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하늘은 푸르렀다...>(4)-고중편-

사랑이별 · #16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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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비 · 2005-03-17 13:16:21 · 조회 239
4.
내가 림이와 멀리할수록 안달아하는건 홍이였다.
홍이는 더는 나한테도 정보를 얻지 못하는지라,
직접 출마했다.
그때 우리 학생들은 매일 저녁 저녁자습에 나갔다.
공부 잘하는 림이는 저녁자습도 언제나 밤늦게까지 하군 했다.
홍이도 자습메니아가 되였다.
아니 정확히 림이메니아였다.
그리고는 어느날,늦게 들어온 홍이의 어깨위에는 림이의 웃옷이 걸쳐져있었다.
숙사애들은 서로 눈을 껌벅이면서 웃었다.
그 웃옷은 사흘후에야 돌려줬고,
우리는 홍이가 사람대신 물건을 놓고 그리워한다…고 웃었다.
그러구려 기중시험이 닥쳐왔고,
나는 쉽게 1등을 할수 있었다.
애들은 나의 <어쩌다 한번 운수가 좋아서…>란 말이,
그냥 겸허의 말이라는것을 깨달았다.
다른 학생들은 죽을둥살둥 복습을 했는데,
나만은 거의 매일 놀고 먹고 했던것이다.
<넌 어떻게 공부를 하기에?...>
림이가 물어왔다.
<그냥 수업만 잘 들으면 돼.>
애들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허위적으로 논다고 의심했다.
그렇지만 내 비결은 캐내지 못했다.
학교-숙사-식당…을 제외하곤 난 가는 곳이 없었기때문이다.
자습하는 교실에도 내 모습이 없었고,도서관에는 더 없었다.
이번 기중에 또 다른 한사람때문에 은근히 놀랐다.
월이가 2등을 한것이다.
월이는 <노력형>이였다.
초중에서는 보통성적이였는데,고중에 올라와서 열을 바짝 내여 공부를 한 모양이다.
그런 월이를 바라보는,한쌍의 타는듯한 눈빛이 있었다.
용이였다.
기중시험이 끝나자,
고중에서 제일 얌전하고 여자답기로 소문난 월이한테,
용이는 작업을 걸기 시작했다.
처음은 자리바꿈으로부터 시작했다.
기중시험이 끝나자 한차례 자리정돈이 있었다.
나는 월이와 앉게 되였고,
림이와 용이는 우리 뒤에 앉게 되였다.
월이뒤에 앉은 용이는,그냥 연필로 월이를 찔러댔다.
<만년필 빌리자…>
<필기 좀 보자…>
월이는 그냥 요구하는대로 빌려주었다.
그러던 어느날,만년필을 빌려간 용이는 그 만년필을 잃어먹는 일을 저질렀다.
<미안해…어디에 뒀는지 생각나지 않아…>
그쯤 하고 말았는데,이틀이 지난후 나는 월이가 아주 이쁜,큰 보석이 달린 만년필을 쓰는것을 발견했다.
<어머…만년필 이쁘네.>
<…응…>
<어디서 샀어?얼마야?...>
<받은거야…>
쑥스러운듯 월이는 얼굴을 붉혔다.
나는 짐작이 가는데가 있어 용이를 향해 입을 쭝굿했다.
월이는 알릴락말락 머리를 끄덕였다.
<히야…ㅋㅋ너네 언제…>
어쩐지 월이와 있으면 나는 많이 대범하고 활발하다.
원래 나도 조용한 성격이지만,
나보다 몇백배 조용하고 얌전한 월이를 대하고보니,
나도 똑같이 그래서는 둘이 답답해 죽겠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항상 대범하게 행동했다.
<아니야…아무것도 아니야…>
월이는 쥐구멍을 찾는듯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아니면서 받아?똑같은것도 아니고 이런 이쁜걸로…ㅋㅋ>
나는 언제나 이런 사람을 찌르는듯한 유치한 정확성을 고집한다.
그때 그 시절에 연애를 하는 애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또 연애란 그리 생소한 단어가 아닌것만은 사실이였다.
나는 진심으로 두사람을 축복해주고싶었다.
그후 용이는 그림자처럼 월이를 따라다녔다.
말 그대로 월이의 수호신이 되였다.
그래서 고중 3년을 월이는 안전하게,편하게…다닐수 있었다고 한다.
내가 다닌 그 고중은 험한 고중이였다.
얼굴이 반반한 여자애들은,몽땅 늑대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먹이였다.
어느 늑대들에게 찍히기만 하면,
대답하면 편하게 지내는거고…(조기연애의 전형적인 모범이 되겠지만…)
대답하지 않으면 끝날줄 모르는 이지메(괄시)의 시작이다.
가는 길을 막지 않으면 항상 날아오는 돌멩이를 조심해야 하고…
빗발치는 유언비어에 못이겨,차라리 대답하고말걸…하는 후회로 혀를 깨물다가 전학해버리는 여자애들도 많았다.
그래서 좀 반반한 애들은 제발 내가 어느 누구의 눈에도 들지 않았으면…하고 기도하는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조용히 공부를 하고,부모가 요구하는 대학에 갈수 있기때문이다.
나는 한마을에 있는 깡패 팔촌(?)오빠의 세력이 이 고중까지 뻗어오는 바람에,
그 오빠의 특별한 부탁으로,(후에 알고보니 아버지가 간접적으로 부탁했단다.)
무사히…아주 무사히 지낼수 있었다.(이런건 다 후에 안 사실들이다.)
편하게 지내는 월이와 아주 대조적인 운명은,
홍이였다.
홍은 너무 이쁘진 않지만 크고 까만 눈이 매력적이였다.
홍이가 좋아하는 림이는,우정 이상으론 그 아무것도 홍이한테 베풀지 않았고,
홍이의 마음도 거의 시들어갈무렵…
주먹이 제일 쎈 광이가 홍이를 찍었다.
최초에 홍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에 따르는 늑대들의 보복을 감당해내기 어려웠다.
홍이는 쩍하면 길을 가다가 위협당했고,분필이나 돌멩이들을 피해야 했었다.
후에는 혼자 길을 걷지 못하고,언제나 나와 명이를 불러서 같이 가군 했다.
명이도 차츰 가까워진,한마을에서 온 늘씬한 애다.
후에 나는 자주 홍이와 명이…이렇게 셋이 다니군 했다.
어느날 저녁,홍이는 나의 침대에 비집고 올라왔다.
<왜…>
<너랑 얘기 좀 하려고…>
<응…말해…>
<나…광이한테 대답 줬어…>
<엉?...>
<이렇게 나가도 방법이 아니야…나 3년동안 이렇게 보낼거 생각하면 아득해…>
<너 진짜 광이 좋아해?>
<아니…>
홍이는 한숨을 쉬였다.
<그런데?...너 첫 연애를 이렇게 할거야?...>
<할수 없잖아…그리고 광이한테 대답하면 난 편안히 살수 있을거야…다른 애들한테 형수 소리도 듣고…난 지금처럼 이렇게 지내는거 너무 고통스러워…모든 남자애들이 다 날 괄시하고있어…>
<너무 쉽게 타협하는거 아니니?겁나서 그런다면 나하고 명이가 그냥 같이 다녀줄께…>
<아니…너네까지 힘들어져…나도 힘들고…타협 안하면 어쩌겠어…우린…너무 약해…>
진짜 안타까왔다.
광이한텐 너무 아까운 홍이였다.
내가 힘이라도 있었으면…
친구가 이렇게 되는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내가 오래도록 잠잠해 있자 도리여 홍이가 나를 위안했다.
<괜찮아…내가 걔랑 사귀면 너네도 안전하고…여러모로 편하잖아…>
<…네가 맘에 내키는 일이 아니잖아…>
<괜찮아…내킨다고 생각하면 되지머…그리고 솔직히…안내킬것도 없지…아니면 대답했을까…>
<잘되길 바란다…>
나는 이런 말을 해줄수밖에 없었다.
세사람이 같이 다니던 길은 이제는 두사람의 그림자만 남았다.
홍이는 광이의 여자친구로 데뷔하기 시작했고,
술마시는데로,친구 모임으로 시도 때도 없이 끌려갔다.
그러는 홍이를 나와 명이는 항상 근심어린 표정으로 지켜주군 했다.
광이한테서 호출이 없으면 셋이 다녔고,
광이한테 부름이 오면 홍이는 만사를 불구하고 나가야 했다.
취해서 들어오는 홍이 시중을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참…이렇게 나가다간…>
명이가 혀를 찼다.
나와 명이만은 그나마 조용히 일년을 지낼수 있었다.
기말시험성적이 내려왔다.
나는 역시 1등이였지만,월이 성적이 6등으로 미끌어졌다.
용이의 작업이 어떻게 보면 역효과를 가져온셈이다.
그때는 역시 공부가 제일 중요했다.
월이는 노력에 노력을 가했고,
더 안달아해하는 사람은 용이였다.
복습자료를 사준다,약한 과목을 복습시킨다…
용이는 당자인 월이보다 더 바빴다.
옆에서 나는 사랑에 충성하는 그런 용이의 행동에 감복이 갔다.
그런데…용이의 사랑에 대한 이런 집착이,
그 후엔 나에게 대한 보복으로 승화할줄은…꿈에도 생각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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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3)

백두산늑대 · 2005-03-17 14:09:56
재밋게 잘 봤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소라 · 2005-03-17 15:40:18
잘있었어? 연아..ㅎㅎ
너 끝내는 돌아왔구나...
니가 쓰는 문장의수법이랑 보구 넌지 알았다...
(틀렸음 미안하지만 왠지 너란 기분이 가더라...ㅎㅎ)

글 잘 읽었구...시간나면 언니한테 쪽지래두 보내주라..ㅎㅎ
화이팅...

언니로부터.ㅎㅎ

(내가 아는 동생이라구 생각되는데요..만약 틀렸음 죄송합니다.)
햇비 · 2005-03-17 18:42:35
소라언니,언니 감각을 믿어...^^이젠 밝은 글만 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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