장들을  보니  세월의  무정함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감개무량해진다. 한통한통의  편지들을  펼치는데  십여년이  지났어도  눈에  익은  필

체들은  아무  변함이 없고   그  주인의  얼굴까지  확  다가오는것  같다.  한줄한줄  읽어  내려가는데    가슴

이  울렁거리며   눈굽이  뜨거워난다.  

                                                  (1)

     장춘에서  공부할때다.  뚱뚱한  아줌마들천지인  학교식당에  하루는  어떤  처녀애가  나타났다.  훌렁한

식당옷도  그녀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감추지  못했고  퀴퀴한  냄새  풍기는  식당이지만  그녀한테  다가가

면  싱싱한  처녀의  향기가   풍겼다.  흰 피부에 갸름한  얼굴,  눈앞이  환해지는것  같았다.  천성이  수줍은

내가  무슨구실을  대서  말을  걸까 궁리하는데  마침  기회가  왔다.  같이  공부하는  호북애들이  있는데

N와  L를  구분못하는  그들의  발음때문에(女를 驴라 한다,  즉  그들은  녀자를  당나귀라고  어느  녀자

가  좋다고  하랴? )  그녀에게  내가  통역을  해주게  된것이다. 조선족인  내가  싱겁게  한족들의  통역을  

다  서다니  삶아놓은  소대가리가  다  웃겠다.  하기는  식당사람들도동북사투리가  심했으니  서로  못알아

들었다.  내가  없으면  밥도  못얻어먹게  된  호북애들은  내  궁둥이를 졸졸  묻어다니고  식당에서는  또  우

습다고,  그러는  사이에  나와  그녀는  친해졌다.

      첨엔   열아홉밖에  안되는  걔가  내  이름을  짝짝  불러서  버릇없다  하면서 오빠라고  불러라  하니  얼

굴이   빨개난다.  옆에  아줌마들이  웃으면서  <叫他阿哥。>한다. 그제야  나는  한족들의  <阿哥>  <阿妹

>는  그런 사이란  생각이  들었다.  후에  어떻게  된판인지  그녀는  나를  그냥  <哥>라거나  성을  붙여 <

哥>라 할거지  꼭 <小哥>라고  불렀다...  

     우리는  낮이면  남호공원이랑  상점,  영화관등을  돌아다니고  밤이면  학교뒤  콩밭에서  콩도  구워먹었

다.  4층숙소에  오를때면  서로  업어주기를  하는데  그녀는  몸매가  날씬했지만  키가  나보다  커서  엄청

무거웠다. 그래서  목에서  겨불내가  날때면  <猪八戒背媳妇啦!>하면서  떨구어놓아서  그녀의  흰  엉뎅이

가  퍼렇게  멍이  들군하였다. 그녀가  나를   업을땐  언제나  <双手要老实点。>하지만   여기저기   간질러

놓아서 둘이   같이  곧잘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장춘시교에  있는  그녀의  집에  놀러간적도  있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젖소가  네마리나  있고  돈도

많다고  하는데  생활습관이  우리와   너무  틀렸다.  그때  이미  90년대이고  장춘으로부터  몇십리  안떨어

지만   나는  영화속에  들어건것만  같았다.  关东土话를  전혀  알아못듣겠다.  <饿不饿?>를  <ne不ne?>

로  발음하며  80넘은  그녀의  외할머니는  전족이고  담배를  피웠다.  엄마까지도,  그래  녀자가  담배  피

우는것관동삼보의  하나지.

     장춘시는  물공급이  항상  긴장한데  시교는  더  형편없다.  아침에   그녀와  내가  서로 물을  끼얹으며  

장나치며  세수하고  그담  걔 아버지가  그물에  세수한다.  그리고  오빠,  동생,  엄마... 난  눈알이  튀여  

나오는것  같았다.

      집에는  전화가  없고  향정부에  있는데  영화에  나오는  손잡이를  빙빙  돌리는  그런  전화다. 걸어못

본사람은  절대  못건다.  손잡이를  빙빙  돌리다가  턱  걸리면  교환에  접선되는데  잼있다고  암만  돌려도

난  끝내  못걸었다.  걔오빠가  걸어줬으니  다행이지.

     우리는  매일  즐겁기만  했다.  그녀가  폭포같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캐쥬얼단장하면  장춘시화로  될것

같았고  외태를  따고  얌전히  있으면  농촌영화의  녀주인공  같았다.  그러나  달도  이지러질때가  있듯이

우리가  울날이  오고야  말았다.

      거기  농촌은  조혼하는  습관이  있는데  20대  초반인  그녀의 오빠는  이미  애가  둘이나  있었고   그

녀도  스물이  넘어가기   시작하니  집에서  재촉이  불같다.  그러나  나는  그냥  현실과  영화를  혼돈하고

랑만에만  빠져있었다.  그녀로부터  결혼소리가  나와서야  정신이  번쩍  드는데  학생인  내가  부모에게  입

을  뗀다는것은  당치도  않은  일이였다.  비슷하게  이야기  하니  <한족이  문제가 아니고  중학교나  바로

다닌애냐?  네가  먹여  살릴만하면  맘대로  하라.>한다.  

      암만  해도  당시의  나로서는  그녀를  먹여살릴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  그녀가  날  먹여살린단다.  


할수없이 그녀에게  연변에  녀자친구가   있다고 했다.  동창생의  사진이랑,  편지까지  보이면서  <你骗人,


你撒谎!>  마음이  여린  난  거짓말도  잘 안된다. <真的,对不起,我看你长得漂亮,玩你了。>  < 好了,

小哥,我知道你不是那种人,过了这么长时间,你也没碰过我。我不难为你了。我走。>

      좀  생각밖이다.  너무  순순히  떠나잖나?  내가  도리여  서글퍼 났다.  날  사랑한것  아니잖아?

이튿날부터  식당에서  그녀를  볼수없게  되였다.  정작  떠나보내고  나니  내  마음은  허전하기  그지없다.

참고  참았던  나는  한달이  거의  될무렵,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그녀의  집에  찾아가기로  작심했는데

일요일날  그녀가  찾아왔다.  나는  엉겁결에  그녀를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이전같았으면  아프다고  언녕

전쟁이  터졌을련만  그번만은  이상하게  까딱  움직이지  않는다.  <小哥,我要结婚了。都登记了。> 나는  

머리가  뗑해났다.  <我求你件事,你要了我吧。我要给你。> 목이  꽉  메였다. <我不能,你是我的圣女!永

远都是我的贞女!>  내품에서  흐느끼는  그녀.  <我要生你的孩子,接你的种。>  <千万别,看我这体格,也

不是啥好种,免了吧。>  그와중에도  우스개를  피워서  그녀는  울고웃고  하였다...그렇게  그녀를 떠나보내

고도  줄곧   마지막선을  넘지  않은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내가  고리타분해서가  아니고  그때의  

나는   때묻지  않은  옥돌로서  그녀를  아꼈을뿐만아니라  나자신도  아꼈던것이다.  그녀는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샘물처럼  맑은  정녀로  기억되여있다.

      지금의  나라면,  <자본주의  일본>에서  <부식될대로  부식되여  승냥이가  된 > 지금은  꼬셔서라도  

잡아먹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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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1)

MILK TEA · 2006-06-08 01:11:20
정말 잇은 사실이예요?
넘 믿지 못할 정도로 .....

정말이라면 님은 정말 부평초같은
세월을 보내온듯한 .....

시간 좀더 흘러 자서전 하나 내두 괜찮을것 같아요.
혈맥 · 2006-06-08 07:19:49
나하고 같은 사람도 있네...
흠...옛날 일들이 뾰족뽀족 나의 두뇌속의 신경관을 뚫는다....
근데 저의 원칙은 지나간일은 될수록 생각을 안하기...
특별히 여자일에는...
칼로 물을 베기 싫어서...ㅠㅠ
파란날개 · 2006-06-08 11:02:26
ㅎㅎㅎ.....잘보구 갑니다........
나만의 이별 · 2006-06-08 12:33:43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재미있다
쪼아*^^* · 2006-06-08 14:45:35
햐~~~~ 이만저만이 아님다...글재주도 좋고, 랑만하기도하고, 어쩜!!

땐쓰핑또우 잘몬틀어본거 같은 기분임다..ㅎㅎㅎ 재밌씀다!!!
스마일*^^* · 2006-06-08 16:22:00
푸하하하하~~~
잼있네욤 ^^
이슬 방울 · 2006-06-08 23:48:12
역시 부~님이네 ㅎㅎ....짱~~~~~~~~~~~~~~~
浮萍草 · 2006-06-09 04:09:37
밀크티님> <거짓말>입니다.ㅎㅎ 제 일생이 진짜 부평초같네여, 건데 자서전은 명인

들이나 쓰지 저같이 초야에 묻혀사는 놈에게야, 필요 없지요. ㅎㅎ감사합니다.

혈맥님>지당한 말슴입니다. 건데 인젠 늙어서 그런지 ㅎㅎ그리고 이번에 집에 와서

여러사람들 만나니 자연히 옛생각이 나는군요, 일본에서야 언제 이런향수를 꿈꾸겠

습니까? 감사합니다.

파란날개님>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만의 이별님> 재밌었다니 시름놓이네요. 감사합니다.

쪼아님> 전 님의 아이콘이 더 잼나는데요. 감사합니다.

스마일님> 미소만 지으시는가 했는데 폭소를 터뜨릴때도 있네여,ㅎㅎ감사합니다.

이슬방울님> 안 읽어주실가 근심했는데여, 감사합니다.
사랑의 천사 · 2006-06-09 11:22:00
진짜 글재주가 대단하셔요 잼잇게 봤어요
담에도 잼있는 글 마니마니 올려 주셔요 !!!!!!
꽃노을 · 2006-06-09 11:50:38
부평초님 여기 이사 왔으니깐 드문드문 여기도 들려야 겠네요...........ㅎㅎㅎㅎㅎ


지금의 나라면, <자본주의 일본>에서 <부식될대로 부식되여 승냥이가 된 > 지금

은 꼬셔서라도 잡아먹었을지도.


예전의 옥돌이 이렇게 변하게 되는 것은 사회 문제일가요......아니면..........

다시 한번 이 세상에 대해 생각을 가지게 되네요.........
비가 · 2006-06-09 12:19:11
ㅎㅎ 요기메 이사왔구나
일찍 이사통고내지 ....
내 글서 따라왔지무
ㅎㅎ 잼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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