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그리고 목걸이

사랑이별 · #15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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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ㅂrㄹrㄱi · 2005-02-15 10:46:39 · 조회 234
                                                                            할머니 그리고 목걸이


  나에게는, 70이 훨 넘으신 할머니가 계신다. 혈육관계가 있는 친할머니는 아니지만, 처녀몸으로 우리 집안

에 시집와 자식 하나 낳지 않고, 아빠를 키우고 뒷이어 나까지 키운, 거기에 시부모 셋이나 모신 큰 공로가 있

는 분이다.

  솔직히, 할머니에게는 그 어디가나 미인이라는 말을 들을수 있는 이쁜 얼굴외에 비단결같이 아름다운 마음

이 있다. 한 여자에게 있어서, 이쁜 용모와 아름다운 마음이 있다는건, 옛날에 있어서는 아주 훌륭한 성공이

아닐수 없다. 그럼에도, 한평생 즐거움이 뭐고 행복이 뭔지 모르고 살아온 삶이었으니...그래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의 재가에 모두들 축복을 아끼지 않았었다.

  만약, 노년에 들어서서 시간의 개념을 일분일초로 계산한다면, 그렇다면 노년일수록 매 일분일초를 아껴가

며 즐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참 다행인 건, 나의 할아버지한테서 한평생 받지 못했던 사랑을 뒤늦은 노년에 들어서서 만끽할수 잇다니,

그거 또한 일종의 행복이고 일찍 돌아가진 할아버지에 대한 일종의 용서가 되리라.

  할머니는 쩍하면 내 앞에서 지금의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의 자식들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앗다. 심지어 나

의 아빠가 돈 한뭉치를 앞에 갖다 놓아도 그 집 자식이 간장 한근 사온것보다 무게가 약할 정도로 비례를 차별

시했다. 거기에 대해, 몇번이나 싫은 눈치를 줫으나, 번마나 똑같은 <<착오>>를 범하는거 봐선, 그건 아마도

진심어린 마음이 아니라, 너무나 고지식함에서 온것임을 알았다.

  아마 할머니는, 자신이 이쪽저쪽에서 존경과 사랑을 받고있으니 걱정말라는 뜻도 전달하고 싶었고 만약에

가능하다면, 서로 친절하게 내왕햇음 하는 바램도 없지 않아 많을것이다.

  솔직히, 우리 젊은 사람들은, 두분의 만남으로 인해 일부러 먼곳에서 달려가 서로 만나고 감개무량할 필요도

없고, 친형제처럼 명칭들을 선명하게 따뜻하게 불러주는것도 습관이 안되는건 뻔한 일이다.

  단지, 난 나의 할머니를 사랑하니까, 할머니와 같이 살고있는 할아버지도 존중하고픈 마음일뿐이다. 물론

그 집 자식들도 자신의 아버님을 걱정하시니까 나의 할머님도 관심하고 잇다는것만은 사실인것이다.

  가끔은, 하나의 가정이란, 정말로 누구나 할것없이 서로 친밀하게 정이 오가거나 적절한 명칭을 또박또박

불러주는따위 거치장스러운 방식들이 없더라도 충분히 두 사람을 이어놓을수 있고 거기서 가정을 느낄수 잇

는것이다.

  되려 의식적으로 어떻기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강제적인 억압으로 정말로 그 공식을 실현할려고 시도한

다면 더 어색할수도 잇고, 어색을 경험하는 과정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수도 잇는것이다.

  그래서 나 종래로 습관이 되지 않앗던 소위 친척의 명칭들을 끄집어내 억지로 부를려고도 하지 않앗고, 그것

또한 항상 할머니한테서 차갑다는 비평을 받앗다.

  일본에 나와서 알바생활도 조금 여유가 생기니, 항상 옷차림새에 신경 쓰는 할머니한테 옷 몇벌을 보내드린

적이 잇다.

  혹시나 필요한게 잇으면 얘기하라고 햇더니 목걸이가 욕심난다면서 죽기전에 목걸이 한번 걸어봣음 좋겟다

고 하셧다.

  70세에 목걸이...나는 웃엇다.

  70세와 목걸이를 연결시켜서 웃은게 아니라, 항상 그렇게 자랑이 끊어지지 않던 사람들한테 그 념원 하나를

얘기하지 못해서, 심지어 돈뭉치 척척 내놓는 아빠한테도 단지 거미줄에 불과한 요구일텐데 그걸 여직 속에

두고있엇다니...바다건너 일본에 잇는 나한테 전화선을 타고 간신히 얘기하다니...

  마음이 착잡해지더니 나, 슬퍼져버린다.

  그렇다. 할머니는 여자로서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욕심을 70년이나 가슴에 묻어두고 계셧던것이다.

혼자서 효성 다 하는것 같던 아들한테도, 간장 한근에도 기뻐 어쩔줄 몰라 늘 입에 달고잇던 그 집식구들에게

도, 할머니는 끝내 얘기하지 못햇던것이다. 나에게 조심조심 간신히 속에 묻어둿던 념원을 입밖에 낼때까지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의 용기와 얼마나 많은 부끄러움의 우려를 보냇을가...혹 <<그 나이에 목걸이는 무슨

목걸이>>할가봐 얼마나 마음을 조엿을가...

  우리 젊은 사람들은, 서로 자기가 잘난척 혹은 돈으로 혹은 입으로 노인들에게 최선을 다하는것 같지만,

결국은 그 노인은, 그 노인이라는 명칭외에 여자라는 또 다른 의미도 잇다는걸 잊고잇엇고, 여자의 기본적인

마음을 잊고잇엇고, 그 기본을 70년째 묻고잇음을 잊고잇엇다.

  생활은, 정말로 미소한테서 표현하고 잇는것이다.

  월급봉토를 들고 금방에 들어갓다.

  <<얼굴도 이쁘고 마음도 아주 이쁜 할머니에요. 70년동안 부러워하고 기다렷던 목걸이라면, 어떤게 제일

어울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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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7)

하냥 · 2005-02-15 10:56:33
점원: \"얼국도 이쁘고 마음도 이쁜 손녀(손자?)가 사주는것이라면

70년동안 부러워하고 기다렸던 목걸이는

손녀의 맘만으로 충분히 어울린 답니다.\"
해피웨딩 · 2005-02-15 13:31:12
정말로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노인이라는 명칭외에 여자라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정말로 감명 깊습니다.
새벽이슬남 · 2005-02-15 13:35:48
라기가 컴백햇네~
컴백 환영한다~
^^
밥한냥만~ · 2005-02-15 15:16:13
<월급봉토>를 <월급봉투>로 수정~

아줌마 음력설 잘 보냈슴다?
이수진 · 2005-02-15 22:46:42
생활은, 정말로 미소한데서 표현하고 잇네요^^*

/라기님이 정말 오랫만에 돌아오셧네요^^/
영 · 2005-02-16 11:42:57
넘 좋은글이네요,,잘읽엇음니다

노인이라는 명칭외의 여자란 의미,,

추천올림니다..
12月 · 2005-02-16 17:30:21
해바라기님 징말 오랫많이네요..
구정 잘 지냈어요?ㅎㅎ^^
왜 이케 오래 쉼터 않오세요..?많이 기둘렸는데..ㅎㅎ
컴백 환영하고,새해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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