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씨가 아내 신씨에게 쓴 편지

사랑이별 · #160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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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초원우에 혼자 · 2005-03-08 18:37:09 · 조회 236
차씨가 아내 신씨에게 쓴 편지
여보.

오늘 드디어 우리집 계약을 했죠.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줄 수있다, 다 들어 주겠노라”고
큰소리치면서 결혼한 지 6년 2개월 만에
당신이 그리 원하던 우리집이 생겼네요.

아까 집을 함께 둘러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나요?
나는요, 예전에, 우리 결혼하던 시절을 생각했어요.

아주 오래 전도 아닌, 불과 몇 년 전인데,
참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금반지 한 개 달랑 주고, 나는 공짜로 당신과 결혼을 했어요.
이등병 때한 결혼이지만, 자신있었어요.
제대만 하면, 정말 당신을 행복하게,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들어주면서 여유롭게 살 자신이…

그런데, 그게 아니네요.
나만 여유롭게 살았네요.
당신은 억척스럽게 살았네요.

며칠 전, 1년 만에 용제씨 부부와 노래방에 갔을 때,
당신은 “요즘 노래를 아는 게 없다”면서 당황해 했었죠?
나는 속으로 더 당황했어요.

당신이 모르는 최신곡들,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당신, 결국 작년 이맘때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불렀죠?
연애할때, 두시간을 불러도 다 못 부를 정도로
많은 노래를 알던 당신이었는데,
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었나요?
그 동안 무얼 했나요?
결혼 6년, 나는 어느 새, 못난 남편이 되어 있네요.

러닝 머신에서 5분도 뛰지 못하고 헐떡거리는 당신에게
“마라톤대회 나가야 하니 아침 일찍 인절미 구워 달라”고
부탁하는 철없는 남편이 되어있네요.

우리 생생한 젊음들끼리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그새 왜 나만 이리 잘 뛰고, 잘 놀게 되었나요?

내가 운동하고, 노래 부르는 동안,
당신은 무얼 했나요?

당신은 정민이 낳고, 놀아주고, 밥 먹이고,
또 놀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목욕시키고, 동화책 읽어주고,
또 기저귀 갈아주고, 그러면서 내 얼굴피부 나빠졌다고
억지로 피부과 데려가 마사지 받게 하고,
젊게 보여야 한다고 백화점 데려가 청바지 사주고.
당신은 아줌마면서, 나는 총각처럼 만들려고 애쓰면서 살았죠.

당신은 농담처럼, 우리집에는 아기가 둘이 있다고,
근데 큰 애가 훨씬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죠.

신혼시절 당신의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큰소리쳤던 나는,
결혼 6년 만에 당신의 큰 아기가 되어 있네요.

미안해요.

난 당신의큰 아기인 게 너무나 행복했지만,
당신은 참 힘들었죠.

앞으로는 당신이 나의 큰아기가 되세요.

서툴지만, 노력하는 당신의 아빠가 될 게요.

결혼할 때 내가 했던 말, 기억하나요?

당신이 “나를 얼만큼 사랑해?” 하고 물으면, “무한히 사랑해” 라고 답했었죠.

이제 그 말 취소할래요.

나는 당신을 작년보다 올해 더 사랑합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구요,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할 겁니다.

당신은 어느새 존경하는 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있네요.

당신 옆에 오래있을께요.

당신은 오래만 살아주세요.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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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5)

빠띠스투타 · 2005-03-08 20:03:26
내 당신을 따라배워 모범남편이 되겠습니다 내 눈물로 맹세합니다
ㆀ방울이ㆀ · 2005-03-08 22:32:20
^^;;;;;;;;;;;;;
힘든인생살이 · 2005-03-08 23:55:28
힘든 인생살이에서 멋잇게 사랑하는 두 사람,
아, 부럽습니다!!!
천년바위 · 2005-03-09 16:22:01
이 글은 신애라의 남편이 신애라씨한테 쓴 편지인데............
심심한 남자 · 2005-03-10 07:35:31
感動しましだ、いつも幸せに、祈り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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