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작해도 될가요? (13)

사랑이별 · #16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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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추억 · 2005-03-29 16:50:08 · 조회 328
난 항상 드라마는 필경 인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마음속에 그 누구도 들어있지 않다면 그것도 일종의 비극이 아닐가 싶다.
그래서 난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을 잊기 싫어한다.
그때 그 시절에 그 사람을 소유하지 못한 안타까움보다 시간이 흐른뒤에 마주보면서도
마음속에서 그 사람의 그림자를 찾을수 없을때 난 시간의 흐름을 미워한다.
무정한건 시간이지 결코 인간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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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7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에 내 앞에 나타난 남자……
고중3학년때 우리 학교로 전학하여 내 마음속에 자리잡았던 철이였다.
사실 우린 그때 대화가 별로 없었다.
철이는 공부에 열중하였고 나는 남학생과는 거의 대화가 없었기때문이다.
<추억이 나였는지 알았어?>
식당에 들어서서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오. 처음부터 너인줄 알고 메신저로 추가했어.>
<그랬구나…>
갑자기 뭘 말해야 할지 몰라서 수저만 만지작 거렸다.
<내가 널 속였다고 화내진 않을거지?>
<아니, 그냥 너무나 뜻밖이여서 놀랐어, 그동안 잘 지냈어?>
<오. 그럭저럭… 사실 널 찾았었어…>
나를 보는 철이의 눈길에 저도모르게 당황해난다.
<우리  학교때는 말도 몇마디 못해본것 같은데ㅎㅎ>
억지웃음을 하고 말을 돌렸다.
여직 철이를 잊은적은 없었지만 단 한번도 찾을 마음을 가진적은 없었다.
그냥 한때 내가 좋아했던 남자로만 기억했다.
그 좋아함에 오래동안 밤 잠을 설쳤고
그 좋아함에 공부가 머리속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 좋아함에 난 옳바른 대학도 붙지 못한 신세였다.
지금 생각하면 한 사람을 좋아했던 대가가 너무나 큰것 같다.
그것도 그 사람은 전혀 감촉할수 없을만큼 묵묵히 좋아만 하였던 자신이다.
만약 다시 선택하라면 난 여전히 선택의 여지가 없을것이다.
그래서 여직 후회한적은 없다.

<나 고중을 졸업하고나서 널 다시는 못 만날줄 알았어.
교우록(校友录)에서 너의 흔적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난 여전히 묵묵히 아무 말이 없었다.
만약 철이가 나에게 단지 <꿈>이란 메신저친구의 존재라면 오히려 더 편했을것이다.
7년이란 시간이 나와 철이에게 너무나 많은 거리를 부여한것 같다.
<철아, 난 단지 <꿈>으로만 알고 만나는 너였는데…>
난 뒤말을 얼버무렸다.
<내일 주말인데 날 동무해줄래?>
철이가 청을 든다.
거절할 이유가 없는 청이였다.
<그냥 <꿈>이라고 생각하고 날 편하게 대해주면 안되니?>
주저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철이가 또 반복한다.
<그래, 내일 우리 바다로 놀러가자, 해수욕도 하구 ㅎㅎ>
난 모든 우려와 모순을 던져버리고 철이를 편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밥을 먹고나서 산보를 거절하자 철이는 나를 집까지 바래다 주겠단다.
철이와 함께 걸으면서 7년전의 자신이 떠올랐다.
그때 철이의 숙사는 나하구 이웃이였다.
저녁자습만 되면 철이 뒤를 따라서 학교로 향하던 나였다.
아마 철이는 전혀 몰랐을것이다.
그때 함께 걷고 싶었던 바램이 7년후에 이루어질줄은 몰랐다.
하지만 내가 바랐던 그 감각은 전혀 아니였다.
아직도 철이를 좋아하는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철아, 집에 거의 도착했어. 이제 가봐도 되!>
내가 사는 아파트에 거의 도착할무렵 철이보고 돌아가라고 하였다.
철이는 회사동료와 함께 든 호텔이름을 알려주고 돌아섰다.
철이의 뒤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7년이란 시간이 흐른뒤에 운명은 우리에게 구경 무엇을 부여할지…

사실 처음 민이가 비에 젖은 머리를 올릴때 난 철이가 생각났었다.
그래서 자꾸 민이에게 신경이 쓰이게 되였다고 생각했었다.
오늘 나의 이상한 반응들은 단지 오랜만에 만난 서먹함때문일거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잡생각에 정신이 팔려 집 문앞에 서있는 민이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어디 갔었어?>
민이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언제 돌아왔어?>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내 나름대로 묻는다.
<휴대폰은 왜 껐어?>
<휴대폰? 안 껐는데…>
가방안에서 휴대폰을 꺼내보았다.
정말 꺼져있었다.
빠뜨리가 다 나갔던 모양이다.
<오, 빠뜨리 나갔네. 집안에 안 들어가고 여기에는 왜 서있어?>
문을 열려고 보니 잠겨져 있었다.
그제야 민이가 왜 밖에 서있는지 알것 같다.

<그 남자 누구야?>
집에 들어서기 바쁘게 또 묻는다.
민이와 단둘이 있어보기는 처음이지만 그다지 어색함은 없었다.
<동창…>
아무 생각없이 대답해주었다.
<그저 동창이야?>
민이 답지 않게 꼬치꼬치 캐여묻는다.
<동창아니면? 뭘 알고 싶은데? >
나도 신경질이 났다.
<아니 그냥 물었어. 누구든 나하고 상관이 없으니까!>
민이의 태도가 갑자기 돌변한다.
난 그러한 민이의 마음을 더더욱 알수 없었다.
<나 피곤해서 자야겠어. 넌 가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
나 답지 않게 말투가 억망이였다.
출장다녀 온 민이와 조금이나마 관계가 개변할줄 알았는데
아무상관없다는 민이의 한마디는 나의 마음에 찬서리를 내리게 하였다.
<알았어. 나 가면 되잖아!>
<쾅!>하는 문이 닫기는 소리와 함께 민이는 떠났다.
이런것이 아니였는데……
내 눈가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든것이 다 한순간에 부서져 버리는것 같았다.
철이에 대한 감정도……
<꿈>에 대한 기대도……
민에 대한 미련도……
모든 설음이 북받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막을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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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9)

영 · 2005-03-29 17:45:06
너무도 오래간만에 보는 추억님의 글이군요

요즘 오래간만에 쉼터에 온저한테는 너무도 좋앗어요

단숨에 쭉 다읽어봣어요,,,역시 님다운 글이네요,,변함없는...

그냥 사랑계시판에 올때마다 은근이 님의글을 기대햇어요

하지만,,기대와함께 충실한 맬을보낼거라고 생각하곤햇어요

오늘 님의 글을 읽으면서 현실에서 채우지못한 사랑의 공허감(?)땜에

올리는 글이아닌가고 생각하니 조금은 서긆퍼지네요,,,,

부디 꿈처럼 아름다운 사랑하시기를요 ,,추억님께서
녹색장미 · 2005-03-29 20:42:49
처음 댁의 글을 보구 정말루 깊은 감명받았어요 그래서 댁의 글 정말루 많이 기다렸어요 .........실은 댁의 글 정말루 한꺼번에 다 읽어보구싶은 그런 감각이거든요 ......매일 매일 좀씩 많이 써주면 안되나요?넘 과분한 요구라면 미안해요.......
글구 댁 글 보면 댁이 많이 슬퍼보여요 나는 나한테 이렇게 좋은 글 써준 댁이 항상 즐거웠음 좋겠어요
얌얌 · 2005-03-29 23:45:06
너무너무 잘 된글이에요,스스로 우러나오는 글이라 더 잘됬다고 느껴지구요. 정말 제가 안타까워요. 하지만 빨리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이 되는게 더 좋지 않을가 싶네요. 행복축원해요^^
*_*눈부신 해살*_* · 2005-03-30 08:38:24
정말로 마음에 와 닺는 글이예요. 잘 읽고 갑니다.
담편을 바라면서 ...
녹색추억님 항상 건강하시고 매일 즐거운 시간만 보내기를 바랍니다
녹색추억 · 2005-03-30 12:29:41
영님, 오랜만에 보는거 같네요.
여직 지켜봐줘서 고마워요.
그냥 봄이 오면 뭔가를 쓰고싶네요.
현실에서 채우지 못한 공허감?ㅎㅎ그런거 같기도 하구 ..
항상 행복하세요^^*

녹색장미님,글속에 주인공과 현실의 녹색추억은 많이 틀려요.
그 어떤 일로 슬플수 있어도 나에겐 행복인데 ......
이쁜 사랑하세요^^*

얌얌님, 그냥 뭔가를 끄적이고 싶어서 쓴 글인데
읽어주는 님들이 있어서 행복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눈부신햇살님, 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이쁜 사랑 하세요^^*
별처럼 · 2005-03-30 17:08:01
정말 글을 봐도 현실같은 실감이 나네요. 글 솜씨 좋은데요~녹색추억님
언젠가 나도 이렇게 멋진 사랑을 하구 싶네요~
담편 은 또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saitama · 2005-03-30 18:06:25
글을 너무 잘쓰네요.
나도 가끔가다 뭔가 적고싶은 충동은 생기는데 되질않네요.
다음집도 기대할게요
녹색추억 · 2005-03-30 18:16:47
별처럼님, 글은 현실을 과장하거나 미화한것이 아닐가요?
님도 이쁜 사랑 하세요^^*

saitama님, 글을 적고나면 뭔가를 해소하는것 같아서 ...
그냥 생각대로 끄적이는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존 하루 되세요^^*
파파 · 2005-03-30 21:28:51
^^~

잘 보구 갑니다..

긴 말은 생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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