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작해도 될가요? (23)

사랑이별 · #16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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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추억 · 2005-05-06 12:18:17 · 조회 368
인연의 끝은 사랑의 끝이다.
사랑마저 좌우지 할수 없는 나로서 인연의 조화앞에서는 더더욱 무기력하다.
한번 돌아서면 뒤돌아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자칭하던 자신이
여전히 미련의 속박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몸부림칠때 난 할말이 없다.
사랑은 돌아오는거라고 하지만 잡지 않는 사랑은 돌아와도 내것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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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추운 거리에서 서성이다가 늦게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불을 푹 덮어 쓰고 간신히 잠을 청했다.
해가 뜨면 밤이 가고 날은 또다시 밝아오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암흑세계에서 헤맨다.
오후 3시까지 잤는지 말았는지 그냥 침대에 누워있었다.
문뜩 오늘이 그믐이라는 생각에 집으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오빠의 맥없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나야, 뭐해?>
<오. 그냥 텔레비 보고 있었어. 넌 요즘 뭐했니? 전화도 적고…>
<그냥 친구들하고 지냈어. 어머니 계셔?>
오빠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아서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을가봐 은근히 걱정이 되였다.
<오. 잠시만…>
한참 기다려서야 어머니가 전화를 받으신다.
<화야니? >
<응, 어머니 뭐했어?>
어릴때부터 어머니께 반말을 하고 아빠께 존대말을 하는 우리 형제였다.
<그냥 누워 있었어. 뭔 일 있니?>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난 어머니가 또 울으셨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그런 기분에서 나 자신마저 슬퍼져 목이 메인다.
<아무일 없어, 그냥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다른 일 없으면 끊는다. 혼자서 조심해서 지내라 응?>
<응, 알았어.>
전화를 끊고 나니 참았던 눈물이 억수로 쏟아진다.
슬퍼하는 친인들을 어떻게 위로해줄줄 모르는 자신이 가증스러웠다.
그래서 더더욱 슬퍼지는 자신이다.

울다가 잠 들었는지 나 자신도 알수 없을 정도로 정신히 흐리멍텅하다.
하루종일 굶었지만 배 고픈 감각은 하나도 없다.
단지 온 몸이 나른해서 좀처럼 일어날수가 없었다.
휴대폰이 울린다.
오늘같은 날에 나에게 누가 전화를 하는지…
<여보세요!>
간신히 전화를 받았다.
<화야. 너 목소리 왜 그래?>
성이였다.
<잠자다 전화를 받아서 그래. >
단 한마디라도 더 말할 맥이 없었다.
<밥은 먹었어? 너 혹시 어디 아픈건 아니지?>
<아니. 괜찮아. 그냥 자고 싶어. 끊는다.>
전화를 들은 팔이 맥없이 축 늘어졌다.

잠결에 아빠가 나의 곁으로 다가오는것 같았다.
<아빠! >
아빠의 품에 안기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내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단 한번만이라도 아빠의 품에 안기고 싶었는데……
아빠가 점점 나와 멀어진다.
<아빠, 가지말아요. 나 한번만 안아줘요. 아빠…>
나의 애절한 부름소리에 아빠가 나를 안아준다.
너무나도 그리웠던 아빠가 또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아빠. 이젠 안 떠나는거죠?
아빠만은 날 버리지 않을거죠…>
난 아빠의 손을 꼭 잡았다.
<화야, 일어나서 밥 좀 먹어 응?>
누군가 나를 깨운다.
눈을 뜨니 성이의 모습이 어슴푸레 다가온다.
<아빠는 어디갔어? 금방 나 옆에 있었는데…>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수 없어서 성이에게 물었다.
<금방 너가 꿈을 꾸었어. 일어나 밥 좀 먹고 병원에 가자.
너 지금 열이 나고 있어.>
성이가 나를 일으켰다.
내가 안겼던것이 아빠의 품이 아니고 성이의 품이였다.
모든것이 꿈이였다.
그럼 어제 민이를 만난것도 꿈이였는지……
성이가 먹여주는 밥을 넘기기 바쁘게 몽땅 토해냈다.
<성아, 나 못 먹겠어. 조금만 더 자게 해 줘 !>
또다시 눈을 감는다.
<화야. 일어나 응? 병원에 가자. >
<나 아무일 없어. 병원에 안가. 자게 내버려둬…>
성이의 손을 뿌리치려고 노력했지만 눈 앞은 점점 희미해진다.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병원에 있었다.
<괜찮아? 뭐 먹고 싶은거 없어?>
초조해하는 성이의 모습에 나는 빙그레 웃어주었다.
<내가 보기엔 너가 아픈것 같다 ㅎㅎ >
<지금이 농담할때냐?
그렇게 아프면서 병원에도 가지 않고 뭐했어? >
책망보다 안타까운 어조가 더 섞인 성이의 꾸지람이다.
<근데 넌 어떻게 알고 우리집에 왔어?>
<너와 전화를 끊고나서 여전히 불안해서 다시 전화를 하니 좀처럼 받지를 않더라.
그래서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가봐 왔지뭐.>
<고마워 성아!>
<바보. 언제부터 너의 개성이 변했나?
고맙다는 말도 다 하고 ㅎㅎ
이번 감기에 머리를 잘못 삶은거 아냐?>
나의 머리를 툭 치면서 성이가 개면쩍인 웃음을 짓는다.
<야! 만족을 모르구…
어쩌다 용기내여 고맙다는 말을 했더니만 ㅋㅋ>
닝게르 꽂은 탓으로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한쪽 팔만 허우적거리는 나다.

우린 어제 바다가에서의 대화흔적을 찾을수 없을 정도로 또다시 편한 친구로 되였다.
한번 아프고나니 왜서인지 자신이 다시 태여난 느낌이다.
난 강해져야만 했다.
아니. 강해질수 밖에 없었다.
나를 아껴주는 친인들을 위해서…
나에게 힘이 되여주는 친구들을 위해서…
사랑은 결코 인생의 전부가 아니였다.
아빠가 돌아가신것도 절대 내가 타락할 이유로 되여서는 안되였다.
누구에게나 어차피 주어진 죽음이다.
그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것이 어쩔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였다.
마치 선택없이 주어진 우리의 생명처럼……
난 성이를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아무런 슬픔도 없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한 웃음이였다.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자신이 될수 있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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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3)

파파 · 2005-05-06 12:26:38
^^~

오늘도 락인을 하고갑니다..
언젠가는 · 2005-05-06 12:33:37
오래 기다리게 하네요.^.^

넘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ㅋㅋ
アラレ · 2005-05-06 12:37:59
화야의 도도함에 탐복해요..
나도 언젠가는 자신만을 지키고 자신만을 위하며 살아왓어요..
차차 자존심도 욕심도 작아져가기만 하고 있어요..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회억하면서 남에게는 강하고 멋진 모습이겠죠,,
하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비친 모습은 걸음이 무겁어져가고만 있어요..
이젠 행복만을 요구하고 싶어졌어요..
화야도 빨리 자신에게 성실해지구 빨리 행복하기를 부탁해요..사랑앞에선 자존심을 버려도 멋져요..^^
녹색추억 · 2005-05-06 14:40:42
파파님, 항상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는님, 언젠가는 기다림이 없게 할게요 ㅋㅋ
존 하루^^*

アラレ 님, 꼭 행복해질거에요..
님도 이쁜 사랑하세요^^*
녹색장미 · 2005-05-06 17:48:49
엄청 오래 기다렸어요 ..........휴.................결말 보기가 이렇게 힘들죠?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 잡았음 좋겠는데요.............그냥 그렇게 우기면 후에 꼭 자존심 세운것땜에 후회할껀데요....................암튼 좋은 사랑 하셔야해요
글 멋있게 쓰는 만큼 인생두 멋져야죠 화이팅!!!
오래오래~ · 2005-05-07 01:27:56
머니머니 해도 건강인데... 밥좀 챙겨먹구 다녀요 ㅠㅠㅠㅠ
맨땅에빠디 · 2005-05-07 06:14:13
수고했습니다.
녹색추억 · 2005-05-07 12:32:52
녹색장미님, 결말 보기 힘들지 않게 해드릴게요 ㅋㅋ

오래오래님, 요즘 다이어트하느라구 캭~~넝담,,

맨땅에빠디님, 함께 수고 ㅎㅎ
별님 · 2005-05-07 16:04:33
이젠 아파하지 마세요.
항상 건강하구~
주변에 친구들이 지켜주자나요...
힘내세요~
아프다니 제가 놀랬어요~
이야기 끝인건 아니겠죠? ㅎㅎㅎㅎ
담편 또 기대 할게요~
제비 · 2005-05-08 13:39:24
화야, 오늘도 너가 쓴 글 잘 읽어보구 간다.
아리랑 · 2005-05-08 18:25:23
어빠다 ~^^;
간만에 오는 쉼터에 혹시나 해서 봤는데 역시나 너 만 있구나
넌 아직도냐 ? ㅉㅉㅉ 그만 좀 앓고 어여 기운 차려 힘차게 훨훨 나라 보려무나
나중에 보자 ㅃ2~
녹색추억 · 2005-05-09 12:33:39
별님,님들이 있어서 아프지 않을거에요 ㅎㅎ

제비얌, 머물때마다 좋은 시간 되라 ㅋㅋ

아리랑,,와~~정말 올만이다.
시간나면 종종 연락해라 ㅋㅋ
얌얌 · 2005-05-17 00:23:23
저도 오랫만에 여기 오는데 첫째가 이 글을 보는것이네요 빨리 결과가 있기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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