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고독으로 가정을 지켰다

사랑이별 · #16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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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ㅂrㄹrㄱi · 2005-04-20 23:47:40 · 조회 490
                                                                             여자는 고독으로 가정을 지켰다


  새벽 2시경
  힘든 꿈에서 간신히 깨어난 뒤로 다신 잠을 이룰수 없게 되자 막무가내로 컴을 켯다.
  수많은 대화실들이 지겹게 몰려든 개미들마냥 빼곡히 배열되어잇엇다.
  대충 눈으로 쭈욱 훑어내려가는 사이 어느덧  눈길은  <<오직 그대와 나>>라는 대화실에 가서 뚝 멈춰진다.
  물론 오직이라는 묘한 강조어의 력량도 없지 않아 컸지만 그보단 그 뒤에 표시된 인원수 (1명)이라는 숫자가
나의 호기심을 부쩍 끌엇던 것이다.
  대체 어떤 인간이 묘한 대화실에서 묘한 만남을 기다리고 잇는것일가?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이게 된 마우스 동시에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튕겨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후회막심햇다.
  왜냐면, 이런 새벽 2시경에 홀로  이런 <<오직 그대와 나>>라는 대화실에서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다른  반쪽을
기다릴수 있는 계기는 꼭 그 어떠한 비상적인 일이 발생하길 기다리는 커다란 기대감을 갖고 있엇을것이다.
  문제는, 난 그 (1명)에게 그러한 기대를 만족시켜줄수가 없엇던것이다. 원인은 난 이미 일생을 맡기고픈 남친이 잇엇고
또한 컴세계에서 그 어떤 사람이거나 혹은 그 어떤 일을 위해 신비하고 낭만적인 기적을 모험할수 잇는 나이도 훨 지났던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문득 그 (1명)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엇다.  갑자기 그 (1명)이 여자엿음  햇다.   그렇다면 난 아주 가볍게 인사말 남긴 뒤로 가볍게 그 대화실을 나올수 잇엇던 것이다.
  까짓! 정말로 까짓 맘대로 드나들수 잇는 곳임에도 부득히 자신한테 이런저런 부담을 주고 잇다는 자제가 너무나 유치햇다.
유치할 정도로 그 (1명)에게 책임지고픈 마음이 드는건 웬 영문일가? 그 (1명)이 불쌍해서엿을가…
  <<안녕! 난 아주 귀여운 노처녀! ^^>>
  어색하게 첫서두를 뗏다.
  <<귀여운? 귀엽다는 걸 못낫다는 다른 하나의 표달형식으로 생각해도 될려나? >>
  <<빙고! 아주 총명함.^^>>  
  <<칭찬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웃는 얼굴표시도 고맙구. 친구사귀고 싶네. >>
  ???
  주저햇다.
  <<나도 귀여운 노처녀. 친구가능?>>문득 상대방이 물어왓다.
  <<물론이죠.^^ ^^>>기쁜 나머지 웃는 얼굴 연거퍼 보내줫다.
나의 심한 격동에 상대방은 놀랫는지 커다란 의문부호를 보내왔다.
  <<실은…나 이미 남친이 잇는지라 뒤에서 다른 남자와 쓸데없는 채팅한다는 게 께름직해서요.
글고 대화방이름도 그렇고…물론 시간도 늦엇고…>>난 한바탕 자신을 위해 열심히 변명햇다.

  <<하하하. 과연 노처녀가 틀림없군. 것도 못낫지만 귀여운 그런 유형. >> 여자는 통쾌하게 웃엇다.
   <<ㅋㅋㅋ. 좋아요. 그럼 당신은요? 왜서 여자랑 친구하고싶어하죠? >> 물론 이것 또한 나에겐 커다란 의문이엇다.
  <<왜냐면, 난 노처녀보다 더 늙은 이미 결혼한 여자거든. 새벽에 와서 말 거는 넘들 보면 아직 이마에 피가 채 마르지 않은
20대초반 아니면 거의 시들어가는 아바이들어거든. 거의다 병태 아니면 변태니까! >> 여자도 자신을 위해 열심히 변명햇다.  
  난 웃어버렸다.
  <<근데…이렇게 늦엇는데 컴터 하시면 남편이 뭐라 안하시나요?>> 끝내 난 제일 기본적인 질문을 했다.
  짤막한 침묵이 흘럿다. 뭔가를 잘못 질문햇다는 생각뒤로 난감해졌다.
  
  <<이 시간쯤이면 아마 다른 여자 품에서 자고잇을걸.>>
  ???
  반신반의햇다.
  컴터에서의 채팅이란 원래 그러햇다.
  내가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고 상대방 또한 나 누군지 모르는 이상 굳이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 분별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는것이다.
  혹 진짜와 가짜가 가담가담 섞인 자체가 채팅의 매력일수도.
  그래서 그냥 가볍게 넘어갔다. <<그래요? 당신 마음 참 넓으시네. >>
  <<방법 없으니까! 마음이 넓지 못하면 이혼할 수밖에 없는데! 과연 내가 이혼하고 재혼햇다고 쳐! 그렇다고 나 무조건
재혼한 남자 바람 안핀다고 장담 못하잖아! 그럼 나 이혼하고 재혼하고 또 이혼하고 재혼한들 뭔 의의가 잇어? 안그래?
그리고 요즘 세상에 사업 좀 한다는 남자들 밖에 애인 안 둔 사람 또 몇이 돼? >>
  보아하니 이 여자 과연 아주 노여자임이 틀림없엇다.
  <<반대! 남자들이 뭘 믿고 그러는데?>>
  <<뭘 믿고? 남자니까!>>
  <<남자가 뭐가 어때서? 남편이 바람피면 당신도 바람 펴!>>
순간, 여자가 불쌍해졌다.
  <<하하하! 이게 바로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은 여자의 차이점이라고 해야 하나? >>
  난 여자의 말뜻을 몰랏다.
  <<그거 알어? 이미 결혼한 여자를 대개 2개 류형으로 나누지. 하나는 귀여운 거, 다른 하나는 무서운 거.
어차피 내 남편을 잡지 못할바엔 아예 귀여운 척 마음 넓게 먹을 수밖에.
무서운 여자가 되엇다면 남편은 물론 내 남편의 피를 빨아먹는 그 여우 같은 년도 같이 뜯어놓앗을텐데…후…>>
  여자의 타자속도는 아주 빨랏다.
  난 생각햇다. 이 여잔 얼마나 많은 날들을 이러한 새벽에 이러한 대화실에서 이러한 여자들을 붙들고 이러한 사연들을 햇을가…
  <<이혼? 너무 우매해! 한계가 되는 한 인내심으로 가정을 지키고 싶거든.>>
  <<음…너무 위대하다! >> 웬지 그 여자가 바보같다는 생각보다는 위대하다는 마음이 더 컷다.
  <<허허. 위대하긴? 나처럼 다른 리상이 없는 보통여자들이라면, 이것 외에 더 할수 잇는 일이 없는데. >>
  <<아니! 가정을 지키는 일보다 더 큰 리상이 또 어디 잇는데?>>
  <<정말? 정말 그렇게 생각해줘?>>여자는 조금 놀라하는 눈치다.
  <<응! 숭배하는 마음이 생기는걸. ^^>>
  <<고마워! 오늘 웃는 얼굴 너무 많이 받는다. >> 아마 상대방도 미소를 띠고 잇다고 난 생각햇다.
  <<만약 너 남편이 바람 피면 넌 어쩔건데?>> 느닷없는 질문이 날아들어왓다.
  <<죽여버릴거야!>>생각없이 튕겨나간 말이다.
  <<하하하!!!>> 여자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리는듯 햇다.
  <<너의 귀여움 플라스 무서움! 행복한 혼인이 되길 미리 축복할게.>>
  <<고마워! 정말로! 음…이러한 시간에…이러한 대화실에서…이러한 축복을…>>갑자기 마음이 이상해진다.
  <<나두 고마워! 정말로! 나한테 준 이러한 긍정! 그리고 이러헌 지지를!>>여자도 어느덧 내 말투를 본땃다.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그 사이, 여자의 입장을 생각해봣다.
  과연, 한 여자의 이미 남편이 밖에 애인을 두고 잇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이러한 새벽 2, 3시경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고독이란 어떤 심정일가고?
  과연 하나의 가정을 지키기란 그 어떠한 고통도 아픔도 고독도 슬픔도 가냘픈 여자 홀로 연약한 마음을 다잡으며 무수한 어둠속에서 지내는 위대함이엇을가?
착잡햇다.
  …

<<저기…벌써 시간이 이렇게 됏네. 난 오늘도 출근해야 하니까 이젠 자야겟는데…당신도 컴터를 끄고 잤음 하는 바램!>>
  <<허허. 그 노처녀 고약한 면도 잇군. 난 아직 피곤하지 않으니까 먼저 자. 담번에 인연이 되면 또 봐.>>
  <<아니…그게 아니고…이런 한밤중에 다시 홀로가 되어 고독을 만든다는게…이 방을 지킨다는게…
그러니까 밖에서 보이는 그 (1명)이라는 숫자가 너무…여하튼 보기 구차해서…>>
  순간, 정말로 불쌍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저려왓다.
  여자는 쾌히 승낙햇다.
  우리는 같이 하나 둘 셋 하면서 컴터를 껏다.
  그리고 나서… 난 오랫동안 잠을 이룰수가 없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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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7)

짠초추껀 · 2005-04-21 00:11:37
가정 하나만을 위해서 여자는 자신을
그곳에 묻어놓구 살아가야 합니까?
남자들하구 애인하는 여자는 나중에 결혼할까?
결혼하구 자기 남자가 나가 바람피면 어떤 쓰라림일지?
울프맨 · 2005-04-21 01:54:53
어느 대화방??주소알려주겟어요?
달무리 · 2005-04-21 02:32:28
인간이란 너무도 나약한같네요!!
해바라기님 오랜만에 글 보네요!!!
잘지내지요?
안녕히..
별무리 · 2005-04-21 07:07:44
이런걸 보면 왼지 결혼이 무서워나네여,나두 결혼해서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면 어떡해야할지。。。。。。。
맨땅에빠디 · 2005-04-21 07:49:09
저 여자 진짜 위대하단말이....
가혜야 · 2005-04-21 11:10:50
남자들 이글보구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잇다구 보는데 ...ㅎㅎ
acacia · 2005-04-21 11:36:38
해바라기님 정말로 오랜만에 글을 올리셨네요.
전엔 쉼터 들리면 제일 먼저 님의 글을 읽었었는데......

결혼한 여자들의 비애란 이런것인가봐요.
글구 결혼을 앞둔 여자들의 두려움도 이런것인듯 싶네요.....
남자의 배반, 남편의 바람, 그리고 고독.....
비둘기 · 2005-04-21 11:36:41
그러기에 남편을 잘 이끄는 지혜로운여자가 되야지.....

밥 잘 챙겨주고 집안 깨긋이 하면 여자인가??
비둘기 · 2005-04-21 11:37:51
남편을 외도하게 하는 꼬리 치는 여자도 참......ㅉㅉㅉ
이수진 · 2005-04-21 17:13:55
일생을 맡기고픈 남친이
바람을 피우면은 선택의 여지가 잇지만...
평생을 맡긴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은 선택의 여지조차 없을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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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지키는 권리보다,
가정을 지켜야할,
안해로서의 의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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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ㅂrㄹrㄱi · 2005-04-22 17:43:00
간만입니다. ^^
그래도 익숙한 얼굴들이 잇어 반갑네요.
건강하시져...^^
smale81 · 2005-04-23 13:32:07
문자언냐,지금 대련이지?
나 4월17일날에 대련도착해서 어제아침에 연길에 도착했어.
나두 이젠 중국에서 자리잡을거야...
이제 날 커피 사줄거지?^^
진주 · 2005-04-25 16:47:53
그 여자 참 위대하다.그런 생각 가진 여자 몇이나 될까요.

현실이란게 자꾸 우리를 사랑과의 관계를 멀리하게 만드네요.
해ㅂrㄹrㄱi · 2005-04-29 10:32:08
스마일 ^^
쪽지가 안가네.
대련오면 연략햐.
꼬옥 ^^
기다릴게.
12月 · 2005-04-29 14:04:47
해바라기님~
저도 이런 남자,이런 사랑,이런 결혼을 많이 보아왔기에
많이 모순되는중이에요~
련정 · 2005-04-30 00:55:42
오랜만에 사랑게시판에 들어와서 또 오랜만에 해바라기님 글 읽게 되여 넘 기쁩니다..
신혼생활 행복하시죠....늦엇지만 축하드려요......항상 님의 글을 기대하고 잇는 련정이로부터
메기 · 2005-05-15 01:00:51
해바라기님~ 오래만에 또 댁의 글을 읽게 되여서 기쁘네요,,,,

나쯔까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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