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날의 성냥....

사랑이별 · #154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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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매 · 2004-11-15 16:53:42 · 조회 234



  
한겨울날의 성냥....






추운 겨울입니다.
너무 추워서,,입밖으로 금방 분 입김마저 하얀 서리로 변하는 그런 추운 북국의 겨울입니다.
한 처녀애가....이 추운 겨울날
밖에서 오돌오돌 떨면서 성냥을 팔고 있습니다.
그 옛적의 누군가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막신을 끌고 덴마크의 한 도시의 밤장막에 묻혀 성냥을 팔았다합니다.
배고픔과 추위를 피해 성냥을 그엇다고 합니다.
한가치 두가치..

지금 이 처녀애도 자신의 성냥을 긋고 있습니다.
너무나 아껴 만든 성냥이라서,,,그래서 아무에게나 아무값에나 팔기 싫었던 모양입니다.
시간이 지나고,,,추위가 더해지고,
눈바람도 더 세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처녀애도 성냥을 그었습니다.
정성들여 만든 성냥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어차피 불태우려고 만든 성냥이기에....
그래서 그엇답니다.

첫번째 성냥을 그엇습니다.
밝게 피어났습니다.
밝은 그 불빛속에,,,환한 얼음궁전이 보였습니다.
엄청나게 크고 엄청나게 빛나고 엄청나게 깨끗한 그런 커다란 궁전이었습니다.
처녀애는 저도모르게 환성을 지었습니다.
이런 궁전속에서 공주로 살고 싶었습니다.
몰래 찾아온 꿈의 요정들과 숨박꼭질도 하면서,,
마음껏 뛰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그 궁전이 너무나 커,
처녀애가 환희에 차 지른 함성이,
조금 있다 다시 귀가에 들려왔습니다.
그 궁전이 너무 추워서,
처녀애는 부지런히 뛰놀면서도 손발을 삭삭 비벼서 한가닥의 따사로움을 얻어야 했습니다.
차라리 성냥을 안 켜기보다 더 추웠습니다.
그래서,,,처녀애는 성냥을 훅 하고 불어 꺼버렸습니다.
그제날의 성냥팔이 처녀애의 첫번째 성냥은 저절로 바람에 타버렸건만...

이 처녀애는 다시 성냥을 그엇습니다.
이번에도 성냥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성냥불빛 속에...
아스랗게 높은 곳으로 치솟은 계단이 보였습니다.
너무 멀어,,너무 높아...
마치 천국으로 통하는 계단같았습니다.
그 계단 중턱에 걸린 채색무지개는 처녀애의 눈을 황홀케 했습니다.
그런데...그 계단이 너무 가파로와
오르다 자칫하면,,구중천에서 천길벼락으로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계단밑은 짙은 구름과 안개로 휩싸여,
그 밑바닥이 보이질 않습니다.
올랐다가 떨어지는게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그래서,,,처녀애는 성냥을 훅 하고 불어 꺼버렸습니다.
약간은 춥지만, 그래도 살고 싶었습니다.

세번째로 처녀애가 성냥을 그엇습니다.
싸늘하게 불어오는 한겨울의 찬 바람에,
성냥불은 가까스로 타오릅니다.
처녀애는 불이 꺼질세라 두 손으로 바람을 막아줍니다.
얼어들었던 두 손을 녹일겸...
너무나 따스했습니다.
그 불빛속에는 더는 커다란 궁전과, 환상의 계단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보이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느끼는건 따사로움 뿐입니다.
그래서 처녀애는 그 따사로움 속에서 이제 다가올 봄을 환상해봅니다.
넓은 마당이 꽃들과 풀들로 장식되고,
커다란 원목으로 잘 다듬어진,,,자그마하면서도 오붓한 산속의 집을...
거기에서, 장작에 불을 지펴놓고,
커피 한 잔 덥혀놓고,
커다란 의자에 몸을 묻고,
한잠을 푹 잤으면 얼마나 좋겠는가고....

바람이 계속 불어칩니다.
그 바람에 성냥불이 계속 가물거립니다.
가물거리는 성냥불은 그래도 꺼지지가 않습니다.
남은 성냥가치는 이것밖에 없습니다.
이것마저 꺼지면, 더 그을 성냥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성냥가치도 꺼지길 원하지 않습니다.
커졌다가 작아졌다 하면서...
그래도 불타오릅니다.
너무나 힘들게....

이 불이 꺼지면...
이 처녀애도
그제날의 그 처녀애처럼,
할머니를 따라 갈건가요??
그제날의 그 처녀애처럼,
도시의 어느 귀퉁이에 움츠리고,
차가운 새해의 아침해를 맞이할건가요??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그렇게 귀여워 해주셨으니깐요...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불타오릅니다.
겨울도시의 한 밤에,
한사람의 가슴과 두 손을 녹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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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0)

haru · 2004-11-15 17:41:04
오늘은 그제날이 아니고...
성냥파는 처녀애두 그제날처럼 고독한 존재가 아니고...
다가오는 낯선 새해의 아침해도 차갑지 않기를 ...
성냥파는 처녀애가 한사람이 아님을...
중독-프린스 · 2004-11-15 17:49:09
잘 복감더./
슷덴덴 · 2004-11-15 18:30:53
휴~ 아재,,,,울 집에 오우...
따스한 장작불은 없지만...전기 스팀을 켜서 얼어든 손발과 몸을 따스하게 해주고,,,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아재의 마음을 녹여줄께~~
설중매 · 2004-11-15 18:32:20
ㅎㅎㅎ
그럼 언제 놀러갈까??ㅋㅋㅋㅋ
대신 커피는 잘 끓여야 한다이...
나 커피만은 정말 좋아한담다...^^
슷덴덴 · 2004-11-15 18:48:16
겨울에 놀러오우~~ ㅎㅎㅎ
나 아마 2월쯤에 동경에 갈건데...
울 친구 동경에 관광 온다해서...ㅋㅋㅋ함께 놀러갈까요? 한바탕 멋지게 놀구 올까요?ㅋㅋ
설중매 · 2004-11-15 18:52:47
ㅎㅎㅎㅎ2월이라...허허허
글쎄요....
글구 지금이 겨울이 아닌감???
^^아직은 아닌감???나 계절개념이 막 흔들리네....
동경이라.
아직 한번도 가본적이 없수다....
슷덴덴 · 2004-11-15 19:07:26
중국은 벌써 겨울이겠지만,,,
이 고장은 아직도 꽃이 피고
들판의 풀이 색상잃지않고
푸르름 그대로이니...
겨울이란 감각이 들지않네..ㅋㅋ

나두 동경 가본적 없나이다...일본온지 1년도 안 되었지만...일본땅을 박차고 들락날락은 잘 해도
그 일본 수도는 왜 가게 안되는지?ㅎㅎㅎ
이번 친구 일본 온다기에 가보게되네요...ㅎㅎ
설중매 · 2004-11-15 19:12:39
글치않아도 어떤 이가 이러더라구요..
여자들이 스커트를 입기 시작했으니..가을이 오긴 왔구나...
허허허
정말이네요...동북은 이맘쯤은 눈발도 날리고...아침저녁으로 서리에 얇은 얼음까지 끼련만....휴.....
슷덴덴 · 2004-11-15 19:16:57
휴~ 나 동북떠나 유랑생활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어서네요...
금년 3월에 할빈들려 다시 북경으로 왔었는데...정말 추었어요...ㅎㅎ
근데..이 고장은 아직도 들꽃이 만발하고있네요..ㅋㅋ
언제 눈이 내리고 설중매가 피여날지....ㅋㅋㅋㅋㅋㅋㅋㅋ
snow1976 · 2004-11-24 23:09:49
좋은글 잘보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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