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작해도 될가요? (27)

사랑이별 · #16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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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추억 · 2005-05-27 09:21:54 · 조회 395
가끔씩 꿈속에서 정처없이 한 자리에서 맴돌 때가 있다.
자신을 중심으로 돌다돌다 지쳐서
그 어느곳도 닿지 못할 때 남은것이란 허전함 마음뿐이다.
이젠 멈출 때가 된 것 같다.
시시때때로 자신을 캐고드는 사색을 멈춰버리고 싶었다.
언젠가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파서 무덤이 만들어진다는 공포감에 온 몸이 오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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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의 부름소리에 머리를 들고 싶었지만 점점 더 내려 앉는 느낌에 어쩔수 없었다.
정말 술이 많이 됬는가부다.
한참동안 아무 소리가 없다.
<향아, 누구 왔어?>
<언냐,,,>
향이가 대답하다말고 뒤말이 없다.
문뜩 온 몸이 누군가에개 기대여지는 느낌에 편해진다.
보지 않고도 전날에 그꼈던 죽도록 그리워했던 그 품이였다.
<민이오빠…>
향이의 목소리가 또 들려온다.
<향아, 나 화야 데리고 먼저 갈게!>
<언니…>
향이의 근심어린 목소리에 난 아무런 대답도 할수 없었다.
내 마음도 몸도 이미 취해버렸던것이다.
술에… 슬픔에…
거의 안다 싶이 나를 부축해서 신을 신켜주는 민이에게도 반항 할 맥이 없었다.
아니, 사실 이젠 더이상 대적 할 마음이 없었다.
전에는 마음과 몸이 다 살아서 그나마 강한 척 할수 있었지만
알콜과 슬픔에  젖어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몸에 내 마음인들 어찌할수 있으랴.

단지 한가지만은 여전히 변함없다.
말없이 흐르는 두줄기의 눈물……
민이의 품에 안겨 그 옷깃을 적시는
내 눈물만이 이 시각 갈피없는 내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밖에 나오자 갑자기 느껴지는 찬 바람에 저도모르게 몸을 민이에게로 더욱 집착시켰다.
자신을 속이면서도 소유하고 싶은 순간적인 행복인지……
내 얼굴의 눈물 흔적을 닦아주는 민이의 따뜻한 손이 느껴진다.
더는 찬 바람이 느껴지지 않아서 겨우 눈을 떴을때는 우리가 어느곳에 도착해서였다.
아롱아롱한 정신으로 어딘지 분간할수는 없었지만……
그동한 나에게 들리는건 민이의 숨소리 뿐이다.
민이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나를 눕혀놓고 안온했던 품이 나와 멀어져갈때 나는 민이의 손을 잡았다.
<가지마……>
또 눈물이 흐른다.
잡고 싶었다.
한 순간이라도 잡고 싶었다.
<안가, 그냥 누워있어. 나 수건 적셔올게!>
민이의 목소리는 여느때보다 부드러웠다.
<필요없어, 아무것도 필요없어……
너만 함께 있어준다면……
너만 있어준다면……>
같은 말을 중복하면서 민이의 어깨에 내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꿈에서도 그렸던 그 얼굴을 하나하나 더듬었다.

손 끝이 젖어드는 느낌에 머리를 들고 민이를 마주하였다.
<민아……>
민이의 눈물이였다.
<바보! 넌 바보야.
왜 혼자서만 슬퍼했어?
왜 혼자서만 아파했어?
내가 있잖아……
널 사랑하는 내가 있잖아!>
눈물에 젖은 얼굴을 나의 얼굴에 비비면서 울먹이는 민이다.
<민아, 금방 뭐라했어? 한번 더……>
내 말이 끝나기도전에 민이의 입술이 반쯤 열린 나의 입술을 덮는다.
민이가 날 사랑한단다.
사랑한다는 그 말……
처음 민이에게서 듣는것은 아니지만
난 내 전부의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주고 싶었다.
아무런 의심도 아무런 원망도 없이 그냥 이 시각만은 받아주고 싶었다.
이 시각 우리에겐 전날의 모든것은 꿈처럼 사라지고 남은것이란 간절했던 사랑뿐이였다.

한참 후에 문뜩 스치는  숙이의 그림자때문에 본능적으로 민이를 밀쳤다.
<화야…>
갑작스런 나의 반응에 민이가 미처 반응을 못한다.
<민아, 숙이 많이 아프단다 흑흑>
난 또다시 흐느낀다.
만약 숙이가 병때문에 민이를 포기했다면 난 민이를 돌려줄것이다.
<알고 있어.
숙이 곁에는 혁이가 있잖아!>
<하지만 숙이가 사랑하는건 너였잖아!>
난 끝내 웨치고 말았다.
민이를 잃게 된다는 두려움에 거의 히스트레식으로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뭔 말이야?>
민이가 놀라서 묻는다.
전날에 숙이가 민이를 좋아한다고 말한적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달리 놀라와 하는 민이다.

<나 다 알고 있어.
너가 날 사랑한게 핑게였다는것을……
너가 그랬잖아.
숙이와 혁이 앞에서 너의 입에서 그 말이 나왔잖아!>
나는 민이를 볼 용기도 없어 그 자리에서 엎드려 쿨쩍거렸다.
이젠 모든것을 다 털어놓은 일종 해탈의 눈물이라면 너무 비참한지……
한참동안 민이가 대답이 없다.
난 모든것이 끝난줄로 알고 떠나려고 몸을 일으켰다.
<그래서 너가 떠났어?>
아무 표정없이 묻는 민이다.
<이제와서 내가 떠난 이유가 그것이라면 이 세상이 너무 비참하지 않니?
하지만 그것이 부정할수 없는 이유일때 나인들 어쩌겠는지…흐>
난 입가에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아침에 만발했던 나팔꽃이 해가 지면서 시들어가는 기분과 같은 서글픈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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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1)

zeloo · 2005-05-27 09:30:14

좋은글에 음악선물합니다^^ 앞으로두 그냥 잘 부탁드릴께요
인생 · 2005-05-27 09:32:24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언제부터인가 녹색추억님의 글에 빠져서 거의 날마다 쉼터에 들려 님의 글을 찾군 했었는데요~ 암튼 행복 기원합니다~ 그것이 현실이라면 더는 아파하지 마시구 좋은 사랑 하세요~
녹색추억 · 2005-05-27 11:02:13
zeloo님 노래 감사합니다.
저가 항상 좋아했던 노래네요.
좋은 시간 되세요^^*

인생님,언제나 찾아주셔서 어떻게 고마워해야 할지...
님도 행복하세요^^*
언젠가는 · 2005-05-27 15:54:36
녹색추억님,25편을 쓰고 넘 뜸을 드려서 인젠 그냥 그렇게 올리는줄 알았는데 빨리 올렸네요.좋은글 항상 기대하면서 기다려요. 근데 이번엔 넘 슬프네요.정말 어떤 정황하에서 민이가 그런 말했었는지 넘 궁금해요.글구 녹색추억님 이쁜 사랑하세요.*^^*
할미꽃 · 2005-05-27 18:22:36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언젠가는님의 말처럼 민이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빨리 올려줬으면 ㅎㅎㅎ
파파 · 2005-05-27 20:03:12
^^~


녹색추억님 + 숙이 + 민이 + 혁이

참~ 복잡한 관계네..

대체 민이는 무얼 생각하고 있을가?

또 오해인거 같은데..
민들레 · 2005-05-27 21:32:58
참! 복잡한 4각관계네요~~
근데
이번편은 노래까지 구수해서 넘 드라마를 보는듯..
참~~
글도 노래도 넘 구수합니다.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인사드립니다.
그럼
담편 기대해도 되겠지요? ㅎㅎ

녹색추억님의 글솜씨가 넘 부럽네용~~~
녹차여인 · 2005-05-27 23:25:09
재미나게 잘 봤어요.
글 재주 진짜 죽이네요
그리구 zeloo님이 올려준 음악과 함께 글 읽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민이와 화야가 좋은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녹색추억 · 2005-05-28 10:16:36
언젠가는님, 언녕부터 빨리 올려주었어야 할 글인데 ㅋㅋ
님도 이쁜 사랑하세요^^*

할미꽃님, 민이의 반응 ㅋㅋㅋ알려드릴게요,,담집에서.

파파님,,복잡하게 생각해서 그런가봐요 ㅎㅎ

민들레님,즐건시간이 되였다니 기쁘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녹차여인님, 그냥 마음이 흐르는대로 쓴 글일뿐이네요 ㅎㅎ
좋은 시간 되세요..^^*
오동나무 · 2005-05-29 15:21:22
오늘 일집부터 지금까지거 쭉 ~다 읽었어요...ㅎㅎ
넘 굴곡적인 사랑이네요 ...드라마 같아요 ^^
담집 기대합니다~~
녹색추억 · 2005-05-30 16:47:32
오동나무님, 일집부터 읽느라고 수고 수고 ㅎㅎ
좋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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