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5)

사랑이별 · #15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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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매 · 2004-10-23 15:59:03 · 조회 233
나는 나의 문을 닫고 빠금히 열린 뙤창문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였다.
내가 없는 몸뚱이를 <그녀>는 제멋대로 휘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한 마리의 노랑 나비와도 같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다니며, 자신의 화려함을 자랑했다.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달콤한 찬사와 가식적인 부러움이
<그녀>를 더욱 시뚝하게 하였다.
이젠 나는 <그녀>와 싸울 힘도 여유도 없다.
나는 다만 나만의 세계에 남겨진채,
날이 새면, 뙤창문으로 비쳐들어오는 해빛 속에서 떠다니는 먼지를 물끄럼히 바라보았고,
밤이 되면, 외로운 등잔불 하나 켜고, 책과의 대화를 시작하였다.



--------------------------------------------------


눈물이 흐르자, 시야가 좀더 뚜렷이 안겨왔다.
엄마의 얼굴이 커다랗게 안겨왔다.
<<유진아,,,좀 괜찮냐? 아직도 많이 아퍼?>>
엄마,,,그 사이 많이 늙으셨네요....하얀 머리도, 주름살도 언제 일케 많아졌죠??
엄마.........
<네, 괜찮아요. 근데 유미는요?>
내가 왜 유민을 묻지?? 이상하네..
수술해서 떼어버린게 유미가 아니라, 나의 대뇌였어???
참....
<<응...유미도 괜찮다. 지금 다른 병실에 있어.>>
<네~~나 가봐도 돼요?>
하>??~~~~~~~~~
이 말을 한게 과연 내란 말인가??
<<아직 걔가 의식이 안 돌아섰어. 너도 금방 회복되었으니, 나중에 좀 더 나아지면 가보는게 어때?>>
<네~~~~~~~~~>
그래,,,어떻게 바라고 바라던 이별인데.....
잠시나마 나만의 자유를 느껴보자...
내가 정말 혼자가 되었단 말인가???
나는 힘을 주어 왼팔을 들어보았다.
천근같이 무거워서 좀처럼 들 수가 없었다.
다시 한번 오른팔을 내밀어 왼팔을 들어올렸다.
없다..
정말 없다.
나와 12년간 붙어있던 유미가...
언제나 함께 달려있던 유미의 오른팔이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 내가 공부하느라 앉아있을 때,
그 녀석은 항상 책상에 엎드려 잠만 잤지.
그 덕분에 내 어깨가 얼마나 힘들고 아팠다구...
근데 지금 왜 더 힘들고 맥 없는거지??
약간은 허전해 오는 것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곧 익숙해지겠지..
<호~~~>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나의 건강은 하루하루 좋아져갔다.
밥도 차츰 먹게 되었고,
이젠 엄마 부축도 없이 혼자서 침대에서 내려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반달?? 한달????
심심해서, 간혹 창가로 가서,
푸른 하늘과 둥둥 떠다니는 흰구름을 보면서 콧노래도 불러보았다.
병원 담장 밑에 피어난 나팔꽃을 보면서, 윙크도 해보고,
개구장이 남자애들이 던진 돌멩이에 화들짝 놀라 뛰쳐나가는 들고양이를 보고
꺄르르 웃기도 했다.
오!!! 나도 콧노래 부를줄도 알고, 윙크도 지을 줄 아는구나...
나도 쾌활한 소녀였었구나...
내 자신이 이런줄 모르고 살아왔던건 다 그 유미때문이야...
유미만 없었더라면...
아..글치~~~근데 유미는 어떻게 되었을까??
순간 나는 내 생활에서 가뭇없이 자취를 감춘 유미의 존재가 생각났다.
이 며칠동안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쌍둥이 내 동생 유미를~~~~~~

나는 창가에서 물러나,,환자복을 걸치고,
병원에서 신는 슬리퍼를 손에 쥐고,
저쪽에서 혼곤히 잠든 엄마를 깨울세라,
살금살금 병실을 빠져나갔다.
문을 도로 조용히 닫은 뒤, 손에 쥐었던 신발을 신고,
나는 복도 저켠에 있는 카운터로 갔다.
<저기요~~~저번에 분리수술 받은 샴쌍둥이 유진인데요...유미가 몇호실에 있는지 알려주실래요?>
<<오...유진이구나...그래, 몸은 괜찮냐?>>
약간 뚱뚱한 간호사 언니가 인심좋은 웃음을 지으면서 반겨주었다.
<<네,,,,폐를 끼쳐드려서 미안합니다. 덕분에 많이 좋아졌는걸요...근데, 우리 유미는요?>>
허~~~우리 유미라!!!!!!! 유미가 언제 우리 유미가 된 적 있었나???
<<근데, 너 유미 보러 가겠다구?? 엄마 아시니??>>
간호사 언니가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도로 물었다.
<네...엄마가 지금 뭘 가지고 나오시느라, 약간 늦는대요. 곧 뒤따라 오실거라면서 저더러 먼저 가보라고 했어요.>
나는 원래 이렇게 영악한 아이었다.
이 며칠동안 누구도 내 앞에서 유미 말을 안 한걸로 미루어봐, 나는 내 나름대로의 잔꾀를 부렸던 것이다.
<<그래...저쪽 두번째 방이야....가봐라>>
약간의 의심마저 풀린 간호사 언니가 병실을 가르쳐 주었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그쪽을 향해 걸어가는 내 발걸음이 왜 이리도 무거운지...


안 좋은 예감은 항상 맞는다고 했지...
문을 빠끔히 열고, 머리를 들어밀었던 나는,
병실에 누워있는 유미를 보고 그 사리에 굳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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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5)

할미꽃 · 2004-10-23 16:23:19
설중매님도 정말 애간장태우는 재간이 있어서 언제나 요렇게 맺으면 어떻게요??
ㅎㅎㅎ

근데 정말 문학했어야 하는데 ㅎㅎㅎ

다음집도 빨리 올려주세요 ~~

추천밟고 나갑니다 ㅎㅎㅎ
요정 · 2004-10-23 17:24:35
재밌게 썼슴다....
ㅎㅎㅎㅎ 아재 글 기다리다가 정마 조카두 늙겠슴다...
담집도 빨리내쇼에...ㅋㅋ
푸른초원 · 2004-10-23 18:08:45
설중매님 거울<1>부터 쭉 읽었어요.

지금 형용할수 없이 복잡한 심정이예요.

글 잘 일고 갑니다.그리구 다음편두 빨리 올려주세요.
관동 · 2004-10-23 21:08:02
..여기느 설중매니미 띠팔인겨 ??? 잘못 왔네...ㅋㅋㅋ
슷덴덴 · 2004-10-24 00:37:50
설중매니마,,, 이 거울 (1)부터 마직막회까지 <글작가/설중매>요렇게 저장했다 모 잡지사에
모셔서 투고비나오면 울 같이 술 한잔하는거 어떤가!!!!!!!!!!!!

별로 크지않은 나의 컴공간에 <거울/설중매>가 자리잡고 집짔고있는군,,,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아소,,, <또우반>이 아닌 <왠반>이라는것만은,,,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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