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야, 해피 발렌타인!!

사랑이별 · #196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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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ㅂrㄹrㄱi · 2006-02-14 21:48:23 · 조회 237
                                                       여보야, 해피 발렌타인   발렌타인, 중국에서 딱히 언제부터 유행되기 시작햇는지는 모르지만 , 사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설레임으로 다가오는 날이엇죠.   그날에 장미 999송이 받아봣으면... 그리고나서 <<타이타닉>>과 같은 로맨틱영화를 볼수 잇엇으면... 은은한 촛불밑에서 와인의 빛갈을 느껴볼수 잇엇으면... 네온등이 반짝이는 밤거리를 누비다가 문득 무릎 꿇고 반지 끼어받으며 프로포즈 받아봣으면...아니, 이런 일련의 과정이 아닌, 그중의 하나만이라도 받아봣으면...하던 바램들은 해년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발렌타인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만끽하지 못한채 덜커덩 시집가버리고 말앗어요. (덜커덩? ^^)   그리고 결혼해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발렌타인.   아침에 눈을 뜨니 아직도 잠에서 헤메고 잇던 남편이 그러더군요.   <<오! 오늘 무슨 날이네! 일루와, 안아줄게!>>   헤벌쭉 ^^   정작 팔베개를 받고나니 다른 욕심이 생기더군요.   <<무슨 할말은 없구?>>   <<말로 하는게 아니야! >> 인정사정없이 썩둑 잘라버린 그 고약함..   <<그래도 해조!>> 염치 불구하고 억지로 밀어붙엿어요.   그랫더니 <<무슨 말? 무슨 말인데?>>제법 시치미까지 뚝 떼는 그 얄미움...   <<에이, 알면서! 으응~~ 해조! 해조!>>완전 최후의 발악이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모른다니깐! 뭔 말? 뭔 말인지 먼저 알려줘야 내가 따라하지!>>   헉! 저 진지한 얼굴 좀 봐!   <<에익! 관둬! 자기 진짜 치사빤쭈다!>> 이불 박차고 세면실로 들어가는데 뒤에서 남편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왓어요.   당해놓고도 그 웃음소리에 괜스레 행복해지는건...바보처럼...ㅠㅠ   그리고 순간 후회됏어요. 내가 먼저 햇을걸! 먼저 해주고 받앗을걸!   단지 입으로 얘기안한다는 고집만으로는 생각할 문제가 아니엇을텐데...말은 안해도 남편도 은근히 나한테서 받고싶어햇을텐데...아마 그랫을텐데...   세수실에 따라들어온 남편을 흘끗흘끗 쳐다보면서 기회를 노리며 몇번이나 말 꺼내려다가 결국은 꿀꺽 삼키고 말앗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챤스가 아닌거 같아서, 이상해질거 같아서, 웃길거 같아서...   아침식탁에서 남편이 그러더군요.   <<장미 사줘?>>   몰래 사다 깜짝 놀래케 하는 로맨틱도 아닌, 사주겟다는 발표도 아닌, 할래 말래 하는 식의 질문이었죠.   <<아니! 금방 시들어버릴걸 사서 뭘해? 비싸기만 햇지!>> 너무나 열심히 대답하는 로맨틱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생활에만 열심하는 아줌의 대답!   너무나 자연스럽고 침착하는 두 사람...설레임에 몸둘바 모르는 연인들과는 너무나 익숙해진...그래서 부부라 햇나봐요.   <<오늘 무슨 날인겨?>>결국 시아버님 궁금증 이기지 못한채 물어보시더군요.   <<오늘 발렌타인이예요.>>   <<발? 발레? 발뭐?>>생전 처음 듣고 발음하기엔 어려운 단어엿나봐요.   <<애인들의 명절인데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한테 장미꽃을 선물하는 날이에요. >>   <<그래? 그럼 늙은 사람들도 그런거 해야 하나?>>   너무 큰 반응을 보이시는 시아버님, 그리고 그 곁에 부끄러운듯 살짝 얼굴을 붉히는 시어머님의 얼굴에 력력히 묻은, 세월의 흔적이 남기고 간 주름살을 보니 문득 아차! 어머님도 여자엇는데! 하는 생각이 스쳐지났어요.   <<그럼요! 아버님, 오늘 어머님한테 꼭 장미 사드리세요! 여직 못한거 지금부터라도 해야죠!>>   뒷이어 이어지는 질문이 <<비싼가?>> ^^   그렇죠. 물꼭지 꼭 안잠그면 물세가 많이 나간다고 따라다니면서 감시하는 분들인데, 로맨틱보다는 아마도 가격의 무게가 더 컷나봐요.   <<밤에는 한 20원 하구, 낮에 사면 한 10원정도?>> 남편도 어머님께서 받앗으면 하는 눈치엇어요.   <<10원이라...밥먹고 얼른 나가서 비싸지기전에 한송이 사주자.>>   고민끝에 큰 결심을 내린듯 아버님이 말씀하셧어요.   <<어이쿠, 그 비싼걸 사서 뭘해요?>>하시는 어머님의 얼굴에서 난 행복의 장미꽃을 보았어요!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 이게 바로 연인절이구 이게 바로 장미꽃이구이게 바로 사랑이구나! 뭔가 가슴에 확 다가와서는 솜사탕처럼 촉촉히 녹아드는 느낌에...   기대햇던 그 어떤 선물보다도 그 어떤 로맨틱한 장면보다도, 그 어떤 달콤한 말보다도 더 황홀하고 감동이었어요.   출장길에, 남편이 은근슬쩍 물어오더군요.   <<자기, 오늘 뭐 갖고싶어?>>   <<음...손거울!>>   <<거울? 당장 애 엄마 될 여자가 언제 거울 볼 시간 있다구 그러셔? 공주병 여전하시군.>>   췟 ^^   실은 그게 아닌데...   나, 내 얼굴을 담은 거울에 대고 이쁘냐 어떠냐 비춰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시로 내 표정을 담은 모습을 거울로 지켜보고싶어서예요.   내가 과연, 로맨틱이나 겉모습이나 껍데기나 허위적인것에만 집착하는 얼굴이 아닌, 생활을 사랑할줄 알고 현실을 즐길줄 알고 수시로 행복을 느낄줄 아는 욕심적은 마음을 담을수 잇는 그런 당신에게는 좋은 아내로, 부모님들한테는 좋은 며느리로, 좋은 딸로 그리고 아가한테는 좋은 엄마가 될수 잇도록 내 얼굴에 담겨져잇는 표정들을 감독하고 싶어서예요.   ^^   그리고 여보야, 지금 얘기할게. 해피 발렌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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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8)

뽀뽀 · 2006-02-14 22:27:2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동적입니다.
로년부부,청년부부 모두 행복하세요--
서쪽하늘 · 2006-02-14 22:57:10
해바라기님의 글 많이 지켜봤습니다.
몇년전부터......
글자마다에 묻어나는 행복에 활짝 웃는 해바라기님의 해맑은 얼굴이 보이는것 같네요.
오래오래 행복하시구요...
앞으로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奇跡 · 2006-02-15 00:54:05
라기님은,
여전히 열심히 살아가고 잇구나 하는 생각에,
글을 읽고 수지니의 얼굴에는 내내 미소가 활짝 ^^*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해ㅂrㄹrㄱi · 2006-02-15 20:32:20
홧또님--ㅋㅋㅋ, 님이 쓴 글의 그 해바라기 아닙니다. ^^
뽀뽀님-- 님도 행복하세요 ^^
서쪽하늘님--서쪽하늘이면, 노을진 하늘이군여. ^^ 몇년전? 그렇네요, 글고보니 쉼터에서의 역사도 퍼그나 됏네여. 고마워요. ^^
수진님--에혀, 요즘은 어데서 뭘 하고 계신겨?
하늘이 놀라 · 2006-02-16 11:41:54
행복하게 사시는거 같네요..행복하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이 행복하게 늙을때까지 ^^*
단이 · 2006-02-16 21:26:55
너무 이쁜글이라서 눈물이 글썽...
너무도 평범하면서도 가장 진실적인 감정...
나두 어느날엔간 이런 글 올려보고싶어요...
행복하세요.
녹색추억 · 2006-02-17 10:26:36
라기야. 올만이다. 울 조카는 언제 태여난다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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