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친해지면 말해 주려구요..

사랑이별 · #163064

← 사랑이별

수야 · 2005-05-09 14:06:09 · 조회 243
그 남자

글쎄..
어릴 때 내가 거짓말하면,
우리 엄마도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왜 있잖아요~
나한텐 뻔히 다 보이는데,
자긴 그런 줄도 모르고 끝까지 애쓰는 거요.

그녀가 딱 그래요.
엄마한테 거짓말하는 유치원생 같죠.

오늘도 진짜,
내가 웃음을 참느라고 얼마나 힘들던지..

저녁때 같이 고깃집엘 갔거든요.
“많이 먹어요”그랬더니
자긴 뭐, 점심을 늦게 먹어서 배가 안 고프다나.

그런데! 그 대답과 동시에,
그녀의 배에서 들리는 우렁찬 소리.. 꼬르륵!

순간 빨개지는 그녀의 얼굴
그러곤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물 한 모금을 조신하게 마시는 그녀

아, 그 어설픈 내숭과 어설픈 태연함이란!

내가 아는 척하면 무안해할까 봐, 그냥 모른 척했어요.
대신, 주먹만한 상추쌈을 몇 개 싸서
싫다는 그녀 입에 억지로 쑤셔 넣어 줬죠.
아이고, 잘만 먹더만요!

이다음에,
좀 더 친해지면 꼭 말해 주고 싶어요.
“그렇게 내숭 안 떨어도 무~지 예쁘니까,
그냥 하던 대로 하세요, 그게 더 좋아요, 예?”





그 여자

좀 모른 척 넘어가 주지~
꼭 그렇게 상추쌈까지 싸 주면서
알았다는 티를 내야겠냐구요.

아니 그렇잖아요
사람이 어떻게
곧이곧대로만 말하고 살아요?
한두 번 사양도 하고
한두 번 억지로 권하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근데 그 사람은
도대체 두 번째가 없잖아요
“추우면 옷 벗어 줄까요?” 그러기에
괜찮다고 그랬더니
벗던 옷을 냉큼 다시 입은 적도 있었구요

아까 저녁 먹으러 갔을 때도 마찬가지에요
“배고파요?”
“아뇨.. 뭐 별로..”
“아 그래요? 난 배고픈데?”
그러더니 미리 나온 반찬을
혼자서, 아주 쓸어 담듯이 먹더라구요.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
그걸 보니까,
꼬르륵 소리가 저절로 난 거죠.

몰라요, 이젠 나도
사양하고 예쁜 척하고 그런 거 없어요.
예쁜 척도 손발이 맞아야 하는 거지.

내일부터 나한테
배고프냐고 묻기만 해 봐요.
“예, 돌도 씹어 먹을 수 있어요.”
그렇게 대답해 버릴 거니까!

쉼터에 새로운 글 쓰기는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소중한 기록 중에 꼭 다른 분들에게도 읽었으면 하는 좋은 글들은 「추천하기」를 눌러주세요.

일부 글들은 악성광고나 의미없는 스팸들일 수 있습니다. 읽는 분들에게 피해가 되거나 삭제를 희망하는 글에는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로봇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확인 및 정리를 합니다.

코멘트 (4)

사랑향기 · 2005-05-09 14:29:38
하하..남자분 넘 잼있다~~
별무리 · 2005-05-09 16:20:32
재밌게 잘 봤습니다 ㅎㅎㅎ
kim · 2005-05-14 14:11:47
잼있는 말씀입네요.
정화↔♪ · 2005-05-23 15:25:34
ㅎㅎ!~우습다~행복하길````

사랑이별 · 리스트 (25,907 건)

제목투고자날짜조회코멘트
五月雪물안개2005-05-11 03:332439
누나란♨내사랑팥쥐♨2005-05-10 23:182716
왜 나를 좋아하게 됐나요?수야2005-05-10 21:142412
* 그대는 나의 사랑입니다 *아름다운 기다림2005-05-10 10:152709
<첫사랑>의 대가--그것은 황홀한 불행이였다(3)눈사람2005-05-10 00:262363
무제정2005-05-10 00:182362
고백합니다.인공산소2005-05-09 17:442373
▶ 더 친해지면 말해 주려구요..수야2005-05-09 14:062434
자꾸 신경이 쓰이네요violet2005-05-09 12:062528
사랑한 죄아름다운 기다림2005-05-09 11:442598
잊을수없는여자gzf2005-05-08 23:5550015
기다림의 끝은...?눈꽃2005-05-08 20:5336714
웃지 않은 사람은 우리 둘뿐수야2005-05-08 19:382355
사는게 힘들다 .....카카시노치도리2005-05-08 19:2223510
초등학교 동창회에서수야2005-05-08 19:092373
인젠 나도 잊을게2안화2005-05-08 15:022367
인젠 나도 잊을게안화2005-05-08 14:512443
그랬나봐......쟈스민티2005-05-08 11:582355
심(心)이 가는걸 어떡하랍니까...중경2005-05-08 01:5958414
내가 바라는건....김소연2005-05-08 01:042348
사귀다 다른여자 사귄남자가 다시 되돌아 오길 바라지 마라아름다운 기다림2005-05-07 23:213726
솔로들~만 보세요....아름다운 기다림2005-05-07 23:032338
풀잎이 아름다운 이유.........아름다운 기다림2005-05-07 19:472333
사랑했습니다가을낙엽2005-05-07 17:072342
언젠가 사랑할 당신에게...아름다운 기다림2005-05-07 14:5426111
<첫사랑>의 대가--그것은 황홀한 불행이였다 (2)눈사람2005-05-07 14:092351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파토카2005-05-07 09:212846
사랑...파토카2005-05-07 09:203354
나는 행복합니다.성에꽃2005-05-06 23:292356
<첫사랑>의 대가--그것은 황홀한 불행이였다(1)눈사람2005-05-06 23:282730
← 이전764 / 864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