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5>

사랑이별 · #15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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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윗섬 · 2004-11-13 12:08:18 · 조회 259
경이가 돌아왔다.나도 깊은 추억속에서 깨여 났다.
경이가 직심스레 차려놓은 밥상을 마주하고
우리는 서로 갈라진 후의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현이야,양해해다오.내가 그때 너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모르겠구나.>
<아니야,그때 나의 처지에서는 그게 오히려 나았지.
너에게 미안한 생각에 평생 자책했을거야.
그리구 단지 그 때문만이 아니였어.나는 되려 해탈된 느낌이였어.
너희들이 졸업한후 두달후에 우리도 졸업하게 되여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학교로 돌아왔어.
현행 반혁명의 죄를 쓰고 있는 나는 남들이 다 배치되여 간 후에도
근 반년 동안이나 죄를 교대하고 머리를 씻느라 가뀌었어.
네가 귀주로 간 것을 안것도 학습반에서였지.
청해에서의 생활은 말이 아니였어.정배살이나 다름없었지.
항상 꼬리표를 달고 다녔으니...
하여간 너를 다시 보게 되여 기쁘구나.>

<난 귀양에서 몇년 지내다가 남의 소개로 결혼했어.
그인 군인이야.지금은 부대가 또 남방으로 소환되여
결국 우리는 여태 양지 생활을 해왔어.
그래 집식구들 모두 무사하겠지?너의 아지미두 잘지내구...>
경이는 궁금한듯 나를 쳐다본다.

<지금 나에겐 집도 없어.아지민 지난해 돌아 갔어.
낯선 타향에 아지미를 묻어 두고 혼자 떠나 오는 나의 마음은
칼로 어이는 것만 같애.>
나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때 집으로 도망쳐 온 나는 집에서 막연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젠 끝이구나 하고 생각하니 앞일이 막막하고 살재미도 없었다.
아지미가 따지고 드는 통에 사연의 자초지종을 이실직고 하는수밖에 없었다.

<아지미,저도 인젠 일 할래요.아지민 이집에서 너무도 고생했어요.
아지민 좋은 사람 찾아 젤 행복하게 살아야 해요.>
<언젠 아지밀 아무데도 못 간다구선 이제 와선 내쫓을 모양이군요.>
아지민 되려 나를 위안한다.
<그게 무슨 잘못된 일이라구?사람을 잡아 가두는 게 외려 틀려먹은 게지.>
아지민 언제나 내편이다.나도 아지미의 말이 옳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집에서 할일 없이 그럭저럭 지내는데
하루는 고중때 동창생들이 찾아 왔다.나이 든 총각들의 화제는
차차 연애이야기로 돌아갔다.
그들은 나에게 처녀를 소개해 준다며 사진까지 꺼내 놓는다.
나는 그저 쓴 웃음을 지을 뿐이였다.지금 내 처지에...남의 일 같았다.

이래목에서 우리들의 점심을 마련하고 있던 아지미가
처녀사진이란 소리에 우리께로 다가 오더니
<우리 현이에겐 훌륭한 처녀가 마주서야지...>
아지민 처녀의 사진을 멍하니 들여다 본다.

나는 부지중 아지미를 쳐다 보았다.
아지미의 얼굴엔 서글픈 기색이 어리였다.
나는 죄진 사람처럼 감히 고개를 들어 아지미를 마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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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3)

항상 미소 · 2004-11-13 14:18:07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싸대기휘날리며 · 2004-11-13 16:20:42
오늘두 조은글 감명깊게 읽고 감니다..
다음글이 기대됨니다...^^
金哲 · 2004-11-15 23:19:03
잘보고갑니다!많이많이부탁합니다....ㅋㅋㅋㅋ

사랑이별 · 리스트 (25,907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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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하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알팥달팥2004-11-13 18:162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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默契,融洽。별2004-11-13 14:58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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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멀어져가고 있다.정홍무2004-11-13 12:052361
★▒(^^*)사랑이 아니어도 좋을 사람(^^*)▒★알팥달팥2004-11-12 18:53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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