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아니다.
죽을 만큼 보고 싶은 그녀가 아닌 그녀 언니 향미의 목소리다.
<아. 누님 설이 있어요?>
전화하는 현호의 목소리는 약간 떨린다.
싸늘한 가을바람에 그리고 금방 마신 술의 취기에 몸까지 떨고 있다.
<현호구나, 설이 밖으로 나갔는데…>
현호전화는 일체 거절이라고 설이에게서 부탁 받았던 향미다.
<네. 그럼 후에 다시 전화 할게요!>
<현호야…>
<네?>
전화 끊으려는 순간 향미의 부름 소리에 혹시나 설이가 돌아왔냐 싶었다.
<아니, 됬어.>
금방까지도 부풀어 오르던 희망이 거품 되였다.
요즘 따라 현호는 매일 술로 시간을 때우고 있다.
어쩜 시간을 때운다 하기보다 자신을 마취시키고 있을지도…
얼마쯤 지났을까…
집에 도착해서 침대에 쓰러졌다가 다시 또 전화를 누른다.
몇번이고 설이의 폰을 쳐도 꺼져있는 상태라 집 전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둘..셋..
전화 받는 사람이 없다.
독한 기집애…
그렇게 끝낼거면 차라리 사랑하는 척 하지 말거지…
그래도 원망보다 사랑이 더 깊어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인가보다.
비칠거리며 냉장고안의 맥주를 꺼냈다.
요즘은 시간이 좀처럼 흐르지 않는 것 같다.
(전화 받으세요. 전화 받으세요!>
귀여운 아가의 전화 벨 소리다.
설이네 집 번호다.
<여보세요. 설이냐?>
금방 입에 물었던 맥주를 도로 뱉어내고 격동해 하는 현호다.
<현호야, 나 향미야.>
뒤따라 이어지는 향미의 말을 현호는 그냥 듣고만 있었다.
설이가 현호전에 알은 남자친구와 약혼준비를 하고 있단다.
모든 것이 꿈만 같다.
믿어지질 않는다.
오빠 사랑해 할 때는 언제였고…
그렇게 향미의 말이 끝날 때 현호는 아무 대꾸 없이 전화를 끊었다.
또 하루가 지난다.
거짓이든 진실이든 그녀를 잊어야만 살 것 같은데…
잊혀지지 않는 그 끈질긴 미련에 하루가 일년같이 느리게 흐른다.
몇번이고 전화를 누르려다 포기했는지 모른다.
현호는 오늘도 술이다.
손은 두뇌의 지배를 벗어나 어느새 또 그녀 집의 번호를 누른다.
<여보세요!>
여전히 그녀 아닌 그녀의 언니 향미다.
<누나, 설이 잘 있어?>
어쩌다 반말한다.
이젠 설이를 찾지 않는다.
그냥 잘 지내는가만 알고 싶다.
<현호구나, 잘 지냈니?>
설이 말은 안 꺼내고 잘 지내는가고 물어보는 누나다.
<설이…>
<설이 약혼했어. 이틀 전에…>
현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는 향미다.
<누나, 우리 술 한잔 할까?>
그냥 오늘 같은 날에는 누구의 동반으로 취하고 싶다.
전날에 설이와 사귀면서 말도 몇 마디 하지 않았던 누나다.
말이 누나지 사실은 현호와 동갑이다.
단 생일이 빠르고 설이 언니니 누나라고 불렀던 것이였다.
설이와 다니던 레스토랑과 달리 현호와 향미는 포장마차에서 만났다.
<누나, 자 한잔 하자.>
반말은 해도 누나라는 호칭은 변하지 않았다.
<너 매일 술이니?>
<아니, 어쩌다 만났는데 우리 한잔 하자.>
향미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쭉 건배한다.
<누나, 설이 언제 결혼해?>
끝내는 참지 못하고 묻는 현호다.
<연말로 정했어.
현호야 너무 집착하지 마.>
향미의 이런저런 위안의 말이 자장가처럼 귀가에 울린다.
그렇게 한잔 또 한잔의 술이 넘어가고…
현호가 눈을 뜨고 보니 어느새 자신의 집이다.
결산이 어떻게 되였는지 어떻게 집에까지 왔는지 기억이 아물아물하다.
샤워실에 물의 흐름소리가 정적의 밤을 깨뜨린다.
누구일까…
모든 착각을 무시하고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샤워실이 열린다.
<괜찮아?>
젖은 수건을 이마에 올려주며 미소 짓는 향미…
<오늘 고마웠어요!>
어느새 술이 깼는지 또다시 존대말이 앞선다.
<나 꿀물 좀 타줄게!>
다시 주방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현호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얼마만이였던가…
쓸쓸했던 자신의 방에 어느새 여자의 향기가 피고…
현호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미소 짓는 설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꿀 물 좀 마셔, 속이 편하게…>
향미의 목소리에 모든 환상이 깨여진다.
밝은 등불에 안겨오는건 설이가 아닌 향미의 얼굴이다.
<밤이 늦어서 나 이만 갈게…>
현호가 다 마신 잔을 받아서 탁자 위에 놓고 향미가 일어선다.
<네…>
잘 가라는 말도 하지 않고 현호는 여전히 멍청히 누워있다.
<철컥~>
<누나!!!>
문 닫기는 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현호…
현호는 문가에 다가서서 멍하니 한참동안 서있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혼자서 중얼거리며 다시 터벅터벅 침대에 다가와
쓰러져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썼다.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또 아가의 목소리다.
<주방에 장국 끓여 놓았으니 아침에 일어나면 꼭 먹어. 향미^^*>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던 향미의 폰 번호가 그렇게 찍혀 들어왔다.
<고마워.>
한미디 고맙다는 말에 향미 같은 친구의 존재를 느껴본다.
그날부터 지속되는 둘 사이의 메세지 안부다.
<밥 먹었어?>
<응…넌?>
<뭐해?>
<이젠 술 안 하지?>
뭔 할말이 그렇게 많은지…
<오늘 우리 영화보러 갈가?>
오늘 현호는 봉급 탄 날이라서
기분도 여느 때보다 좋은 지라 향미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여전한 영화관 여전한 현호지만 변한 것이란 옆에 설이 아닌 향미였다.
모순과 갈등 그리고 방황에 둥둥 떠 있는
자신 마음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가끔씩 웃기는 장면에 옆에 있는 향미의 키득키득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잼 있어?>
<웅.>
그러는 향미를 보며 현호도 웃었다.
왠지 그냥 따뜻한 느낌이다.
향미에게 설이 소식 물어보지 않은지도 오래 되였다.
향미 또한 설이에 대한 말을 별로 하지 않는다.
<가자!>
어느새 영화가 끝났다.
영화관 문을 나올 때 현호는 향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향미는 그냥 고개 숙이고 아무 반응 없다.
<우리 꼬치구이 먹으러 갈가?>
오랜만에 또 술 한잔 하고 싶은 현호다.
현호는 그 누구를 위함이 아닌 그냥 한잔 하고 싶었다.
향미는 그냥 현호를 따라준다.
오늘따라 향미와 현호는 이런저런 얘기 많이 나눈다.
향미의 눈빛…
향미의 미소…
향미의 모든 것을 바라보면서 더 이상 설이가 그립지 않다.
<향미야…>
술이 좀 들어가지 이젠 제법 이름까지 부르는 현호다.
<웅?>
음식 먹다 말구 고개를 드는 향미가 너무나도 귀엽다.
<나 너 좋아해!>
<응. 나도…>
아무런 놀라움도 없이 아무런 주저도 없이
선뜻 대답하는 향미 땜에 현호는 다시 한번 놀란다.
그래서 갑자기 할말을 잃고 애매한 술만 꿀꺽 마신다.
그렇게 현호는 또 취해버렸다.
또 한번 향미의 부축에 집으로 향하는 현호다.
하지만 오늘은 전날처럼 인사불성이 아니다.
<향미야, 우리 사귀는 거지?>
집에 도착해서 향미의 손을 잡고 묻기 시작한다.
<사귀긴 뭘…>
<넌 내꺼 맞지?>
<내가 물건이야?>
<암튼 넌 내꺼…>
향미가 뭐라 하던 현호는 나름대로 중얼거린다.
현호가 뭐라 하던 향미는 물 따르러 간다.
향미가 누워있는 자신을 일으켜 물을 먹이려는 순간
현호는 향미의 입술을 가까이 했다.
하지만 입술대신 현호의 입술에 다가온 건 여전히 물잔이다.
<야, 내가 얼마나 큰 용기를 냈는데…>
향미는 키스 실패도 어색해 하는 것보다 억울 해하는 현호가 귀여웠다.
<후후 속상해. 이제 다시는…>
현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입이 막혀버렸다.
달콤한 향미의 입술에…
야밤의 별들이 반짝인다.
등불아래 현호와 향미의 사랑의 맘도 반짝인다.
모든 사랑이 곡절이 있는 건 아니다.
평범한 사랑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
사랑은 선후의 지배를 받지 않고
사랑하게 되는 데는 아무 이유도 없다.
그렇게 사랑하던 사람도 싫어지게 되고…
그렇게 배척하던 사람도 사랑하게 되고…
죽도록 사랑하다가 서로를 잊어져 가고…
<너 말고 니 언니>란
노래를 들으면서 문뜩 쓰게 된 글이다.
처음으로 곡절 없이 여유롭게 써 내려간 글인 것 같다.
단지 이야기로…단지 소설로…
황혼이 저물어 갈 때 모든 것이 고요한 호수처럼 다가오는 것처럼…
너 말고 니 언니…
나 말고 나 친구…
그 말고 그 친구…
그렇게 우린 가끔씩 엉키고 엉킨 인연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그 모든 인연의 끝은 영원한 사랑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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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6)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저도말래 내 맘도 따뜻해나고 달콤해납니다 ㅋㅋㅋ
저도말래 내 맘도 따뜻해나고 달콤해납니다 ㅋㅋㅋ
푸른초원님,
올만이네요.
하루하루가 넘 빨라 시간의 존재를 느끼지 못할 정도네요.
항상 좋은 시간 되세요^^*
오동나무님,
이쁜 사랑하세요^^*
올만이네요.
하루하루가 넘 빨라 시간의 존재를 느끼지 못할 정도네요.
항상 좋은 시간 되세요^^*
오동나무님,
이쁜 사랑하세요^^*
잘 복감니다....너무잘 어울림다,노래에 글에..... 조은글 마니 부탁드립니다
ㅋㅋ. 참 좋은 사랑이야기네요 ...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는지요 ?ㅋㅋㅋ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는지요 ?ㅋㅋㅋ
사랑글 보니까 또 맘이 아프네요
이렇게 화창한 봄날...
또 혼자 남은 내 자신....
넘 서글프네요...
언제쯤 나도 내 안식처를 찾을수 잇을련지...
이렇게 화창한 봄날...
또 혼자 남은 내 자신....
넘 서글프네요...
언제쯤 나도 내 안식처를 찾을수 잇을련지...
멧돼지님,
노래를 듣다나니 글 쓰고 싶은 충동이 생겨서 ㅎㅎ
좋은 시간 되세요..
wave님.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가봐요 ㅎㅎ
좋은 시간 되셈...
새벽이슬님,
맘 아프지 마세요..
화려한 싱글의 상큼한 분위기로 된 하루^^*
노래를 듣다나니 글 쓰고 싶은 충동이 생겨서 ㅎㅎ
좋은 시간 되세요..
wave님.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가봐요 ㅎㅎ
좋은 시간 되셈...
새벽이슬님,
맘 아프지 마세요..
화려한 싱글의 상큼한 분위기로 된 하루^^*
ㅎㅎㅎ 이쁜사랑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글을 보면서 두분의 행복감이 나한테도 느껴져요.
언제나 사랑결말은 아름다웠으면......
글을 보면서 두분의 행복감이 나한테도 느껴져요.
언제나 사랑결말은 아름다웠으면......
오랜만에 님 글 보는군요........
오늘두 잘 보구감니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네요........
다들 아름다운 사랑하길 바라면서....
오늘두 잘 보구감니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네요........
다들 아름다운 사랑하길 바라면서....
가슴에 와 닿습니다.
님의 글,
종종 사랑게시판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님의 글,
종종 사랑게시판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야기는 항상 아름다와요~~~ 근데 현실은 .........
녹색추억님의 이야기보면 사랑 하구픈 충동 ㅋㅋ
아름다운사랑이야기
잼있는 너말구 니언니 ㅋㅋ
종종 마니 올리세요
아름다운사랑이야기
잼있는 너말구 니언니 ㅋㅋ
종종 마니 올리세요
추억아!
뒤돌아보긴?
너 말고 니 언니!
(이 언니 라기말야. 헤헤 ^^)
뒤돌아보긴?
너 말고 니 언니!
(이 언니 라기말야. 헤헤 ^^)
향기님,
님도 행복하시고 이쁜 사랑하세요 ㅎㅎ
가짜천사님,
요즘 좀 땡땡이 치느라 글 안썼답니다 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방울이님,
님의 플 종종 볼수 있었으면 ㅋㅋ
님들이 계셔 추억이 행복하답니다 ㅎㅎ
보배님,
현실도 아름답습니다..ㅎㅎ
행복하세요..
비가님,
ㅋㅋ사랑을 합시다 ㅋㅋ
이쁜 사랑 하세요^^*
라기야..
이궁,,넌 항상 ㅋㅋㅋ
울 재형이 잘 크지?ㅎㅎ
이모 부르는거 먼저 배워주라 웅 ㅎㅎㅎ
님도 행복하시고 이쁜 사랑하세요 ㅎㅎ
가짜천사님,
요즘 좀 땡땡이 치느라 글 안썼답니다 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방울이님,
님의 플 종종 볼수 있었으면 ㅋㅋ
님들이 계셔 추억이 행복하답니다 ㅎㅎ
보배님,
현실도 아름답습니다..ㅎㅎ
행복하세요..
비가님,
ㅋㅋ사랑을 합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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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기야..
이궁,,넌 항상 ㅋㅋㅋ
울 재형이 잘 크지?ㅎㅎ
이모 부르는거 먼저 배워주라 웅 ㅎㅎㅎ
너 말고 니 언니…
나 말고 나 친구…
그 말고 그 친구…
그렇게 우린 가끔씩 엉키고 엉킨 인연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 맘에 와닿는 말...
님의 글을 읽으면
해볓속의 잔디밭을 거니는듯한...
유유한 글 솜씨가 구슬맛입니다...
이 글을 읽으니
언젠가 올렸던 글이 기억납니다...
민이와 숙이... 그리고 나
나 말고 나 친구…
그 말고 그 친구…
그렇게 우린 가끔씩 엉키고 엉킨 인연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 맘에 와닿는 말...
님의 글을 읽으면
해볓속의 잔디밭을 거니는듯한...
유유한 글 솜씨가 구슬맛입니다...
이 글을 읽으니
언젠가 올렸던 글이 기억납니다...
민이와 숙이... 그리고 나
하얀바람님,
민이와 숙이..그리고 나...
아직 기억하시고 있네요..
너무너무 고마운 일이네요 ㅋㅋ
좋은 시간 되세요^^*
민이와 숙이..그리고 나...
아직 기억하시고 있네요..
너무너무 고마운 일이네요 ㅋㅋ
좋은 시간 되세요^^*

잘 읽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