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저편으로(2)

사랑이별 · #147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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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구름 · 2004-04-18 21:02:42 · 조회 235
1990년 5월
그날 산보갔다와서 반주임께 혼났다. 반장 부반장이 带头해서 놀라갔으니 혼날수 밖에.... 어쨌든 후회는 안했다. 그만큼 재미있었고 봄을 만끽하고 왔으니까. 지금도 그 꽃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것 같다.
그리고 며칠뒤, 내가 집에서 머리 감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났다. 머리 감다 말고 누군가 해서 문을 열어봤더니 Z와 J였다. J는 나랑 소학교 동창인데 내 친구를 좋아했다. 그래서 쪽지 전해달라고 온것이였고, Z는 미술과 음악을 아주 잘하는 우리반 애였다.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내가 Z한테 좋아하는 애가 있냐고 물었다. 그는 있다고 하면서 어떤 낯선 여자애 이름을 댔다. 난 Z가 날 좋아하는줄 알았는데(공주병이 아니라 진짜 그런 눈치였었다 ^_^) 듣고보니 속쓰렸다. 뭐 내가 Z를 좋아했다기보다 날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니...그렇다고 대놓고 \"너 나 좋아하는거 아니였니?\" 라고 따질수도 없고... \"근데 넌 좋아하는 사람 있니? 누군데?\"라고 내 소학교 동창이 물었다. 난 엉겁결에 그 노동위원 이름을 댔다. 나한테 정통편 한알을 주던 그애.(편의상 이하 W)로 하겠다. 그리고는 부끄러우니까 그 애한테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근데 의리없는 이놈들이 그 애한테 내가 그 애를 좋아한다고 일러바쳤다. ㅠㅠ 부끄~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던 W가 저녁에 울 집으로 찾아왔다.그리고는 정말이냐고 물었다. 난 나도 모르게 그렇다고 하였다.... 그 애는 사실 자기도 나한테 관심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잘해보자고 하였다. 뭘 잘해보자는 건지... 얼굴이 화끈거렸다.가슴이 두근거렸다. 난 그렇게 얼떨결에 그 애랑 소위 早恋을 시작하였다. 사실 그때 우리는 무지 순진했다. 연애라고 해봤자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반급애들 얘기하구 유치한 말들을 주고받은게 전부였다. 손 한번 안잡고서. 그래도 난 행복했다. 그 애랑 있으면 좋았다. 참으로 신기한건 그 애는 내가 학교에서나 집에서 기분 나쁘고 속상한 날이면 어김없이 울집앞에서 날 기다렸다.그는 항상 곤색바지에 까만구두, 까만 가죽쟈켓 아니면 눈부실 정도로 파란 셔츠 입고 있었다.그리고 그 二六자전거...자전거도 참으로 깨끗했다. 그 애는 남자지만 나보다 더 깔끔했던거 같았다. 집에서 외동아들이라서 그런가? 하옇든 우린 참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다......


1991년  10월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덧 중학교 3학년이 되였다. 그동안 우리는 헤여짐과 만남을 수도없이 반복했다. 번마다 내가 갈라지자고 했다.원인은 그 애 성적이 자꾸 떨어지기 때문이다. 남의 집 귀한 아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망치는거 같아서 내가 헤여지자고 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그 애가 초췌해지고 힘없어 보이고 자신을 학대하면 마음 약한 내가 다시 회복하군 하였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몇가지가 생각난다.

한번은 뾰족산이라는데를 산보갔다. 전체 학년이 다 갔는지라 산이 쩌렁쩌렁 울렸다, 우리들 고함소리에 노래소리에 놀라서. 산에서 놀구 내려오는데 애들 챙겨서 다 내려보내구 나니까 나랑 그 애만 남았다. 그 산은 이상하게 모래가 많아서 유난히 미끄러웠다. 난 무서워서 내려가지 못하구 그 앞에 서있는데 녹음기 가지고 뒤에서 오던 그가 나를 곁눈 한번 안주고 옆을 지나서 내려가는것이였다. 아~ 이럴수가. 그때가 내가 그애랑 헤여지자구 해서 그 애가 아마 삐졌던거 같았다. 몇발작 내려가더니 다시 올라와서 나한테 손을 내밀었다. 난 망설이다가 그 손을 잡고 산에서 내려왔다. 아~ 하느님 맙소사~ 그 장면을 전 학년이 다 올려다 보고있었다. 우리반 애들은 더 말할것도 없고. 그때만 해도 공공장소에서 손을 잡는다는건 지금 공공장소에서 뽀뽀하는것보다 더 큰일이였다. 그것도 중학교 2학년 짜리가. 그 일이 있고나서 물론 그 애랑 다시 회복했다.만천하에 우리가 연애하는게 다 공개되였구. 그날 Z가 통졸임을 열다가 손을 베서 내 손수건으로 싸매주었다. W는 그게 질투가 난 모양이다. ㅎㅎㅎ 내가 다른 남자한테 잘한다는게. 그리고 중요한건 Z가 날 좋아한다고 친구한테 얘기했는데 그게 돌구돌아 W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러니까 더 질투날수 밖에. 그때 울 집 왔을때 Z가 다른 여자 이름댄건 쑥스러워서 차마 내 이름을 못말해서 다른 여자 이름을 댄거란다. 어쩄든 Z도 날 많이 좋아했었다. 그리고 나한테 참 잘했었다. 선물도 많이 해주었다. 우정의 선물이라 해서 받기는 했지만.그리고 내 생일되면 언제나 꼭 같은 노래를 해주었다. 초중 3년 내내.“你是我的唯一”

3학년에 올라와서 난 자전거를 배웠다. 밤자습을 해야 되는데 자전거를 안배우면 넘 불편해서. 자전거 배울때 W가 많이 고생했다. 내가 운동신경이 좀 무뎌서. 그리고 자전거를 사니까 어느날 나보구 키 달라구 해서는 말끔하게 모든 나사를 꼼꼼히 점검하고 조여왔다. 내가 사고 날까봐. 그리고 어느날 밤자습 끝나고 집에 갈려는데 갑자기 비가 왔다. 에따 모르겠다 하고 비맞으면서 정신없이 자전거 타고 가는데 어느순간 갑자기 비가 멈춘게 아닌가? 어~ 앞에서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는데 이상하다 하면서 옆을 보니까 그 애가 자전거 타면서 나한테 우산을 바쳐주고 있었다. 자기는 비를 홀딱 맞으면서. 참으로 나 그날 감동먹었다. 그리고 그 애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았다.

1992년 3월
3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고나서 그 애가 나보구 헤여지자구 했다. 그 애가 나보구 헤여지자구 한건 처음이였다. 사실 그동안 내가 참 못되게 굴었다. 3학년이 되면서 공부도 바쁜데다가 신경도 날카로워지구 그 애가 철없이 자꾸 놀자구 해서 짜증도 많이 내구 .... 그런던 차에 그 애가 갈라지자구 하니까 자존심이 상하기두 하구 차라리 잘됐다 싶어서 그러자고 하였다. 저게 며칠 가는지 두고 보자 하는 마음도 있구... 근데 그 애는 나한테 이때까지 내가 썼던 편지를 다 돌려주었다. 나도 자존심 상해서 다 돌려주었다. 그날 난 참 많이 울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그 애 생일은 3월 7일이였다. 그해 그 애 생일날 그애가 qing ke 했다. 친구들 전부 다.20명이 넘는 친구들이 초대되였다. 울 친구들도 초대되였고 나도 갔었다. 한껏 멋부리고 갔다. 근데 그 친구들은 내가 그 애랑 헤여진거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놀리면서 장난쳤다. 그리고 난 속상해서 맥주 몇잔 마셨는데 그 중 한잔에 어떤 친구가 장난으로 소주를 섞어놓았다. 난 그걸 먹구 쓰러졌다. 한참 있다 비몽사몽간에 깨여나보니 난 그 애 침대에 누워있었구 그 애는 나한테 이불 덮어주고 속상하고 애틋하고 한심한 그런 눈빛으로 바닥에 앉아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 아무 일 없었다)저쪽 방에서는 여전히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구... 그 순간 난 그 애가 아직도 날 좋아하고 있다는걸 알았다. 그리고 나도 여전히 그 애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았다......

둘 다 자존심이 강한지라 우리는 누구도 회복하자는 말을 안했고 우린 그렇게 헤여졌다. 그리고 난 고중에 진학했고 그 애는 고중에 진학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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