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지고 사랑하는 남녀 (6집)

사랑이별 · #148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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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추억 · 2004-05-31 11:22:17 · 조회 292
우리는 비의 존재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사랑의 달콤함에 빠졌다. 집으로 향하는 택시에서 그의 품에 기댈 수 있다는 자체가 세상을 소유한 것 같았다. 집에 들어서자 언니가 또 나를 보고 놀란다. <화야, 선은 어떻게 됐어? 그 사람 어떻더니? 또 비 맞았구나.> 연속되는 질문에 나는 쑥스러워서 웃기만 한다. <언니야. 미안해. 선은 단편으로 끝났어. 그리고 나 사랑하는 남자 찾았어. 축하해 줄거지?> 용이와의 만남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은 언니가 약간 근심 어린 표정을 짓는다. <화야. 너무 돌연적으로 찾아온 사랑인 것 같아. 글쎄, 너가 행복하다면 더 할말은 없는데. 그래도 너무 빠지지 말고 잘 생각해봐. 하지만 축하한다. 웃는 너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여서…> 항상 친동생처럼 사랑해주는 언니가 고마웠다. 오늘따라 왠지 밤이 전날보다 길어 보인다. 빨리 내일이 와서 용이를 또 보고 싶었다. 자신의 유치한 생각에 피씩 웃고 만다. 요란한 전화벨소리가 나의 사색을 깨뜨린다. 현이의 전화였다. <화야. 요즘 잘 지냈어? 잠을 깨운 건 아니지?> <아니야. 현아. 나 사랑하는 사람 생겼어. 너무너무 행복해. 넌 언제 돌아오니?> 언제나 나의 기쁨과 슬픔, 생활의 전부를 현이와 서슴없이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다. <오. 그래? 어떤 남잔지 부럽다. 나 2일 후면 돌아갈거야. 마중올거지?> 왠지 현이의 목소리가 지쳐보인다. <웅. 마중 가고말고. 맛있는 거 많이 사와야 해 알았지?헤헤> 어쩌다가 현이와 애교도 부려본다. 진정 사랑이 나를 개변시켰는지…… -------------------------------------------------------------------------------------------- 또 하루의 시작이다. 아침햇살의 눈부심은 어제저녁의 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여전이 그 <바>에서 만나기로 용이와 약속하였다. 출근시간에서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고 혼자 흥얼대는 나를 동료들이 자꾸 눈을 비비면서 바라본다. 퇴근하자바람으로 그리움을 담고 <바>로 질주한다. 용이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었다. <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젖어 기다림도 지겹지 않았다. <난 행복합니다 내 소중한 사람 그대가 있어 세상이 더 아름답죠 난 행복합니다 그대를 만난 건 이 세상이 나에게 준 선물인거죠 나의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이 우릴 갈라 놓을지라도 나의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삶이 끝날지라도 기억해요 당신만을 나 사랑할께요 나 언제까지나 나의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이 우릴 갈라 놓을지라도 나의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삶이 끝날지라도 영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이 나에게 영원을 부여하지 않을지라도 용이를 위한 나의 영원한 마음을 소유하고 싶었다. <뭘 생각하고 있어?> 어깨에 느껴지는 두 손과 함께 용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 왔어? 널 생각했었어. 그리고 그 생각에 행복에 잠기구……> 옆에 앉은 용이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용아. 너의 존재가 하늘이 준 선물 같았어. 나에겐 너무나 과분한 선물…… 그래서 가끔은 빼앗길까봐 두렵기도 하고……> <바보. 왜서 그런 생각하는 거야?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나만 믿어. 나만 바라보고. 우린 행복할거야.> <너만 <바>라<보>는 <바보>가 되란 말이야?ㅎㅎ> 굳게 잡힌 손을 바라보면서 무한한 행복에 사랑의 위대함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용이의 손을 잡고 동행하는 매 한곳마다 우리의 사랑에 곱게 물든 것 같이 세상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인다. ------------------------------------------------------------------------------------------------- 현이가 돌아왔다. 내가 좋아하는 알사탕도 사왔다. <현아. 요즘 따라 너 점점 이뽀.ㅎㅎ 출장가서 여자사냥은 안했어?> 용이와 사랑해서부터 전처럼 쾌활한 성격으로 돌아왔다. 애인과 헤여질무렵 현이와 알게 되여서 나의 활발한 면을 거의 본적이 없는 현이였다. <허허. 여자사냥? 너 같은 여자 얻어걸릴가봐 겁이난다. 남자친구하곤 잘 돼가고 있어?> <웅. 나 그 사람 너무너무 좋아. 아무이유없이 ㅎㅎ> <화야. 너만 행복하다면 난 더 말하고 싶지 않은데 단 한가지만 알아둬. 자신이 상처입지 않을 만큼 사랑해. 알았지?> 갑자기 마음이 뭉클해진다. 현이가 나에 대한 존재는 진정 무엇일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현이를 떠나보내고 한참 멍해있다가 또 컴을 마주하고 낙서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