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있는 그대로 사는것이 좋더라

사랑이별 · #20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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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ㅂrㄹrㄱi · 2006-04-24 23:38:24 · 조회 233
                                                             가끔은 있는 그대로 사는것이 좋더라

  어느 역에서부터, 언제부터, 무슨 일로 시비가 났는지는 모르나, 내가 버스에 탔을 때, 두 여잔 이미 바야흐로 지쳐가고 있는 상태었다.
  얼핏보아 좀은 깔끔하고 세련되게 옷차림을 한 아가씨와 (아마도 아가씨일거 같다는 생각)그냥 대충 있는 그대로 입고 나온, 화장기 전혀 없는 맨 얼굴이 어느정도 험상궂게 생겼다는 느낌을 주는 좀은 살집이 있어보이는 아줌마(아무렴 아줌마겟지...)를 딱 보는 순간, 그냥 답이 나왔다. 그건 아마 나 한사람뿐의 생각이 아니었을것이다.
  살아가다나면, 적지 않은 일들, 혹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때가 있다.
왜 느낌이라는게 따로 있으니까.
  세련된 여자가 싸움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우아한 목소리로 그랬다.
  <<됏어요. 내가 양보하죠. 당신처럼 수준없고 매너없는 사람하고 말해봤자 나만 에네르기 소모인걸. 관둬요. >>
  <<그래! 나 수준없고 매너없어! 인증한다구! 그러는 넌? 실컷 시부릴때로 다 씨부려놓고 이제 와서 너 혼자 고상한척 하냐? >> 아줌마는 당당하게 아가씨의 말을 가로챗다.
  사람들은 웃었다. 세련된 여자도 그 사이에 동참하여 웃었고, 아줌마는 그렇게 웃고있는 여자를 향해 침을 탁 뱉었다.
  그것으로 싸움은 비로소 끝난셈이다.
  버스는 계속 덜컥거리며 달리고 있었고, 난 그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왜냐면, 승리의 웃음을 짓는 상대를 향해 침을 뱉을수 있는 그 베짱! 스스로 매너없고 수준없다고 인증할수 있는 그 용기! 자신의 분노와 열받음을 재치있게 포장할수 있는 세련된 아가씨가 총명하다고 한다면, 그냥 느낌 그대로  할수 있는, 있는 그대로 폭발시키는 여자, 역시 쿨하구나 하는 자신의 엉뚱한 논리에 싱겁게 웃음이 나갈수밖에 없었던것이다.
  무릇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이건 좀 억지로 들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속되게 얘기해 우선 인간의 원시적인 모습을 차마 드러내고 다니지 못해 옷으로 감추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복잡한 사회에 적응되어 살아나갈려면 가끔은 우리에겐, 체면땜에 울고싶을 때 간사한 웃음을 보이기도 하고, 깨고소하게 웃고싶을 때마저 눈물을 보여야 하는 연기가 필요하다. 또 가끔은 미치도록 좋아하면서도 아닌척 부인해야만 하는 사정도 있고, 뼈저리게 싫어하면서도 찰싹 달라붙어야만 하는 예술도 필요하다.
  아무튼 선의에서 혹은 악의에서, 일부러 혹은 본의 아니게 이런저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원래 모습을 포장해가면서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해 사는 삶임에도 불구하고 늘 다른 사람앞에서 발버둥친다.
  아마 그래서일가? 가끔은 묘하게 자신의 분노를 우아함으로 살짝 포장해버린 모습이 되려 질려버리고 있는 그대로 행패하는 모습이 속 시원하게 느껴오는건...?!
  만약, 자신의 모자람을 포장할줄 아는게 일종의 능력 혹은 예술이라면, 있는 베짱 그대로 한번 뒤엎어보는것도 일종의 용기고 일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가끔은 있는 그대로 사는것이 좋다는 생각으로, 산후 몸이 채 회복되지 않은 걸 아가씨때 입던 청바지 낑낑거리며 입느라 하지 말고 편한 운동복차림이 훨 좋겟다는 새로운 걸 오늘 또 하나 느끼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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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6)

smile81 · 2006-04-24 23:57:11
잘읽엇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의 생활이라도 해바라기님손에서는
정말 좋은글이되네요..
올드보이 · 2006-04-25 00:25:34
해바라기님은 탁월하신것 같습니다.생활철학이.....
일상에서 느끼는 부분부분들이 모두 소설이 되니 말입니다.
그 뛰어난 감성이 남편과 애기 그리고 주변에 사람들 심지어는 인터넷을 타고
내려와 쉼터의 외롭운 중생들까지도 걷우시니 그저 황공할 다름입니다.
가능하다면 가끔씩 포장하고 평소에는 있는 그대로 살고 싶은게 소원입니다.
좋은밤 되세요~!
一瞬の光 · 2006-04-25 09:58:03
잘 읽엇슴다.. 무언가 느끼는 같아요.
빨강도깨비 · 2006-04-25 13:43:59
음,, 좋습니다,,가끔아니라,, 평상시에 있는그대로사는것이 좋다구봅니다,
더 멋잇게 사느라면 지치기만합니다,,필요시에는 다르겟지만,,ㅋㅋ
노래좋았습니다,
메모사랑 · 2006-04-25 13:49:16
오늘도 잘 보구 갑니다...^^
그대의 향기 · 2006-04-25 22:10:17
좋은 글이엿습니다.
하지만, 내면에 포장된것이 다 흉측한것만이 아니며,
겉면에 드러내놓인것 또한 아름다운것뿐만이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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