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산다. ㅡ 다섯 번째 글
노래방 분위기는 어느덧 절정을 치닫고 있었다.
재덕형은 반나절 목이 터져라 불러대던 마이크를 지쳤는지 끝내는 강양한테 넘기고 강양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상체의 반을 강양한테 의지한채 강양이 간드러지게 부르는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선율에 맞추어 무겁게 흐느적거린다.
어라, 저 녀석 봐라.
두만이 저 녀석은 노래 부를 생각은 않은 채 심영의 하얀목을 끌어안고 구석 쪽 쏘파에 뭉그려져서 무슨 할말이 그리도 많은지 얼굴을 맞대고 희희락락 거린다.
작업에 들어갔나?
내일 암범 같은 홍녀에게 다 이를 테다. 너 죽었어.
부르스 몇 곡에 수줍을 타며 몸 가까이 오기를 저어하던 최향이 술기운인지 아니면 노래방 분위기에 취했는지 살그머니 몸을 기대온다.
뭉클한 젖가슴이 야릇한 감각으로 수길의 가슴에 맞혀왔다.
두 달 가까이 여자 속살을 가까이 하지 못한 수길이는 피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전율을 느꼈다.
얼마 만에 맡아보는 여자 냄새인가?
수길이는 슬며시 몸을 밀착하며 최향의 숱많은 까만 머릿결에 코를 박고 샴푸냄새와 화장품냄새에 뒤섞여 풍기는 젊은 여자 특유의 체취를 한껏 들이켰다.
문뜩 고향에 두고온 와이프의 따뜻했던 품이 그리워지며 사무치게 보고 싶어졌다.
결혼때 맞추었던 팔뚝 시계를 흘깃 내려다보니 시간이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 시간이면 와이프가 뭘 할까?)
“ 최향 잠깐 실례할께요.”
수길이는 재덕형의 허리춤 휴대폰집속에서 휴대폰을 끄집어 꺼내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처가에 머무르고 있을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ㅡ 뚜ㅡ
“ 와이 누구요?”
잠결에 실린 장모님의 석쉼한 목소리가 귀전을 파고든다.
“ 잘 있었습니까? 사위입니다.”
“ 난 또 누구라구? 한밤중에 전화오니 깜짝 놀랐지, 그래 사위는 한국에서 어떻게 잘 보내고 있소?
몸은 어떻소? 내 한국에 나가 고생하는 사위 생각만 하면 잠이 다 안 오우, 목소리가 ... 술을 마셨소? 그런데 이 밤중에 무슨 일이요?”
“ 예 잘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장인어른은 잘 있습니까?”
“ 양 잘 있소. 그 영감이야 날마다 낚시질에 강태공이 다 됏소. 후후... 사위가 잘 있다고 하니 내사 한시름을 놓겠소.”
“ 김희는 잡니까?”
김희란 3년 넘게 살 섞어온 떡돌같은 아들을 턱하니 낳아준 사랑하는 와이프 이름이다.
“ 양, 얘가 글쎄 오후에 고중 동창들 모임이 있다고 나간게 상기 안들어왔소.”
“ 예? 동창생 모임에 나갔다 구요? 그런데 왜 이렇게 늦는지...? 전화는 없었습니까?”
“ 아까 저녁 무렵에 늦는 다구 전화는 왔댔소. 너무 근심은 하지 마오. 오래간만에 만나니 길어지는가보오. 아들 녀석이 자느라구 정신없어 오늘은 아버지 목소리를 못 듣겠구나. 깨우라오?”
“ 잠자면 놔두세요. 후에 통화 하지요 뭐”
(이런 함께 사는 동안에는 한번도 동창생들 모임에 나간적 없는 고지식한 와이프다. 많이 외로웠나보다. 무슨 일이야 없겠지?”)
“예 알겠습니다. 장모님 김희가 들어오면 내가 전화했었다구 전해 주십시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장모님두 건강 조심하구 잘 계십시오.”
“ 양 알겠소. 우리 근심은 하지두 마오. 사위나 한국에서 몸조심 잘하오. 너무 돈만 돈이라 하지 말구
먹을거 잘 챙겨먹소. 돈이 뭔지 ... 사위만 고생이구만”
장모님의 울먹한 목소리가 가슴을 저리게 한다.
아들애를 보고 싶은 마음이 한가슴 그들먹하게 괴여오며 금방이라도 오열을 터뜨릴 것만 같아 제꺽 전화를 끊었다.
어느새 눈가장자리가 젖어 오른다.
보고 싶었던 와이프와 통화하지 못한 서운함이 고독한 사나이 가슴에 밀물처럼 밀려오며 노래방에 다시 들어갈 재미를 잃었다.
변기 물을 내리고 한참을 서 있는데 재덕형이 휘청거리며 들어왔다.
“ 수길아 노래방 다 끝나가고 있는데 여기서 뭘해? 집에 전화 했어? 우리 제수씨는 잘 있는대냐?
어허 근데 네 얼굴이 왜 그래? 와이프가 보고 싶냐? 아니면 아들애가...? 으흐흐“
“ 와이프가 보고 싶긴 뭘? 보고 싶다면야 아들 녀석이 제일 보고 싶소.”
“하하 이 녀석이 꼬리 내리긴.... 이 밤중에 전화 하는걸 보면 와이프 많이 보고 싶었구만,
하긴 나도 이곳 한국에 온 처음에는 배추 잎처럼 시들어버린 너 형수라지만 많이 보고 싶어 한달에
전화 카드 요금만 해도 엄청 나왔었는데 시간이 한해 두해 지나가니 시들해 지더라구, 눈에서 멀어지면 정두 멀어지는가보다....
꽃 같은 우리 딸년이 보고 싶어서 미치겠다.”
“ 너 와이프 감동 먹었겠다. 한밤중에 보고 싶단 전화를 해주어서...”
“감동은 무슨 ... 동창모임에 나간 것이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습데...”
“ 뭐라구? 이거 우리 제수씨 남편이 한국에 온지 채 두 달도 안되여서 바람 난거 아니야?”
“ 형님은 뭔 소리 하는 거야? 한대 콱...”
“ 알았어, 순진하긴 농담한마디 한거 가지구 참한 우리 제수씨야 그럴 일이 없겠지? 너무 소리 질러서 목이 다 쉰 것 같다. 컬컬한데 어디 호프집 가서 시원히 생맥주나 한잔 하자.”
“ 형님 오늘 너무 술이 과량 흡수 하는 것 같은데... 난 이미 취한 것 같소.”
“ 너 와이프와 통화도 못했다면서 집에 가봤자 심란해서 잠두 안 올 것 아니야? 가자. 내가 오늘 뿌리 뽑는 다고 안했나? 너 빠지면 안돼?”
“ 하여튼 형은 못 말려 속에 술독이 들어 앉았수?”
화장실을 나가며 재덕형이 안쪽에 대고 소리 질렀다.
“ 두만아 뭘 그렇게 주물럭대고 있어. 와이프도 있는 놈이 ... 두만아, 얼른 일어나 나와 가자.”
노래방 분위기는 어느덧 절정을 치닫고 있었다.
재덕형은 반나절 목이 터져라 불러대던 마이크를 지쳤는지 끝내는 강양한테 넘기고 강양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상체의 반을 강양한테 의지한채 강양이 간드러지게 부르는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선율에 맞추어 무겁게 흐느적거린다.
어라, 저 녀석 봐라.
두만이 저 녀석은 노래 부를 생각은 않은 채 심영의 하얀목을 끌어안고 구석 쪽 쏘파에 뭉그려져서 무슨 할말이 그리도 많은지 얼굴을 맞대고 희희락락 거린다.
작업에 들어갔나?
내일 암범 같은 홍녀에게 다 이를 테다. 너 죽었어.
부르스 몇 곡에 수줍을 타며 몸 가까이 오기를 저어하던 최향이 술기운인지 아니면 노래방 분위기에 취했는지 살그머니 몸을 기대온다.
뭉클한 젖가슴이 야릇한 감각으로 수길의 가슴에 맞혀왔다.
두 달 가까이 여자 속살을 가까이 하지 못한 수길이는 피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전율을 느꼈다.
얼마 만에 맡아보는 여자 냄새인가?
수길이는 슬며시 몸을 밀착하며 최향의 숱많은 까만 머릿결에 코를 박고 샴푸냄새와 화장품냄새에 뒤섞여 풍기는 젊은 여자 특유의 체취를 한껏 들이켰다.
문뜩 고향에 두고온 와이프의 따뜻했던 품이 그리워지며 사무치게 보고 싶어졌다.
결혼때 맞추었던 팔뚝 시계를 흘깃 내려다보니 시간이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 시간이면 와이프가 뭘 할까?)
“ 최향 잠깐 실례할께요.”
수길이는 재덕형의 허리춤 휴대폰집속에서 휴대폰을 끄집어 꺼내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처가에 머무르고 있을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ㅡ 뚜ㅡ
“ 와이 누구요?”
잠결에 실린 장모님의 석쉼한 목소리가 귀전을 파고든다.
“ 잘 있었습니까? 사위입니다.”
“ 난 또 누구라구? 한밤중에 전화오니 깜짝 놀랐지, 그래 사위는 한국에서 어떻게 잘 보내고 있소?
몸은 어떻소? 내 한국에 나가 고생하는 사위 생각만 하면 잠이 다 안 오우, 목소리가 ... 술을 마셨소? 그런데 이 밤중에 무슨 일이요?”
“ 예 잘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장인어른은 잘 있습니까?”
“ 양 잘 있소. 그 영감이야 날마다 낚시질에 강태공이 다 됏소. 후후... 사위가 잘 있다고 하니 내사 한시름을 놓겠소.”
“ 김희는 잡니까?”
김희란 3년 넘게 살 섞어온 떡돌같은 아들을 턱하니 낳아준 사랑하는 와이프 이름이다.
“ 양, 얘가 글쎄 오후에 고중 동창들 모임이 있다고 나간게 상기 안들어왔소.”
“ 예? 동창생 모임에 나갔다 구요? 그런데 왜 이렇게 늦는지...? 전화는 없었습니까?”
“ 아까 저녁 무렵에 늦는 다구 전화는 왔댔소. 너무 근심은 하지 마오. 오래간만에 만나니 길어지는가보오. 아들 녀석이 자느라구 정신없어 오늘은 아버지 목소리를 못 듣겠구나. 깨우라오?”
“ 잠자면 놔두세요. 후에 통화 하지요 뭐”
(이런 함께 사는 동안에는 한번도 동창생들 모임에 나간적 없는 고지식한 와이프다. 많이 외로웠나보다. 무슨 일이야 없겠지?”)
“예 알겠습니다. 장모님 김희가 들어오면 내가 전화했었다구 전해 주십시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장모님두 건강 조심하구 잘 계십시오.”
“ 양 알겠소. 우리 근심은 하지두 마오. 사위나 한국에서 몸조심 잘하오. 너무 돈만 돈이라 하지 말구
먹을거 잘 챙겨먹소. 돈이 뭔지 ... 사위만 고생이구만”
장모님의 울먹한 목소리가 가슴을 저리게 한다.
아들애를 보고 싶은 마음이 한가슴 그들먹하게 괴여오며 금방이라도 오열을 터뜨릴 것만 같아 제꺽 전화를 끊었다.
어느새 눈가장자리가 젖어 오른다.
보고 싶었던 와이프와 통화하지 못한 서운함이 고독한 사나이 가슴에 밀물처럼 밀려오며 노래방에 다시 들어갈 재미를 잃었다.
변기 물을 내리고 한참을 서 있는데 재덕형이 휘청거리며 들어왔다.
“ 수길아 노래방 다 끝나가고 있는데 여기서 뭘해? 집에 전화 했어? 우리 제수씨는 잘 있는대냐?
어허 근데 네 얼굴이 왜 그래? 와이프가 보고 싶냐? 아니면 아들애가...? 으흐흐“
“ 와이프가 보고 싶긴 뭘? 보고 싶다면야 아들 녀석이 제일 보고 싶소.”
“하하 이 녀석이 꼬리 내리긴.... 이 밤중에 전화 하는걸 보면 와이프 많이 보고 싶었구만,
하긴 나도 이곳 한국에 온 처음에는 배추 잎처럼 시들어버린 너 형수라지만 많이 보고 싶어 한달에
전화 카드 요금만 해도 엄청 나왔었는데 시간이 한해 두해 지나가니 시들해 지더라구, 눈에서 멀어지면 정두 멀어지는가보다....
꽃 같은 우리 딸년이 보고 싶어서 미치겠다.”
“ 너 와이프 감동 먹었겠다. 한밤중에 보고 싶단 전화를 해주어서...”
“감동은 무슨 ... 동창모임에 나간 것이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습데...”
“ 뭐라구? 이거 우리 제수씨 남편이 한국에 온지 채 두 달도 안되여서 바람 난거 아니야?”
“ 형님은 뭔 소리 하는 거야? 한대 콱...”
“ 알았어, 순진하긴 농담한마디 한거 가지구 참한 우리 제수씨야 그럴 일이 없겠지? 너무 소리 질러서 목이 다 쉰 것 같다. 컬컬한데 어디 호프집 가서 시원히 생맥주나 한잔 하자.”
“ 형님 오늘 너무 술이 과량 흡수 하는 것 같은데... 난 이미 취한 것 같소.”
“ 너 와이프와 통화도 못했다면서 집에 가봤자 심란해서 잠두 안 올 것 아니야? 가자. 내가 오늘 뿌리 뽑는 다고 안했나? 너 빠지면 안돼?”
“ 하여튼 형은 못 말려 속에 술독이 들어 앉았수?”
화장실을 나가며 재덕형이 안쪽에 대고 소리 질렀다.
“ 두만아 뭘 그렇게 주물럭대고 있어. 와이프도 있는 놈이 ... 두만아, 얼른 일어나 나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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