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을 열까 망설이다가 자고 있는 경이누나가 추워할것 같아 걍 그대로 선채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미미하고 동거하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스쳤다.
마치 영화필림이 돌아가듯이.
또 연달아 담배 한 가지치에 불을 붙혔다.
후~ 하고 내밷은 한숨 섞인 담배연기는 차거운 유리창에 부딪치며 사방으로 뿔뿔히 흩어져 나갔다.
이젠 미미와의 최초의 약속마저도 무너지고 있는것이 분명했다.
이왕 버려질 약속이 되여버렸다고 생각되면 그 즉시 어떠한 대가를 치를지라도
그 약속의 역방향으로 밀고 나가고 마는 예전의 관습과는 달리
이번만은 한번쯤 더 신중하게 고려해보고 싶었다.
상대가 만만치 않은것은 별문제 였다.
나 혼자 힘이면 충분할것 같다고 장담할 만큼 자신이 있었지만 자칫하면 터무니 없이 경이누나도
이번 일에 휘말려 들일것만 같은 강한 느낌이 나의 맘을 혼란케 하고 있었다.
취기를 못이긴 누나는 저금전부터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한 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누나 주위에 놓여진 술상을 치웠다.
누나가 깨날까봐 조심조심 하면서 ...
그다음 추워서 인지 옹송크리고 있는 가느다란 몸체위에 얇은 이불을 갖다 살포시 덮어주었다.
달게 자고 있는 누나의 모습을 지켜보노 라니 어쩐지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어쩜 우린 이 세상에서 저주받은 사람 같기도 했다.
누나는 술집에 근무하면서 웃음을 팔아야 했고 나 또한 사랑에 배신 당했고...
게다가 지금 하잖은 일에 신경쓰고 잇는 내 자신이 어리석질 않은가 생각되엿다.
그리고 어떡하든 취직을 하여 인간답게 살아볼까 하는 욕망도 불쑥 떠올랏다.
나는 누나의 얼굴을 가리는 몇가닥의 머리결을 슬쩍 쓸어올려주었다.
그랬더니 자고 있던 누나도 뭔가 우스운듯 살며시 미소 짓는다.
그러다가 문득 가냘픈 누나의 손이 나의 손을 잡았다.
심애: ???
그러면서 누나는 잠깐 괴로운듯 인상을 찌프리고 있다가 다시 쌔큰쌔큰 단잠에 빠져 버린다.
심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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