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모아서 (9)

사랑이별 · #15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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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심애 · 2004-09-23 17:04:52 · 조회 365


심애가 커피숍 문어구에 들어서자 김실장은 손을 들어 인사를 햇다.


\"심애. 여길세.\"

\"네.\"

\"커피 한잔 하겠나?\"

\"아니, 전 커피를 안 마십니다. 걍 녹차로 ...\"

\"그렇던가? ㅎㅎ 근데 오늘 S거래처 탐방은 어떠 했는가?\"

\"아주 좋앗습니다.\"


심애는 김실장이 자신을 불러낸 용건이 이게 아닌듯 싶었다.


\"자네 화야를 어케 생각 하는가?\"

\"먼 말씀이신지 ...?\"

\"ㅎㅎ. 나 오늘 일부러 화야를 S거래처에 딸려 보낸거 일세.\"

\"제가 보기에는 화야는 비록 명문대학을 나오긴 했으나 아직 일에 대한 접착성이 갓난 병아리 수준에 지

나지 않습니다.\"

\"글쎄 ... 그건 나중에 차차 배워가면 되잖은가?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화야 라는 애가 아주 괜찮은것 같

더라구. 성격도 활발한데다가 여자다운 애교도 점 잇구 ... 심애는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나? 허 허

허~ \"


녹차를 몇모금 들이키던 심애는 김실장의 걸죽한 농담이 섞인 말투에 얼굴을 약간 붉혔다.

부끄러움에서 였을까?


\"심애, 난 지금 자네 상급으로서가 아니라 인생선배로서 충고하는 걸세. 좋으면 당장에 잡으라구 ...\"

\"관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 나두 한때는 사랑했던 여친이 있었다네. 하지만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

\"슬픈 사랑을 하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흠~\"


김실장은 몇년전 기억의 실마디를 타고 올라갓다.






때는 역시 날씨가 싸늘한 가을이 엿다.

밤 늦게야 하루 일과를 마친 김실장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막 들려고 하는데 건너편 방에서 전

화소리가 긴급하게 울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실장은 일반사원 수준에 지나지 않아서 세방살이를 하고 있는 상태였고 .


\"총객이~ 자네 전화구먼.\"


주인집 아줌마가 늦은 밤에 걸려온 전화에 대한 짜증섞인 말투였다.


\"저를요?\"

\"ㅇㅇ. 그렇다네. 젊은 여자 인것 같은데 ...\"

\"네. 알겟습니다.\"


김실장은 잠옷바람으로 뛰쳐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ㅇㅇ. 나야.\"


여친 - 향이의 목소리였다.


\"이 밤중에 웬 일이야?\"

\"늦은밤 전화 걸어서 미안해. 길게 얘기 하진 않을께.\"

\"ㅇㅇ.\"

\"우리 이만 헤여져.\"

\"?\"


아닌 밤중에 홍두깨 내밀듯 전화선을 타고 가냘프게 전해오는 향이의 갑작스런 통보에 김실장은 마치

전화선이 목을 조이는것만 같아서 아연실색 해졌다.


\"머? 너 지금 잠꼬대기 하는거지? 맞지? 향이야. 그치?\"

\"아니야. 나 지금 정신이 누구보다 더 맑아.\"


떨리는 김실장과는 달리 향이의 견결한 음성이 수화기로 흘러나왔다.


\"왜 이러는거니? 향이야, 나한테 왜?\"


김실장은 주인집 눈치고 머고 볼 겨를도 없었다.

자신의 격분을 이기지 못해 한밤중에도 거의 울부짓는듯 웨쳤다.


\"나 긴말 안한다고 했지. 됐어. 너 이젠 날 잊어라.\"


명확한 이유도 없이 이렇게 걍 헤여진다는게 김실장으로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앗다.






\"그래서요? 어케 됐는데요?\"


심애의 궁금증이 잠시 말문을 닫았던 김실장이 다시 차분히 입을 열었다.


\"그날 밤 당근 뜬눈으로 날샘을 하게 된 나는 이튿날 그녀가 다니던 회사로 찾아갔었지. 하지만 그녀는

이미 며칠전 사직서를 낸 상태였고 ... 일 할 기분도 아니고 그래서 연일 속 썩이며 실연의 곤혹속에서

정처없이 헤매고 있는데 어느 하루, 그녀의 친구되는 낯선 여자가 나를 찾아왔더라고 ...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녀가 지금 모모 병원에 입원해 있대. 아마 오래지 않아서 ... 난 부리나케 알려준 주소대로 찾아

갔지. 과연 얼굴이 창백한 그녀가 하얀 침실방에 꼼짝 않고 누워있었어. 그리고 한켠에는 산소통과 심장

박동을 재는 의기가 있엇는데 툭 툭 하고 하얀 점선이 올리 튀는게 차마 눈뜨고 현실이라는게 믿겨지질

않더군. 우리는 서로 마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어. 그러다가 그녀는 영원히 눈을 감아버렸

어. 휴~\"

\" ㅡ.ㅡ \"


심애는 어떤 말로 위로 해줬으면 좋을지 몰랏다.

걍 커피잔을 만지작 거리는 김실장의 손끝만 멍하니 바라보고 잇었을뿐 ...

김실장은 잠시 안정을 되찾는듯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한동안 회사 나갈 기분이 아니여서 걍 빈방에 처박혀 잇엇지. 누렇게 바래진 바람벽을 마주 향해 담배

두 마니 태웠고 술병두 마니 굽냇지. 말 그대로 타락된 생활을 했다네. 그때 당시 심정은 참 기막혔지.

전혀 쥐꼬리만큼이라도 살고픈 욕심이 없더군. 걍 이대로 술에 흠뻑 취해 미련에 취해 죽었으면 하는 생

각만 가물거렸을뿐 ... 그런데 하루밤 비몽비사에 그녀가 나타남으로써 나의 모든걸 바꿔놓았다네. 그날

도 여전히 세면도 하지 않고 수염도 커무틱틱 하게 자리운 초라한 모습으로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잇는

데 그녀의 환영이 나의 눈앞에 나타난거지. 마지막 숨을 거둘때 모습 그대로 팅 팅 부은 두눈에서 눈물

이 하염없이 흘러내리더구먼. 그래서 나도 따라 같이 울었지. 너무도 섭섭하고 안타까워서 ... 그렇게 아

무말없이 한참을 실컷 울고 난후 그녀가 먼저 말문을 열더라구 ...

\'당신 이러지 마세요. 당신 자꾸 이러고 계시면 내가 눈을 감을수 없어요. 당신이 매일 밤 부르짖는 나

의 이름이 올가미가 되여서 저의 영혼을 조이고 잇어요. 이젠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새로운 삶을 맞이하

세요. 저는 지금 이세상을 떠낫어도 지난날 주어진 시간속에서 당신과 함께 할수 잇엇던것 만으로 너무

나 행복했어요. 이젠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저를 잊어주세요. 마지막 ... 마지막 부탁이예요. 제발~ \'

나는 애원하는 그녀의 처량한 목소리가 나의 가슴을 파고 드는것만 같아서 식은 땀을 흘리며 놀라 깨났

었지. 그러구 보니 꿈이더구먼. 그이후로 나는 일에 전념을 하기 시작했다네. 가끔씩 일을 하다가도 그

녀가 그리워지면 속으로 \'널 잊어주마. 깡그리 잊어주마. 널 편히 놓아줄께.\' 라고 다짐하면서 ...\"


여기까지 말한 김실장은 안경너머로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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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

smale81 · 2004-09-30 19:32:06
잘보구 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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