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부터엿던지 나와 경이는 서로 무람없이 너,나하고 불럿다.
삼학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다.
온 사회가 혁명의 열광속에 끓고있었다.
내가 속한 군중조직은 소수파여서 학교에서 배겨내지 못하고 철서구역에 쫓겨났다.
경이는 우리와 대립되는 조직에 참가하여 시내에 있는 집에도 가지 않고
학교에서 열성스레 혁명하였다.
몇달이 지나서 학교에 가서 경이를 찾앗다.
경이는 여간만 기뻐하지 않았다.
두손으로 나의 얼굴을 받쳐들고 찬찬히 훑어보며
<너 몹시 축갔구나. 밖에서 고생이 많았지?> 하고 이것저것 물어본다.
식당에 가서 비루를 몇병 굽내고 나니 나는 온몸이 흩어지는듯 하엿다.
그녀도 혀꼬부라진 소리를 하며 몸을 나에게 실엇다.
탄력있는 유방이 내 몸에 닿아도 이상하게 나는
이 절호의 기회에 그것을 건드릴 생각을 하지 못하엿다.
나는 도리여 지난 여름 억수로 퍼붓는 소낙비속에서
지붕우에 올라가 비새는 곳에 비닐박막을 펴놓느라고
흠뻑 젖은 아지미의 가슴을 생각했다.
적삼은 비물에 젖어 아지미의 풍만한 가슴에 착 달라붙었다.
그때 나는 부끄럽게도 탐스레 눈박아보았다.
나는 오늘의 나를 미안스럽게 생각하며 갑자기 아지미가 그리워났다.
<너한테 옛말 하나 들려줄게. 무더운 여름날 여우가 들판에서 먹을걸 찾아 헤매고 있었어.
배고픈데다 맥없지, 쨍쨍 내리쬐이는 해볕에 입안에선 막 겨불내가 날 지경이였어.
그러다가 여우는 한 포도나무를 발견했지.
가지마다 탐스러운 포도송이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지.
여우란 놈은 침을 꼴깍 넘기며 포도송이를 덮쳤대.
그러나 너무나 높아서 닿을수가 없었어. 아무리 뛰고솟아도 소용없었어.
기진맥진한 여우는 그만 단념하는수밖에 없었어.
여우는 그곳을 떠나면서도 너무도 맹랑하여 저 포도는 꼭 시쿤것일거야 하고 중얼거렸대.
그러나 내가 만약 송철이라면 널 돌부처라고는 하지 않을거야.
어때? 송철이도 지내보면 괜찮지?>
여직껏 나한테 실려 묵묵히 걷고만 있던 그녀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나의 앞을 막아선다.
그리고는 매서운 눈길로 나를 쏘아보며
<누가 너더러 그런 걱정하랬어? 그런 가련한 역밖에 생각 못해냈어?>
하고 내뱉고는 총총히 가버렸다.
나의 침실로 돌아오니 침실에는 서너 사람뿐이다.
서로 신랄한 농담이 오갔지만 오래만에 한 침실 동무들과 만나고보니 반가웠다.
자리에 누워 막 잠이 들려는데 다급히 문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치고말았다.
문을 열고보니 뜻밖에도 경이였다.
그녀는 나를 한쪽으로 끌고가서 서둘며 말했다.
<현이야, 빨리 이곳을 떠나. 너희측에서 오늘 저녁 여기로 쳐들어온대.
이런 때 네가 여기에 있는게 얼마나 위험해?>
나는 서둘러 옷을 주어 입고 그녀와 함께 숙사를 나섰다.
벌써 호각소리, 고함소리와 어지러운 발자국소리가 숙사안으로부터 들려왔다.
시내로 나오자 그녀는 나의 등을 떠밀며
<이젠 됐어. 곧추 나가서 차를 타고 돌아가.> 하고 말하고는 돌아선다.
내가 아무리 같이 떠나자 해도 막무가내였다.
그건 림진도주로 되는것밖에..
이것이 바로 한때 전 심양시를 진감한 악명 높은소위 <6.1류혈사건>이다.
우리측 수만명 대군이 <대반역자>인 중공중앙 동북국 제3서기 마명방을 감추어주고있는
이 학교를 쳐들어 간것이다. 이켠에서도 사전에 준비하고있은 터여서
일대 혼전끝에 교전쌍방은 숱한 사상자를 냈던것이다.
나는 경이의 신변이 근심되엿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나는 뜻하지 않은 일로 해서
자신의 앞날까지 말아먹은 곤경을 치르게 되였다.
그것은 내가 군중조직의 감독하에 심사받고있는
<특무>를 가두어 놓은 방에서 보초서던 날 밤이다.
그 선생은 우리를 배워주던 화공원리 교수이다.
어지러운 방안에 꿇고앉아 있었는데
눈은 먼지투성인 헌 바지가랭이로 동여매 놓았었다.
나는 그를 침대에 앉히고 동여맨 눈을 풀어주었다.
나는 그가 측은해 보였다.
그가 실지로 특무인지는 몰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것이다.
그에게 인신의 릉욕까지 들이댈수는 없지 않는가?
이런 동정심이 짧디짧은 사이에 급속히 팽창하여 결국은 그를 놓아주는 우둔한 짓까지 하게 하였다.
주저하는 그를 억지로 떠내보내고 나니 삽시에 공포감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특무분자>를 놓아주었으니 그 죄명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젠 어디로 가야 하는가?
<배반>이란 딱지를 등에 지고 이튿날 소동이 일어날 그 창고와
분노로 떨 동무들의 성난 얼굴들을 그려보며 나는 동행렬차를 잡아타고
유일한 안식처 - 아지미가 계시는 집으로 향했다......
삼학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다.
온 사회가 혁명의 열광속에 끓고있었다.
내가 속한 군중조직은 소수파여서 학교에서 배겨내지 못하고 철서구역에 쫓겨났다.
경이는 우리와 대립되는 조직에 참가하여 시내에 있는 집에도 가지 않고
학교에서 열성스레 혁명하였다.
몇달이 지나서 학교에 가서 경이를 찾앗다.
경이는 여간만 기뻐하지 않았다.
두손으로 나의 얼굴을 받쳐들고 찬찬히 훑어보며
<너 몹시 축갔구나. 밖에서 고생이 많았지?> 하고 이것저것 물어본다.
식당에 가서 비루를 몇병 굽내고 나니 나는 온몸이 흩어지는듯 하엿다.
그녀도 혀꼬부라진 소리를 하며 몸을 나에게 실엇다.
탄력있는 유방이 내 몸에 닿아도 이상하게 나는
이 절호의 기회에 그것을 건드릴 생각을 하지 못하엿다.
나는 도리여 지난 여름 억수로 퍼붓는 소낙비속에서
지붕우에 올라가 비새는 곳에 비닐박막을 펴놓느라고
흠뻑 젖은 아지미의 가슴을 생각했다.
적삼은 비물에 젖어 아지미의 풍만한 가슴에 착 달라붙었다.
그때 나는 부끄럽게도 탐스레 눈박아보았다.
나는 오늘의 나를 미안스럽게 생각하며 갑자기 아지미가 그리워났다.
<너한테 옛말 하나 들려줄게. 무더운 여름날 여우가 들판에서 먹을걸 찾아 헤매고 있었어.
배고픈데다 맥없지, 쨍쨍 내리쬐이는 해볕에 입안에선 막 겨불내가 날 지경이였어.
그러다가 여우는 한 포도나무를 발견했지.
가지마다 탐스러운 포도송이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지.
여우란 놈은 침을 꼴깍 넘기며 포도송이를 덮쳤대.
그러나 너무나 높아서 닿을수가 없었어. 아무리 뛰고솟아도 소용없었어.
기진맥진한 여우는 그만 단념하는수밖에 없었어.
여우는 그곳을 떠나면서도 너무도 맹랑하여 저 포도는 꼭 시쿤것일거야 하고 중얼거렸대.
그러나 내가 만약 송철이라면 널 돌부처라고는 하지 않을거야.
어때? 송철이도 지내보면 괜찮지?>
여직껏 나한테 실려 묵묵히 걷고만 있던 그녀가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나의 앞을 막아선다.
그리고는 매서운 눈길로 나를 쏘아보며
<누가 너더러 그런 걱정하랬어? 그런 가련한 역밖에 생각 못해냈어?>
하고 내뱉고는 총총히 가버렸다.
나의 침실로 돌아오니 침실에는 서너 사람뿐이다.
서로 신랄한 농담이 오갔지만 오래만에 한 침실 동무들과 만나고보니 반가웠다.
자리에 누워 막 잠이 들려는데 다급히 문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치고말았다.
문을 열고보니 뜻밖에도 경이였다.
그녀는 나를 한쪽으로 끌고가서 서둘며 말했다.
<현이야, 빨리 이곳을 떠나. 너희측에서 오늘 저녁 여기로 쳐들어온대.
이런 때 네가 여기에 있는게 얼마나 위험해?>
나는 서둘러 옷을 주어 입고 그녀와 함께 숙사를 나섰다.
벌써 호각소리, 고함소리와 어지러운 발자국소리가 숙사안으로부터 들려왔다.
시내로 나오자 그녀는 나의 등을 떠밀며
<이젠 됐어. 곧추 나가서 차를 타고 돌아가.> 하고 말하고는 돌아선다.
내가 아무리 같이 떠나자 해도 막무가내였다.
그건 림진도주로 되는것밖에..
이것이 바로 한때 전 심양시를 진감한 악명 높은소위 <6.1류혈사건>이다.
우리측 수만명 대군이 <대반역자>인 중공중앙 동북국 제3서기 마명방을 감추어주고있는
이 학교를 쳐들어 간것이다. 이켠에서도 사전에 준비하고있은 터여서
일대 혼전끝에 교전쌍방은 숱한 사상자를 냈던것이다.
나는 경이의 신변이 근심되엿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나는 뜻하지 않은 일로 해서
자신의 앞날까지 말아먹은 곤경을 치르게 되였다.
그것은 내가 군중조직의 감독하에 심사받고있는
<특무>를 가두어 놓은 방에서 보초서던 날 밤이다.
그 선생은 우리를 배워주던 화공원리 교수이다.
어지러운 방안에 꿇고앉아 있었는데
눈은 먼지투성인 헌 바지가랭이로 동여매 놓았었다.
나는 그를 침대에 앉히고 동여맨 눈을 풀어주었다.
나는 그가 측은해 보였다.
그가 실지로 특무인지는 몰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인것이다.
그에게 인신의 릉욕까지 들이댈수는 없지 않는가?
이런 동정심이 짧디짧은 사이에 급속히 팽창하여 결국은 그를 놓아주는 우둔한 짓까지 하게 하였다.
주저하는 그를 억지로 떠내보내고 나니 삽시에 공포감이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특무분자>를 놓아주었으니 그 죄명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젠 어디로 가야 하는가?
<배반>이란 딱지를 등에 지고 이튿날 소동이 일어날 그 창고와
분노로 떨 동무들의 성난 얼굴들을 그려보며 나는 동행렬차를 잡아타고
유일한 안식처 - 아지미가 계시는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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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2)
정말로 감명깊게 읽었씀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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