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진실(부모사랑)

사랑이별 · #201768

← 사랑이별

적도 · 2006-04-13 23:21:40 · 조회 239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낯선 사람이 와서 따라 가자고 해도 절대로 따라 가서는 안 된다고 늘 신신당부를 했었다.

일곱 살이었던 어느 날, 나는 동네 한 모퉁이에서 오뎅 국물을 떠 먹는 다른 아이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입맛만 다시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팔기 시작한 바지와 모자 달린 새 돕바를 입고 있던 나는 모자만 연방 썼다 벗었다 하며 빈 주머니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는데 “얘, 변전소가 어디 있지?” 하고 묻는 중년 신사의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안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곳을 묻기에 나는 “저를 따라 오세요” 했다. 나와 제일 친한 윤이도 동행해 주었다.

언덕 위로 올라서자 서늘한 9월답지 않게 비가 흩뿌리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나무 밑에 몸을 잠시 피했다.

“얘들아, 니들 옷 벗어라. 비에 젖겠다. 옷 버리면 엄마 아빠가 좋아하지 않으실 거야.”

그 말은 나를 위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얼른 새 옷을 벗어 그에게 건네 주었다.
신사는 내 옷을 착착 접어 가방 속에 넣더니 변전소 근방에 가서 돌려 주겠다고 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목적지를 불과 2백 미터 앞두고 있었다.

그가 급하게 내 손에 10원을 쥐어 주며, “얘, 저기 가서 빵을 좀 사 오련?” 했다.

나는 친구와 같이 빵가게에 갔으나 문이 닫혀 있었다.
애석한 마음으로 돌아와 보니 어느새 신사는 골목 어귀를 돌고 있었다. 쏜살같이 내빼는 뒷모습만 보이고….
내 손에 쥐인 10원짜리 동전 하나. 그게 전부였다. 다 떨어진 내의 차림으로 집에 돌아온 나는 결국 집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날, 윤이와 난 그 10원으로 오뎅 국물만 실컷 마셨다.
20년이 흘렀다.
나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아 조그마한 섬유공장의 책임자가 되었다.
그 날도 비가 약간 내리고 있었다. 거래 관계에 있던 한 동창이 내게 할 말이 있다며 다방으로 가자고 했다.

“어이, 자네 20년 전의 일을 기억하나? 우리 아버지가 실직한 지 2개월 되던 날, 나와 했던 약속으로 새 옷을 한 벌 가지고 오셨더군.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었지. 난 기분좋게 새 옷을 입었었어. 그런데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니 네 이름이 새겨진 조그마한 뿔명찰이 쥐여지는 게 아니겠어?”

“….”

“미안하게 됐네. 사실 난 그 날 이후 한 번도 그 옷을 입지 않았어. 언젠가 얘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었지. 어젯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네. 네게 그 얘기를 하라고 하셨어. 그 때 미안했다고.”

지금 이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누구나 부모님이 계시고....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이렇게 당신을 사랑하는 부모님을 계시잖습니까....분투합시다......
이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부모사랑 세상 무엇이 대치를 할수 있겠습니까?

쉼터에 새로운 글 쓰기는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소중한 기록 중에 꼭 다른 분들에게도 읽었으면 하는 좋은 글들은 「추천하기」를 눌러주세요.

일부 글들은 악성광고나 의미없는 스팸들일 수 있습니다. 읽는 분들에게 피해가 되거나 삭제를 희망하는 글에는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로봇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확인 및 정리를 합니다.

코멘트 (3)

해ㅂrㄹrㄱi · 2006-04-13 23:48:41
자기 자식한테 베푼 옷 그리고 약속...
남의 자식한테 베푼 실컷 마실수 잇는 오뎅 국물...
20년간 간직해온 비밀 그리고 사랑...

부모란!!!
가짜천사 · 2006-04-14 00:16:07
감동묵었음다.......부모사랑보다 더 한 사랑은 없겠죠...........
있을때 부모한테 잘해야지.................
멧돼지 · 2006-04-14 19:00:54
잘 복감다....................................

사랑이별 · 리스트 (25,907 건)

제목투고자날짜조회코멘트
사랑하지 않는다 말해주구싶은 사람이 있음니다.가짜천사2006-04-14 21:4323510
사랑이란???작은행복2006-04-14 21:4223410
*^^*연인이 변하는 3단계 *^^*자전거2006-04-14 20:352472
*^^*남자들이란......자전거2006-04-14 20:0823514
*^^*감기의 사랑*^^*자전거2006-04-14 20:052344
지독한 사랑의 기록味の素2006-04-14 19:162338
***@@@ 도망치지마...넌 내가 찍었어.. *^^* @@@***눈의미2006-04-14 19:1326316
사랑을 하려면...호박씨2006-04-14 18:2323310
무제Bingo2006-04-14 18:202375
ㅠ.ㅠ 어떡해~눈의미2006-04-14 16:512445
아직도 내심장은 너만을 위해 뛰고있구나...꿈이기를...2006-04-14 15:382343
때때로....*^^*파랑새*^^*2006-04-14 14:272454
슬퍼요 아파요쥬엘리2006-04-14 12:582348
바보의 사랑법冰雨2006-04-14 12:552380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冰雨2006-04-14 12:522510
인생은 둥글게 둥글게코카 콜라2006-04-14 08:192463
................내가 너를 만나는것은 ,,,【刃之尊】2006-04-14 07:2125819
할머니와 학생천재신2006-04-14 04:102340
아들의 눈물천재신2006-04-14 04:082330
아내의 빈자리천재신2006-04-14 04:052391
자기야...해ㅂrㄹrㄱi2006-04-14 02:032749
다음 사랑 에게는...보고싶어.너2006-04-14 00:292386
▶ 20년만의 진실(부모사랑)적도2006-04-13 23:212393
*..*..아마도 이런게 인연인가 싶은딩 ..*..*넌☞내꼬야^_^2006-04-13 23:022332
나의 둥근사랑Crystal2006-04-13 22:122333
내안의당신은..★우연이아닌우연★2006-04-13 19:482383
너 말고 니 언니녹색추억2006-04-13 12:1943916
회사 안에서 ..ㅉㅉㅉㅉㅉㅉ삶의 의미2006-04-13 12:072451
나만의 그대.~~?멧돼지2006-04-13 11:102359
이 세상의 모든 남녀들에게Sun&海燕2006-04-13 10:482364
← 이전620 / 864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