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이다.나와 김철이는 공급부장을 따라 양덕으로 출장갔다.
양덕에 이르렀을 때는 저녁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공급부장은 우리를 한 농가에 자리 잡아 주고는 리인민위원장을 찾아 웃 마을로 떠나 갔다.
우리는 주인과 인사말 몇마디 건네고는 집안으로 들어 갈념도 하지 않고
산길을 따라 산속으로 깊숙히 들어 갔다.
울긋 불긋 단풍든 나무잎새를 헤치며 우리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기만 하였다.
숲속의 청신한 공기와 황홀한 경치에 마음도 한결 상쾌하였다.
<산좋고 물좋은 강산이라더니 진짜 말 그대로구만.
바위틈에서 새여 나와 바위사이를 흐르니 물이 맑을 수밖에...
물을 보니 막 빨래라두 하구픈 생각부터 나는구먼.>
<아유,능청스럽기라구야...,억지로 할수없이 하는 빨래를...>
나는 어처구니 없어 그저 웃고 말았다.
개천을 건널때 농가의 벙어리 처녀애가 우리를 뒤쫓아 왔다.
식사가 다 준비됐다는 것이다.
열 댓살쯤 돼보이는 처녀애는 허름한 옷을 걸쳤어도 얼굴은 꽤 복성스레 생겼다.
눈정기 도는 그 애가 벙어리란 사실에 좀처럼 실감이 가지 않았다.
불을 켜지 않아 집안은 어둑컴컴 하였다.
식사하기에 앞서그 벙어리 처녀애가 찬판에 저녁진지를 챙겨 가지고 웃방으로 올라왔다.
방구석에는 낡은 탁자가 있고 그 위에는 그애의 할아버지인듯한 로인의
퇴색한 사진이 벽에 기대여 놓여져 있었다.
처녀애는 진지를 탁자위에 차려놓고 한동안 묵묵히 서있었다.
아마 식사때마다 행하는 행사인가 싶다.불도 그때에야 켰다.
샛노란 조밥에 주인이 덫을 놓아 잡아 온 멧돼지 고기로 우리는 시정하던차 저녁을 잘 먹었다.
어둑시그레한 등잔불밑에서 이말저말 나누다가 안주인의 안내로 우리 둘은 웃방으로 올라 갔다.
김철은 먼 길에 피곤했던지 옷을 입은채로 이불우에 드러 눕는다.
나도 하는 수없이 군복 쟘바와 스카드 치마를 벗어 차곡차곡 개여서 베개머리에 놓고 벽을 향해 누웠다.
무슨 이야기라도 나눠야겠다고 궁리하고 있는데 벌써 김철의 코고는 소리가 들려 온다.
그것이 나에겐 여간만 잔인한 자극이 아니였다.
나는 부장이 오기만 기다렸다.
하지만 술상에 마주 앉으면 언제 돌아 올지 모르는 부장을 무작정 기대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같은 또래의 남자와 단둘이 한방에서 잘라니 나의 가슴은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조바심이 났다.
울렁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느라고 모지름을 쓰던 나는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나는 가슴을 지지 내리 누르는 압박감에 잠을 깼다.
나는 초풍하리만큼 놀랐다.잠끼가 대번에 온데 간데없이 사라졌다.
어떻게 굴러 왔는지 김철이 곱다란이 옆에 와 누워있고 그의 한쪽 팔이 내 가슴우에 맥없이 드리워 있었다.
놀라움과 함께 부끄럽고 당황했다.
김철은 제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나는 김철이 팔을 내려 놓으려다 그가 깬다음 있을 궁색한 변명이
둘사이를 더구나 어색하게 만들가봐 그만 두었다.
거기엔 또 아쉬운 생각이 뒤따른것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처구니 없었다.
이상야릇한 가운데 시간은 말없이 흘러 갔다.
하지만 그냥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갈팡질팡 궁리가 나지 않던 나는 뒤이어 그 어떤 말 못할 갈망으로 바장이는 자신을 깨달았다.
마침내는 김철의 손을 살며시 잡아 보았다.
가슴이 쿵쿵 울렁거리고 전신의 피가 한 곬으로 흘러 드는것 같았다.
나는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김철이를 민망스레 바라 보았다.
초조하고 불안한 기대속에서 그 어떤 계기가 자연스레 이뤄지길 바랐다.
그 기대 역시 막연한 것이였다.
쟁반같은 둥근달이 남쪽 하늘에 걸려 있었다.
짙어 가는 밤,无心과 有意의 相持,부서질 듯한 신경,...
반응은 끝내 오고야 말았다.
그러나 그것이 더욱 나를 실망케 했다.
나에게는 자신이 그토록 애써 가꾼 에덴동산이 여지없이 짓밟히는듯 하였다.
김철이 팔을 거두어 들이고 돌아 눕더니 데굴데굴 굴러서 나한테서 떠나 갔던 것이다.
황급히 굴러 간것으로 보아 그가 깨여난것이 분명했다.
<깨였어요?>
나의 부르짖음은 내 귀에도 애처롭게 들리였다.
<응-->김철의 꾸며대는 잠꼬대에 나는 그만 킥하고 웃고 말았다.
<여직 안잤어?>
<아니...>
<불 켤가?>
<그만 두세요.>
<영희!>
김철의 갈린듯한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 오듯 들려 온다.
<녜?>
그 무엇을 기다린듯 나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그것은 또한 호소하듯 김철을 유혹한것같다.
양덕에 이르렀을 때는 저녁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공급부장은 우리를 한 농가에 자리 잡아 주고는 리인민위원장을 찾아 웃 마을로 떠나 갔다.
우리는 주인과 인사말 몇마디 건네고는 집안으로 들어 갈념도 하지 않고
산길을 따라 산속으로 깊숙히 들어 갔다.
울긋 불긋 단풍든 나무잎새를 헤치며 우리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기만 하였다.
숲속의 청신한 공기와 황홀한 경치에 마음도 한결 상쾌하였다.
<산좋고 물좋은 강산이라더니 진짜 말 그대로구만.
바위틈에서 새여 나와 바위사이를 흐르니 물이 맑을 수밖에...
물을 보니 막 빨래라두 하구픈 생각부터 나는구먼.>
<아유,능청스럽기라구야...,억지로 할수없이 하는 빨래를...>
나는 어처구니 없어 그저 웃고 말았다.
개천을 건널때 농가의 벙어리 처녀애가 우리를 뒤쫓아 왔다.
식사가 다 준비됐다는 것이다.
열 댓살쯤 돼보이는 처녀애는 허름한 옷을 걸쳤어도 얼굴은 꽤 복성스레 생겼다.
눈정기 도는 그 애가 벙어리란 사실에 좀처럼 실감이 가지 않았다.
불을 켜지 않아 집안은 어둑컴컴 하였다.
식사하기에 앞서그 벙어리 처녀애가 찬판에 저녁진지를 챙겨 가지고 웃방으로 올라왔다.
방구석에는 낡은 탁자가 있고 그 위에는 그애의 할아버지인듯한 로인의
퇴색한 사진이 벽에 기대여 놓여져 있었다.
처녀애는 진지를 탁자위에 차려놓고 한동안 묵묵히 서있었다.
아마 식사때마다 행하는 행사인가 싶다.불도 그때에야 켰다.
샛노란 조밥에 주인이 덫을 놓아 잡아 온 멧돼지 고기로 우리는 시정하던차 저녁을 잘 먹었다.
어둑시그레한 등잔불밑에서 이말저말 나누다가 안주인의 안내로 우리 둘은 웃방으로 올라 갔다.
김철은 먼 길에 피곤했던지 옷을 입은채로 이불우에 드러 눕는다.
나도 하는 수없이 군복 쟘바와 스카드 치마를 벗어 차곡차곡 개여서 베개머리에 놓고 벽을 향해 누웠다.
무슨 이야기라도 나눠야겠다고 궁리하고 있는데 벌써 김철의 코고는 소리가 들려 온다.
그것이 나에겐 여간만 잔인한 자극이 아니였다.
나는 부장이 오기만 기다렸다.
하지만 술상에 마주 앉으면 언제 돌아 올지 모르는 부장을 무작정 기대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같은 또래의 남자와 단둘이 한방에서 잘라니 나의 가슴은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조바심이 났다.
울렁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느라고 모지름을 쓰던 나는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나는 가슴을 지지 내리 누르는 압박감에 잠을 깼다.
나는 초풍하리만큼 놀랐다.잠끼가 대번에 온데 간데없이 사라졌다.
어떻게 굴러 왔는지 김철이 곱다란이 옆에 와 누워있고 그의 한쪽 팔이 내 가슴우에 맥없이 드리워 있었다.
놀라움과 함께 부끄럽고 당황했다.
김철은 제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나는 김철이 팔을 내려 놓으려다 그가 깬다음 있을 궁색한 변명이
둘사이를 더구나 어색하게 만들가봐 그만 두었다.
거기엔 또 아쉬운 생각이 뒤따른것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처구니 없었다.
이상야릇한 가운데 시간은 말없이 흘러 갔다.
하지만 그냥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갈팡질팡 궁리가 나지 않던 나는 뒤이어 그 어떤 말 못할 갈망으로 바장이는 자신을 깨달았다.
마침내는 김철의 손을 살며시 잡아 보았다.
가슴이 쿵쿵 울렁거리고 전신의 피가 한 곬으로 흘러 드는것 같았다.
나는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김철이를 민망스레 바라 보았다.
초조하고 불안한 기대속에서 그 어떤 계기가 자연스레 이뤄지길 바랐다.
그 기대 역시 막연한 것이였다.
쟁반같은 둥근달이 남쪽 하늘에 걸려 있었다.
짙어 가는 밤,无心과 有意의 相持,부서질 듯한 신경,...
반응은 끝내 오고야 말았다.
그러나 그것이 더욱 나를 실망케 했다.
나에게는 자신이 그토록 애써 가꾼 에덴동산이 여지없이 짓밟히는듯 하였다.
김철이 팔을 거두어 들이고 돌아 눕더니 데굴데굴 굴러서 나한테서 떠나 갔던 것이다.
황급히 굴러 간것으로 보아 그가 깨여난것이 분명했다.
<깨였어요?>
나의 부르짖음은 내 귀에도 애처롭게 들리였다.
<응-->김철의 꾸며대는 잠꼬대에 나는 그만 킥하고 웃고 말았다.
<여직 안잤어?>
<아니...>
<불 켤가?>
<그만 두세요.>
<영희!>
김철의 갈린듯한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 오듯 들려 온다.
<녜?>
그 무엇을 기다린듯 나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그것은 또한 호소하듯 김철을 유혹한것같다.
쉼터에 새로운 글 쓰기는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소중한 기록 중에 꼭 다른 분들에게도 읽었으면 하는 좋은 글들은 「추천하기」를 눌러주세요.
일부 글들은 악성광고나 의미없는 스팸들일 수 있습니다. 읽는 분들에게 피해가 되거나 삭제를 희망하는 글에는 신고를 클릭해주세요. 로봇을 통하여 정기적으로 확인 및 정리를 합니다.
코멘트 (2)
할미곷님,님 글 보고 있었어요.
다산 작가던데요.마저 다 보고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열변해 보시지요.
좋은꿈 꾸세요.ㅎㅎ
다산 작가던데요.마저 다 보고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열변해 보시지요.
좋은꿈 꾸세요.ㅎㅎ

저의 욕심 채워주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