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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부터
등교하는 걸음 걸음이 가벼워 진듯 싶다...
선아를 .. 그렇게 보낸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고 누군가가 그랬던 것처럼
시간은 모든걸 해결해 주는것이라고 그 누군가가 그랬던 것처럼..
정말 시간이란 놈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결코 짧지 않았던 내 아픔의 시간들이 아물어가고 있다는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내 친구놈들의 배려와 내 노력또한 큰 몫을 했다
첫째로 민혁이 녀석과 선아의 사랑을 기원해주자는... 그런 결심을 했다는 자체가
내겐 큰 교차점으로 작용되었던 것 같다.
사랑하면 보내줘야 한다는 말...
정말 막상 그와같은 일이 닥치게 되면
죽을만큼 이를 악물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는 점까지 몸소 체험해 버렸으니 말이다^^
이젠 괜찮다
난 이겨냈다고 느낀다
선아와도 ... 아무렇지 않은듯 지내게 되었다
마주보면 웃으며 인사할수도 있었다
처음부터 선아와 난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라고
하늘에서 그렇게...
정해줬을 지도 모르지
비온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깨끗이 잊고 지낸다면
혹시 선아에게 있어서 친오빠같이 좋은느낌의...
오빠로 남을수 있을지 모른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기분은 썩 나쁘진 않다
언젠가는...
그래
아주 언젠가는 그럴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6: 상처가 아물어갈 즈음 -------------------------------------
어느새 겨울은 저만치 다가와 있었다
등교길 새벽공기가 예전같지 않다
벌써...
12월이다
한달전 인가? 상현이 녀석 우리 윗집으로 이사오는 바람에 등교길이 심심하지 않게됐다
오늘은 무슨일인지 녀석이 아침부터 투덜투덜 댄다
\"나 어제 시내상가 오락실앞에서 담배물고 걸어가다가 미친개한테 걸렸다 ~!
오늘 아침 도착하자 마자 체육복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와서 지 기다리란다 ...
x발 되는일이 왜이렇게 없냐고~~
그럼 그렇지...
내가 예전에도 시내쪽 요즘 학주 돌아다닌다고 담배물고 다니지 말라고 충고했었다
내 충고를 무시한 벌이다
\"그건 그렇고 어제 소개팅 받은얘 진짜 이뻤는데~ ! 너 나왔으면 이쁜얘 이어줄수도 있었어!
그렇게 안나오고 팅기더니만 흐흐 \"
녀석...
요즘들어 부쩍 소개팅을 자주 나간다
자기 반쪽을 찾겠다며 난리치는 꼴이 아주 가관이다 ;
\"그 많은 소개팅에서 아직도 니 반쪽은 없더냐?\"
상현이는 내 등을 한대 툭 치더니
\"이 엉아의 반쪽을 이런 좁은동네에서 어떻게 찾을수 있겠냐...
이민가던지 해야지 원~ 난 백인이 좋더라~
야! 맞다 지금 몇시냐?\"
내게 시간을 물어보는 상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 직감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버스에서 내려, 골목길에서 담배한대 피우면서 녀석과 수다를떠느라
시간가는줄 잊고 있었다 ,
시계를 보니 시간은 등교시간을 훨씬 넘어 있었다
\"망했다 오늘 월요일이라 학주 미친개 그거 또 x나게 x랄할텐데!!!\"
상현이 녀석 특유의 짜증섞인 말투가 오랜만에 나왔다
\"이러고 있을때가 아냐~!
학교까지 먼저 도착 못하는 놈이 오늘 지각 이유 물으면....
다 뒤집어 쓰는거다!!!!!!\"
상현이와 난 냅다 뛰었다
버스정류장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1킬로미터가 조금 안되는
거리였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다행이 중간에 상현이 신발이 벗겨져 내 KO승!
헉헉대며 시무룩해있는 녀석 표정이 불쌍해 그냥 조건을 빼고 같이 벌을 받기로 했다..
\"성현준 , 상현이 이노무 자슥들\"
우린 항상 써먹던 불쌍한 웃음을 오늘도 잊지 않았다.
한번도 먹혀들어 간 적은 없었지만... ...
학생주임 선생님 께서는 잠시 우리를 노려보셨다
그러더니 불호령 같은 한마디
\"오늘 운동장 조회니까 , 운동장으로 튀어나갓!
운좋은줄 알아 이놈들아!!\"
점심시간이 되면 항상 첫번째로 친구놈들과 나는 밥을 먹고 나왔다.
오늘도 다를바 없이
식사를 마치고 친구들과 체육관뒤로 향했다...
녀석들은 다들 어제 소개팅했던 얘기로..
급식실에서 부터 시끌벅적하다.
녀석들 소개팅얘기에 정신없이 없어
빠른걸음으로 먼저 체육관뒤에 도착한 난
주머니속 담배 하나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그때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
난 본능적으로 물고있던 담배를 손으로 숨겼다
그리고서 고개를 돌렸는데 ...
\"현준형 ! 안녕하셨어요!\"
누굴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이놈만 보면 하루동안 먹은 음식이 다 넘어올 지경이다
민혁이 놈이었다...
\"어 그래.. 선아는?\"
녀석 이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선아 저랑 같이 있다가 교실로 보냈지요 모 \"
머리를 긁적대며 실실 웃는것도 맘에 안들었다.
\"알았다 가봐라...\"
녀석은 아직 나에게 할말이 남아있었는지 무언가 말하려 했다
\"왜 무슨 더 할말있냐?\"
\"형! 저랑 선아랑 300일 좀 지났는데 커플 선물 안 해주세..\"
\"쩍!\"
\"건방에 밥말아 먹을놈의 새끼...
오늘 허리를 아주 끊어버린다 내가\"
뒤 따라오던 용욱이가 뒤에서 듣고있었나 보다..
용욱이는 성격이 다혈질에 뭐 같다.....
민혁이 놈이 아무래도 오늘 날이 아닌듯 싶다... ...
\"퍽!\" \"퍽!\"
민혁이 놈의 행동은 상당히 기분 나빴지만
언제나 봐왔듯 용욱에게 맞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다 불쌍해 보였다
민혁이 녀석도 예외는 아니었다...
\"야~야 됐어 그만해 집에 돈도없는 놈이
이새끼 심하게 다치면 니가 장기라도 팔거야 뭐야! 아니잖아 X발놈아
그만하고 보내\"
내가 말리기도 전에 벌써 상현이가 먼저 말리고 나섰다
용욱이는 집안이 무척 가난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는데 주먹을 아낄줄 모르는 놈이라
집안에 피해간 적이 한두번도 아니었다
\"성현준! 너 이거 그냥 둬? 이걸?\"
웅크리고 있는 민혁이놈을 용욱이가 가리키고 있었다
\"됐어 임마 .. 나도 집에 돈없어
임민혁.. 너 일어나서 화장실 가서 씻어 입에서 피난다\"
용욱이에게 바짝 쫄아있던 녀석은 달아나듯이 교내로 뛰어갔다
그런데...
그런 녀석을 지켜보던 중앙현관 입구에
선아가
서 있었다...
어디로 전화를 하는지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댄 채로
우두커니....
날 바라보고 있었다
\"우우우우웅\" , \"우우우우웅\"
분명 내 전화기의 진동이었다
나 역시 선아의 그런 의아한 모습에 눈을 떼지않고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오빠가 깡패냐??\"
\"뭐?\"
선아는 나에게 전화를 하고있었던 것이었다
\"민혁이 어디 잘못되면 나 오빠랑 영영 끝이다\"
\"뚝\"
대꾸할 틈도 없었다
왜 대꾸를 해야 하는지 이유조차 알수 없었다
그렇게 뒤돌아서 가는 선아를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내 작은 소망 마저 뒤틀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한 여름의 쏘나기처럼
무너져 내렸다..
넌 모른다...
니 말 한 마디에
날 웃음짓게 할수있고
또 세상이 끝난것처럼 슬프게 만들수도 있다는 것을...
그 사실을 여전히 넌 모른다...
어지럽다... ...
친구들과 오랜만에 시내로 나온 난 내 자신을 자제하지 못하고... ...
그만...
술을 너무 마셔버리고 말았다
비틀거리고 싶었다
취하지 않았어도
취한척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게 내 심정이었다...
시내 한복판
유흥가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는 그 거리에서 난 주저앉아버렸다
그냥 앉고 싶었다
사람들이 껌을 뱉고 침을 뱉는 더러운 바닥일지라도
그냥 앉아서 울고만 싶었다
쪽팔려도 상관없다...
선아가 나를 다시 버린것보다 더 중요한일은 없었으니까...
그런데 조금전 부터 전화기 벨이 계속 울린다
받기 싫다...
만사가 다 귀찮았다
누구하고도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임마 더럽게 모해! 미쳤냐! 술취했구만! 얼른 일어나!!
전화왔는데 왜 안받어 줘바!\"
내 손에 들려있던 전화기를 상현이놈이 낚아 채갔다
\"여보세요! 현준이 폰인데 누구세요?!\"
\"내놔 새꺄! 내전화를 왜 니가 받어 이리줘~!\"
상현에게 팔을 휘휘저으며 달라는 시늉을 했다
녀석은 아무 말없이 전화기를 건내주었다.
\"누구야!!!\"
\"몰라 기집얘다?\"
혹시 선아일까?
난 긴장된 마음으로 전화를 건 상대방에게 말을 건냈다...
\"여보세요?\"
\"오빠 나 정선인데?!\"
순간 밀려오는 허탈함...
선아일지 모른다는 작은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반가웠다...
정선이 전화를 한것도 정말 오랜만이었으니까...
\"정선이? 아~~~~정선이! 너 오랜만이다~~~술한잔할래?!?\"
\"오빠 그게 아니구...
할말이 있어서 그래...\"
\"할말? 엉 해봐 ~\"
갑자기 상현이가 내어깨를 툭툭건들며 한곳을 가리킨다
상현이가 가리킨곳에는 다름아닌...
민혁이 놈과 옆에는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둘은 다정하게 팔장을 끼고 선물을 고르는 듯 했다
너무 멀리있어 자세히 볼순 없었지만
선아와 민혁이녀석
둘이 같이 있는거... 둘이 다정한 모습...
그런거 구경하는거 별로 달갑지 않았다
\"오빠 내 말 듣고있어?\"
그렇다...
난 통화중이었던 것을 깜빡 잊고있었다
\"어 미안 미안~ 친구가 말시켜서~~ 어 아까 하려던 얘기 해봐~!\"
\"오빠 돈가진거 있어?\"
\"돈? 웬 돈? 무슨일인데?\"
평소에 돈 얘기는 꺼내지도 않는 정선이 이런얘길 꺼내니 수상했다
\"오빠 화내지 말고 들어...
오빠한텐 미안하지만
오빠밖에 도와줄 사람이 없을것 같아서
오빠...
선아... ...
임신했어..
3개월됐데 \"
이게 무슨 개x랄같은 소식이라니....
선아가 임신이란 그소리를...처음 들었을때
난 아마... 전화기를 내려놓고
한참을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니다...
어차피 선아는 민혁이놈의 여자인데
내가 달리 슬플필요도 없는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것이 가장 현명했다...
그래 이제 신경쓸 필요도 없으니까
선아는 날 버렸으니까...
\"그게 나랑 뭔 상관이냐?\"
\"오빠 그러니까...
내가 미안하다고 안해.?
민혁이가 선아 임신한거 알더니!
자꾸 선아 피해... ...
아이를 지우는 건 나쁜거 나도 알아
그런데 오빠 선아 열여덟인데
선아 인생을 망치지 않게 오빠가 도와줘...
그 바보 기집얘 아직도 민혁이만 믿고 있어!!!!
아이 빨리 안지우면 산모가 위험하대...
오빠 돈 모아둔거 없어?
나 한테 빌려주는 셈 치면 되잖아
응? 내가 갚을께\"
무척 간절해 보였다..
물론 내마음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내게있어 정말 소중한 선아인데...
하지만 ...
민혁이놈의 여자친구인 선아의 아이를 내가 지워줘도 되는건가...
내가 잠시 미쳤었다고 생각하는게 난 제일 편했다...
그렇게 넘겨버리고
선아를 위해서 할수있는
미친짓이라면... ...
내가 나중에 어떤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난 감수할수 있다... ...
선아는 내게 있어 그런 존재였다
이제야 알았다...
난 선아를 잊은게 아니었다
다만...
가슴 저편에 잠시 붇어뒀을 뿐이었다...
그리고... ...
아직도 미치도록 좋아하고 있었다...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남자친구가 곁에 없을때는
남자친구 몫을 해주겠다고...
선아에게 약속했었다... ...
난
선아를 위해서라면
미친놈이 된다...
\"정선아!!!
오빠가 이번주 내로 그 돈 마련할테니까 걱정마라
선아 아프면...
나도 아픈거 알지! \"
내 자신이 뿌듯했다...
내 바보같은 사랑에...
선아를 위해 뭔가...
해줄수있는 날이 왔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상현이 녀석이 내 기분을 아주... 망쳐놓고 말았다
\"야...
민혁이 옆에있는얘 선아 아니다?!\"
\"어?!\"
순간...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그리고
민혁이놈을 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옆에있는 여자는
그것도 아주 다정해 보이는 그 여자는...
선아가 아니었다...
내 눈을 의심했지만...
내가..
선아 얼굴을 몰라볼리 없다...
분명 선아가 아니다...
임민혁 옆에는 분명 선아가 있어야 하는데...
선아가 없다
선아가 아닌 여자를 한팔로
꼭 껴안고 있다...
인간을
심판 하는것은 신이지만...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난 그자리에서 일어나
놈을 향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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