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 내 남자친구에게[1]

사랑이별 · #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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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日のために!!! · 2004-07-01 18:35:00 · 조회 235
\"어휴,또야?

쟨 왜 뻑하면 교문 앞에 와서 난리래?
난 저런 애 진짜 싫더라.남의 학교 앞에 와서 건들대구.\"

\"졸업하면 저런 놈은 뻔한 거라니까.
돈이 많길 하냐,
머리에 든 게 있길 하냐, 빽이 있냐.그냥 건들건들해 가지구.\"

\"지 욕하는 건 아나 보다.

어우 무서워.
어머 어떡해, 쳐다봐!\"

탁.반 친구들이 창문을 닫는 소리와 함께

내 가슴도 무참히 무너져 내렸다.

아니나 달라,눈치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

\"여보세요.\"

\"어이,나야 나!나와!\"

\"내가 학교 앞엔 오지 말라구 했잖아.\"

\"그래서 오늘은 학교 뒤로 왔다!하하.\"

\"기다려.\"

핸드폰을 닫고 조심스레 아이들 눈치를 살피며
계단을 내려갔다.

행여 알기라도 하면,저놈이 내 남자친구라는 거 알기라도
하면,아후창피해.

종종걸음으로 교단을 벗어나 놈이 서있는
후문을 쓰윽 지나쳐버렸다.

\"어디 가!야야,나 여기 있어.\"

\"어,알아.선생님들 눈에 띄면 안 된다구.\"

\"아,그런거야?^-^\"

남의 속도 모르고 마냥 좋다고 쫄래쫄래 뒤를 따라오는
창피한 남자친구.

학교 근처를 500미터쯤 벗어나서야 걸음을 멈추었다.

\"왜?\"

\"학교 앞에 안 와두 된다구 했잖아.\"

\"내가 안 오면 우리 언제 봐.\"

\"하루쯤 안 보면 어때서.\"

\"그럼 나 죽어.^-^\"

\"바지 말이야,바지.\"

\"응?\"

\"밑단 좀 뜯을 수 없어?
니가 건달두 아니구. 우리나이에 이러면 양아치 소리밖에 더 듣냐구.\"

\"뭐?그 말 재수없어.0_0\"

\"말을 말자.-_-어휴,그리구 걸음 좀 일자로 못 걷니?\"

\"일부러 이렇게 걷는 거 아니라니까!\"

\"뭐가 아냐!너 중학교 땐 그렇게 안 걸었잖어!\"

\"다리가 길어졌잖냐!\"

으악!됐다.말을 만자.너랑 말싸움하면 마지막엔
늘 내가 이상해 지는 느낌이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3년간 만나온 남자친구 은형이.

그때만 해도 싹싹하고 귀여워서 11월14일 놈의 고백을 받고 바로
승낙해서 이제껏 사귀어 왔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 점점 한심스레 변해가는
놈의 모습을 보며 그를 향한 내 사랑도 조금씩 바닥나버리고있다.

솔직히 말해서 더 확실한 이유를 찾자면 올해 같은 반이 된 승현이라고나 할까

나도 미쳤지.짝바람이나 피고 말이야.

그러니까 왜 자꾸 정떨어지는 짓만 골라하냔 말이다 권은형!ㅠ0ㅠ

\"자 오늘밤,그녀와 함께 신나게 불태울 이밤,
우우!♬어디서부터 시작할까.먼저 머리를 홀라당 젖히고~.\"

꺄아아 또 시작이야.ㅠ0ㅠ 남문 롯데리아를 지날 무렵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외설스러운 노래를 불러대는 은형이.

안 그래도 바짝 마른 뜨거운 햇빛이 내 인상을 차츰 구겨놓고
있었는데 놈의 듣기 괴로운 노래 소리가 내 얼굴을 한층 더
구겨지게 만든다.

\"이마에서부터 천천히♬오,목선 죽이는데~.\"

\"권은형!\"

\"응?\"

\"너 왜 그래 진짜!그러면 멋있어 보이는 줄 알어?
얼마나 웃겨보이는데!\"

\"웃기면 웃어라! 야, 야,\'고데기 부인 머리 말렸네\'
2탄 개봉했다.보자보자.\"

입이 쩍 벌어진 나를 질질 끌고서 바로 옆에 있는 영화관 매표소로 발을 옮기는 은형이.

\"교복 입었잖아!\"

\"복학생이라구 우기지 뭐.\"

\"그런 거 너 혼자 봐!\"

\"그래?그럼 너 좋아하는 거 보지 뭐.\"

내 의견은 단박에 무시한 채 토요일에 개봉한\'바보\'라는 영화 티켓을 뚝
끊어버리는 은형이.

\"나 영화 보는 거 싫어!\"

\"너 멜로영화 졶아하잖어!4시10분 상영.어,벌써 시작했다!\"

구겨진 내 얼굴을 커다란 손으로 스윽 문지르더니
다짜고짜 손을 붙잡고서 영화관 은으로 들어서버리는 은형이.

멧돼지 같은 괴력에 3층까지 끌려와버렸고 놈은 티켓 두 장을
언니에게 건네주더니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어두침침한 극장 안으로 몸을
내던지는 게 아닌가.덩달아 딸려들어가버렸다ㅠ_ㅠ

좌석을 메운 사람들의 머리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오고,어두워서
조심조심 움직여아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막 시작된 영화.여주인공이 하늘을 보고 활짝 웃는 장면이었다.

나는 예쁜 그녀의 모습에 잠시 넋을 놓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어이!5관9열14번 앉은 사람,손 좀 높이 들고 흔들어봐!\"

아악!누구였겠는가.물을 것도 없이 권은형 그 작자지.
웅성대며 우리를 노려보는 무수한 관객들.ㅠ-ㅠ

\"보던 영화 계속들 봐요!5관9열14번 손 좀 들어보라니까!\"

정말이지 죽어버리는 게 낫겠어.

문을 벌컥 열고 뒤도 안 돌아보고 그곳을 뛰어나왔다.

아니 도망 나왔다.

쿵쾅쿵쾅 빨간 카펫이 깔린 계단을 미친 듯이 내려오는데 어느새
내 앞을 막아서는 은형이.

\"야,왜 뛰냐?\"

\"미쳤어!진짜 왜 그래?너 그러구 싶니?
진짜 제정신이야?\"

\"내가 뭘.0_0\"

\"거기서 왜 소릴 질러!\"

\"자리가 안 보이잖아.친구들도 다 그래 임마.\"

\"하.좋겠다 멋진 친구들 둬서!\"

\"그래?그럼 일요일 날 소개시켜 줄까?
너 보여 달라구 난리다.\"

\"비켜-0-\"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로 놈의 어깨를 세게 밀쳐내고 쫓기듯
영화관을 쑥 나와버렸다.

\"잠깐만.뭐야,넌 짜샤 너무 소심해!\"

\"소심이고 뭐고 난 집에 갈 거야!-0-\"

\"돈 아깝잖아!기껏 표 끊었는데.\"

\"멋진 친구랑 손 꼭 붙들구 봐!택시!택시이!-0-\"

용돈도 다 떨어져가는구만 미친듯이 택시를
불러세웠다는 건 그 만큼 지금 상황이 괴롭다는 뜻.

\"진짜 뭐냐 여자가 쫌스럽게.\"

\"여자라서 쫌스럽다,왜!\"

최대한 정떨어질 만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냉큼 앞좌석에 올라타버렸다.

차 문을 다시 열어젖히려는 놈을 보며,

\"아저씨,빨리 빨리 가주세요!-0-\"

\"왜,저 학생이 짓궂게 괴롭혀?\"

\"네 !그러니까 빨리요!\"

붕붕.고맙게도 바로 차를 출발시키는 아저씨

백미러로 보이는 놈은 미치겠다는 얼굴로 택시 뒤꽁무니를 쳐다보고 있었다.

\"학생이 인기가 좋은가봐?\"

\"아 예,조금요.감사합니다.\"

\"-_-\"

곧바로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버리는 무정한 아저씨.

\"아참.인계동으루 가주세요.\"

인제 당분간은 연락 안 하겠지.

저놈도 자존심 하면 울 엄마 못지않으니까.

그나저나 정말이지 어쩐단 말이냐.

이미 내 맘은 승현이에게로 완전히 기울어져버렸구만.ㅠ_ㅠ

힘 빠진 몸으로 집 앞에 도착했을때 오늘도 어김없이
동네를 쩌렁쩌렁 울리는 언니의 기합소리.
찰카닥 문을 열자 예상대로 언니는 기왓장 격파 중.

\"언니,신문지 펴놓구 하지 그래.아빠 보심 난리 날 텐데.\"

\"필요 없어!\"

\"-_-오늘은 깼어?\"

\"아직 한 개도!\"

\"뭐야?한 달째 연습하면서 한 개두 못깨냐.\"

\"썩 들어가지 못해?\"

\"-0-알았어.들어가.\"

45일전 가장 절친했던 예쁜이 언니에게 남자친구를
뺏긴 뒤부터 무시무시한 복수를 해줄 거라며
저렇게 기왓장 격파를 시작한 가여운 언니.

물론 전 남자친구가 복수의 대상이다.

그 후부터 그녀는 여자이길 포기한 것 같다,가엾게도.

가방을 벗어놓고 벌러덩 침대에 가로누웠다.

천장에 뭉게뭉게 떠오르는 승현이의 얼굴.
아아,그 해맑은 미소,살아 있는 눈동자,
귀티 나는 말투와 표정,꾹 다문 입술 사이로 살짝 보이는
하얀 치아,미치겠구나.ㅠ_ㅠ

베개를 감싸 안고 한 바퀴 두 바퀴 디굴디굴
구르고 있는데 예상보다 빨리 핸드폰이 나를 부른다.
뭐야,화난 줄 알았는데 20분도 안돼 전화냐.

느릿한 동작으로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는데
화진이 번호다.

이게 이 시간에 어쩐일로.

\"여보세요?\"

\"꺄,꺄.\"

\"왜 그래!\"

\"나, 오빠가 크리스찬 디올 거 로고이어링 사줬어!
부지 예쁘다.\"

\"-_- 그거 자랑하려구 전화했어?\"

\"응. 무지 예뻐!저번에 내가 카탈로그 보면서 지나가는
말루 갖구 싶다구 했었는데 오빠가 진짜 사준 거 있지!\"

그저 명품이라면.

\"그래그래,부럽다.\"

\"응응.울오빠 너무 예뻐!\"

다른 놈이 명품 구두 사주면 뒤도 안 돌아보고 그놈에게
달려갈 착한 친구.

\"그래 알았어.너희오빠 참 예뻐.-_-;\"

\"그러니깐 너도 돈 많은 오빠랑 사귀라니까.
은형인 동갑에다가 돈 많은 것두 아니구,
집안이 빵빵한 것두 아니구.

솔직히 요즘에 얼굴 따져 뭐 해? 그게 밥 먹여주는 것두 아니구.
게다가 애가 좀 양아치 같잖아.\"

\"응.응.낼일 보자.엄마가 설거지하래서 끊어요^0^\"

탁.말끝마다 양아치 양아치,돈 없다 빽 없다,그래도
남자친군데 그런 말 들으면 기분 나쁘단 말이야.

주위에서 자꾸 안 좋은 얘기만 들리니까 귀 얇은 나로서는
견뎌낼 수가 없다.

모르게싿.누운 자리에서 그대로 눈을 꾹 감고 잠을 청했다.

5시10분이라는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꿈을 꾸면서 부모님의
대화를 어렴풋이 들은 것 같다.=_=

\"저 기집애는 먹구 자구 싸구.
내 배루 낳았지만 정말 얄밉기 짝이 없네.\"

\"내버려둬.그래도 심부름은 잘하잖아.\"

\"하긴.것두 아니었어봐 벌써 내다버렸지.
으이구 속 터져.강윤이 저년은 날마다 멀쩡한 기왓장을 끌어다
두들기질 않나.\"

\"거참 시끄럽네!넌 잠두 없냐!\"

\"잠이 안 오는 걸 어떡해!여보야,나 커피 타줘.\"

\"니 커피 니가 타 먹어!\"

피식피식.늘 그렇듯 유치한 말싸움을 벌이는 아빠엄마.

꿈을 꾸면서 다 들을 수 있다니 난 정말 지구인간이 아닌가봐.
붙들고 늘어지고픈 나의 수면시간은 무심히 흐르고,오늘도

언니의 기합소리에 잠이 번쩍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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