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많은 걸 정리 했습니다...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면서도 내내 못버리고 있던 것들을
눈 한번 딱 감고 정말 독한 마음으로 버려 버렸습니다...
이렇게 홀가분 할 수가 있을가요...
아스라이 기억 저편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가물거리며 떠오르는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남아 있다는게
조금 내키지는 않지만 그건 어쩜
그 세월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니까
적어도 오늘 만큼은 대수롭지 않네요...
어제가 아닌 오늘의 역경만으로도
충분히 지치고 무기력해 질 수 있음에도 난...
왜 어제의 무거운 짐까지 꿍져 안고
오늘에 힘들어하고 내일을 두려워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아파서 울었던 날도 있었고,
마음이 아파서 울었던 날도 있었고..
그리움에 울었던 날도 있었고,
얄미움에 울었던 날도 있었고...
사랑해서 울었던 날도 있었고,
사랑했었음에 울었던 날도 있었고...
괜스레 바뀌는 계절마저 슬퍼져서 울었던 날들도 있었고,
하늘이 너무 푸르다는 이런 말도 안되는 핑계로도 울었던 날들이 있었고...
울다가.. 울다가.. 지쳐서 제대로 울지 못하는 그런 날도 있었습니다...
사랑할 땐 너 없으면 못 살것만 같던 나..
너 없는 지금 이토록 태연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슬퍼지던 나..
초여름의 단비가 가져다 주는 촉촉함과
겨울의 하얀 눈이 가져다 주는 순백의 향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별 그 후...
세상을 잃은 듯 슬프게.. 슬프게 울던 나에게
시간이 약이 될거라고 했던 친구의 말에 담긴 소박한 진리
오늘은 눈과 귀만이 아닌 마음으로까지 깨우쳤습니다...
이젠 너를 생각하며 더이상 슬퍼하지 않고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내가 너를 사랑을 한게 아닌...
너에 대한 나의 집착이 였었음을...
집착을 버렸더니 이렇게 홀가분해 지는 것을...
이젠 더이상 봄의 소생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젠 더이상 여름의 추적거림에 젖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이젠 더이상 가을의 아름다움에 주눅들지 않을 것입니다...
이젠 더이상 겨울의 찬 바람에 웅크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젠 더이상 저별과 저달을 보면서
너와 나라는 허망한 상상 하지 않으렵니다...
2004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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