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낳은 아픔

사랑이별 · #157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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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x 평방 · 2005-01-10 14:49:04 · 조회 237
나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었다.

그래, 였엇다는 과거형으로만 표현하자.

한때 뼈저리게 가난했던 세월도 굶주렸던 눈물도 이젠 다 지나간 일이다.

인간은 항상 그렇다.

그냥 내가 잘나서 잘되고 내가 멋져서 잘 살고 그런가 한다.

이젠 내 나이도 서른다섯.

성냥갑만한 회사안에서 개미처럼 뱅뱅 맴도는 공식적인 일상에마저 흐뭇한 만족으로 치우치다가 마비된 다리를

질질 끌며 내 방문을 열때면 난 항상 오염된 공기에 질식해버릴것만 같은 불안감에 습관적으로 담배불 붙인다.

그렇게 한대 붙이고 나면 또 붙이게 되고 두대 피우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줄담배가 시작된다.

한곽마저 바닥이 들어날무렵쯤이면 난 항상 그녀를 떠올린다.

그래서 난 참 웃기는 인간이다.


난, 정말로 가난했었다.

그녀만 아니었다면, 난 그 가난이라는 두 글자를 영원히 깡그리 그리고 확실히 잊어버렸을거다.

모질게 가난했던 나날에, 난 나처럼 모질게 가난한 농민의 딸 그녀를 알았다.

난, 아마도 그녀도 가난했기에 그녀를 사랑할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가난이라는 아픔으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우리의 미래를 약속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리 부모님들은 한국으로 돈벌이 떠났고 덕분에 난 처음으로 가난을 멸시할수가 있었다.

가난한 그녀는 가난한 나한테서 선물 받기를 꺼렸고, 받을적마다 떨리는 손길을 주체할수 없음을 난 감촉했다.

가난한 우리는, 가난하게도 사랑했었다.

정말로 진저리 날 정도로 가난하게 뼈저리게 사랑해왔다.


하지만, 우린 결혼을 할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돈뭉치 안고 온 우리 부모님들 그녀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우리 결혼을 반대해나섰다.

결국, 힘겨웁게 발버둥치던 우리는 지친 나머지 난 도시의 돈 좀 있다는 딸과 결혼을 했고,

그녀는 나의 결혼식날에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내 아내는, 쩍하면 나를 촌놈이라고 놀려줬고 그럴때마다 나는 가난했던 그녀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녀는, 꼬박 4년동안 감감무소식이었고 난 4년동안 매일 밤 그녀의 꿈만 꾸면서 살아왔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문득 부자가 되어 내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종이장같은 돈뭉치를 하늘공중에 펄펄 휘날리며 이만하면 족하지 않냐면서 하염없이 울었다.

나는 족하다고 말했다. 나도 하염없이 울었다.

난 아내와 이혼을 하고 가난했지만 지금은 부유한 그녀와 결국은 결혼을 하고말았다.


기쁘기만 한거 같지만, 우린 항상 슬퍼했다.

행복한거 같지만, 우린 늘 우울했다.

그녀는, 밥상을 마주앉아 내 밥술에 반찬을 얹어주면서 갑자기 울어버리곤 했다.

난, 그녀를 사랑했다. 정말로 사랑했다. 줄곧 사랑해왔다.

하지만, 가난했던 그 시절뒤로, 우리 사이엔  장벽이 생겼다.

그게 과연 무엇이었던지 우리 둘은 단지 그게 깨어질가봐 두려워했을뿐 무너뜨릴 방법은 그 누구도 없었다.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그녀의 조용히 잠든 모습뒤로 난 매일밤 악몽을 꾸었다.

그건, 가난을 떨쳐버리려 가난한 그녀를 버린 뒤 이어진 악몽보다도 더 길고 더 지꿎었다.

내가 할수 일이란 단 한가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내 곁에 그녀가 아직도 누워있는지 찾고있는 일이었다.

그녀가 아직도 내 곁에 있어주고있다는 사실은 언젠가는 날 떠난다는 생각에 난 무서워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그 무서움은 정말로 째지게 가난했었던 나날들에 몰려오는 빚쟁이들에 대한 공포감보다도 십배 백배 천배나 더 되었다.


어느날.

해빛 여전히 찬란하고 그녀의 체온 여전하게 느껴오는 날임에도 그녀는 곁에 없었다.

끝내

그녀는 떠났다.

떠나면서 그녀는 그랬다.

이제는 떠나도 미련이 없다고. 이제는 영영 후회 없다고.

사랑하는 남자의 아내가 되고파, 미치도록 되고파, 돈만 벌면 되는줄 알고 미치도록 일만 했었다고.

4년이라는 시간으로 돈을 긁어벌었고, 몹쓸 간암이라는 병마저 벌어왔다면서.

그러면서도 꼭 한번쯤은 결혼하고 싶었다고.

결혼해서 살고팠다고.

사랑하는 남자의 밥술에 반찬 얹어놓아주고싶었다고.

...

...

내 밥술에 반찬 얹어놓으며 왜 갑자기 울어버리곤 햇었던지

그 눈물을 난 이렇게 방문을 열고 줄담배가 시작되면...

언제나 마음 아프게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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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4)

꽃이슬 · 2005-01-10 15:18:57
휴~ 너무나 맘이 아퍼서 뭐라 말했음 좋을지

말이 나오질 않네요...

넘나 힘들었겠네요...

하지만 힘내세요. 떠난 사람두 살아있는 사람이 행복해하길 바랄거니깐요.
설중매 · 2005-01-10 15:23:51
<가난하면 사랑도 아프다>고 누가 저한테 말해준 적이 있어요...
하지만,,,전 믿지 않았죠..
아니..지금도 믿지 않고 있습니다.
貧賤夫妻百事哀라고들 하지만....
^^
옥^*^ 인형 · 2005-01-10 16:59:19
정말로 눈물겨운 사랑이네요.돈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지 넘 미워요.하지만 금후는 행복하길 기원할게요.
수요일 · 2005-01-10 17:43:07
넘 슬픈 예기네요,,,
하지만 한가지 진리-진정한 사랑은 언제든 같이 향수할수있다고ㅡㅡㅡㅡㅡ
가난은 문제가 아니다,,하지만 돈이 없으면 안된다,,,
그렇다고 넘 집착만 하지않으면 모든것이 행복으로 될수있다고 믿어요ㅡㅡㅡㅡ
힘내서 살아가시자요,,,,
떠난 사람을 위해서 남은 사람을 해서 더욱 힘내서 살아가세요ㅡ,,,,,
랭면 大好き · 2005-01-10 19:48:48
버렸던 사랑을 되찾을수 있었다는게 다행이네요!지금을 잊지말고 살아가세요!
彼岸花 · 2005-01-10 20:23:55
오랫만에 심터에 글같은 글이 오르네여...
컁~~디~~~ · 2005-01-11 00:06:35
너무 슬퍼요...
정말 그 돈이 뭔지???
사람을 못살게구네요...
사랑이 더 귀중한가...
돈이 더 귀중한가...
화려한싱글 · 2005-01-11 14:38:10
님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부럽습니다...진짜루요~~~
타향살이 · 2005-01-11 14:46:20
이건 사실인가요? 만일사실이라면........

당신같은 바보 아직도 있다는게 인해안가요

그리고 당신같은 남자 만난 여자 항상 불행할걸

왜냐하면 당신은 남자가 아니라 고자이니깐 그걸 베여버리시오
이효연 · 2005-01-11 19:13:10
뭐라고 해야하나~ 글을 읽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두번 다시 보내는게 후회 된다면 그리고 정말로 사랑한다면
찾으세요. 하늘끝 바다밑 어디라도 꼭 찾으세요.
그리구 삶이 끝나는 날까지 꼭 같이 하세요.
惠 · 2005-01-12 14:03:10
눈물 흘리고 말았습니다.
마음아픈 사연...
화려한싱글 · 2005-01-12 15:28:22
좋은글 또 찾아와서 함 더 보려했더니...기분 잡쳤다....
저기...
타향살이님!!!넘한거 아니예여~~~
당신같은 사람 사랑이 뭔지 몰라요~~~
평생 진정한 사랑할수 없을꺼예요~~~(당신 그 심보 고치지 않는한.)
아리정 · 2005-01-13 13:32:43
마음이 많이 어두워지는 글이군요. 참 안됐다고 동정을 할가 아니면 어쩔가....나 역시 많이 가난했던 과거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도 역시 과거를 헤쳐나왔습니다. 그래서 가난의 어려움을 잘 알고있습니다.

가난해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사랑에 대해서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 일 참 많이 볼수 있는게 우리 현실이겠지요. 다만 .... 좀 짜증나게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남자군요. 이 남자의 사랑이라는건 어떤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군요. 대체 여자를 사랑해서 어떻게 했다는건지....내가 사랑을 몰라서일가요?
위시윙 · 2005-01-30 16:02:41
그 누군가는 그래따..정만 있다면 물만 마신대도 배부른다고...
난 믿지 않아.그런건 다 유족한 놈들의 배부른후의 소리...
贫穷百事哀
나` 30전으로 가난을 벗어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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