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아침밥 먹어라~\"
\"네.\"
심애는 어머니 (김할매)의 부름소리에 답하며 식탁에 마주 앉앗다.
\"아니, 이 기지배가 왜 상기도 안 나온다냐? 미미야~\"
\"예 엄마. 먼저 드세요.\"
미미는 방안에서 머하고 잇는지 부스럭거리며 대꾸한다.
\" 이 기지배가 대체 머하는거여? 학원에 갈 시간두 다 돼가는데 ...\"
김할매는 아무래도 시름이 안놓이는듯 자리에서 주점주점 일어날려고 한다.
\"관두세요. 어머니. 지절로 나오겠지머 ... 근데 아버지는요?\"
\"휴~ 어제밤에 마신술이 아직도 덜 깨신모양이란다.\"
\"여보. 거 김치국물 점 갖다주오. 콜록 콜록~\"
\"영감두 ... 웬 술을 그케 죽어라구 퍼마시구는 ... ㅉ쯧 헛 고생을 사서 하시는구먼.\"
\"잔말말구 냉큼 김치국물이나 가져오우.\"
\"김치국물은 먼 김치국물이여? 얼른 나와 아침밥이나 드실거지 ...\"
\"이늠의 여편네가 웬말대꾸가 그리두 많어? 가져오라면 가져올꺼지.\"
\"아버지, 잠만요. 제가 갖다 드릴께요.\"
\"됐다. 됐어. 니 밥이나 먹어라. 그래도 이 늙은이가 ...\"
\"아닙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됐어. 밥이나 얼른 먹구 직딩 가거라. 여기 네가 좋아하는 동태찌개두 푸짐히 끓여놓았으니 ...\"
\"감사합니다. 어머니.\"
\"그래, 마니 먹어라. 니맘때는 한창 먹을 나이니깐. 허허 \"
심애는 밥술을 들자바람으로 동태찌개를 새하얀 이밥에 듬뿍 말아서 훌훌 불어가며 입이 미여지게 먹어댔다.
\"미미 ~\"
\"미미야, 문밖에 누가 찾아왓는가 부다.\"
\"엄마. 먼저 들어오라고 해요. 수고 수고 ...\"
그러자 김할매는 김치국물을 마련하다 말고 문쪽으로 향한다.
\"어머니, 제가 열께요. 아버지한테 김치국물이나 떠 드리세요.\"
\"그래그래.\"
\"누구십니까?\"
\"미미 집에 없나요?\"
문을 빠끔히 열어보니 문밖에는 미미와 동갑내기인 숙이가 어깨까지 내리드리운 검은 생머리에 핸드빽보다 점 더
커보이는 가방을 둘러멘 차림으로 심애를 보더니 살짝 윙크한다.
\"어... 숙이구나. 밥은 먹엇니? 미미 방안에 있거든. 들어오라.\"
심애는 반갑게 숙이를 맞이햇다.
\"아... 아니, 됐어요. 심애 오빠, 미미 짐 머해요?\"
\"나뚜 몰라. 근데 문밖에 서 있기만 하면 어떡해? 집안으로 들어와야지 ... 미미야~ 숙이 왓다.\"
\"ㅇㅇ. 알써. 숙이야 잠만 ...\"
말하면서 미미는 제방에서 나온다.
\"숙이야, 오늘 웬일이야? 일찌기두 왔네.\"
\"원 기지배두... 일찍하긴? 오늘 시험이 잇잖아.\"
\"아... 그런가? 내가 깜빡했네. 숙이야 라이츠꺼우~\"
\"야, 넌 밥도 안 챙겨먹고 다니냐?\"
심애는 안스러운듯 묻는다.
\"ㅇㅇ. 짐 다이어트 중이거든. 의사가 말하기를 아침밥 먹으면 안된대. 헤헤 ...\"
\"다이어트? 먼 개소리냐? 너 그 몸매에 더 여위여지면 뼈다구밖에 안 남을걸. ㅎㅎ\"
\"체~ 오빠두 ...\"
\"너 그러다가 속 싹 벼린다. 어느날 빈혈이라는 진단이 나올지도 모르니깐. 그때가서 나한테 손 내밀지도 마. 알앗지?\"
\"알겠습니다. 나 신경쓰지 마시고 진지나 마니마니 드십시오. 나의 오빠님. ㅎㅎ\"
\"어이구 ~ 어이구 ~ 잘두 한다. ㅎㅎ 너 언제 셈이 들겠니 ...\"
\"셈? 나 셈 셀줄 아는데머 .... 게다가 구구땜도 누구보다 잘하고. ㅎㅎ 암튼 셈이 들라면 늦어도 오빠가 장가 들면
나두 셈이 들겟지 ㅎㅎ\"
\"이런 4가지라구야... 못하는 말 없군.\"
\"오빠 배배.\"
미미는 심애한테 혼날까봐 숙이의 팔목을 이끌며 걸음아 날 살려라 하는 식으로 급급히 계단을 뛰여 내려갔다.
\"허 허 허 ~\"
심애는 어이가 없어 미미의 뒷모습을 보며 걍 웃어버리고 만다.
\"아가야, 얼른 밥이나 먹어. 어서 ... 미미 그 기지배는 학원 갔냐?\"
\"네. 학원갔습니다.어머니 저도 20000 직딩 나가겠습니다.\"
\"ㅇㅇ. 그래. 조심해서 길 다녀라.\"
심애는 이미 이말만 20여년을 들으며 살아왔다.
\"네. 어머니. 아버지~ 저 다녀 오겠습니다.\"
하지만 도투바이 한씨영감은 응답이 없다.
자식들을 다 보낸 김할매는 뒤늦게야 식탁에 마주 앉았다.
\"영감, 심애가 간다고 인사하는데 왜 응답이 업소?\"
\"맬 듣는 소린데머...\"
\"ㅉ쯧 ... 근데 영감 밥 한술도 안드실거유?\"
\"안 먹겟다니깐. 자꾸 말 시키지 말라구. 귀찮게스리.\"
\"내가 밥 드시라는게 귀찮어? 술마셔라면 안 귀찮을걸. 허 허 ~\"
\"근데 노친, 경이 기지배가 엊저녁 전화 왔댔는가?\"
한씨영감은 갑자기 돌아누우며 묻는다.
\"불시에 그걸 물어서 머하슈~? 밤늦게 까지 남몰래 술 마실러 다닐땐 언제구 ...\"
\"쯥~ 됐어. 됐다니깐. 그늠의 잔소리타령이 끝이 없구먼. 여보게. 묻는 말이나 답하게나.\"
한씨영감은 김치국물을 한모금 쭈욱 들이킨후 이렇게 떡 시치미를 떼놓는다.
\"안왔수다.\"
\"멋이? 진담이요?\"
\"진담이잖구 내가 거짓말 해서 머하슈?\"
\"워낙 일요일 저녁마다 전화오기로 햇잖수?\"
\"하긴 경이가 가기전에 그렇게 약속은 했다마는 ...\"
\"근데 왜 안왓을까? 흠~ \"
한씨영감은 대번에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자 이마의 밭고랭이는 더 한층 깊게 패인는것 같았다.
\"거 누구 알어요? 경이두 바쁘겠지므... 듣자니 한국에선 시에미 시애비 모시구 게다가 박서방 형제들까지 ... 완전히
잡탄을 해놓구 산다던데 ...\"
\"바쁘긴 머가 바쁘다고 ... 그래 전화한통 못한단 말이유?\"
\"집안 사람이 많으니까 점 눈치스럽겠지므.\"
\"눈치? 머가 눈치스럽다는겨? 박서방 그 주제에 울집 경이같이 착한 여편네 찾었으면 됐지 그집에서 머가 싱그러
워 그런단겨?\"
\"언젠가는 연락이 오겟지머 ... 내심히 기다려 보세. 한국이 건너편 마을도 아니고 ...\"
\"허참~! 거 말이라고 하오? 당신 ...언젠가 ...\"
\"됐수다. 남말 말구 영감이나 잘하슈?\"
\"내가 머 어째서 ...?\"
\"애들한테 부끄럽지두 않슈? 밤늦게까지 술마시구 ... 영감 전생에 술하고 원쑤 진 일있슈? 애들은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직딩 가고 학원 가고 해야하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수. 말은 안하지만은 ... 안그래유? 영감. 그래 영감은 애
들한테 미안한 감두 없슈? \"
\"미안하긴 머가 미안하다구... 어릴때부터 내가 키워온 자식들인데 ...\"
\"어쭈 어쭈~ 우쭐하긴. 당신 그래 혼자서 애를 키웠수? 그럼 애들 빨래 한번 해봤수? 아니면 애들 장난감하나 사
줬수?\"
\"떽~! 이늠의 여편네가 어른을 잡을려구 하네. 떽~!!! \"
한씨영감은 그래도 김할매한테 지지 않을려고 큰소리 뻥뻥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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