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회령 해관에서 짐검사를 맞힐 때다.
기다란 줄 맨끝에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50대의 중국 손님이 다가와 아들애한테 말를 건늬였다.
<군관동무,수고합니다.중국 어디에 가려구요?>
<아니요.제가 아니고 어머니께서 연길로 가려구요.>
<글쎄요.군인들 방문 오는건 못봤는데...,짐은 얼마 안돼 보이는구먼.>
서성거리는 그를 보고 나도 알은체를 했다.
<녜,가져갈만한 것도 별루 없고 그저 중국 구경이나 하려구요.>
<하기야 제물건이 많아야 뉘 신세없이도 제돈으로 사고 싶은걸 척척 살수 있지요.
하지만 가까운 친척이라면 또 별문제지요.어련히 해주지 않을라구요.>
<실은 친척도 없이 남의 연줄로 찾어가는 집이여요.>
그 손님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을 건넸다.
<저, 미안하지만 신세 좀 지려구요.제 짐이 좀 많아서 아무래도 통관이 어렵겠네요.
저는 며칠 기다려얄 일이 있어서...,먼저 저의 짐들을 더러 건네다 주실수 있겠어요?>
사정이 딱한지라 나도 밀막을 수 없었다.되려 남을 도와 준다는 즐거운 생각에
시끄러움같은건 전혀 생각지 않았다.
그리고 첫 인상이 나를 강하게 자극하였다.
그 손님은 대개 만나자마자 친숙해질수 있고 말을 나눌수 있는 그런 부류의 사람에 속하였다.
<좋아요.믿어 주시니 감사해요.>
나는 그 손님더러 편지봉투의 주소를 적게 했다.
<감사합니다.페를 끼쳐 미안합니다.그럼 며칠후 연길에서 다시 만나요.>
그 손님은 자못 만족하여 연신 치하했다.그리곤 짐가지러 총총히 자리를 떴다....
<이 사람이 숱한 고생하며 저를 도와 줬는데 그 김문혁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 글쎄
나 혼자 있을적에 제 물건 훌쩍 가져 가곤 지금까지 얼씬거려야지.
오늘에야 알았소만 제 주소도 엉터리로 대주어 오늘 여기까지 찾아 오느라 온 오전 헤맸다우.
생각할수록 괘씸해 나서...,저네 말해보우,이게 사람이 할 처사우?>
침방울을 튕겨가며 열을 내는 주인댁을 보며 병원 사람들은 저마다 머리를 저었다.
<김선생이 어쩜...>믿어지지 않는 표정이다.
<정작 인사를 내자니 돈이 아까왔을 테지...>
<다른건 몰라도 문혁이라 이름 고친걸루두 나는 달라는게 없이 미워지데.>
나이 지슥한 녀인이 못 마땅한듯 여러 사람들을 둘러 본다.
<그럴 생각이였으문 아예 이름까지...,이제 이런 망신 당하구 어떻게 낯을들고...,김선생 안됐당...>
애어린 처녀가 자기가 당한 일이기라도 한듯 안타까와 옆사람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남을 그렇게 겉 짚지 말아요.김선생은 원래 산부인과 의사란 말 질색이 잖아요?그 때문이겠죠.>
그 젊은 의사의 말이다.
<글쎄요. 무슨 사정이 있겠지요.>
이럴즈음 한 사나이가 불쑥 방안에 들어섰다.김문혁이다.
병원 사람들은 저마다 놀란 나머지 눈이 휘둥그래졌다.하필 이런때 제발로 찾아 들다니...
김문혁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신문꽂이에서 신문 몇장 집어 들고 돌아 섰다.
찰나 그는 우리와 눈길이 마주쳤다.
김문혁은 어정쩡해 그 자리에 굳어 졌다.
주인댁은 눈을 부릅뜨고 한동안 그를 노려보았다.
김문혁의 얼굴이 그 강한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였다.
<김선생, 우리 용케두 찾아 왔지유?사람이 양심을 옳게 써야지.>
김문혁은 무슨 말을 할듯 입을 실룩거리다가 드디여는 단념한듯 잠자코 있었다.
숱한 녀인들앞에서 발명 한마디 못하고 얼굴이 지지벌개서 무참을 당하는 그를 보기 민망해서
나는 주인댁의 옷깃을 슬며시 내리 당기며 그만해 두라고 귀띰하였다.
<저,선생님은 조국이 이번 처음이신가 봐요?>
나는 우두커니 서있는 김문혁을 마주하며 맘에도 없는 말을 건드렸다.
나는 막 울고 싶은 심정이였다.
<조선 장사는 처음이지만 그 전에도 가본적 있습니다.
62년도에 함남 영흥이란데서 탐사대일을 한 3개월 했댔습니다.>
김문혁의 팽팽했던 얼굴이 금시 펴지며 두 눈에는 감격의 빛이 어리였다.
볼품없는 물음이라 무심히 듣고 있던 나의 귀에
납덩이같이 무게있는 말마디들이 감때사납게 들이 닥친다.
62년도,영흥,탐사대,...
기다란 줄 맨끝에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50대의 중국 손님이 다가와 아들애한테 말를 건늬였다.
<군관동무,수고합니다.중국 어디에 가려구요?>
<아니요.제가 아니고 어머니께서 연길로 가려구요.>
<글쎄요.군인들 방문 오는건 못봤는데...,짐은 얼마 안돼 보이는구먼.>
서성거리는 그를 보고 나도 알은체를 했다.
<녜,가져갈만한 것도 별루 없고 그저 중국 구경이나 하려구요.>
<하기야 제물건이 많아야 뉘 신세없이도 제돈으로 사고 싶은걸 척척 살수 있지요.
하지만 가까운 친척이라면 또 별문제지요.어련히 해주지 않을라구요.>
<실은 친척도 없이 남의 연줄로 찾어가는 집이여요.>
그 손님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을 건넸다.
<저, 미안하지만 신세 좀 지려구요.제 짐이 좀 많아서 아무래도 통관이 어렵겠네요.
저는 며칠 기다려얄 일이 있어서...,먼저 저의 짐들을 더러 건네다 주실수 있겠어요?>
사정이 딱한지라 나도 밀막을 수 없었다.되려 남을 도와 준다는 즐거운 생각에
시끄러움같은건 전혀 생각지 않았다.
그리고 첫 인상이 나를 강하게 자극하였다.
그 손님은 대개 만나자마자 친숙해질수 있고 말을 나눌수 있는 그런 부류의 사람에 속하였다.
<좋아요.믿어 주시니 감사해요.>
나는 그 손님더러 편지봉투의 주소를 적게 했다.
<감사합니다.페를 끼쳐 미안합니다.그럼 며칠후 연길에서 다시 만나요.>
그 손님은 자못 만족하여 연신 치하했다.그리곤 짐가지러 총총히 자리를 떴다....
<이 사람이 숱한 고생하며 저를 도와 줬는데 그 김문혁인지 뭔지 하는 사람이 글쎄
나 혼자 있을적에 제 물건 훌쩍 가져 가곤 지금까지 얼씬거려야지.
오늘에야 알았소만 제 주소도 엉터리로 대주어 오늘 여기까지 찾아 오느라 온 오전 헤맸다우.
생각할수록 괘씸해 나서...,저네 말해보우,이게 사람이 할 처사우?>
침방울을 튕겨가며 열을 내는 주인댁을 보며 병원 사람들은 저마다 머리를 저었다.
<김선생이 어쩜...>믿어지지 않는 표정이다.
<정작 인사를 내자니 돈이 아까왔을 테지...>
<다른건 몰라도 문혁이라 이름 고친걸루두 나는 달라는게 없이 미워지데.>
나이 지슥한 녀인이 못 마땅한듯 여러 사람들을 둘러 본다.
<그럴 생각이였으문 아예 이름까지...,이제 이런 망신 당하구 어떻게 낯을들고...,김선생 안됐당...>
애어린 처녀가 자기가 당한 일이기라도 한듯 안타까와 옆사람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남을 그렇게 겉 짚지 말아요.김선생은 원래 산부인과 의사란 말 질색이 잖아요?그 때문이겠죠.>
그 젊은 의사의 말이다.
<글쎄요. 무슨 사정이 있겠지요.>
이럴즈음 한 사나이가 불쑥 방안에 들어섰다.김문혁이다.
병원 사람들은 저마다 놀란 나머지 눈이 휘둥그래졌다.하필 이런때 제발로 찾아 들다니...
김문혁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신문꽂이에서 신문 몇장 집어 들고 돌아 섰다.
찰나 그는 우리와 눈길이 마주쳤다.
김문혁은 어정쩡해 그 자리에 굳어 졌다.
주인댁은 눈을 부릅뜨고 한동안 그를 노려보았다.
김문혁의 얼굴이 그 강한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였다.
<김선생, 우리 용케두 찾아 왔지유?사람이 양심을 옳게 써야지.>
김문혁은 무슨 말을 할듯 입을 실룩거리다가 드디여는 단념한듯 잠자코 있었다.
숱한 녀인들앞에서 발명 한마디 못하고 얼굴이 지지벌개서 무참을 당하는 그를 보기 민망해서
나는 주인댁의 옷깃을 슬며시 내리 당기며 그만해 두라고 귀띰하였다.
<저,선생님은 조국이 이번 처음이신가 봐요?>
나는 우두커니 서있는 김문혁을 마주하며 맘에도 없는 말을 건드렸다.
나는 막 울고 싶은 심정이였다.
<조선 장사는 처음이지만 그 전에도 가본적 있습니다.
62년도에 함남 영흥이란데서 탐사대일을 한 3개월 했댔습니다.>
김문혁의 팽팽했던 얼굴이 금시 펴지며 두 눈에는 감격의 빛이 어리였다.
볼품없는 물음이라 무심히 듣고 있던 나의 귀에
납덩이같이 무게있는 말마디들이 감때사납게 들이 닥친다.
62년도,영흥,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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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3)
할미꽃님,방금 님글 봤어요.이제 이름으로 검색해 그 글 다봐야겠어요.
리플 달아 줘 감사하네요.존 하루가 되셔요.
리플 달아 줘 감사하네요.존 하루가 되셔요.
나도 성질이 급해서 바윗섬님 문장은 검색해서 쭉 한꺼번에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하던데요

이제야 뭘 좀 보일가 싶은데...
다음집 인츰 올려줄거죠?
님의 글 너무 잼있어요...
다음글 기대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