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의 참회
그러니깐
내가 지금 어디에 잇냐면은
너가 그토록 갈망하던 초원의 한복판인데.
그런데
시뚝하다 못해 너무 허무하고 허황하구나.
이렇게 차가운 바람이 바지가랭이속으로 감겨올때면
분명 죄 진건 바지가랭이란걸 뻔히 알면서도
맘 깊은 곳에 아프게 아프게 와닿는 건
아마도, 아직도 너를 못잊어서 그런거니
아니면, 아직도 니가 그리워서 그런거니
혹은, 설마?
그래! 설마...
죽어도 널 못잊고 미치도록 니가 그리울 지언정
사랑한다는 개념만은 린색하게 아껴둬도 괜찮겟니
나한테 버림받고 비참하게 떠난 너를
아니, 모질게 나만 딸랑 남기고 떠나버린 너를
사랑한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숨통이 막혀 와...
이렇게 넓다고 하기엔 너무한 황량한 세상 복판에
세상만물 무시한채 우두커니 폼 잡으며 서 잇어도
이렇게 숨통이 답답하고 조여오는 건...
그건...
그건...
함께 와야 할 곳에 나 혼자 와서 죄 받는거니?
고독한 너를 버리고 혼자 와서 죄 받는거니?
고독한 너한테...
너한테 버림받고 온 것마저 죄인이 되버린거니?
이 못된것 아!
정녕 날 죄인으로 만들거면 왜 떠난거니?
정녕 나까지 데리고 못갈거면 왜 혼자서 떠난거니?
왜 고독하게 혼자서 떠난거니?
더럽게 드넓은 곳에 비참하게 혼자 서 잇는 내 모습에
과연 너도 숨통이 터지도록 죄어진다면
날 더 이상 머리 숙인 죄인으로 만들지 말고
데려가려므나...
제발 데려가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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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이 막힐지언정 사랑을 터지고싶지않다는 님이...
가버리는 님을 멍청히 바라보는 <내>가 죄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