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아홉은 정말 묘한 숫자다.
아홉을 쌓아 놓았기에 넉넉하고, 하나밖에 남지 않았기에 헛헛하다.
그 아홉이 지나면 또다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기에 불안하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이건 모두 십진법의 숫자 놀음에 지나지 않지만,
그게 때때로 우리를 공포스럽게 만들곤 하니 우습다.
이게 다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이리라,
비단 숫자뿐 아니라, 우리네 인생에서 어떤 출발점과 도달점에 연연해
하는 것부터가 고정관념의 산물이 아닐까,
도달점에 닿는 순간, 그건 곧 출발점이 되고 마니까.
그래서 우리네 인생은 중단 없이 쭈욱 진행되는 과정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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